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 이릉노조 위무선과 망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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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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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릉의 제일 발닦개 위서방

 

무선이는 망기 만나고 -> 모란이 만난 순서임

무선망기 - 1    2    3    4   5   6   7   8   9  10

무선모란 - 1    2    3    4   5   

 

연재순은

모 1    2    3 - 망 1   2 - 모 4 -망 3 - 모 5 - 망 - 4   5   6   7   8   9  10

시점 이름 때문에 나눔 원하는대로 읽어도 노상관

 

 

망기의 몸 상태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난장강의 밖에 있는 편이 나은 거 같아서 거처를 마련해주려는데 망기가 거의 처음으로 정색할 듯. 집을 하나 구해서 잘 꾸며놓고 있는데 거의 짜증내면서 안간다는 거. 이 시점에서 발닦개의 생활에 익숙해진 무선이 대적하진 못하고, 그래야 네 몸이 좀 더 나을 거니까.. 하고 변명하는데 망기가 차갑게 웃음. 위영이 내 옆에 있으면 되는거잖아? 
물론 위무선도 당연히 그러고 싶지만 여전히 위무선이 죽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음. 간혹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이제 망기는 그런 사정 안 봐주고 자기가 원하는 거만 말하기 시작하는 거임. 당연히 그게 나쁘다고는 못함. 내심 반갑기도 하고 망기가 자기가 원하는 바를 그렇게 뚜렷하게 내보이는게 좋기도 했음. 

약도 잘 먹고 있고. 나 이제 여기가 편해. 그러면서 쳐다보는데 무선은 의도적으로 뇌의 반은 안 쓰는 거나 다름 없는 상황이었음. 편하다는게 대체 무슨 말임.. 그런데 망기가 이런 사람이 아니면 둘은 전혀 같이 할 수가 없잖음.

이릉이 무선에게도 괴롭긴하지만 방법이 없음. 여기서 어떻게 망기를 해쳤고 다치게 했고 그런 거 다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냥 지금에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는 거임. 위영.. 하고 소매 당기면 자동 반사적으로 안게 됨. 같은 공간에 있으면 무릎에 앉히거나 해서 자기 몸에서 떨어지지 않게 하는게 당연했음. 망기가 옷깃을 만지작거리면서 어깨 쪽을 살짝 당기는데 열이 확 끼치는 거. 언감생심 어떻게 또 이 몸을 건드려보겠다 그런 생각을 함. 꿈도 못 꿀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망기 허리 아래를 다독임. 

나 정말 혼자 둘 거야? 하루라도 나 혼자두면. 위영, 너 정말 후회할걸? 

아무리 생각해도 근래 남망기는 성격이 많이 변했지. 여전히 진지한 표정이지만 두 눈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그런 말을 하는데, 당연히 위무선이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음. 길지 않은 시간이 남았는데 그 시간을 낭비해 버린다면 얼마나 후회할지 굳이 이르집지 않아도 괜찮음. 

알았어. 

무선이 순순히 대답함. 말 안 듣는 위무선이 이렇게까지 하는 거면 얘기 끝난거지. 목줄 쥐어준 듯 순순히 대답하고 망기 머리칼에 입맞추고 있을 듯. 꾹 눌러서 아예 품 안으로 가두는 것처럼. 나는 이제 무공이 없으니, 고금을 연주해도 일신보존 못해. 마음아프라고 하는 말이 아니겠지만 위무선 마음이 또 부서짐. 

그래, 남잠 뜻대로 하자. 그러니까 망기가 조용히 웃는 거. 아마 그 웃음이 망기가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수준의 미소라는 걸 아니까 마음이 묘할 듯. 항상 속내를 감추고, 누르고, 자신을 구속하고 그러던 함광군이 이렇게 속내를 드러내놓으니까. 망기가 어느정도나 아는진 모르겠지만 무선은 도둑질 하는 것처럼 망기의 몸에 남은 흉터도 다 훔쳐왔음. 물론 그게 무선이 몸에 들어오면 다시 새로운 상처가 되는데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고. 차라리 제 몸에 겪어도 좋으니 망기에게 했던 짓 다 사라지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늦은 건 늦은 거니까. 이미 지난 일을 어떻게 하겠어. 그나마 품에 안기는 걸 좋아하는 망기가 매번 안아줄때마나 살짝 미소 지으면서 기대오는게 너무 소중했음. 

 

무선은 망기가 자고 일어날때 본인이 주변에 없는걸 싫어해서 일이 있다면 매번 찬 새벽에 다녀옴. 고소 수학시절에도 알았지만 잠이 그다지 없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멍하게 일어나 앉음. 오래 기다리기도 전에 무선이 어깨에 뭘 지고 들어옴. 망기도 키가 크고, 저쪽도 키가 커서 같이 서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다 그늘을 만들어줄 정도였는데 그 큰 사람이 뭘 지고 들어오니 그냥 그 자체만으로도 기세가 대단했음. 깼어? 하고 옆에 내려놓으면서 동여맨 천이 풀어내는데 금줄이 눈에 보임. 당장에 표정이 좀 안 좋아졌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상할 건 아니었지만. 

녹기. 절세명금인데, 주인이 늙어 죽어 슬프게 되었지. 

망기가 피식 웃음. 가져올게 없어서 녹기를 가져와. 그래도 침울해하는 망기를 위해서 좋은 악기를 구해서 온거니까 성의를 봐서 앉아줌. 무선이 여러말 하기 전에 자리 펴고 앉는데 어떻게.. 빨래판도 하나 가져올까 하는 바람에 망기가 소리내 웃음. 네가 그런 걸 알아? 하고 돌아보는데 망기가 웃으니 그저 좋아서 곁에 주저 앉는 거. 이릉 문주, 첩부터 봤으니 꿇어 앉히실 본부인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하고 농담삼아 말하는데 무선이 얼굴 또 시퍼렇게 질리지. 대체 그 첩소리는 왜 했을까 후회해봐야 어쩔 수 없음. 머뭇머뭇하고 아무말도 못하다가 그런 말 하지마 하고 시무룩해짐. 

저녁에 망기는 괜히 손가락 만지작거리고 있었음. 이게 금을 타본 사람과 아닌 사람만 아는 거지만, 오래된 고금을 가져다 주겠다고 신나서 새줄을 엮었으니 새줄이 너무 튼튼했던거지. 거기다 망기는 금 연주를 하지 않은지 오래 되어서 손가락 끝이 빨갛게 되어있었음. 이거 보면 위무선이 또 눈물의 속죄를 할 거 같아서 그 꼴은 못 보겠고 대강 숨겼음. 피 볼 거 같아서 연주하다 뚝 끊고 피곤해 한마디 했는데 녹금은 주워다가 방 가장자리에 세워두고, 남망기는 들어다 침상에 올려 놓을 거 같아서 자기 발로 알아서 갔음. 
이게 매일 있는 일인데 위무선이 마음을 못 놓고 상처까지 도둑질해놓고 손바닥이랑 발바닥, 무릎, 정강이 이런 부분 잘 때 들여다보는거 알고 있음. 오늘은 아예 잠이 깨버린거지. 옆에 털썩 눕는 거 알고 스르륵 눈 떴는데 둘다 놀랐을 듯. 한뼘 사이로 마주보고 있어서. 서로 짝사랑만하고 조심스럽게 내외하다가 위무선이 흑화한 바람에 연애는 제대로 한적이 없겠지. 눈 깜빡이던 망기가 잠이 안와 하니까 어.. 하고 고민하더니 손 올려서 어깨를 토닥토닥하는 거. 전에 그렇게 요령없고 수완없다고 타박해놓고 위무선도 똑같음. 

뜬금없이 망기가 무선이 눈가를 만지작거림. 왜? 뭐 있어? 하니까 ..네 미색에 홀렸던 거 같아. 하고 그 특유의 진지한 얼굴로 진지한 이야기를 정말 뜬금없이 하는거지. 그 말에 이미 당황해서 어..? 하니까 처음 고소에 왔을 때, 네 얼굴 보고 반했던 거 같아. 
그래놓고 그러질 말았어야 했는데 하고 한숨을 푹 쉬고 돌아 누워 버리는 거임. 예전의 망기였다면 절대 이렇게 말할 수 없었을 거니까 좋으면서도 마음이 너무 이상한거지.

동시에 그 말에 틀린데가 하나도 없어서 위무선은 뭐 말도 못하지. 그때부터 얽히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되지 않았을 거니까. 근데, 사랑하니까, 너무 사랑하니까 사람이 이기적이게 되는거임. 무선은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다음날 무선이 운몽으로 망기를 데려감. 쪽배보다는 조금 더 큰 배 띄워놓고 노는데, 잠깐 앉았다 가려고 했음. 망기가 연꽃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그런건 모르고 오늘은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온거니까. 근데 의외로 망기가 좋아하면서 연꽃도 한번 만져보고 그러는 거지. 턱 괴고 망기만 쳐다보던 무선이 조용히 연방 뜯기 시작하니까 예전처럼 노려봄. 배값이랑 같이 값을 치뤘다하니, 네가 얼마나 먹을지 모르고 그 사람들은 값을 매겼겠군 하고 중얼거림. 맞는 말임. 위무선은 식탐이 거의 없지만 연방이라면 어쩔 수 없지. 그러고 있다가 어느새 해가지니까 바람이 추운 거. 옆으로 가서 살짝 당기니까 버릇처럼 또 품에 기댐. 자기 옷 덮어주고 연방 한 두개 입에 넣어주는데 피식 웃으면서 받아 먹음. 남잠, 변한게 하나도 없네. 하면서 머리칼을 살짝 만짐. 

거짓말, 하니까 그말에 가슴이 또 욱씬함. 근데 거짓말 아니니까. 이릉 노조 어르신은 거짓말 안해도 됩니다.. 하고 중얼거리듯이 말한 무선이, 예전에 고씨 수학할때 얘기를 꺼냄. 내가 장난이야 원래 좋아하지만 왜 그렇게 네 심기를 거스르고 싶어했겠어? 하면서 옷을 끌어 당겨서 아예 상체를 다 덮어줌. 조금이라도 추울까봐. 무슨소리냐고 하니까 헛기침 한번하고 홀리긴 내가 홀렸다고. 운심부지처 그 청렴한 곳에 청학하겠다고 발 들여놓고 남이공자께 홀려서 가규만 수천번 쓰고 온 사람입니다 제가 하는데 이게 망기를 제대로 웃겼음. 풋. 하고 웃더니 심지어 입가를 가리고 웃기 시작하는데 위무선의 모든 기억 안에서 남잠은 한번도 이렇게 웃은 적이 없는 사람이었음. 

언제? 하고 돌아보는데 무선이 눈을 안 피하면서 네가 처음.. 그러니까.. 그게. 하면서 어물거리는거지. 망기가 입을 떼기도 전에 아 첫눈에 반했다고. 태어나서 남잠 만큼 아름다운 사람 처음봤다 왜. 너무 가벼워? 하고 좀 쑥스러워 하겠지. 원래 이런 말은 영원히 할 수 없을 줄 알았음. 제 손으로 다 망쳤으니까. 근데 오랜만에 운몽에 배띄우고 놀고 있으니, 아주 예전의 감정이 들어버린 거. 이릉노조도 궤도 수사도 아닌 그냥 열 몇살 철없는 위무선. 그리고 그때 위무선이 함부로 너무 깊게 품었던 첫정. 가만히 쳐다보던 망기가 아예 돌아서 허벅지 위에 겹쳐 앉는거. 이때 반사적으로 허리 받쳐주고 안아줬지만 너무 놀라서 숨도 제대로 못쉬었을 듯. 

전에도 입 맞췄지만, 지금 망기가 고개 살짝 내려서 천천히 입 맞추는데 차마 아까워서 눈도 못 감음. 옷자락을 꽉 잡고, 함부로 망기 몸도 만지지 못하는 거임. 살짝 닿았다 떨어진 입술이 너무 아쉬워서 한숨이 다 가늘게 떨리면서 나올 정도였지. 

이런 날이 다신 안 올 줄 알았어. 

무선은 어땠는지 몰라도, 망기는 항상 자기 감정을 고백하길 원했음. 다만 그거 어떻게 하는지 몰랐고 서툴러서 가슴에 넣어뒀을 뿐이지. 갈수록 간절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품고 지냈고, 그게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래도. 자격없는 감정이라도 때때로 생각했지만 적어도 그 자신에게 있어서는 순도 높은 열정이었고 처음 가져본 사랑이었으니까 소중했음. 무선이 저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그렇게 괴롭게 만들때도 없어지질 않았던 감정이니까. 어젯밤 꺼내놓은 건 그냥 성마른 고백에 불과했음. 남망기가 얼마나 겁쟁이였냐면, 이렇게 망가지기전까진 그 말을 꺼내놓을 수도 없었던 거임. 꿈같아, 하고 속삭이는 망기의 등허리를 눌러서 무선이 다시 입술을 겹쳤음. 미안해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죄스러워서 함부로 손댈 수도 없었지만 이젠 그만 둘 방법이 없음. 조심스럽게 입술 열고 들어가서, 혀끝이 닿고, 숨이 섞이는 순간이었음. 

몸을 얼마나 만져댔고 섞었는지 셀수도 없지만 어떤 의미로 둘한테 첫 입맞춤이니까. 첫키스하고 둘다 딸기처럼 붉어져서 돌아오겠지. 망기는 지금 싱숭생숭한 상황에 무선이 자기 몸에서 떨어지는 거 원하지않고, 무선도 눈치 없이 굴지 않을 거 같음. 꼭 붙어서 눈마주치면 괜히 피식 웃고 멋쩍어 하다가도 살짝 입 맞추고 그럼. 

 


이날 저녁 오랜만에 망기가 붓을 들었음. 형장과 숙부 앞으로 서신을 썼지. 내용은 간결했음. 잘 지낸다고. 하는 일 없이 유유자적 지내는 데 이곳의 문주는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아, 당년 청학 시절 좀 더 붙들어 놓고 가르쳤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겨우 이 정도 적었어도 희신과 남계인이 망기 성격을 아니까 얼마나 잘지내는지 파악해낼 수 있을 듯. 얼마나 속 없이 잘해주고 둘이 이전처럼 잘 지내면 이런 말을 다 쓰겠음. 안쓰면 말지, 거짓말하지 않을 성격인걸 아니까. 
남잠은 평안합니다. 동생이 보고 싶은 희신은 몇번이나 그 말을 반복해서 읽었음. 

 

 

 

 

 

 

 

 

별 쓸모도 없는 사족임. 녹기는 사마상. 여의 고금인데 사마.상여가 탁.문군을 금을 연주하고 노래하며 꼬득임. 사 마상.여도 상당한 배추도적 돼지놈인데 빈궁하기 짝이 없어 당시 탁씨 집안 어르신 혈압을 뒤집어 놓음. 그래도 탁.문 군이랑 잘 살고 나중에 사는 것도 괜찮아졌는데, 미쳐서 첩들인다고 했다가 탁 문.군이 이별시를 읊으니 반성하고 빌고 돌아왔다고 함. 쿨럭엔 죄지은 사람들 빨래판에 꿇려 놓는 이야기가 많아서 사마상.여도 그랬다고 하고 뭐그런 말도 있고. 하여간 둘 사이랑 비슷한 건 아니지만 위무선은 결국 나중에 모란이를 맞이하게 되니 어영부영 연관이 있긴함. 

 

 

 

무선망기 이릉함광 망기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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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877c4] - 2022/09/27 10:56

남잠은 평안합니다……… 또르륵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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