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 이릉노조 흑무선과 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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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3 22:12
조회수: 1308

 

굳이 읽진 않아도 되긴하지만 무선모란의 전편이라 링크담..... 이어지는 거니까 괜찮지? 

무선모란 - 1    2    3 

 

이게 모란이 이전의 일임. 후회하기도 전이고 망기 잃기 전에 시발짓하는 거 

 

 

난장강으로 향했을 때부터 순박한 연꽃 농사꾼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길을 열었음. 온씨들은 거처를 마련하라고 하고 무선은 이후 사흘 동굴에서 전혀 나오지 않았는데, 이 기간동안 한건 단지 살생명부 정리였음. 결심한 이후 위무선은 위영으로도 무선으로 불릴 일이 없었음. 이릉노조가 그나마 가장 점잖은 호칭이었고 보통은 악귀, 더 내려가면 인간 백정 그런 이름 다 가져다 붙일 정도였음.

망기도 남씨 가문에서 몸이 못 견딜 정도로 적잖게 곤란을 겪는데, 한해를 채우고 단신으로 위무선이 고소에 들어옴. 그냥 온게 아니라 협박하러 왔음. 그것도 아주 제대로. 남가가 전혀 손쓰지 못하게 모든 제자를 공중에 매달아 놓았는데 한사람당 적어도 둘 셋의 악귀를 붙여놓아, 수행이 얕고 어린 수사들 전부가 이미 기절하거나 미력한 반항을 하다가 심하게 다쳐서 혈우가 내리는 거임. 운심부지처 뜰에 흩날리듯 비가 내리는데 그게 다 수사들이 흘리는 피라서 그림이 너무 참혹했음. 위무선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알아서 놀랐고, 이릉노조의 이름으로 알고 있는 이들은 그 명성을 확인해서 놀랐음. 모두 얼어붙은 상황에서 위무선에게 대적한 건 남망기였겠지. 

금족을 받은 것도 있었지만 스스로를 가둔 것도 있었음. 정실 밖으로 나오지 않던 남망기는 여전히 침착하고 단정한 모습이었음. 그가 알고 있는 위무선의 정보를 내놓으려 한것도 아니고, 그에게 대적하려 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운신이 어려울 정도로 처벌 받았겠지. 만악이 되기로 한 위무선에게 대응하지 않는 함광군에 대한 평판이 이미 바닥을 쳤단 말임.

그러나 이날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악신이나 다름없다는 이릉노조에게 달려드는 게 과연 남가의 둘째 공자 다웠음. 

둘이 적이 되었다는 걸 사실 위영과 남잠을 아는 이들은 믿기 힘들었지. 오늘 눈앞에서 보지 않았다면 영원히 믿지 않았을거임. 어린 수사, 문하생들의 명줄을 걸고 둘다 온몸이 피로 젖었지만, 이릉노조는 원래 그렇게 난 사람처럼 아무렇지 않았음. 방울방울 흩날리는 핏물이 망기의 흰 옷자락을 젖어들게 한거. 유일하게 희신은 동생이 이때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걸 감지함. 남들에게는 아무 표정 변화가 없어보이지만, 희신은 동생이 평생 하나의 마음만 가졌던 사람에게  이날 남망기는 정말로 위무선 몸에서 피를 보게 했고, 위무선은 남망기의 다리를 분질렀음. 

남가인들이 마지막으로 본건 다리가 부러졌어도 피진에 의지하여 절대 무릎 꿇지 않는 함광군이었고, 또 혈우를 그치게 해줄테니 일전 우리 사이 좋은 가문들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들 둘째 공자를 내가 돌보는 걸로 하지, 하고 웃는 위무선이었음. 위무선은 원래도 미인으로 유명한 사람이었지만 이렇게 하얀 얼굴로 기분좋게 웃으며 물으니 그 홀리는 듯한 기분에 바늘에 찔리는 듯 공포스러운 거부감을 느끼게 됨. 

누군가 볼모로 달라는 거잖아 하고 외치니 뭐 그말이 더 좋다면 그렇게 하고. 그러면서 힐끗 위를 올려다보는데 너희 수사들 수행이 얕아 곧 죽는다. 이제, 남가의 명산이 큰 무덤이 되겠구나? 하니 다들 안색이 창백해짐. 겨우 버티고 서있던 망기가 피진을 떨어뜨리고 복종하는 기세로 고개를 숙인채 위무선 소매를 붙잡음. 그 모양새가 얼마나 처절했는진 그때 본 사람들만 알겠지. 

말려야했지만, 말릴 수 없잖음. 애들 다 죽일 거냐고. 그리고 그렇게 한다고 해도 아마 남망기가 원하지 않을 건 모두가 알고 있었겠지.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는 의지가 남은 이들이 있었는데, 이걸 꺾은 것도 망기였음. 모두가 모는 앞에서 남망기가 제 손으로 피진을 놓음. 강호인이 패검을 놓는다니.

 한쪽 다리로 버티고 서있던 망기가 쓰러지기 전에 허리를 붙잡은 위무선이 웃었음. 원하는 걸 얻었다는 표정이었지만, 여기서 희신만 사람과 악귀를 잡아먹고 불구대천의 악신이 되었다는 그 위무선도 괴롭다는 걸 알고 있었겠지. 

하늘에 목 매단 듯 악귀들에게 붙잡혀 있던 수사들이 하나둘 땅으로 떨어지고, 몇은 어딘가가 부러지고 다들 멀쩡하진 못하지만 죽진 않았음. 시체처럼 툭툭 떨어지는 이들 받아내고 핏물로 엉망이 된 운심부지처를 돌아봤을 때 둘은 이제 그 자리에 없었음. 

 

남잠과 위영시절에 둘이 했던 건 사랑이 맞았음. 위무선은 사랑하는 사람이, 남망기가 제 발로 찾아오길 바랬던거임. 그가 너무 멀리 간다면 그를 붙잡고, 그가 가려는 길에 같이 올라주건. 그를 말리려고 하건, 아니면 곁에서 돕 건 하다못해 그와 반목하건. 남망기가 스스로를 가두고 위무선과 단절했다는 거 자체가 남망기가 그를 버린 것 같았지.
위무선은 위영으로 믿고 기다렸고 남망기는 오지 않았음. 이릉 노조는 점점 더 고소남씨, 정확히는 남망기가 견디지 못하는 방향으로 이릉을 성장시킴. 
이게 사도였던 탓에 문파로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었으니까, 이릉 노조라고 불리기도 하고 사도를 인정하는 이들에 의해서 종주나 교주라던지 하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음. 난장강은 이제 단지 그 귀곡이 아니라 어엿한 성이 하나 생겼고, 골짜기 안으로 깊게 들어가는 길을 따라가면 위무선이 혼자 쓰는 거처가 나옴. 위무선 자신은 그다지 자각하지 못했는데 남망기가 눈치챔. 여기 정실과 닮았음. 무선은 계속 망기를 기다리고 있었거든. 

걷던 와중 눈치 채는데 다리가 더이상 부러져 있지 않은 거. 고개 들었을 때 이미 위무선이 등 돌려서 빤히 보고 있었음. 피진은 한자루 붓처럼 무게 없이 위무선의 손에 들려 있었고. 그걸 놓은 순간 남망기는 많은 걸 버렸음. 남망기 손에 들려주려는 걸 한걸음 물러서면서 몸 숙여 예를 표함. 위무선은 남망기가 이럴 걸 알았음. 남잠. 이름 부르면서 다가와 허리를 조용히 감쌈. 힘으로 끌어안고. 

하나의 다리는 하나의 다리인 거지. 네 다리가 나았으니, 방금 누군가의 다리가 부러졌지. 누군지 궁금해? 

사마외도는 위영 혼자만의 것이기 때문에 남망기도 내력을 모름. 다만 영민하고 똑똑하니까 주술로 자기 몸에 있던 부상을 누군가에게 옮긴거임. 이런 수단은 잔혹하고 끔찍한데다 비겁하기까지 하니 망기가 견디지 못함. 고요하던 얼굴이 상기되고, 위무선을 밀어 내려고 하는데 안은채로 웃음. 


이릉 노조는 과연 대단하지만 수단없이 일을 도모할 능력은 없다. 하물며 나는 의원도 아니고.. 남이공자 그 옥골같은 근성에 이런 건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하며 남망기 손목 당겨서 자기도 모르게 새겨져있던 주술 같은 걸 보여줌. 혈주인데, 망기 피가 아니라 위무선 피임. 남망기가 자기 몸을 베도록 놔둔 이유가 있었음. 내가 이걸 몇명에게 심었는지 사실 기억이 안 나. 남잠...하고 어깨에 대고 속삭이는 거지. 아마 위무선이 피를 보던 그 자리에 있어야 했으니 남가의 사람들일 거임. 사술과 마도엔 질색하는 남망기가 자신의 몸이 이러한 주술의 매개가 되었다는 걸 어떻게 참겠음. 피진으로 도려 내려는 걸 위무선이 자기 손으로 막음. 살이 찢어졌지만 무선은 조금 놀라지도 않았음. 위무선의 피가 일반인만큼 뜨겁지 않다는 걸 남망기가 지금 알아차림. 

소용없는 거 알잖아. 하고 다시 연인놀음 하는 것처럼 끌어안겠지. 살을 파낸다면 다시 심으면 그만임. 살갗을 전부 노려낸다면 눈동자건 혹은 아예 피부 속이건 어디건 남길 수 있음. 창시자가 하는 사술인데, 아무리 똑똑한 남망기라도 모르는 걸 대응할 순 없잖음. 다른 문파의 검술도 보고 듣고 읽고 공부해야 이해할 수 있는 건데 하물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술이야.. 위무선은 남망기가 자해할 걸 알고 있었으니까. 남망기는 너무 많은 걸 놓아서 지금 당장 중심을 잃은 기분임. 

피진이 단순한 검이 아닌 이유는 자존심이 있기 때문임. 자아가 있어 검령이 살아나는 경우가 아니라, 검 자체의 기운이 주인과 상응하여 절개를 지킴. 그래서 망기가 아닌 누군가 피진을 사용하려 든다면 수편이 자신을 봉인했던 것처럼 쓰지 못하거나 검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들지도 못할 거임. 그걸 무선이 들어다가 대수롭지 않게 침전 어딘가에 올려 둠. 이릉노조의 근거지는 어둡고 습하며 붉은 기가 서려있지만 이곳만은 그렇지 않았음. 음산할 정도로 푸른기가 돌긴하지만 대체적으로 밝은 색의 천으로 장식되어 있고 창살이나 작은 물건들까지 얇은 대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서 어두워 보이진 않았음. 

침상으로 끌어 올리는데 망기가 거부하는 거. 무선은 이런 반응이 반갑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음. 남망기는 힘 자체가 세니까 결국 귓가에 대고 그럼 여기 창문에 남씨 수행자들 목이라도 매달아 놔야 고분고분해질거냐고 묻고 나서야 얌전해졌지. 하의만 벗겨내고 아래를 만졌을 때 망기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는데, 위무선은 남망기가 자신과 교접하는 게 이렇게까지 싫어서 운다는 점에 화가 나는 거임. 한때 이런 사이가 아니었던 때도 있었으니까. 원작보다 자신을 잘 다스리는 무선이었지만 망기는 본인의 약점이잖음. 망기 앞에서 점점 난폭해져가는데 본인이 크게 인지를 못함. 단지 감정적인 요소로만 생각하고. 

 

 

 

 

무선망기 망기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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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e089e] - 2022/09/24 01:02

ㅠㅠ시발짓하는 무선이 넘 조아여ㅠㅠㅠㅠㅠ다른 사람의 목숨으로 망기 제 맘대로 다루는 무선이 섹시해ㅠㅠㅠ분위기는 참담한데 너무 좋아서 입이 안 다물어짐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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