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 이릉노조 흑무선과 망기 7
발닦개 라이프를 시작한 무선
시간순서로 흐름은 그냥 무선망기-무선모란임. 무선이가 모란이 만난건 엄청엄청 나중일
연재순은
무선모란 1 2 3 - 무선망기 1 2 - 무선모란 4 -무선망기 3 - 무선모란 5 - 무선망기 - 4 5 6 7
시점 이름 때문에 나눴지만 원하는대로 읽어도 무방
그래서 위무선은 정말 이도저도 못하게 됨. 망기는 더이상 회복될 수 없는데.. 어떻게든 고소 남씨로 돌려보내면 희신이 어떻게든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었음. 며칠 동안 죄스러워서 얼굴 보는게 고통스러웠지만, 근데 또 옆에 없으면 망기가 더 힘드니까. 약수발 들어주고 상처도 돌봐줌. 망기는 무선을 빤히 보는데 이젠 무선이 망기를 함부로 쳐다보지도 못함.
더이상 미동도 하지 않는 피진을 멍하게 보고 있을 때마다 위무선 가슴이 그대로 유리깨지는 소리를 내면서 망가지는 거 같았지. 망기 말이 맞았음. 원기를 다루면, 반드시 댓가가 있을 거였음. 그 댓가가 남망기였다는 걸 알았다면 이러지 않았겠지만.. 자만했던 거 뿐임. 상고의 원한을 이용해 위무선 자신의 원한을 갚았으니.. 그 응보를 너무 쉽게 생각했음.
언제 남망기가 이렇게 그대로 연기처럼 스러지도록 연약했던 적이 있겠음. 온순하게 기대면서 작은 목소리로 왜 이렇게 잘해줘? 하는 거. 지금도 무선이 잘해주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동시에 무선이 자길 그렇게 험악하게 대하는 것도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망기는 몽롱함. 전부다 꿈같고, 현실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간 망가졌음. 무선의 소매를 당기면서 낮게 중얼거리듯이 말하는 거. 위영, 추워서 못자겠어. 그러니까 당연히 밀어낼 수조차 없음. 몸을 틀어서 자기 품에 눕혀주니까 손 뻗어서 위무선 턱을 살짝 쓰다듬는 거지. 지금 생각하는 건 아마 망기는 오래전부터 이러고 싶었던 거 같음. 누구의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 좋을 대로 무선을 안고 매달리고 만지고. 방금, 너 죽는다는 소리 들어놓고 아양을 떠냐고 말은 차갑게 해놓고 무선이 먼저 울었음. 눈물이 길게 뚝 떨어지는데, 너무 무거워서 망기의 가슴팍에 떨어지는 순간이 아플 정도로.
아양? 내가? 하고 피식 웃는데 또 말실수한 거 알고 죽고 싶을 듯. 망기한테 막말하는 것도 버릇된거임 지금. 거기에 망기는 또 익숙해진 듯 타격도 없고. 고소의 벽창호가 무슨 아양이야.. 그러면서 웃는데 예전엔 망기가 웃는 얼굴 자주 보고 싶다고 생각했었음. 이렇게 웃는 거 보니까 좋다기보다는 내가 얘를 어떻게 만든건가 싶어서 사실 마음이 더 괴로운거지.
고소 남씨의 폐인으로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위영. 나.. 너무 지쳤어.
그러면서 빤히 쳐다 봄. 아프고 망가졌어도 이렇게 위무선 속내를 읽어내는 사람은 남망기 밖에 없겠지. 위무선이 돌려보낼 생각하는 것도 간파한거임. 스스로 폐인 소리를 하면서도 여전히 영민해서. 이 시점에서 무선은 약간 정지한것처럼 숨도 못쉼. 보내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죽어가게 두라고.. 그꼴을 보는 걸로 업보가 돌아오는 건가 싶어서 망기 소중하게 안아줌.
그냥 이릉노조 첩질이나 하고 살래. 넌 그 애첩을 아끼는 척이라도 해. 사랑하는 척이라도 해.. 그 말 듣는 위무선 마음이 정말로 종이였다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었음. 아무말도 못하고 부축해서 침상으로 옮겨가니까 자기 허리띠에 손대고, 그건 또 무선이 막았음. 곱게 눕혀주려는데 허리에 힘주고 버티는 거지. 싫어? 이제 정말 싫어? 매일 같이 했잖아. 나는 그래서 네가 내 몸은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어.
눈을 그대로 들여다보면 그간의 총기는 사라지고 혼탁한 슬픔만 남은 것처럼, 어둑하고 깊게 넘실거리는 느낌만 있었음. 무선이 넋나간듯 뺨을 조심스럽게 쓸어내리면서 네가 어떻게 싫어. 너는 내가 마음에 둔 사람인데 어떻게 그래.. 하고 자기도 모르게 진심을 고백하게 됨. 가만히 듣던 망기가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한탄처럼 거짓말. 하고 뱉는데 더이상 망기의 이런 모습에 화가 나지 않는 거지. 그냥 절망했음.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하고 장난 치는 것처럼 살짝 어깨를 깨무니까 망기가 그럼. 내가 사랑하니까..
너무 사랑해서 무선이 조금이라도 고통스러워하는 걸 볼 수 없었고, 다치는 것도 견딜 수 없었고, 정도가 아닌 길을 걷는 것 조차도 고통스러워서 견딜 수 없었던 남망기에게 어쩌면 위무선의 감정이라는 건 영원히 닿을 수 없을지도 몰랐음. 무선이 망기 한정으로 미쳐 돌았던 건 딱하나 남망기가 약점이었고 원기에 의해 그것만 망가진 거였지만, 그걸로 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어. 모든 걸 겪은 건 남망기였는데.
그래서 비겁하게 위무선은 절절한 사랑 고백도 할 수가 없었음. 미안하다는 말도 어딘가 걸린 것처럼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거. 의미가 없으니까. 아무 변명도 못할 상황이지만 무선은 그냥 안은채로 내가 장가도 든 적이 없는데 무슨 첩은.. 남잠. 그.. 이치를 따지면 네가 나의 유일한 도려겠지. 하고 중얼거리는 게 고작이었음. 어떤 진심을 말해도 기름과 물처럼 망기에게 닿지 않을거니까.
나중에 망기가 도려.. 하고 입모양으로 한번 말해본 건 위무선이 몰랐음.
요즘 무선은 이릉노조의 이름으로 뭘 할 생각도 없이 그저 망기 곁에 머무르고 있었지.
매일 곁에 있는 거 망기는 조금은 불편하고 그것보다는 더 좋았음. 죽어간다고 하니까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오히려 후련해진 거. 이렇게 사라진다면 남가의 이름에 해가 되지도 않을 거고, 여태까지 겪은 일이 뭐건 결국 다 사라지는 거니까. 거기다 무선이 어쩐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곁에서 이렇게 대해주면 그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았음. 힘들어하면 옆에서 돌봐주고, 남잠, 하고 다정하게 부르고 염려하고. 아주 오래전 망기가 기억하던 사람으로 돌아온 것처럼 굴었음. 촛불 심지처럼 삶이 타고 있으니까 오히려 생각을 많이 안하게 됨. 위영이 마음을 주길 바랬었고 지금은 그게 진짜가 아니더라도 상관 없었음.
안아달라는 말을 못해서 춥다고 하거나, 아니면 살짝 어깨만 움츠려도 슬그머니 와서 어깨를 감싸는거지. 그러면 망기는 뺨을 가슴팍에 기대고 편할대로 놓여 있었음. 서로 제대로 된 대화도 하지 않으면서 그렇게 기대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음.
얼마전 무선은 말액 다시 씻어서 원래 있던 자리에 뒀는데 사흘째 방치되고 있었음. 며칠 전에 분명히 망기가 힐끗 그쪽을 쳐다보는 거 같아서 가져다 주려고 했는데, 무선이 그쪽으로 가는 거 같으니까 돌아 누워버렸음. 하나하나 원래 남망기를 구성하던 것들이 떨어져나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좀 서늘했지. 충동적으로 자기 팔에 감아뒀음. 그걸로 무슨 짓을 했었는지 생각하다가 자기 팔에 상처내는데 아무 생각 안 들었음. 언제든 망기가 다시 달라고 하면 가지고 있다가 주려고 그런 거니까. 그래도 이거 망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던 거니까, 상하지 말라고 영력으로 보호까지 해둘거임.
온정은 정말 갖은 종류의 약을 끓여주고 망기는 투정하지도 않고 잘 받아먹음. 문제는 위무선이었지. 위무선 세살설은 온정이 정말 싫어하지만 어느정도 믿고 있는 가설로 제일 그녀를 빡치게 하는 거임. 마시는 건 써서 싫고 씹는건 질겨서 싫고 그래서 환으로 만들어서 입안에 기어이 처넣어야 함. 온정은 정말이지 이렇게 무력을 쓰는 의원이 되고자 하지 않았는데..
약 만들고 있으면 기웃거리고 아까 보니까 남잠이 기침을 좀 하던데, 남잠 손이 차.. 똑바로 누우면 힘들어하던데.. 물론 이런식으로 환자의 증세를 이야기 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망기가 잠들때 아주 잠깐 튀어나오는 거라 이 조각조각 던져지는 지식을 받아 정리해야 했으니 그게 좀 짜증난 거 뿐임. 위무선이 망기 챙기느라 본인은 돌보지 않으니까, 그게 무슨 일종의 속죄같은 거라는 거 알지만 성질냄.
당신도 똑같은 환자에요. 약 먹는 거 거른다면 나도 방법이 있어요.
온의원, 나는 몹시 강령하여 산 사람도 잡아먹는 이릉 노조 위무..
가서 남공자께 당신이 아프다고 한 번 말해보죠. 나도 그 사람 마음을 부수는 건 아주 쉬우니까.
바로 온정 쪽으로 걸어온 위무선이 마시는 걸 거부하던 그 지옥처럼 쓴 탕약을 한번에 비우게 했지. 온정에겐 이 모든게 정말 이상한 거였음. 남망기를 이렇게 만든 위무선은 스스로를 견디지 못하지만 떠나지도 못하고, 위무선에 의해 그렇게까지 망가진 남망기는 떠나지 않고 여전히 그를 염려함. 거기다 남망기가 얼마나 염려할지 위무선도 알고 있음. 대체 이게 무슨 관계인지.
위무선이 자력으로, 사실 자력보다는 망기의 덕이 컸지만, 정신을 파고든 원기의 영향을 깨고 나온 건 좋은 일이지만 이게 본인 몸에도 무리가 간단 말임. 무선은 요즘 잠도 안자고 거의 쉬지도 않고 망기만 돌보고 있음. 물론 온정이 뭐 망기는 이해가 가느냐 하면 딱히.. 아무리 생각해도 자길 이렇게 만든 사람 곁에서 조용히 웃거나 챙겨준다고 행복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거 보면.. 이해 못함.. 왜냐면 온정은 외상 전문이니까.. 정신과 쪽은 전공도 아니고 적성도 아니라서 이해하지 않기로함.
근데 또 온정이 골머리 앓을 일이 생김. 망기 상처가 하나도 낫질 않는거지. 하나도 안 나아. 진짜 하나도. 꽉 동여매지 않으면 출혈이 멈추지 않고, 그렇다고 억지로 묶어서 혈류를 방해하면 그것도 몸이 상하니 큰일임. 손이 다친 것도 발이 다친 것도 전혀 낫지 않았음. 하다못해 작은 멍, 생채기 하나까지 방금 생긴 것처럼 조금도 작아지지 않음. 약도 꼬박꼬박 먹고 나름 마음 편하게 지내는데다가 온녕을 시켜서 망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다 준비해서 먹이는데도 차도가 없음. 수선자의 내단이 망가졌을 때에 대한 의학서는 거의 없으니까. 그간 망기는 잘 지냈고 고통스러워 하거나 아파하거나 하지도 않았음. 무선이 돌봐주는 거 그냥 받고 있었고 별달리 부탁하는 일도 따로 없었지만 그냥 좋게 잘 지낸 거지. 무선은 그를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렸다는 죄책감이 들겠지만, 여전히 아무 원망 없이 가만히 쳐다보는 망기의 얼굴이 더 자신을 고통스럽게 함.
무선망기 이릉함광 망기텀 후회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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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 망기 안쓰럽고 너무 가슴아프다ㅠㅠ
ㅠㅠㅠㅠ 망기 어떡하냐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