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모란망기로 망기를 잃은 후 위무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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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3 21:28
조회수: 1159

이 모란이를 만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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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온정과 위무선이 머리를 마주하고 앉아 고민하고 있었음. 백모란이 어릴 때 모친이 돌아가시고 이후 방치된 터라, 애가 나이가 이제 스물이 다 되어가는데 자가 없음. 보통 사내 나이 약관이면 자를 가지고도 남는데. 그래서 그거 고민하고 있는 거임. 백모란이 순진하고 착해서 밖에 나가서 안녕하세요 백모란이에요 하면 안되니까. 그리고 모란이는 이름도 하필 모란이라 무선은 내심 그냥 자기만 그렇게 부르고 싶어함. 모란이가 소백채 얘기 해놔서 온녕은 소백이라고 부르고 온정은 백채라고 부를 거 같음. 아무튼 이집 배추는 모란이인걸로 

고민하다가 둘이 영랑이라는 이름을 내놓음. 쓰면 다른데, 영자가 위영의 본명과 소리가 같아서 온정이 좀 인상쓰고 쳐다봤음. 새파랗게 어린 애를 데려와서 색시 삼은 것도 가끔 어휴 절레절레를 유도하는데 이렇게 의미심장한 이름을 지어주다니. 그러나 위무선 얼굴 매우 두꺼워서 부끄럽지 않았다 당당하다     

모란이는 온정누이와 부군이 이름 지어줘서 그저 좋다고 함. 모란이 애교가 너무 많아서 무선이가 안 받아줄 수가 없겠지. 모란이는 안기고 업히고 그러는 거 진짜 좋아하고 둘이 있으면 곧잘 무릎에도 올라옴. 처음엔 정실(정실부인의 그 정실)에서 둘이 있다가 무선이가 뭐 읽고 있으니까 무릎에 올라왔음. 뭐에요? 하고 물어보는데 어떻게 내려가라고 함? 그냥 허리 안아주면서 사술책이다. 모란이는 이런 거 읽지마. 하고 은근히 내려가라고 종용했더니 그럼 저는 부군 얼굴 보고 있을게요 하고 귀여움을 떨어서 위무선이 포기했음. 잔망계의 한 획을 그은 위무선이 졌음..ㅋㅋ.. 청출어람이라더니.. 하고 혼자 중얼거릴 정도로. 

그러다보니까 온정도 편하고 무선은 너무 좋고 해서 셋이 있으면 슬금슬금 기대고 달라붙다가 무릎에 올라왔음. 온정이 좀 영랑, 이제 어엿한 성인인데 철없이 굴어서는 안된다 하니까 좀 시무룩함. 무선이 어느새 모란이한텐 약해져서 온정, 우리끼리 있을땐 그러지 말자 하고 설득했음. 모란이가 너무 잘 웃으니까 안 웃으면 오히려 본인이 너무 불편해짐. 무선이도 모란이한테 엄청 감겼는데 얼마나인지 본인도 모를듯. 온정이 일 얘기를 꺼내는데, 새로 일어선 가문이 몇 있었지만 명맥이 굵고 역사가 있는 가문은 여전히 똑같으니까 금씨가, 그리고 섭씨가.. 하며 얘기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고소 남씨 이야기까지 나옴. 여태까지 위무선이 백모란한테 한번도 얼굴을 굳힌 적이 없어서 뭔가 있다는걸 모란도 바로 알았음. 모란이 뭐라고 물으려고 하니까 차갑게 쳐다봐서 애가 놀란거지. 온정이 자리 피해주는데 무선이 우선 달래줌. 무슨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고 한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니까. 

모란이 살짝 눈 내리깔고 있다가 부군 백년을 살았으면 인연이 많았겠지요? 부군은 정이 깊은 사람인데 그 오랜 시간동안 무정할 수 없었을거에요. 맞아요? 하는데 생각외로 백모란이 제법 똑똑함. 아무말 못하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음. 아는 눈친데..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지금은 없고. 그런 말 하지 않아도 상관없을 거 같았음. 위무선은 만가지의 말을 남망기에게 빚졌으니까. 

잠시 고요해지면 위무선도 눈 안피하고, 백모란도 눈 안피함. 마음이 아픈거지 떳떳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 모란이 위무선 손 잡으면서 쳐다보는데 무선이는 지금 고민함. 굳이 안 데려와도 될 모란이를 여기 데려다 놓은 거, (사실 강씨 문중에 데려다 놓고 수행 시킬수도 있었음) 굳이 부인으로 맞이하고 굳이 성에 데려와 굳이 이렇게 같이 지내는 모든 이유 같은 거. 그런데 아무 말이 안 나옴. 웃지 않고 침착하고 처연한 얼굴하는 거 위무선이 너무 많이 봤던 얼굴이지. 지금 백모란 얼굴이 남망기임. 그리워서, 차마 누구에게도 보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면서도 그리워서 미치게 만들었던 사람의 얼굴이 눈 앞에 있음. 

모란이는 지금 위무선이 무슨 생각하는 지 아는 거 같음. 살짝 다가와서 입 맞추는데, 그러고 어깨 위로 끌어 안는 거. 모란이가 안기면 무선이가 안아주는 게 약간 습관처럼 되어 있었음. 

백모란은 맹하 소만에 태어나 이미 열여덟입니다. 

그 얘기 듣고 정말 뒷골이 싸하게 울렸음. 이제 여름이니 백모란 열여덟이지. 우리 애가 백채가 아니라 백화였나.. 멍해지는 위무선. 모란이가 너무 간절하게 입 맞추는데, 처음 두번은 밀어냈다가 모란이 눈물 뚝뚝 떨어지는 거 보고 더 밀어내지도 못함. 모란이가 목덜미에 고개 파묻으면서 자긴 다 상관없다고 함. 

이론적으로는 지금 모란이를 밀어내는 게 맞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모란이가 좋아질까. 그런다고 해서 모란이 지금 이 마음이 어떻게 풀리고 할까 그건 아닐 거임. 모란이가 마음을 준 사람은 위무선인데. 

모란이가 울면 망기의 얼굴이고 위무선은 그게 너무 힘들겠지. 하늘하늘한 옷가지 벗겨 내는데 여기가 침상이 아닌 것도 신경쓰지 않을 거 같음. 안아주는대로 안겨서 계속 눈 마주치려고 하고, 그게 안쓰러워서 입 맞춰주면 양손으로 위무선 뺨 붙잡고 더 간절하게 붙잡겠지. 업보가 쌍수 들고 쫓아오는데 위무선의 경우엔 모란이 눈물이었음. 모란이가 이렇게 쳐다보면, 전에 난장강에 있는 탑에서 있었던 일, 혹은 남씨들 볼모로 잡고 괴롭혔을 때가 생각남. 남망기는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존심을 놓지 않아서 매번 얼마나 참았던건지 이제야 아니까. 제발 울지말라고 홀린 것처럼 모란이 붙잡게 됨. 

그래서 그렇게 초야를 보내게 되는데, 위무선은 백모란이랑 자는 게 맞는데 백모란이랑만 자는 건 아님. 그때 자기가 쌓아놨던 업보가 아직도 거기 있다는 생각에 모란이 정말정말 조심스럽게 대함. 손으로 쓰다듬고, 만지고 풀어주고 하면서 울던 모란이 뺨이 붉어져서 더운 숨만 색색 토하게 만듦. 올라 앉은 모란이가 깊게 들어가서 힘들어하면 허리를 아예 안아서 살짝 들어올려줌. 조금이라도 인상 쓰고 힘들어하면 괜찮냐고 달래주고 미간에 힘주고 집중하고 있을땐 거기만 집중해서 움직여줌. 모란이 머리칼이 짧으니까 한손에 살짝 쥐었다가 놓으면서 백모란이 아니라 황모란 아니냐 하는 농담도 조금하고. 이제 다 울어서 조금 목소리가 탁해진채로 부군 그게 좋으세요? 하면 응. 좋다. 하고 웃어줌. 모란이가 조금도 아프지않고 놀라지 않게 방도 어둡게 하고, 꽉 안은채로 움직임. 괜찮냐고 수도 없이 물어봤음. 아프진 않냐고. 힘들거나 이상하진 않냐고. 어깨 쓰다듬어주고, 계속 입맞춰줬음. 

울먹거리던 모란이가 눈물 다 그치고 멍하게 홀린 듯 바라보고, 그 입술에 또 입 맞추고 또 입 맞춰줬음. 빨갛게 부어오른 입술로 모란이는 이제 정말 부군의 부인이 되었는데요. 하고 중얼거리는 거 들으며 웃었음. 파정하고도 겹쳐 앉은 그 상대로 꼭 껴안고 있었지. 모란이 추울까봐 옷가지 주워서 감싸주고. 

자기 겉옷에 폭 감싸여서 또 초봄에 눈 녹듯이 사르르 웃는 모란이 뺨 만져줌. 울지마. 응? 제발 울지마. 다정했지만 간절한 목소리였음. 모란이가 웃지 않으면 위무선은 다시 과거로 끌려 들어감. 자기 손에 의해서 피범벅이 되고 종래엔 바닥까지 망가졌던 남망기의 얼굴이 자꾸 위무선을 쫓아오니까. 

 

 

 


모란이 모란 필때 태어나서 백모란이라 24절기로 5월 말 생임. 혼례날에 위무선은 그냥 했던 말인데 백모란은 날짜세고 있었음 

 

 

무선망기 무선모란 망기텀 모란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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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cc9dd] - 2022/09/24 00:46

흐으ㅠㅠㅜ달달하고 다정해ㅠㅠㅠ맘이 사르르 녹는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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