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왕 후궁밍키전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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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귀비 처소 함복궁-
"미장 저저는?!"
"마마께 아룁니다. 혜귀비 마마의 의식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나 빨리 치료를 받으시어 큰 문제는 없으실 것입니다. 오늘 태의들 다수가 병가를 내어 출근한 이가 몇 없고, 지금이 태후 마마의 진료 시간인지라 소신들도 모두 수강궁에 가 있었는데, 소식을 들으신 태후께서 소신들을 보내주시어 속히 혜귀비 마마를 진료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 병이 나아간다더니 왜 돌연 쓰러진 것이냐?"
"아까 연희궁에서 궁녀가 와서는 련귀비께 안 좋은 일이 있다며 사정을 전하여 그것을 들으신 마마께서 충격에 혼절하신 것입니다."
"연희궁? 안 귀인이 그걸 전했단 말이야? 왜?"
"후궁 부인들의 수작질에 치가 떨리는구나."
"?! 미장 저저를 해하려고 일부러 그랬다는 거예요?!"
"뻔하지 않으냐? 미장은 궁에서 너와 가장 가까운 비빈이다. 또한 후궁을 주관하고 있지."
'......나 때문에?'
'용서 안 해... 안릉용을 절대로 용서치 않을 거야...'
"안 귀인을 불러라."
"폐하와 황귀비 마마를 뵙습니다."
"네 죄를 알렷다!"
"! 폐하, 황공하오나 무슨 죄인지요."
"너는 미장 저저가 병석에 있어 충격 받으면 안 되는 걸 알면서! 죄 없는 미장 저저를 기어이 죽이려고!"
"!!!"
"마마, 억울합니다. 빈첩은 미장 언니와 친자매 같은 사이인데, 어찌 언니를 죽이려 했겠습니까?"
"이게 다 아랫사람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빈첩의 잘못입니다."
"어딜 궁녀한테 떠넘겨!"
"이 악독한 것!"
"맞습니다. 빈첩은 맞아도 싸요. 아랫사람을 잘못 간수하여 미장 언니를 위험에 처하게 했으니, 빈첩은 맞아야 합니다."
"보작!"
"너는 일부러 날 곤란하게 하려고 그런 거지? 미장 언니가 잘못되면 네가 책임질 거야?"
"닥치거라. 함복궁에서 어찌 소란이냐!"
"안릉용. 미장과 심부가 입궁 전 네게 베푼 은혜를 온 천하가 다 알거늘, 참으로 배은망덕하도다. 오늘부터 너를 답응으로 강등하고, 연희궁에 감금한 뒤 매일 사람을 보내 뺨을 때릴 것이다. 꺼지거라!"
"...신첩 물러갑니다."
"폐하, 왜 안릉용을 죽이지 않으세요? 기귀인이랑 죄질이 비슷하지 않아요?"
"짐도 릉용처럼 표리부동한 사람이 제일 혐오스러워서 죽이고 싶지만 더 좋은 생각이 있다."
"뭔데요?"
"현재 황후는 세력이 막강하고 어마마마의 질녀라 확실한 증좌가 없는 한 끌어내릴 수 없다. 그런데 안릉용은 황후의 최측근이지. 황후의 죄상을 조사하는 데 있어 안릉용보다 유용한 돌파구는 없다.
짐이 릉용을 연희궁에 감금해놓고 하루하루 살려놓을수록 황후는 마음이 불안해질 것이다. 그러면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살인멸구하려 들겠지. 그때 가서 릉용이 순순히 죽을지, 아니면 마지막으로 주인을 물어보려고 할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하지만 짐이 아는 릉용이라면 결코 호락호락 당해주지만은 않을 것이야."
"...정말 좋은 생각이에요."
"그래, 우리는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되느니라. 조금만 참거라, 나의 밍키."
"넹."
-사흘 후 아침-
"......"
"폐하, 후궁이 풍비박산 나서 마음이 무거우신가봐요."
"그래서가 아니다. 후궁의 썩은 가지들을 쳐낸 것은 좋은 일이지. 다만 너와 시우가 그런 일을 당할 뻔했는데 어찌 마음이 무겁지 않겠느냐. 네가 총애를 받으니 노리는 자들이 많을 것은 진작 예상하였으나, 네게 뻗친 마수를 이처럼 두 눈으로 목도하고 보니 과연 염려스럽고 착잡하구나."
"게다가 황후의 계략을 조사하는 데 난항이 많아 걱정이다. 어제 그 일이 있고 나서 혜귀비의 병환 자체가 의문스러워 조사를 맡겼는데, 혜귀비가 병이 나기 전 마지막으로 진료했던 태의가 사직하여 행방이 묘연하다는구나. 아주 치밀하게 준비한 모양이야. 하여 한동안은 황후를 꺾을 수 없을 듯하니, 부디 앞으로 매사 조심해야 한다. 짐도 너를 지키기 위해 애쓸 테니."
"넹, 잘 해낼 테니 신첩 걱정은 마셔요."
"그래, 사흘 후면 황귀비 책봉이구나. 황귀비는 명실상부한 후궁의 수장으로 부황후에 가까운 권위를 지니지. 예법상 책봉례 후 경인궁에서 예를 올리기는 해야 하나, 그 후로는 경인궁 문이 열릴 일이 없으니, 네가 실질적 후궁의 주인인 셈이다. 지금 아무도 황후를 쉬이 건드리지 못하듯, 너도 이제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야."
"넹. 폐하의 마음은 신첩도 알아요. 그리고 후궁의 일은 저저들한테 떠넘기면 되니까 마음이 편해요."
"짐도 그럴 것을 알고 경귀비와 혜귀비를 승격하고 단비에게도 후궁의 일을 맡겼느니라. 단비는 짐이 숙청한 2형의 계비 내정자였는데 어마마마께서 가여이 여기시어 비로 봉해주셨지. 하여 궁의 일에는 거의 나서지 않지만 현명하고 공정하니 후궁의 일을 맡기기에는 무리가 없다."
"그런 사연이 있었구낭. 어쩐지 왜 그렇게 후궁 일에 반만 걸쳐 계시는지 궁금했셔요. 듣자 하니 황후가 거의 다섯 명 분의 일을 하고 있었다던뎅, 그러면 대리할 사람이 많을수록 좋겠죠. ㅎㅎ"
"참, 근뎅 저번에 보니까 흔귀인이 똑똑하고 화통한 것 같던뎅 후궁에 자리도 빈 참에 빈으로 올리면 어떨까요?"
"흔귀인은 암투에 관심이 없고 성품이 강직하지. 허나 친정이 멀어 위세가 미치지 않아 여태 귀인 밖에 되지 못했었는데, 네 말대로 이 참에 빈으로 봉하면 좋겠구나. 빈부터는 후궁의 일도 할 수 있으니, 너희가 잘 가르쳐 보거라."
"넹. ㅎㅎ"
"참, 안군왕은 어쩌고 있셔요? 저번에 보니까 몸져누울 것 같던뎅."
"다행히 몸져눕지는 않았다만... 안 그래도 마음의 병을 앓는 아이한테 이런 일이 생겼으니 충격이 클 듯하여 속상하기 이를 데 없구나. 어디 나서지도 않고 조용히 사는 아이를 어쩌자고..."
"그러니까 어쩜 사람을 골라도 하필 안군왕을 골랐는지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와요."
"짐도 그것이 의문이다. 황후가 너에게 사통 누명을 씌우려 했다 해도 그 상대로 시우를 고르면 짐이 믿을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텐데, 어찌 하필 시우를 골랐단 말이냐? 황후는 시우와 아무 원한이 없고 오히려 설앵을 사이에 두었기에 늘 우호적인 관계였는데?"
"그러게요. 안군왕은 늘 삼가고 사는데도 자꾸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징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저번에 나무에 들이박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이런 악재를 당하다니."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그때 그 일도 이상했었는데 이번에 또 일이 터졌다? 시우는 누구와도 척진 적이 없고 조정과도 무관한데 왜 자꾸 이런 일이 생기지?"
"설마 저번 낙마 사건도 황후의 소행인가? 그렇다면 대체 무슨 목적이지?"
"알아봐야겠구나."
-영수궁, 황귀비 책립식-
"하늘의 명을 받아 이르노니, 련귀비 밍씨는 하늘이 내린 현덕함으로 황태후와 황제를 보필하며 종묘사직의 안녕을 위하였다. 이에 황귀비에 봉하니, 명을 받들라."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당."
"황귀비의 금책과 금보입니다. 잘 보관하십시오."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당."
"황귀비 마마, 이제 경인궁으로 가서 인사를 올리시면 됩니다."
"알겠넹."
-경인궁 황귀비, 경귀비, 혜귀비, 흔빈 책봉 인사-
"련귀비를 황귀비로, 경비를 경귀비로, 혜비를 혜귀비로, 흔귀인을 흔빈으로 봉하니, 명을 받들라."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사면초가로구나.'
-태후 처소 수강궁-
"곧 황귀비가 인사를 하러 올 것이니 황금 비녀를 찾아놓거라."
"마마, 그 비녀는 최상품인데 황귀비께 주시려고요?"
"지금 황후의 명줄은 황귀비가 틀어쥐고 있어. 애가라도 구슬리지 않으면 어찌하겠느냐?"
"이번에는 황후가 너무했어. 애가가 풍한에 걸린 시기에 맞춰 혜귀비에게 병을 옮겨 황귀비의 수족을 제거하고, 심지어 애가의 친아들인 시우까지 끌어들이다니. 애가가 때맞춰 황후가 일을 벌인 증거를 없앴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쯤 황후의 자리에 우리 오라나랍 씨가 아니라 밍 씨가 있었을 것이다."
왕이보샤오잔왕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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