왕샤오왕 후궁밍키전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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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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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앵이 그 계획을 얘기할 때의 태도를 폐하께서 보셨어야 합니다. 순진무구한 얼굴로 신첩에게 와서 웃으며 한다는 소리가..."

 

"언니, 나한테 좋은 소식이 있는데 들어 봐. 나는 줄곧 황태자비 자리를 원치 않았었는데, 그 자리를 언니한테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 이제 언니가 황태자비가 되는 거야!"

 

"마치 그게 자기한테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너무 하찮아서 그냥 줘버리면 그만인 것이란 듯이..."

 

"신첩은 그 자리를 갖기 위해서 여동생한테 그런 수단까지 썼는데, 그런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떨어져 버렸는데... 그게 금지옥엽의 적녀 설앵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겁니다. 손에 저절로 쥐어졌는데도 원치 않아서 신첩에게 버려도 그만인 그런 하찮은 것이었단 거지요. 신첩이 그리 나락까지 발버둥쳐도 얻을 수 없었던 그것이..."

 

"설앵이 신첩을 정말 언니로 생각했다면 그렇게는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 애는 신첩을 버려진 음식이나 주워먹는 개 취급 했던 겁니다. 설앵에게는 우애 따위 없었습니다. 오직 선심이 있었을 뿐이지요."

 

"그런 못된 것을, 혹여라도 훗날 신첩이 독을 썼었다는 사실을 알아낼 위험까지 감수하고 살려줄 필요가 있습니까? 오히려 확실히 끝을 내야지요. 그 소식을 들은 이후 며칠간, 신첩은 수중의 모든 산염을 다 썼습니다. 그 때문에 그 애 몸에 청반이 심하게 드러나 결국 이렇게 꼬리를 밟히게 되었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미쳤구려. 미쳤어. 고작 그 이유로 무고한 여동생을 죽이고, 안군왕의 삶을 지옥으로 몰아넣다니."

 

"안군왕이 그간 그대를 얼마나 존중하고 따랐는데, 필요할 때마다 번번이 설앵의 언니라는 점을 들먹여 호의를 사고 이용해 먹으면서 천벌을 받을까 두렵지 않았소?! 설앵을 자기 손으로 죽여놓고, 안군왕의 삶을 제 손으로 지옥으로 몰아넣어놓고 그 앞에서 뻔뻔하게 자애로운 처형이자 형수인 척하면서 하늘이 무섭지 않았냐는 말이오! 설앵이 원혼이 되어 그대를 벌할까 두렵지도 않았소?!" 

 

"원혼이 있으면 나타나 보라고 하세요!"

 

"설앵이 아직 살아 있었다면 안군왕이 아직도 설앵을 사랑했을 것 같으세요? 이 모든 게 신첩의 탓이라고 생각하세요? 설앵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선녀 같은 아이가 아닙니다. 신첩이 매일 제 모친에게 그토록 핍박을 당하는 걸 눈앞에서 보고도 제 모친을 좋은 사람이라 하던 아이라고요..."

 

"폐하께서는 안군왕을 그토록 안쓰러워 하시고, 안군왕의 모든 고통이 설앵의 죽음 때문이라 하시는데! 신첩이 장담컨대 설앵이 오늘날까지 살아있었다면, 안군왕조차도 평온함이라는 미명 아래 감춰진 설앵의 그 무심한 잔인함에 난도질을 당하는 날이 왔을 겁니다. 폐하께서는 안군왕의 삶을 망친 게 신첩이라 하시지만, 설앵과 시우 그 아이는 타고난 천성부터가 맞지..."

 

"독부의 입에 그 이름을 담지 마시오!"

 

"!"

 

"참으로 악독하고 구역질이 나는군. 독사의 마음이오. 이토록 사악한 자를 눈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다니. 짐이 눈먼 장님이었구려." 

 

"사실 신첩도 알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이 날이 와서, 폐하께서 설앵의 일로 신첩을 폐하고, 또 죽이실 것을요. 하긴 폐하께서는 신첩에게 조금의 온정도 베푸실 필요가 없겠지요. 지금 폐하께는 오직 밍키 밖에 안 보일 테니까요."

 

"허나 그거 아세요?"

 

"폐하를 향한 신첩의 사랑도, 밍키를 향한 폐하의 사랑 못지 않다는 걸요."

 

"폐하께는 야욕으로 보일지 몰라도, 신첩에게는 진심입니다. 만일 신첩이 밍키처럼 적출이라, 아무 수단을 쓰지 않고도 폐하의 아내가 되어 마음껏 폐하를 사랑할 수 있었다면, 그때도 신첩의 사랑을 독사의 마음이라 하셨겠습니까? 신첩은 단지 독을 품지 않으면 살 수 없었을 뿐인데, 독사가 된 것이 신첩의 잘못입니까?" 

 

"폐하."

 

"무슨 일이냐!" 

 

"태후께서 안군왕부에 가 계신다 합니다."

 

"뭐? 지금껏 한 번도 안군왕부에 걸음하신 적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안군왕을 설득하여 황후의 구명을 청하시려는 것 같습니다."

 

"!"

 

"!!!"

 

"당장 지필묵을 가져와라!!!" 

 

"예!"

 

"어서 어마마마께 보내거라. 네가 직접 가라, 어서!"

 

"예!"

 

"혹여 어마마마께서 구명해주실 거라는 희망은, 버리는 게 좋을 거요."

 

 

 

-안군왕부-

"내게는 어머니가 없구나... 아내도 잃고, 형수도 잃고, 어머니마저... 잃었구나......"

 

"태후와 안군왕을 뵙습니다. 태후 마마, 폐하께서 급신을 보내셨습니다."

 

"이 밤중에? 지금 애가가 안군왕과 얘기 중이지 않으냐. 나중에 보겠다."

 

"용서하십시오. 폐하께서 즉시 보셔야 한다셨습니다. 태후께서 보지 않으신다면 소인이 직접 읽어드리기라도 해야 한다셨지요."

 

"......"

 

"지체 높은 여인, 귀한 방울을 얻어 만인의 부러움을 샀네. 기분이 좋은 날이면 경쾌히 휘두르고 기분이 나쁜 날이면 벽에 내리치니, 그래도 방울은 변함이 없더라. 허나 그러던 어느 하루, 너무 세게 휘둘러 방울이 나가떨어져 깨지니, 그 파편이 흉흉하기 이를 데 없더라. 귀애하던 구슬에 피를 보지 않으려면 더는 쥐지 않고 비켜 걷는 것이 도리인가 하노라." 

 

"!!!"

 

"아아...! 패배했구나... 막을 수 없구나..."

 

"이제 후궁은... 밍키의 천하가 되겠구나..."

 

"......이만 회궁하자..."

 

 

-양심전-

"신첩 또한 폐하께 진실하고 싶었습니다. 폐하께 황후로서 조금이라도 잘 보이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이처럼 현모양처 행세를 하지 않았을 거예요. 허나 황후의 자리에 있다 보면, 마음 속에 칼을 감출 수밖에 없게 되지요."

 

"신첩이 장담컨대, 설앵이 살아있었다면 안군왕이 설앵을 이처럼 사랑하지 않았을 것과 마찬가지로, 신첩이 떠난 후, 폐하께서도 분명 황후가 된 밍키를 더이상 견디실 수 없는 날이 올 겁니다. 폐하와 밍키는 서로를 증오하게 될 거예요."

 

"신첩은 지옥에서, 그 날이 오기를 지켜보며 기다리겠습니다." 

 

"......소하자, 조서를 받아써라."

 

"예!" 

 

"오라나랍 의수는 하늘이 버린 사악한 여인으로 한시도 살려둘 수 없다. 이에 서인으로 강등하고 산염을 온몸에 발라 목숨을 끊는 형을 내리니, 시신은 비단 끈으로 하룻동안 대들보에 목을 매달아 둔 후 화장하여 그 재를 여러 산천에 나눠 뿌린다. 또한 그간의 사서와 후궁의 기록에서 황후 오라나랍 씨의 존재를 모두 지우며, 짐의 황태자비는 처음부터 밍키였던 것으로 한다. 전하거라!"

 

"명을 받듭니다."

 

"오라나랍 의수. 너는 처음부터 짐의 삶에도, 후궁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천하는 발버둥쳤던 너의 존재를 철저히 잊을 것이야. 짐은 이미 오래 전 황귀비와 혼인단자를 썼다. 너의 뼛가루는 산천에 흩뿌려지겠지만, 밍키는 짐의 유일한 정후로서 지고의 광영을 누리다 사후에 짐과 합장될 것이다. 안군왕비 설앵 또한, 시우의 사랑하는 정비로서 죽어서도 그의 애정과 영요를 모두 함께 누리며, 그 미담으로 대대손손 칭송될 것이니라. 그 광경을, 묘도 위패도 없이, 지옥을 떠돌며 오래오래 지켜보거라."

 

"가장 가까운 길일을 택해 황귀비를 황후로 책봉한다. 그리고 황후 책립 전까지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않도록 우선 황귀비섭육궁사로 봉하여 부후의 권한을 내리노라."

 

'저것이... 내가 생에 마지막으로 보는 폐하의 모습이 되겠구나...'

 

 

 

-황귀비 처소 영수궁-

"?! 밍 동생이...! 일어났어...!"

 

"밍키야! 정신이 좀 들어?!"

 

"넹, 벌써 밤 됐넹."

 

"밤을 넘어 아예 다음날 새벽이야."

 

"잠든 줄 알고 그냥 뒀었는데... 혹시 기절한 거였어?

 

"아니요. 저는 매일 이렇게 자요. 다신 안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매일 어떻게든 눈을 떠요. 근뎅 혹시 그새 무슨 일 있었셔요?"

 

"응, 드디어 황후가 폐위됐어!"

 

"벌써요?!"

 

"자다 깼더니 다 끝나 있넹..."

 

"그래서 말인데, 이따 아침에 중요한 성지가 내려올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 전에는 되도록 잠들지 않도록 우리랑..."

 

"황귀비 밍 씨는 성지를 받들라!"

 

"! 벌써?"

 

"우왕, 이 시간에?"

 

"성지를 받듭니당."

 

"현재 황후가 실덕하여 중궁의 자리가 비어있어 황제의 근심이 크다. 황귀비 밍씨는 맑은 기운과 어진 덕으로 황제를 보필하고 후궁의 기강을 바로 세웠으니, 이에 황귀비섭육궁사*에 봉하고 부후의 권한을 내리노라. 명을 받들라."

(*육궁을 다스리는 부후 역할의 황귀비로, 보통 황후 책봉을 앞둔 비빈이 봉해짐)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당."

 

"마마. 오늘 내려온 것은 황귀비섭육궁사의 성지지만, 폐하께서 가까운 길일을 택해 마마를 황후에 봉한다 하셨습니다. 오늘은 궁에 부정한 일이 있었으니 책립식을 위한 일체의 준비는 내일부터 시작하신답니다."

 

"알겠넹......"

 

"드디어... 드디어 이런 날이..." 

 

"황후 마마, 경하드립니다!"

 

"저저들, 일어나세요..."

 

'내가 황후라니...'

 

'본처가 돼버렸셩...'

 

'한평생 첩으로 살겠다는 굳은 결심이... 결국 이렇게 깨지고 말았셩...'

 

'이제 더이상은... 떠넘길 사람도 없어졌셩...'

 

이로써 밍키는 온 왕조를 통틀어 자다가 침의 차림으로 책봉 소식을 들은 유일한 황후가 되었다. 

 

 

왕이보샤오잔왕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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