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샤오왕 후궁밍키전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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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궁, 련귀비 책봉 인사-
"련귀비 밍 씨는 하늘의 뜻을 받았으니, 몸가짐을 바로하고 폐하를 보필하며 사직을 위하도록 하게."
"넹. 황후 마마의 말씀 깊이 새기겠습니당."
"며칠 전 이미 탕천궁에서 책봉례를 치르기는 하였으나 그때는 행궁인 데다 머리 관이 완성되지 않아 예장을 완전히 갖추지 못하였지. 오늘 짐이 특별히 준비한 것이 있다."
"우왕! 장미예요?"
"그래, 장미 금비녀니라. 사직지무의 금판과 같은 최상품 금으로 만든 것이지. 이리 가까이 오너라. 짐이 해주마."
"자, 마음에 드느냐?"
"넹. 너무너무 예뻐요. 전에 장미가 신첩을 두 번 찔러서 앙심 품고 의절했는뎅 이제부터 화해하고 예뻐할 거예요."
"......"
"하하, 참으로 괘씸한 장미로구나. 하지만 너그럽고 현숙한 네가 참아야지."
"맞아요. ㅎㅎ"
"련귀비는 현덕하고 총명하며 충직하지. 황후, 이제 련귀비가 귀비가 되었으니 후궁을 주관하는 일을 맡겨보려 하오."
"!"
'! 내 수면시간!!!'
"폐하의 말씀대로 련귀비는 현숙하고 총명하며 또한 지극한 총애를 받으니, 후궁을 주관할 자격이 있지요. 허나 련귀비의 나이가 어린 데다 아직 후궁의 일을 도와본 경험이 없으니, 바로 후궁을 주관하게 한다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황후 마마 말씀이 맞아요! 신첩은 게으르고 침상에서 뭉개기만 해서 그런 거 못해요!"
'...?'
"하하, 련귀비도 저리 얘기하는데, 차라리..."
"련귀비가 지금껏 후궁의 일을 돕지 않은 것은 스스로 한사코 사양했기 때문이오. 그리고 한사코 사양한 이유는 겸손하게 삼가는 마음 때문이지. 나서서 공을 탐하지 않았다고 차후 공을 세울 기회마저 빼앗는다면 너도 나도 연세란처럼 부당한 방법을 써서 눈에 띄려고만 하지 않겠소?"
'?! 저러면 안 되는뎅?'
"폐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련귀비는 단정하고 공을 탐하지 않지요. 허나 신첩은 밍 동생이 비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귀비가 되었는데, 그러자마자 후궁의 일을 주관하였다가 혹여 미흡한 점이라도 생겨... 난처해지지 않을까 그것이 걱정입니다."
"맞아요! 신첩이 맡으면 후궁이 쑥대밭이 될 거예요!"
"황후. 그간 혜비와 둘이 맡기에는 후궁의 일이 과중하여 고생이라지 않았소? 누군가는 황후의 일을 도와야 할 텐데, 이번 련귀비의 책봉은 연세란을 축출한 후 첫 책봉이오. 연세란 이후의 후궁이 어떤 기풍으로 나아가길 바라는지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오."
"!!!"
'......!!!!!! 폐하 왜 저렇게 무셔워... 이러다 여덟 시간 밖에 못 자겠는뎅?!'
"폐하! 신첩한테 좋은 생각이 있셔요. 아무리 생각해도 신첩은 후궁의 일을 주관할 수 없셔요. 그러니까 경빈을 경비로 올려서 혜비 저저랑 같이 후궁을 주관하게 하고 신첩은 그냥 어깨 너머로 두 저저한테 배우는 게 어떨까요?"
"......"
"......흠. 네 뜻이 정 그러하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구나. 경빈은 혜비와 함께 어마마마께 효를 다해왔고, 저번에 혜비가 중독되었을 때 간병을 해주기도 하였지. 하여 아직 빈인 것이 마음에 걸리던 차였는데, 때마침 네가 짐을 일깨워 주었도다. 경빈을 비로 봉하여 후궁의 일을 주관하도록 하겠다."
"폐하의 뜻이 그러시다면 그리 하시지요. 본디 경빈은 혜비와 함께 함복궁에 살았으나, 빈으로 승격된 후 법도에 따라 태극전으로 처소를 옮겼었지요. 그러다 태극전에 불이 나서 임시로 다시 함복궁 후전으로 돌아왔는데, 두 사람의 사이가 좋아 그대로도 괜찮다고 하는 데다, 신첩도 후궁의 일이 바빠 그만 잊고 있었네요. 두 비가 같은 궁에 거하는 것은 법도에 맞지 않으니, 새 처소로 옮기게 함이 어떨까 합니다. 승건궁은 어떨까요?"
"동6궁으로 옮기면 혜비와 멀어질테니 장춘궁으로 합시다. 그래야 쉽게 왕래하지."
"폐하께서 역시 세심하시군요. 그러면 그리 안배하겠습니다."
'진짜 다행이당. 잠도 자고 셋 다 서6궁에서 계속 놀 수 있어서. ㅎㅎㅎ'
"아주 고단수야. 한 발 물러나는 척하면서 자기 사람을 또 하나 추천하다니. 게다가 혜비는 막 병석을 털고 일어나 후궁의 일을 맡아볼 수 없기에 본궁이 때를 봐서 권한을 회수하려 했는데, 련귀비가 은근슬쩍 혜비에게 후궁 통솔권이 있음을 폐하께 일깨우는 바람에 그것도 미수에 그치게 됐어. 보통 내기가 아니구나."
"게다가 폐하께서 련귀비 쪽에 힘을 실어주시기 위해 한사코 련귀비, 혜비, 경비를 모두 서6궁에 거하게 하시니, 연세란을 쳐낸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새로운 세력이 생겼구나."
"전추, 오늘 폐하의 회궁이 왜 늦어졌는지 알아 보았느냐?"
"예, 마마. 폐하께서 회궁 길에 성문 앞에서 안패륵과 마주치시어 담소를 나누셨답니다. 그러시느라 회궁이 지체된 거랍니다."
"안패륵?! 안패륵은 내일 패륵 책봉례인데 출경을 했다고?"
"...희귀태비를 만나고 온 것은 아니겠지?"
"그것은 소인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사람을 보내 더 알아볼까요?"
"됐다. 안패륵이 감로사에 갔다 왔다고 해도 폐하께 그 얘기를 했다면 폐하께서 모든 입을 단속해 주실 테니 알아낼 방도가 없지."
"안패륵부에 심어둔 하인은 뭐라더냐? 출경 전후로 다른 일은 없었다더냐?"
"련귀비께 책봉 선물을 보내신 것 말고는 별다른 일이 없었답니다."
"무엇을 보냈다더냐?"
"붉은 산호 팔찌랍니다."
"......손에 쥔 산호에 연연해 말라. 내 것이 아니면 떠나기 마련이니."
"참으로 지독하구나."
왕이보샤오잔왕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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