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오해하고 후회하는 무선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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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1 14:37
조회수: 1133

무선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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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는 사고방식이 단순한 사람이라서, 위무선에게 '갚는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제대로 된 음식을 대접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함. 고소에서는 연회에서도 극도로 간소한 음식을 먹지만 택무군이 몇번 그와의 만남을 전해준바, 무선은 음식점에 가서 맛있는 것들 먹는 것도 좋아했고 술도 좋아한다고 했음. 망기가 그렇다고 술을 준비하긴 민망했던거임

이전에 위무선은 잊을만 하면 고소에 나타났으니까 이제 언젠가 오겠거니 했음. 혹은.. 그래 본 적 한번도 없지만 백부께 부탁해 이릉노조를 한번 청할 수 도 있는거고. 찾지 않아도 나타났던 사람이니, 찾으면 올거라고 여김

연근갈비탕 다시 끓여놓고 아무래도 이걸 다시 대접하는 건 이상한건가 싶겠지. 그때 무선이에게 이걸 만들어 준 것도, 원래 운몽사람이라고 하니 연근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려나 고민했고 이게 결론이었던거지. 망기도 자기가 왜 그랬는지 잘 모름. 생전 요리라곤 안하던 망기가 이러고 있으니 남희신이 궁금해 하는 게 당연함. 망기야? 하고 놀란 얼굴 하는 거 보고 너무 민망해서 형장 드시라고 내밀음. 어차피 지금 해서 보내려고 한 것도 아니고 위무선을 부르려고 한 것도 아니고.. 맛은 괜찮은지 확인이나 한번 해보려는 생각도 조금 있었으니까. 

택무군은 애지중지 키운 백부에겐 음식 대접 한 번 해주지 않더니 벌써 위무선에게 마음이 간건가 싶어서 좀 서운할 정도였음. 벌써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로 나이가 들었나 하기도 하고 하여간 좀 그랬음
둘이 벌써 옛 이야기를 했냐고 물으니까 망기가 의아하게 봄. 위공자 워낙 산해진미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이 탕은 먼저간 누이가 해준거라 유달리 좋아했고, 덕분에 까다롭게 둘어서 음식점에 가면 불평만 늘어놓았다며 웃음. 택무군은 둘이 좀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서 이런 말 한거겠지 

먼저 간 누이요? 하니까 거기까진 얘기를 안 했나 싶다가 무선이가 본인 입으로 하기 힘든 말 같아서 대충 얘기해줌. 양친 잃고 떠돌다 아사 직전에 운몽으로 간 얘기, 거기서 염리를 만나고 강징을 만나고 그런 얘기. 택무군 너무 오래 살아 이런 옛날 얘기하면 좀 감상에 젖는 게 있겠지. 너무 아득하게 먼 일이라 전생처럼 여겨질 정도기도 하고. 이 이야기를 모두 기억하는 건 위무선 하나라 망기에게 얘기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로움 

지금의 망기는 어쩌면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삶일지도 모르는데 굳이 이런 얘기를 해서 어지럽힐 이유가 있을까 싶기도 함. 평소보다 표정이 안 좋아보이는 망기에게 노조께서 또 놀러오시거든 대접하라고 솜씨가 괜찮다고 칭찬해줌. 

택무군이 자리를 떠나고 나서야 망기의 눈에서 천천히 눈물이 흘러내림. 망기의 짧은 생에 가운데 한번도 그렇게 괴로운 얼굴을 지은 적 없던 위무선이 그날 왜 그렇게 저를 바라봤는지, 그 크고 맑는 눈이 왜 그렇게 허망한 고통을 말하고 있었는지 이제야 이해하고 있었음. 이게 아니었는데.. 이렇게까지가 아니었는데.  
망기는 위무선에게 미안하다는 감정을 가져본 적이 없었겠지. 마음이 저리고 고통스러워서, 그대로 주저 앉았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를 조금도 원망하는 기색없이, 아니 여전히 죄 지은 건 저라는 듯 침착했던 시선만 떠올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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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선은 유음을 노려보고 있었음

세상을 호령하는 이릉노조였으니 그가 이렇게 노려보면 당연히 두려워 해야하거늘, 유음은 이미 이런 그가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심드렁한 얼굴로 성질 다 부리셨습니까? 하고 어깨를 조금 으쓱할 뿐이었음. 어린아이 하나 두렵게 할 수 없는 이빨 빠진 수준이 아니라 이빨 없는 호랑이가된 위무선은 슬프고 우울했겠지.. 

단지 그뿐은 아닐거임. 욕심에 못 이겨 안아본 망기의 체향은 생전과 같아 여러가지 해묵은 기억을 떠올리게 함. 결국 밤을 보내고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가던 물을 막는 것처럼 안고 있었던 망기의 보드라운 품을 떠올렸음. 따듯한 체온에 나직한 목소리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었고, 그 사랑을 거절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음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었음. 그러나 끝내 지킬 수 없었던 망기는 제 눈앞에서 다시 그렇게 사라졌었지. 결국 모두 위무선의 잘못이었는데. 그렇게 안아봐서도 안 되는건데, 이 연정이라는 핑계로 그를 붙잡고 있어서는 안 되는건데 마음은 쉽게 가다듬어지지 못했겠지. 

양심도 없는 이 연정이라는 것, 죽어야 나을 병이라고 생각함. 
망기에겐 아마 저주나 다름 없을 거라고 생각했음. 위무선은 상의할 일이 있으니 고소에 오라는 택무군의 서신을 받고 웃지도 울지도 못했음. 택무군이 이리 오실 수도 있는 일이지만 굳이 오라는 것은 동생 보고가라는 일종의 승락의 의미였음. 택무군에게도 위무선은 오랫동안 동생을 앗아간 마귀와 다르지 않았을텐데. 무선이는 남희신이 과거를 기억한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그저 홀로 미안해했고 망기를 닮은 그의 얼굴에도 부채감을 가지고 있었을거임. 그래서 거절을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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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신은 정말 상의할 일이 몇가지 있긴 했음. 상고의 주술이 되어버린 과거의 이야기를 하고, 주술과 결계서에 관한 책을 쓰고자 하는데 바쁜 건 알지만 이후 한번 확인을 해주십사 한거임. 위무선은 바쁜게 아니라 아픈거지만 그러겠노라 함 

너무 오래살아 세상이 아득하나 이러다 망기가 위험하겠다는 말에 무선의 혼탁하던 시선도 초점을 되찾았음. 둘의 결론이 어떻더라도, 그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결국 망기 하나였으니 고개를 끄덕이며 주변 정리를 하고 어느정도 가문을 다듬어야 할 필요를 느낌. 택무군은 과거처럼 정명한 사람이었으니 위무선은 하던대로 수선계의 두려움을 업고 어떻게든 살아 나가야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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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셨으니 냉천에 앉아있다 가라는 말은 계편에 관한 이야기기도 했고 결국 망기 보고 가라는 소리였음. 그래서 냉천 안가고 수사들과 검법 수련하는 망기 지붕 위에서 한참 바라봤음. 건강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남망기로 살아주는 거만해도 고마워서, 가까이 다가갈 수도 없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았겠지 

망기는 저렇게 하얗고 깨끗한 사람이며 위무선을 만나서는 안됐던 건데. 
이만하면 되었으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함. 이만하면 망기의 삶도 나쁘지 않고, 이만하면 택무군께서도 강건하시니 이제 이 죄많은 몸이 연기처럼 흩어져 애초에 살았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좋을 것 같아서. 오래 살았음. 사랑하는 이를 해치고, 또 사랑하는 이를 잃고, 그리고 감히 그 사랑하는 이를 놓지 못하고 머물며 너무 오래 살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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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e2984] - 2023/03/01 19:22

이릉노조 가오가 있지 - 미인계 쓰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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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08b8] - 2023/03/01 21:07

무선아 더 힘을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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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ca631] - 2023/03/08 14:56

제발 이번엔 둘다 살아줘 제바류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근데 연근갈비탕...맞네 시발 내속이 다 찢어진다ㅠㅠㅠㅠㅠㅠㅠ망기..가 잘못...했...는데...고것이..... ........ㅠㅠㅠㅠㅠ 센세 나 다음편만 기다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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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ca631] - 2023/03/08 14:57

1편부터 정주행하는데 2시간이나 걸렸어 조온나게 곱씹으면서 읽느라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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