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오해하고 후회하는 무선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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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1 07:53
조회수: 1496

무선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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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계편을 맞고 충격으로 기억을 잃었다고 생각했지만 시일이 좀 지나고 나니 망기도 제 몸에 아예 상처가 없다는 걸 알았겠지. 대외적으로는 요양하는게 맞으니, 앞으로의 일을 위해서라도 정실에서 쉬라는 백부의 말을 따랐음. 

방안에 앉아 좌선하며 책 읽고, 그러다보니 피진을 놓은지가 오래되었다는 생각도 문득 함. 

그리고 방안에 앉아서 고민하며 늘 생각하던 건 위무선이었지. 그냥 아무 일 없던 그날 갑자기 왜 이릉노조에게 해를 끼쳐놓고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지가 궁금했던거임. 단순히 불편한 정도 아니라, 남망기가 적절하지 않게 오해로 사람을 죽이려 들었고 분명히 저 정도 되는 수사를 죽이는 게 어렵지 않은 이릉노조인데 아무것도 묻지 않고 사라졌음. 결국 그도 사람인데 혹 죽은 건 아닐까. 

죽었나..? 

혼자 중얼거린 순간이 있었는데, 이때부터 위무선을 상대로는 한번도 느낀적 없던 감정들이 둑이 무너진 것처럼 터져나왔음. 죽었다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당시 심하게 부상 당한 백부가 이릉노조의 이름을 말했던 것 뿐인데 망기는 너무나 당연히 그가 범인이라고 여겼고 위무선을 해치는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했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거 자체가 이상한거지. 망기가 사람을 그렇게 쉽게 사람을 해하려고 들 성격이 아닌데 그땐 그게 너무 당연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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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선 당연히 안 죽었음

다만 실제로 독을 먹은 건 처음이라 습관성 토혈 생김. 오래전에 남계인 각혈하게 만들었던 죄명이 있는지라 아 인생 돌고도네 하고 그냥 조용히 받아들임. 

유음이 본 것처럼, 위무선은 자기가 가진 거 전부, 그러니까 제 몸뚱이 내단까지 꺼내서 할 수 있는 걸 다 했으니 망기에게 용서를 받은 것도 아니었건만 조금은, 정말 조금은 마음이 가벼웠음. 망기 대신 맞아준 건 자기 욕심이 한 일이라고 해도 아마 남망기는 위무선이 택무군을 구해준 걸 알았다면 기뻐했을 거라고 생각해서. 

수사로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내단은 어차피 궤도술법과 연관이 깊지 않아서 달라진 건 거의 없을 듯. 검을 잡을 수 없게 되었지만 이제 이 생에 검을 맞댈 사람이 누가 남았겠음. 다만 이제 위무선이 기억할 망기의 얼굴은 증오에 가득한 차가운 얼굴이라 조금 슬프지만
그렇다곤 해도 애초에 망기가 저를 그렇게까지 망가뜨린 무선이를 끝까지 사랑한거부터 말이 안됐음. 두 번이나 잃었던 남망기였으니까. 망기를 지극히 사랑하는 탓에 슬프긴 했지만 함부로 투정부릴 수 있다고는 생각 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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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달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백부가 의문의 서신을 받은 걸 알았겠지. 망기는 아직 위무선이나 남희신에게 미칠 정도로 영력이 높진 않지만 똑똑하니까. 백부가 위무선에게 드디어 답신을 받은 걸 알고 저에게도 알려달라는 듯 주변을 계속해서 맴돌았음. 고집스럽게 입술을 꾹 닫고 기다리고 있는 망기를 보면서,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뭘 원하는지는 알고 있었지. 

여전히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고 서신조차 쓸 수 없는 위무선은 유음에게 부탁해 형님 아시겠지만 이젠 내단도 없는 산송장이 되어 이런 몰골로 찾아뵙기가 민망합니다. 마도와 사도를 연마한 자의 내단이지만 그거 쓸만합니다, 삶은 아주 기니까 그 사이 언제든지 보겠지요 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만 했음. 적어도 남희신이 아는 위무선은 아파도 아프다고 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자신의 부상을 늘 없는 것 취급하던 사람이었으니 이렇게 나온다는 거 자체가 심각하다는 거였음. 

남희신은 당분간은 노조를 뵙기가 쉽지 않겠구나. 하고 넌지시 말하는게 전부였음. 

매년 망기의 생일엔 이름을 숨기고 선물을 보내고, 때때로 저를 보고 싶지 않아하는 망기라도 사무치게 그리워 몰래 보러오는 거 알고 있었으니까 보게 되려니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 

한 달, 두 달 기다림이 이어지고 이렇게 한 해를 꼬박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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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신은 종종 위무선을 대하는 망기가 너무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원래 망기의 성격상 농지꺼리를 좋아하고 이런 성격이 아니니 그냥 맞지 않는다고 여겼음. 

뭔가 정말 이상하지 않나 싶었던 건 계편 형 후 거의 반년이 지나서야 망기가 혹시 계편을 맞은 게 그 사람입니까 하고 물었던 거. 당연히 망기 정도 머리면 바로 알았을 거임. 죽으라고 때린 계편 맞고도 살아 남을 정도로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애초에 수선계에 몇 없고, 남희신이었을 수도 있지만 그땐 부상당해 누워있었으니 당연히 불가능했지. 

왜 그걸 모르지.. 하고 혼자 고민하다가 택무군 스스로도 위무선이 남망기를 그렇게나 사랑하는 거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어서 당연히 그걸 모르는 망기의 입장까지 생각이 안 간걸 뒤늦게 깨달았음.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황상 위무선인 걸 알았을텐데 싶은 거,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는 망기의 곁에서 영원히 떠나지도 머무르지도 못하는 위무선의 길 잃은 연심에 대한 고민이 깊어짐. 망기의 일을 빼고 보아도 택무군 개인이 이릉노조에게 빚을 진게 이번이 두번째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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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다 지난 후에, 위무선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함. 택무군이 거짓말을 한거지. 남형, 어떻게 형님이 거짓말을.. 하고 새파랗게 질려서 위무선이 삿대질까지 함. 

반년이 지나고, 망기는 혹시 이릉노조께서 잘못되신거냐고 손까지 떨면서 물어봤고 남희신은 둘 사이에 무슨 일이 더 있었다는 걸 알았겠지. 망기가 말하지 않으니 묻지 않고, 한숨 쉬며 계편이 그에게도 쉽지 않았던 것 같구나 하고 말해줬을 뿐임. 언젠가 발길이 닿으면 방문할 사람이니 당장의 회포는 쌓아두고 이후에 묻자고 했었음. 
워낙 차분한 성품이니 망기가 그렇게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질 못하는 거. 안절부절 못하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무슨 말씀 없으셨냐고 물어봄. 남들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겠지만, 남희신은 망기 표정 잘 읽으니까. 지금도, 아주 오래전의 망기도 이런 얼굴은 잘 하지 않았었음. 전엔 이릉노조의 이야기도 꺼내고 싶지 않아하더니 요즘 망기는 부쩍 그를 궁금해하는 듯 했음. 

위무선만 망기 힘든 거 못보는 게 아니니까.. 어렵게 돌아온 동생이 마음 고생하는 것보다야 오랫동안 원수로 생각한 위무선 좀 힘들게 하는 게 당연히 나은 선택이었음. 그래서 택무군이 이번 겨울은 쉽지 않은지 망기가 앓아누웠다고 거짓말 한거임. 유음 의원의 의술이 뛰어나니 좋은 약재가 있다면 인편에 보내달라고 함. 

그리고 나타난 위무선이 정실을 기웃거리는 걸 보고 해시가 넘었으니 망기는 잔다고 찾아온거지. 망기는 워낙에 잠들면 잘 깨지 않는 터라, 살짝 문을 열어 보여주는데 아픈 사람 같진 않아서 의아해 하다가 택무군 웃는 거 보고 삿대질을 시작한거임. 그채로 한실까지 다소 반강제로 끌려감. 웃고는 있었지만, 남희신은 대번에 위무선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느꼈을거임. 

물론 무선이도 남희신이 걱정해서 그런 거 알고, 이제 운신은 할 수 있으니 망기 얼굴 보러 온거긴 함. 거짓말이라는 거 알고 있었으면서 0.01%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흔들리는게 망기에 대한 일이니까 딱히 고민도 안 했음. 유음도 안 말렸고. 보는 눈 없는 곳으로 가자길래 따라왔더니 위무선을 냉천에 담궈 버리는 거지. 찬물이라 질색하는 무선이 어깨 누르면서 냉천이 특히 계편 상처에 놓습니다, 위공자. 하고 어깨 꽉 눌러 앉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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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의 모든 약이 듣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냉천에 들어가니 상처가 조금 낫기 시작했을 듯. 상처가 좀 따갑고 묵직하게 눌러오는 듯 하더니 새까만 어혈을 토해내고 이내 뻐근하던 통증이 가시기 시작함. 여전히 추운 건 질색하는 위무선인지라 서둘러 일어나 옷 걸치는데, 더이상 추위를 느끼지 않는 건지 혹은 날씨가 벌써 그렇게나 온화해졌는지 고민했음. 
 
대강 붉은색 중의만 걸치고 일어났는데 안색이 새파랗게 변한 망기랑 마주치는 거. 혹시 씻는 걸 보고있었던 건가 싶어서 위무선도 좀 당황하는데, (망기가 훔쳐볼 성격이 아니니까) 그게 아니라 맑은 냉천의 중반즈음에 검붉게 고여있는 제 피 때문인 걸 알고 좀 민망했음. 

오늘은 무단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니, 남이공자께서는 택무군께 확인하셔도 좋습니다. 
망기는 잠시 왜 위무선이 자기를 남이공자라고 부르는지 잘 몰랐겠지만.. 오랫동안 묻지 못한 말이 많았으니 자기도 모르게 앞서 나가 무선이 손목을 쥐었음. 

항상 손가락이 길고 가늘어서, 글을 쓰는 동안 그 붓대보다도 고왔던 손가락이었음. 손바닥 안의 따듯한 체온이 제 살갗을 감싸는 걸 알고 머릿속이 멍해졌겠지. 위무선에게 남망기는 한순간에 자기가 쌓아놓은 모든 다짐을 무너뜨릴 정도로 치명적인 존재니까. 
무선에게는 망기가 닿아왔다는 것부터가 믿을 수 없는 일이라 그대로 굳어버림. 오랫동안 남망기라는 존재가 곁에 없었고, 함부로 그리워해서도 안되는 존재였음. 망기는 당연이 무선이에게 자기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 사람인지 모를거임. 단지 손 잡아줘서, 그래서 무선인 밀어낼 수도 없었고 함부로 입을 열 수도 없었음. 

망기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음. 처음엔 계편을 대신 맞아준 게 위무선이라는 걸 알고 이유를 묻고 싶었던 것 뿐임. 후엔, 고소의 바른 공자로 자라 사사롭게 사람을 핍박했다는 혐의가 사실이라는 게 괴로웠지. 다른 수사들이 아니라 위무선에게. 아무리 냉천에서 방금 나왔다지만 손이 너무 차갑고, 피부 아래 뼈만 남은 듯 너무 앙상한 팔뚝에 놀라 말을 이어가질 못했음. 
출처도 모를 상처가 남아있는 무선의 손등을 바라보며 망기가 홀린듯이 물어봄. 왜 그러셨습니까? 

아까부터 무선인 정신 못차리고 있었겠지. 사랑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사람인데, 이렇게 가까이 서서 서로 얼굴 마주보고 있는 것조차 꿈같았음. 아주 오랫동안 망기를 잃었었으니까. 뒤늦게 망기의 질문을 듣고 멍하게 대답함. 

네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고.. 그랬다면.. 그럴 이유가 있었을 거니까.. 

공기에 흩어져 사라질 것처럼 연약한 목소리였음. 
무선이는 지금 하는 말이, 그가 처음 망기에게 하고 싶었던, 했어야 했던 말인걸 뱉고 나서야 알게 됨. 남망기를 믿지 않았던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기도 했고. 망기를 위해 모든걸 다 할 수 있었고 제 몸을 해치는 것도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지만, 시간을 거슬러 망기를 찾아가 오래 묵은 그 초라한 연심을 말하기까지 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 같지 않았겠지. 

망기는 당연히 이 대답을 이해하지 못 함. 망기가 위무선을 모르는 것처럼, 위무선도 그를 모르는게 맞는데.. 그러나 왠지 되물을 수도 없었음. 혀가 딱딱하게 굳는 것처럼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고 가슴 안쪽에 마치 제 의지를 가진 것 같은 옅은 통증이 퍼져나감. 

넋나간 위무선은 결국 제 욕심이 새어나오는 걸 막지 못함. 그대로 무너질 것 같은 시선으로, 한번만 안아봐도 되겠냐고 물었던 거. 망기는 조금 당황한듯 했으나 손길을 거절하거나 밀어내진 않았겠지. 차마 세게 안지도 못하고, 살짝 걸친 것처럼 망기의 어깨와 허리를 조심스럽게 품어본 위무선은 숨도 한번 제대로 내쉬지 못하고 그대로 사라졌음. 

고소의 흰 의복에는 얼룩덜룩 선혈이 물들어 있었고, 저도 모르게 위무선을 마주 안았다는 걸 망기는 아주 늦게 깨달았음. 종잇장처럼 말라붙어 체온이라고는 조금도 남지 않은 사내에게 안겨 있던 기분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슬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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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e59ea] - 2023/02/21 12:18

네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고.. 그랬다면.. 그럴 이유가 있었을 거니까.. << 으헝헝허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1회차 망기한테 그렇게 말해주었어야 했는데ㅠㅠㅠㅠㅠ 저 말 진짜 망기가 듣고 싶어했고 사무쳐했을 텐데ㅠㅠㅠㅠㅠㅠ 무선이 망기 둘 모두 때문에 가슴이 아프다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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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81d5e] - 2023/02/21 14:33

무선이 더 개고생 굴러야하긴 하는데 맘 아프넹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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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ca631] - 2023/03/08 14:52

네가.. 그러지 않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거고.. 그랬다면.. 그럴 이유가 있었을 거니까..

이거보고 존나울었다.... 시발 무선이 시발놈이었는데 쭈굴쭈굴순정만 남아서는 귀엽고너무사랑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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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3f78a] - 2023/03/21 01:17

하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 아오 속상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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