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왕 후궁밍키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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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후, 경인궁 앞-
-귀인 안릉용-
"빈첩 안릉용, 귀비 마마를 뵙습니다."
"? 안 귀인?"
"예, 그간 영수궁으로 몇 번 찾아뵈었는데 그 때마다 오수 중이시라 인사를 올리지 못했네요."
"그랬구낭. 요즘 날이 추워져서 겨울잠 자느라 그랬셩. 왜 왔었는뎅?"
"별 일은 아니고, 마마의 시중도 들어드리고 담소도 나누려고 그랬습니다. 혹 오늘은 마마께서 시간이 되실런지요."
"어떡하징... 안 될 것 같은뎅. 이따 저녁에 연회라서 미리 자둬야 되거등."
"그러시군요. 허면 다음에 언제 시간이 나실 때 불러주십시오."
"알겠셩. 다음에 보장?"
-안 귀인 처소 연희궁-
"나를 사람 취급도 안하니 그럴싸한 거짓말을 지어낼 필요조차 못 느끼는구나. 겨울잠이라고? 하기야, 거짓말인 것을 알아봤자 나 따위 미천한 것이 고고하신 귀비 마마를 어쩌겠느냐."
-황후 처소 경인궁-
"이번에 황후 마마의 추천으로 신첩이 입궁하게 되었습니다. 마마의 은덕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할 것이 무엇이냐. 오라나랍부와 과이가부는 만군기의 쌍벽을 이루는 명문가로 본디 왕래가 잦지 않았느냐. 응당 본궁이 이끌어 주어야지."
"오늘 너를 보니 사리에 밝고 미색도 뛰어난 것이 과연 본궁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어."
"황후 마마의 과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너도 알겠지만 현재 후궁은 련귀비의 천하다. 밍부는 만군기 명문가이나, 밍 태사는 예로부터 출신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하는 정책을 내어 선제와 황상의 신임을 얻고 있으며, 련귀비 또한 한군기 비빈들을 자기 세력으로 끌어들여 밀어주고 있지. 이러니 앞으로도 련귀비가 총애를 독차지한다면 후궁에서 우리 두 가문의 입지는 어찌 되겠느냐?"
"폐하께서는 어찌 밍부를 그리 총애하시는지요. 이번 연갱요 축출에도 밍 태사와 신첩의 부친이 함께 공을 세웠는데, 저희 과이가부에서 받은 은총은 밍부에서 받은 은총에 비하면 보잘것없습니다."
"련귀비가 미우냐? 그래도 련귀비와 가까이 지내야 한다. 네 부친이 밍 태사와 친분이 있으니, 너도 이 기회에 련귀비와 인연을 쌓아보려무나."
"하지만 마마. 련귀비의 총애가 크다 한들 한낱 비빈이 아닙니까. 정궁이신 마마께는 비할 수 없는데, 신첩이 련귀비와 친해져서 무엇을 얻겠습니까?"
"정말로 친해지라는 것이 아니다. 단지 가까이 지내라는 것이지. 지금껏 본궁도 여러모로 힘을 써보았으나 아랫것들이 무능하여 소득이 없었다. 허나 너는 밍부와 격이 맞는 명문가 출신인 데다 성품도 적극적이니 믿어봐도 되겠지."
"너는 총명한 아이니 본궁의 뜻을 알겠지? 명심하여라. 본궁과 너의 어깨에 만군기의 명예가 달려 있다."
"예, 알겠습니다. 신첩, 마마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연갱요 축출 축하연-
"폐하께서 난신적자를 처단하시어 조정의 기강이 바로 서고, 황실이 번영하여 새로이 안패륵, 련귀비, 경비, 기귀인을 책봉하였으니, 이는 실로 폐하의 은덕이며 만인의 복입니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궁의 안팎이 마침내 모두 안정을 찾으니 짐의 마음이 흡족하구나. 오늘의 연회는 이를 축하하는 자리니, 모두 편히 즐기도록 하라."
"폐하, 오늘 신첩의 친정에서 보내온 최상품 천리향을 두 병 내오라 했는데 한번 맛을 보시겠습니까? 본디 안패륵의 탄일연에서 개봉하려던 것인데, 그날 연회가 급히 끝을 맺어 미처 내오지 못했습니다."
"좋소. 시우, 생각해 보니 짐이 그 날 네게 술 한 잔 내리지 못했구나. 짐이 오늘 이 천리향 한 병을 네게 내릴 테니, 이 참에 황형과 함께 그 날 못 마신 술을 다 마셔 보자꾸나."
"황형께 감사드립니다. 오라나랍부의 천리향을 맛보게 되다니, 오늘 신제에게 복이 있나 봅니다."
"흠, 맛이 좋군. 황후가 고심해서 준비하였구려. 황후도 한 잔 들겠소?"
"신첩은 이미 취기가 올랐으니 폐하께서 드시지요."
"련귀비, 너도 맛을 보겠느냐?"
"그러고 싶은뎅 술 마시면 졸리거나 춤추고 싶어져서 안 될 것 같아요."
"하하, 그런 고충이 있었구나."
"자, 자, 시우. 그러면 오늘 짐의 술 동무는 너 밖에 없으니 각오 단단히 하거라. 맛이 어떠냐?"
"역시 오라나랍부의 술은 천향입니다. 다만 천리향 치고는 조금 독하군요."
"그래? 짐이 느끼기에는 그렇지 않은데. 그 병이 조금 독한가 보구나. 그래도 너는 주량이 워낙 세니 문제는 없겠지? 아니면 황형이랑 바꿔주랴?"
"신제, 이 정도는 너끈합니다."
"오호? 좋다! 그럼 오늘 우리 형제 한번 실컷 마셔보자꾸나."
"황후, 충분히 즐겼으니 오늘은 이만 파하는 것이 좋겠소."
"시우, 어째 취하지도 않는구나. 조만간 황형을 이기겠는 걸?"
"신제가 황형의 주량을 어찌 이기겠습니까. 오라나랍부의 술이 좋아서 취하지 않은 것뿐입니다."
"폐하, 오늘 기귀인이 입궁해서 처소를 저수궁으로 배정하였습니다. 즉시 시침이 가능하게 준비해 두었고요. 오늘 밤은 어디로 드시겠습니까?"
"영수궁으로 가겠소. 련귀비, 가지."
"넹."
-련귀비 처소 영수궁-
"책봉 선물이 아침에 왔을 텐데 아직도 정리하고 있는 것이냐?"
"넹. 산더미처럼 들어와서 하인들이 하루 종일 정리하고 있셔요. 그리고 안패륵은 저번에 산호 팔찌를 보냈는데 이번에 또 코뿔소 뿔 젓가락까지 보냈셔요."
"저번에 보낸 것은 보낸 것이고, 그렇다고 오늘 축하연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어 그랬을 것이다. 코뿔소 뿔은 독을 검출하는 기능이 있지. 총애를 받을수록 매사에 조심해야 하는데 시우가 세심하게 신경을 썼구나."
"폐하, 이건 기귀인이 보낸 패물인뎅 진짜 엄청나요."
"......정말 그렇구나."
"폐하, 왜 그러세요?"
"아까 황후가 짐에게 기귀인을 추천한 것은 앞으로 기귀인을 이끌어 주겠다는 뜻이다. 황후와 기귀인은 모두 만군기 명문가 출신으로, 집안끼리도 왕래가 잦았지. 비빈을 추천하는 것은 황후의 당연한 소임이나, 그 의도가 딱 보아도 청렴하지 못하니 언짢구나. 황후가 기귀인을 천거하는 것이 짐을 위해서겠느냐? 너를 견제하기 위해서지. 윗물이 이처럼 탁하니 아랫물도 탁한 것이다."
"폐!!!하!!!!!!!!!!!!!!!!!"
"아이 깜짝이야."
"한밤 중에 어인 소란이냐."
"방금 안패륵께서 타신 말이 나무로 돌진하여 안패륵께서... 낙마하셨답니다!"
"!!!!!!!!!!!!!!"
"!!!"
"시우는...? 시우는 어찌 되었느냐?"
"폐하, 소인이 방금 알아보았는데 안패륵께서는 다행히 말이 나무에 부딪히기 전 낙마하시어 무사하시기에 하인들이 왕부로 모셨다 합니다. 소인이 이미 당직 태의를 보냈습니다."
"하... 다행이구나..."
"시우가... 시우가 한동안 괜찮더니 어찌 또..."
"......?"
왕이보샤오잔왕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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