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왕 후궁밍키전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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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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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짐이 안패륵부로 가봐야겠다."

 

"폐하. 안패륵께서 말씀하시길 왕야께서는 다치신 곳도 없고, 폐하께서는 내일 조회에 나가셔야 하니, 행차하실 필요가 없다 하셨습니다."

 

"다친 곳이 없다고? 자세히 보았느냐? 네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더냐?"

 

"소인이 보기에 왕야께서는 정말로 괜찮아 보이셨습니다. 이번 일은... 아무래도 진정 사고인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물러가거라."

 

"예."

 

"......"

 

"밍키. 너는 잘 이해가 안 되겠지. 짐이 대체 왜 이러는지."

 

"넹, 신첩은 당연히 사고라고 생각했는뎅... 사고가 아니면 뭐예요?" 

 

"이제 네게 얘기할 때가 된 듯하구나. 시우가 전에 겪은 일에 대해서."

 

'! 폐하께서 드디어 말씀해 주시는구낭.'

 

"넹... 신첩도 전부터 궁금했셔요."

 

"혹 운구설(雲求雪, 구름이 눈을 그리다)이라는 시가를 아느냐?"

 

"넹. 대갓집 공자가 사랑하는 여인이 병으로 죽자 연못에 빠져 따라 죽었다는 내용 아니에요?"

 

"그래. 이것은 황궁에서도 쉬쉬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운구설의 주인공은 시우니라."

 

"넹...?! 그 공자가 안패륵이란 말이에요?"

 

"그래. 작가는 본디 우구설(雨求雪, 비가 눈을 그리다)이라고 제목을 짓고 싶었던 것 같은데, 시우의 이름자를 그대로 쓰면 잡혀갈 것 같아 운이라고 약간만 바꾸게 된 것이지. 아무리 황실에서 덮으려고 해도 세간에는 소문이 돌기 마련이니, 운구설은 그 소문이 민간으로 흘러 들어가 나온 작품인 것이다."

 

"신첩은 몰랐셔요... 그런뎅 그 공자가 안패륵이면 여인은 누구예요?"

 

"황후의 적출 누이이자 막내 동생, 오라나랍 설앵이니라."

 

"그래서 우구설이구나... 황후마마의 동생이었다니..."

 

"그래. 사실 동궁 시절 짐의 황태자비 내정자는 지금의 황후가 아니었다. 황후의 그 적출 누이 동생, 설앵이 바로 짐의 황태자비 내정자였지. 오라나랍가는 만주 최고의 명문가고, 설앵은 그 가문의 유일한 적출 여식이니, 어마마마께서는 설앵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런데 짐은... 설앵은 비록 맑은 성품으로 이름이 나있었으나, 나이가 고작 열넷인지라 부부의 연을 맺기에는 짐의 입장에서 부담이 되었다. 허나 어마마마의 강경한 뜻을 뿌리치지 못해 갖은 핑계를 대며 하루하루 버티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 날, 6황자의 탄일 잔치에 갔는데, 그때 고작 열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시우가 잔뜩 취한 채로 정원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걸 보게 됐어. 도통 시우 같지 않은 행동이었지. 하여 달려가서 대체 무슨 근심이 있는지 물었는데, 시우는 울기만 하고 도무지 입을 열지 않더군."

 

"하여 거의 다그쳐서 답을 얻었는데, 듣고 보니 실로 뜻밖이었다. 글쎄 시우가 설앵 낭자를 연모하고 있다지 뭐야. 연등 축제에서 한 번 이야기를 나눠보고는 첫눈에 반했다더군."

 

"세상에..."

 

"하여 짐이 설앵 낭자도 같은 마음이냐 물으니, 아직 물어보진 않았지만 아마 그럴 것이라더군. 그 직후가 마침 정월 대보름이었는데, 당시 짐은 이미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동궁지위에 있어 꽤나 재량을 부릴 수 있었지. 그래서 시우에게 말했어. 짐이 대보름 밤에 두 사람을 몰래 만나게 해줄 테니, 그때 설앵 낭자에게 마음을 고백하여 낭자도 같은 마음이라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사람을 이어주고 짐은 다른 이를 태자비로 맞겠다고 말이야."

 

"그리고 실제로 그 일이 성사되었다. 두 사람은 대보름 밤에 만났지. 그리고 말은 필요 없었어. 짐이 먼 발치에서 지켜보니, 설앵 낭자의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더군."

 

"두 사람은... 정말로 서로를 연모하고 있었어. 하여 짐은 시우와 계략을 세워 설앵 낭자를 태자비에서 탈락 시키기로 결심하였다."

 

"근뎅 안패륵은 태후 마마의 친아들인뎅 태후 마마께 말씀드리면 안 돼요? 태후 마마께서 안패륵을 예뻐하진 않으신다지만 이렇게 중요한 일이라면 들어주실 수도 있잖아요. 둘째 아들이 결혼해도 가문끼리 인연을 맺는 건 똑같은뎅."

 

"어마마마께서는 시우를 어릴 때부터 키우지 않으시다보니 아예 친아들처럼 여기지 않으신다. 그리고 그때 어마마마는 짐을 무사히 보위에 올리는 것에만 힘을 쓰고 계셔서, 그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된다면 친생자라도 장애물로만 여기고 가차 없으셨지. 그래서 시우는 지금도 어마마마를 무척 두려워해. 오라나랍 설앵은 당시 짐을 무사히 보위까지 올리기에 가장 적절한 황태자비 인선으로, 어마마마께서 시우를 위해 포기할 일은 없으셨다."

 

"그랬구낭..."

 

"형제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짜는 그 몇 주 동안 짐과 시우는 무척 행복했다."

 

"그러는 동안 시우와 부쩍 가까워져 난생 처음으로 정다운 우애라는 것을 느껴보기도 하였고. 짐이 권력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 아끼는 이를 위해서 머리를 싸매본 것이 얼마만이었던지..." 

 

"짐은 몇 번 솜씨를 부려 두 사람을 몰래 만나게도 해주었는데, 그럴 때마다 시우가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보는 짐이 다 설레고 기꺼웠다.

그러는 동안 계획은 점차 완성되어 이제 마지막 단계만 남겨놓고 있었어. 일체가 그저 순조로울 것 같았지."

 

"...그런데 어떻게 됐셔요?"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밤, 별안간 설앵 낭자가 그대로 세상을 등져버렸다. 군주를 기만하고 가문을 부끄럽게 했다며 용서를 구하는 서신 한 장을 남긴 채... 대들보에 비단으로..."

 

"넹?!!! 아니 어떻게 그렇게...!!! 그럼 안패륵은..."

 

"하...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구나. 처음 그 소식을 전해 듣던 순간이..."

 

"시우는 낭자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자신이 낭자를 죽였다며 절규하고 몸부림을 치느라 손가락 뼈가 부러질 정도였다. 뿐만 아니라 벽에 머리를 너무 부딪혀 피가 다 났었지."

 

"짐은 동궁으로 시우를 데려와 안정 시킨 후 시우가 또다시 자해를 하지 못하게 감시를 붙였다. 그런데 시우가... 잠시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낭자에게 향을 올리려고 오라나랍부로 갔지 뭐냐."

 

"당시 저 사건 때문에 어마마마와 희귀태비께서 설앵의 양친을 궁으로 부르셨기에, 그때 오라나랍부에는 현 황후와 하인들 밖에 없었다. 시우는 명색이 황자다. 황자가 그리 집요하게 말하니 도리가 있었겠느냐. 또 황후가 온정에 이끌리기도 하여... 법도에 어긋남에도 불구하고 잠시 들여보내준 모양이다."

 

"그런데 그때 시우가 낭자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던지 구태여 관 안에 있는 시신을 봤는데... 그 시신이 참..."

 

"목을 맨 시신은 스스로 매단 것이라 할지라도 상처가 심하게 나기도 하고... 혈색도 변한다더구나. 낭자도 그랬던 모양이야."

 

"그 광경을 보고 시우는 그대로 오라나랍부를 나와 연못에 투신을 하였다. 짐의 동궁 병사들이 늦기 전에 찾아내어 망정이지... 그 때는 정말로 절망이 끝 간 데 없었다. 짐도 더는 살고 싶지 않았어." 

 

"시우는 그 후로 동궁에서 열흘 간 경기를 하다 말다 했는데, 짐도 직접 봤지만 그 모습은 정말이지... 경기를 할 때면 눈동자가 뒤집혀 흰자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미 혼이 떠난 사람 같았어."

 

"세상에......"

 

"그때 짐이 시우를 안고 얼마나 울었던지... 너무 어리고 가여운 내 동생... 짐에게 유일하게 정답게 대해주었던 혈육에게 어찌 하늘은 이처럼 가혹한지."

 

"결국 시우는 석 달만에 겨우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다리가 후들거려 부축이 없으면 걷지도 못 했고 한동안 기억도 흐릿한 데다 심지어 흰 머리가 다 났더구나. 그 어린 것이..."

 

"그게 약 4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후, 시우가 설앵 낭자의 기일에 또 풍한이 도져 고열을 앓고 헛소리를 하여... 그때는 정말로 그 아이를 잃는 줄 알았지."

 

"짐이 등극하고 지난 2년간 시우가 많이 좋아졌기에 그나마 큰 시름을 덜었으나, 아직도 시우는 온전치 않다.

어쩌면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사람이 이 세상에 나서 열넷의 나이에 이미 생의 가장 뜨거운 사랑을 하고, 또 가장 아픈 상처를 입고, 남은 삶은 그저 그 여파에 하루하루 자신을 가누며 살아간다는 것이 상상이 가느냐? 그런 삶이...

짐이 이 나이가 되도록 겪지 못한 일을 시우는 벌써 몇 년 전에 겪은 것이다."

 

"폐하의 말씀을 들으니 어째서 폐하께서 그렇게 안패륵을 아끼시고 또 걱정하시는지 알겠셔요... 어떻게 이런 일이... 어찌 안패륵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지..."

 

"그러게 말이다. 짐도 여러가지로 고민해 보았다. 마음 같아서는 설앵을 시우의 왕비로 추존하고 싶은데, 황자로 하여금 망자와 혼례를 올리게 하는 것은 현 왕조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또한 어마마마께서는 아직도 시우가 언젠가 마음을 잡고 명문가 규수와 혼인하여 황실에 보탬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셨지. 하여 몹시 탐탁치 않아 하신다.

그리고 설앵 낭자가 황태자비 후보였다는 사실이 아직 세간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데다, 대갓집 규수가 혼담도 오가지 않은 외간 남자와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자체만으로도 명성에 누가 될 일인지라, 아직은 그리 하지 못 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설앵이 황후의 여동생이라는 것이다. 하여 황후의 가문을 높여줄 때 설앵에게도 순원낭자라는 이름을 하사하였지."

 

"본래 황자는 3전의 결정대로 혼인하여야 하나, 짐은 시우가 원치 않는 혼인은 평생 강요할 생각이 없다. 이제는 어마마마께서도 짐의 강경함을 아시기에 시우의 혼사는 거론치 않으시지. 시우를 평생 마음에 없는 혼인 없이 혼자 살게 해주는 것이, 지금 짐이 형으로서 유일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구나."

 

"그게 얼마나 엄청난 건뎅... 안패륵도 분명 고마워하고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러면 좋겠구나."

 

"그런뎅 황후께서는 이 내막을 얼마나 알고 계세요? 혹시 비밀인 거예요?"

 

"순원낭자가 죽은 이후 짐이 오라나랍부에 전후 사정을 전했기에 모두 알고 있다. 이는 황실과 오라나랍부가 공유하는 가슴 아픈 기억이지. 그간 황후가 설앵의 유품을 추려 시우에게 전해준 적이 적지 않다.

또한 단비, 경비, 혜비 등 동궁 시절 비빈들도 언급하지만 않을 뿐 모두 알고 있고." 

 

"넹... 폐하, 오늘 신첩한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신첩도 폐하를 도와서 안패륵을 돌보며 폐하의 근심을 덜어드릴게요."

 

"...고맙구나, 나의 사랑하는 밍키. 네 말이 명약처럼 짐의 아프던 가슴을 녹이는구나."

 

'태어나서 누군가를 위로해본 건 처음이야... 폐하께 위로가 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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