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음인인 망기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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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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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진다.. 길어져...

 

무선망기 주비사윤 

망기텀 사윤텀 + 홍의텀 (?

음인씹

 

       

 

 

 

 

 

운몽으로 돌아왔을 때, 약간 망기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긴 했음. 그때까지 잘 쳐다도 안 보고 있었던 쌍둥이한테 다시 다가가서 다정하게 어르고 달램. 표정 없이 앉아있던 사람에서 조금 달라진 게 눈에 보이는 거지.

 

돌아온 날 저녁에 상처 닦아주고 치료해주는데 망기가 살짝 손 뻗어서 무선이 팔뚝 부분 붙잡음. 모기 만한 목소리로 전에 말한 거 정말이냐고 물어보는데 이렇게 물어본다는 거 자체가 약간 가능성이 있다는 거 아님?

당연하지. 하고 손 꼭 잡고 고개 끄덕임. 무선이 마음은 주비보다 더 잘해주겠다고 지금 의지력 충만함.

 

저녁에 쌍둥이 이름 얘기하면서 붙어 앉아있을 듯. 이런 글자가 어떻냐 하면서 의견 내는 망기한테 다 좋다고 다 훌륭하다고 무선이가 무조건 동의해서 결론이 안 나다가 수애랑 묵염으로 정해주겠지. 아명은 계속 부르던 대로 첫째 둘째라고 부르게 되어서 둘 다 이건 좀 그렇긴 하지만 너무 오래 이렇게 부른 탓에.. 하고 겸연쩍어함. 수애가 힘이 좀 더 세고 덩치도 좀 클 듯. 애들이 크고 나면 얼마나 한심하게 생각하겠냐고 하니까 웃으면서 다 내 탓이라고 하라고 하고 태도 변한 망기가 너무 좋아서 자기 무릎에 앉혀 놓을 듯.

 

 

망기는 애기들 돌봐주고 싶은데 무선이가 자꾸 품에 파고 들고 선선이부터 돌봐달라고 위무선사실은 세 살설을 들고 나와 사람을 당황 시킴.

 

전에 해먹은 가락이 있어서 망기랑 무선이가 잘 지내고, 또 이제 망기 데리고 같이 다니기 시작하니까 또 시중 보내달라는 요청이 오긴 옴. 근데 무선이가 답장을 그냥 응 싫어 이딴식으로 개같이 보냄. 섭씨 형제들에게는 이제 망기한테 그런 거 안 시킨다고 얘기하긴 했고, 섭명결도 보수적인 사람이라 왜? 남씨 가문 음인들 그거 좀 이상하네 하고 뭐라고 하긴 했지만 위무선이 뭐 그러겠다고 하니 알겠다고 함.

 

 

주비는 원래가 차가운 사람인데 사윤이한테만 잘해주는 거고, 무선이는 원래도 잘 웃는 사람인데 망기한테는 더 잘하는 거겠지. 이제 망기가 보고 싶다고 안 해도 사윤이 보러 감. 보고 싶어도 그냥 참고 말 안 하는거니까. 사윤이는 망기네 수애랑 묵염이 되게 예뻐해서 놀러오면 좋아하겠지. 누가봐도 위무선 판박인데 아니라고 망기 닮았다고 우김. 망기를 닮았으면 결국 널 닮았다는 건데.. 하고 의미심장하게 쳐다보면 아 아님; 망기랑 나랑 그다지 안 닮음; 하고 정색하겠지. 사윤이 사실 망기한테 되게 까불 거릴 거 같음. 말도 당연히 잘 안듣고. 평소엔 망기나 남잠이라고 하고 중요한 일 있거나 하면 그때만 둘째형이라고 불러주는 거일 듯.

 

 

사윤이는 주비가 워낙 처음부터 너무 끼고 돌아서 못 넘을 산으로 여기고, 망기는 원래 위무선에게 잘만 보이면 어떻게 한번 해볼 수 있는 대상이었는데 미묘하게 바뀜. 전엔 망기가 남 손타거나 남들이 대놓고 품평해도 무선이가 동의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눈치 내보이면 싸하게 노려보고 있고 여차하면 죽일 기세임. 주비는 바로 들이받는데 무선이는 약간 무리에서 배제 시키는 식으로 알아서들 자중하게 만듦.

 

뭘 해도 의지 없어 보이다가 야렵가면 눈 반짝반짝 하니까 위험한 거 알아도 계속 데리고 다니겠지. 보통은 주비네랑 같이 감. 이것도 위무선이 좀 미안할 수 밖에 없는 게, 운몽에서 친하게 지내는 양인 사형들 중 망기랑 안 잔 사람이 없고 그거 망기가 못 견뎌하니까. 하다 못해 강징도 어느 정도 접촉이 있었잖음. 고소 남씨 수사들이랑도 못가는게 망기가 어떻게 살았는지 다들 아니까 과거 아는 사람들 보는 것도 힘들어함. 망기 주변 사람들 다 끊어지고 고립됐는데 사윤이랑 많이 봐도 택무군, 남계인 정도만 남은 거임. 위무선이 하라고 한 선택은 아니지만 자기로 인해서 망기가 이렇게까지 됐다는 거 요즘만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겠지.

 

오히려 야렵 데리고 다니면서 위무선 좀 안 좋은 소리 듣겠지. 전에가 오히려 양인으로서는 괜찮은 부군이었는데, 음인에게 가혹하게도 야렵 데리고 다닌다는 평 듣지만 신경 안 쓸 듯. 망기가 좋아하면 됐음. 야렵에서 몸 다치면 자기 몸으로 막아주고, 다치는 거 정도는 정말 개의치 않으니까. 한번 다른 양인들과 접촉하고 돌아와서 오랫동안 씻고 살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 물에 자꾸 들어가던 것도 자해의 일종이었던지라 지금이 나음. 알면 알수록 마음이 쓰려서 위무선 망기 정말 솜털 대하듯이 조심조심 대해줌.

 

운몽에 돌아와서 지내는데, 그 음인 수사 요즘은 쓸모가 딱히 없다고 들었다 이런 말 하는데, 무선이랑 친한 사형 하나가 편들어준답시고 하는 말이 전에 얼마나 괜찮았는지를 설명하는 거였음. 잘 젖고 체향이 어떻고 그런 얘기. 위무선이 어떻게 하기도 전에 망기가 양손으로 귀 틀어 막아버리는데 그 반응 자체가 다소는 너무 유아적이었고 필사적이어서 당황함. 어쩌지 못하고 그냥 망기 안아서 들리지 않게 막아주는데 결국 다 과거의 자기가 만들어 놓은 함정이고, 이제 와서 사랑하기 시작했던들 망기는 늘 거기 빠져서 고통스러워하는 거나 다름없었음.

 

이러니 점점 더 운몽에 안 붙어있게 됨. 쌍둥이는 종종 고소에 맡기거나 혹은 강징, 염리에게 부탁하겠지.

굳이 뭐 말은 안 하지만, 주비랑 같이 다녀서 망기 좀 힘들 때도 있을거임. 주비가 워낙 꿩깡한 양인이라 가끔 자기도 모르게 망기랑 사윤이 둘 다 자극시키는데, 사윤이는 자기 몸으로 달래줄 수 있지만 망기는 그냥 참고 끙끙 앓으면서 괴로워함. 그렇다고 이걸 무선이가 알아채고 어떻게 해주려고 하면 심정적으로 더 힘들어해서 너무 심한 거 아니면 무선이도 억지로 모르는 척하고 알아도 고개 돌리고 다른 소리하고 그럼.

 

와중에 망기 애쓰는 게 느껴질 듯. 위무선이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내고 하니까 거기 맞춰주려고 함. 한번은 망기가 자기 얘기 잘 들어주고 하는 게 너무 좋아서 계속 주절주절 떠드는데, 잘 밤에 그러고 있으니 품에 안겨서 졸다가도 자기 팔 꼬집으면서 계속 잠 깨려고 품에서 꼬물거리는 거. 너무 귀여워서 울컥할 정도였음. 그래서 있잖아.. 남잠. 내가 그래서.. 하고 일부러 천천히 말하니까 스르륵 잠드는데 조용히 잠들자마자 뺨에 살짝 입 맞추면서 좋아함. 망기가 너무 오랫동안 다 맞춰줘서 아무것도 모른 건 맞으니까. 늦었지만 이제라도 이렇게 잘 지내면 나중엔 사윤이랑 주비처럼, 그러니까 망기도 언젠간 사윤이처럼 행복해지지 않을까 두근거리는 거. 망기가 정말 행복해졌으면 좋겠음. 먼저 좋아해 줬으니까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아마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설렘.

 

주비가 사윤이한테 말을 안한 게, 사십팔채 떠나서 사윤이랑 살겠다고 선언한 거 때문에 약간 의절 당한 상황이라 당장 못 돌아가서 채의진 쪽에 자리 잡은 거 겠지. 이 상황을 위무선이 알게 되고 주비랑 상의해서 아예 그냥 사윤이 망기를 거점 삼아 새로 터전을 마련하는거임. 자기가 망기를 그냥 음인으로만 대해서 지금 운몽에 놔두는 것도 망기가 힘들어하니까. 위무선 한다면 하는 사람인데다 은근히 주비가 사윤이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거 지켜보면서 자극 많이 받았음. 같은 쌍둥이인데, 한결같이 사랑받아서 행복한 사윤이 보면서 망기 심정은 어떨까 싶어서 걱정도 되고 하여간 급발진을 심하게 밟았음.

 

쌍둥이도 태어났고 하니 갑자기 분가한다고 애들 데리고 나가서 주비네랑 같이 살 집 지어서 살기 시작함. 이러면 일종의 가문, 문파가 되는데 남씨들을 기준으로 모인거라 음인 형제 둘이 가주 노릇을 하게 되니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겠지. 음인으로 살지 않겠다고 수사까지 되었다가 결국 양인들과 혼인한 그 남씨 음인들. 그나마 사윤이는 어디서 양인도 상 양인에 범인이었다가 내단까지 만들어온 무서운 여인을 데려왔고, 거기다 금이야 옥이야 귀하게 여김 받았으니 더 놀랍진 않았을거임. 위무선의 행보가 여러 말 나오게 했지. 단순한 음인으로 쓰임 받았던 남망기가 갑자기 이렇게 대우받기 시작하니 뭔데 싶겠지. 그나마 사람들이 제일 쉽게 받아들이는 건 양인 쌍둥이를 낳아줬는데 당연히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주고 싶겠지 이 정도임. 거기다 워낙 아름답고 기질이 좋은 음인이었으니..

 

사윤이가 그래도 한번은 물어봄. 왜 위무선이랑 혼인했냐고. 우리 둘 다 같이 도망친 삶인데. 망기는 가만히 사윤이 얼굴 보다가 조용히 웃겠지.

..내가 선택을 잘못했어.

더는 설명 안함. 그냥.. 주비랑 함께하는 사윤이가 너무 행복해 보였고, 음인이라서 포기했지만 사윤이와 주비처럼 사랑하고 살 수 있다면, 나중에 누군가 마음에 들어온다면 자기도 겁내지 않고 최선을 다할거라고 생각했던 건데. 그 상대가 잘못된 거지. 주비는 음인들에게 주어지는 삶을 사윤이에게 주지 않으려고 했던 거 뿐이고, 무선이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수선계에서 자랐으니 그게 당연하고 여길 수도 있던 거였음. 그래서 원망하진 않음. 사윤이가 무선이 욕하니까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가 나쁜 사람인 건 아니야, 아윤. 하고 다독이듯이 말하기도 했음.

 

사윤이네랑 같이 살게 되면서 망기 표정도 좀 더 풀렸을 거 같음. 다른 사람들 없이 네 사람, 그리고 아기 쌍둥이들만 있으니까 편하게 여기고 살짝 웃기도 함. 사윤이랑 주비가 내색은 안했지만 둘이 이성적으로 판단해봐도 위무선 좀 직진이 미치긴 했음. 둘 다 정확한 내막은 몰랐지만 망기가 선물처럼 돌려진 거 알고나서는 위무선 좀 경멸했는데 지금은 또 이러고 있고.. 수선계에서 발을 뺄 수도 없는 망기 상황에 붙잡을 건 무선이 하나 밖에 없으니 걱정했단 말임. 망기랑 무선이가 헤어지면 망기 상황 더 안 좋아지니까. 근데 이제 위무선도 뜬금없이 분가해서 망기 하나 붙잡고 살겠다는 결정을 하면서 자기 퇴로를 막아버림.

 

주비는 사윤이 예뻐하고 귀여워하고 친구처럼 투닥투닥 지낸다면 망기네는 좀 망기를 손바닥에 올려놓을 것처럼 부둥부둥하니까 느낌이 다르긴 할거임. 쌍둥이 이제 꽤 묵직해서 안고 있으면 팔 아프다고 한 팔에 하나씩 끼고 있으려고 하고, 수애는 특히 모친 너무 좋아해서 옷이 찢어질 정도로 꽉 붙잡고 매달려 있는데 위무선이 은근히 싸늘하게 쳐다보면서 떼어낼 정도임. 망기가 그러지 말라고 팔 내밀면 마지못해 다시 안겨주긴 하지만.. 사실 장정 둘 정도는 들고 다닐 힘 있는데 망기 너무 유리처럼 대함. 세쌍둥이 중에 망기가 힘 제일 세서 수선계 떠날 때까지 종종 홍의랑 사윤이 망기가 업어주고 들어주고 했었을 듯.

거기다 사윤이가 좀 유난이라고 생각하는 거 중 하나가 별짓 다 했고 (쌍둥이 낳았으니까) 별짓 다 시켜놓고 이제와서 내외하는 게 좀 웃김. 뽀뽀도 되게 조심스럽게 하고, 손이라도 잡으면 헛기침하면서 슬그머니 잡고 그럼. 둘이 잠자리 안 하는 것도 아니면서 이제와서 위무선이 망기 그렇게 대하는 거 좀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거나 망기가 좋아하는 거 같으니까 굳이 뭐 참견은 안함.

 

사윤이도 망기가 많이 힘들어하는 거 알고 있었고 고통스러웠던 거 아니까 조금씩 괜찮아지는 모습 보면서 안심하겠지. 다들 그래서 그렇게 망기가 괜찮아진다고 생각했음. 특히 무선이는 망기랑 진짜 연애할 날도 올 거라고 굳게 믿기 시작함. 망기가 표면적으로는 점점 더 괜찮아보이고 자기한테도 다정하니까.

 

이 시점에 아예 속세에서 자리 잡은 홍의 만나러 갈 듯. 홍의는 수선계 자체에 정이 없음. 형제 둘이 음인이라서 개고생하는 거 봤고, 남희신이 그나마 잘해주긴 했지만 결국 남희신도 숙부도 체제에 순응했다는 점이 꼴보기 싫어서 아예 수선계 쪽은 쳐다도 안보는 거. 형제들이랑은 애틋하니 종종 연락은 하지만 본인이 찾아가진 않음.

 

홍의까지 만나고 나서 위무선은 망기 정도면 다정한거구나 싶고 주비는 이 싸가지는 뭐지 하고 잠깐 생각함. 얼굴이 자기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똑같은 거 아니었다면 딱히 상종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겠지. 근데 홍의가 셋 중 막내 위치라 사윤이랑 망기는 또 홍의한테 져줄 듯. 홍의 만나러 가는 길에 홍의가 좋아하는 거라고 간식도 사고, 날이 추운데 옷은 잘 입고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둘이 자꾸 뭘 막 삼.. 와중에 취향은 극과 극이라서 아 미치겠네 남망기 그게 지금 홍의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하냐 / 남사윤 그 민망한 천쪼가리를 막내에게 줄 생각이냐 하면서 둘이 언쟁도 함. 둘이 싸우지 말라고 주비는 사윤이가 고른 게 예쁘다고 하고 위무선은 당연히 망기가 고른게 예쁘다고 하고 음인 싸움이 양인 싸움되고 뭐 그럼..

 

아무튼 그래서 사들고 온 거 쳐다보면서 홍의는 뚱한 표정으로 협박 당해서 산거야? 하고 옆에 그냥 내려놓음. 간식은 진지한 얼굴로 한 두 입 먹어보고 튀긴지 너무 오래됐다느니, 재료가 신선하지 않다느니 재수 없게 굴어서 양인 둘은 사랑하는 도려들의 형제를 죽이지 않기 위해 좀 멀리 떨어져 있었음. 둘 다 혼인했구나 하고 보는데 음인으로 살기 싫어서 도망쳤던 둘다 양인들이랑 혼인했다는 걸 의아하게 생각함. 근데 홍의는 좀 아 글쿤 이게 너무 잘 되는 애라서 막 물어보고 그러진 않는거임. 첫날엔 홍의가 맛있는 거 먹여주겠다고 음식점 데려갔는데 웬걸 진짜 맛있었음. 잘 먹지 않는 망기도 이 날은 그릇 다 비웠고, 사윤인 너무 많이 먹어서 체할 뻔함. 주비랑 위무선은 진짜 말 한마디 없이 엄청나게 먹어치움.

 

 

홍의는 속세에서는 백리 가문의 족보에 묻어 살고 있어서 백리홍의인데, 대궐 같은 집에 살고 돈도 부족하지 않아 보이고 입은 것도 좋아 보이니 사윤이가 출세했냐고 넌지시 물어보는 거. 홍의가 시험 답안지 읊듯이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왕족이랑 인연이 닿아서 이렇게 됐다함. 인연이 닿아? . 근데 나는 여인도 아니고 음인도 아니어서 황궁엔 정식으로 입궁할 수 없대. 사내는 품계가 없으니 어쩔 수 없지.

 

이게 무슨 소리야 하고 망기랑 사윤이가 이때 처음으로 똑같은 표정으로 기겁하겠지. 홍의 애인 지총이..ㅇㅇ.. 저런 성격으로 연애가 되다니 하고 위무선이 혼자 궁금해하지만 옆에 주비 보고 납득할 듯. 주비도 사윤이 제외하면 얼음장 같고 약간 인간혐오 하는 거 같은데 둘이 잘 살잖음. 짚신도 짝이 있는 세상에서 뭐 저 쌍둥이들 얼굴이면..

 

명의상 벼슬자리 주고, 황실 가족들은 홍의를 일종의 외첩으로 받아들였음. 후궁은 후궁이지만 그렇다고 남성 평인을 진짜 후궁 전에 넣어 놓을 순 없으니 황성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해주고 대우는 후궁과 같게 한 거지. 지총이도 진짜 자주 올 듯. 쌍둥이 보여주고 안겨주니까 잠깐 복잡한 표정으로 망기 보다가 토실토실한 애기들 귀여워 하면서 안아 봄. 홍의가 셋 중 제일 말랐을 거 같다. 그래서 사윤이랑 망기랑 팔 아프지 않냐고 옆에서 걱정해줌. 가만히 홍의 보던 망기가 네가 음인이 아니어서 황실에 들어갈 수 없는 거야? 하니까 홍의가 고개 끄덕임. 형들이 음인이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니까 굳이 그 얘기는 안 하고 싶겠지. 근데 이때 망기가 진짜 사람들 다 기겁시킬 소릴 하는거임.

 

내가 대신 낳아주면 되지 않을까? 막내랑 나는 용모와 품행이 흡사하니 어렵지 않을거야.

 

사윤이랑 위무선은 창백할 정도로 질렸고, 주비는 수선계 개빻은 관습 중 하난가 싶어서 인상 쓰고 있음. 이때 홍의가 냉랭한 목소리로 무슨 미친 소리야 둘째형? 하고 나직하게 말하는게 그렇게 말하는게 홍의 화내는 방식이라 망기가 서운해하는 거. 의야, 왜 화를 내느냐.. 하고 눈 내리까는데 그럴 사람이 아닌데 시무룩해져서는 눈물이 맺히는 거지. 여기서 남망기가 뭔가 이상하다는 거 다들 바로 감지함. 안고 있던 묵염이 내려놓고 망기 손잡고 표정 살피는데 다들 이제야 알게 됨. 망기가 내부는 다 망가져서 애가 지금 제정신이 아님

자기가 뭘 잘못해서 홍의가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서러워하고, 음인의 쓰임이 그런 게 아니냐고 중얼거리는데 위무선은 당황해서 뭐라고 말을 하지도 못함. 사윤이가 둘째형 그럼 내가 그래도 되는거냐고 좀 이성적으로 대화하려는데 넌 안 돼, 넌 단지 정인과 함께한 몸으로 순결하고 깨끗하니 당연히 안 되지.. 사윤이는 안돼. 이러면서 중얼중얼 하듯이 말하는데 동공에 힘이 하나도 없음.

 

홍의가 망기 당겨서 안으면서 위무선 노려보겠지. 근데 위무선도 시퍼렇게 질려서 기절하기 직전으로 보임.

 

 

일단 얘기 좀 하려고 망기 다독이면서 왜 그런 말을 하냐고, 이젠 그런 거 안 해도 된다고 하지 않았냐 하는데 망기가 기이하게 맑은 시선으로 제가 원해요 부군. 부군께서 제가 원하는 건 다 들어주신다고 하셨.. 아니 위영. 내가 원하면 들어준다고 했잖아. 홍의는 반드시 잘 살아야 해. , 하긴 그의 정인이 나같은 것과 함께하면 마음이 좋지 않겠지.. 그래도 그는 아마 내가 홍의인 줄 알텐데.. 아닌가.. 그것도 아마 싫겠지? 보통은 사랑하는 사람과 남이 함께하지 않길 원하니까.. 하면서 혼자 계속 말함. 소름 돋아서 미치겠는데 그렇다고 또 놓고 도망칠 수도 없으니 망기 손 꽉 잡겠지

왜그러냐면 망기는 위무선이 이제와서 사랑을 퍼부어도 그거 흡수를 못 하게 됨. 망기가 음인의 삶을 받아들인 건 그게 당연한 거라고 자기 세뇌해서 겨우 버틴건데, 무선이가 더 이상 그러지 않고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서 소중하게 대해주니까 인지부조화 심하게 온 거. 무선이 좋아해서 혼인한거고 이렇게 대해주길 바랬으니 당연히 마음 한편으로는 좋은데 그러면 그 전까지 겪은 일들은 또 어떡함.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대하지 않는 게 맞는거임. 그래서 위무선이 자길 사랑하지 않아야 그나마 맞는데, 지금은 사랑하니까 또 잘해주잖음. 어떤 의미로는 그게 또 고통스럽고 감당이 안되는 상황인거지.

거기에, 이 상황에서 위무선이 자기에게 싫증 나면 이 작게 누리고 있던 행복도 다 부서진다는 공포감도 같이 가지고 있는 거임. 그래서 무선이가 애정표현 하면 다 받아주고 자기도 비슷하게 해주려고 애쓰고 있었음. 쌍둥이가 음인이 아니라는 점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애들도 양인이라서 어느 정도 공포감을 가지고 있는데다, 이미 자기 몸은 버렸다고 생각하니까 자기 혐오도 같이 가고 있어서 솔직히 망기 정신 상태 다 조각조각 난 상태로 서로 엉겨 붙어 있는 거 뿐일 듯. 겨우 살아가고 있는 거 뿐임. 고통이 극에 달하면 더 이상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거처럼 극한에 밀린 거 뿐.

 

무슨 말을 못 하겠어서 정신 차리라고 어깨 잡고 흔들었는데, 망기 바들바들 떨면서 화내지 말라고 무서워함. 그러면서 자기 옷깃 꽉 부여잡는데 처벌 당할까봐 무서워하는 거 알고 위무선도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겠지. 그때 기억을 떠올리지도 못하겠음. 그때 뿐만 아니라 그냥 망기 몸에 다른 양인들 손이 닿았던 거 전부다

홍의도 살짝 자책하는게 그런 말 하면 안됐다고 생각함. 형들이 음인이라 얼마나 고통스러웠는데 고작 좋아하는 사람이랑 한집 살지 못한다고 그딴 소리나 해서.. 거기다 항상 세쌍둥이 중에 제일 형이라고 자기들 나서서 감싸주고 의젓한 모습 보이던 망기가 그렇게까지 무너졌다는 걸 받아들이질 못함. 사윤이도 사정 비슷해서 밤새 울었음.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모래성처럼 쏟아지는 게 상처고 고통이라, 망기 표면적으로 힘들어하는 거 눈에 보이겠지. 원래도 양인이라면 다 거부감 가지고 있었는데 주비, 무선이, 거기에 쌍둥이까지 힘겨워함. 먹은 거 다 토하고 잘 먹지도 못하고 몸에 자극이 쾌락이 아니라 통증으로 오기 시작하는 지경까지 이름. 홍의에게 추한 모습 보여준다고 괴로워하기까지 하니 뭘 어떻게 못하는 상황이 된 거지. 채의진 쪽으로 돌아가려 하니 홍의랑 주비 의견이, 지금 사람이 이 모양인데 수선계로 돌아가는게 맞냐고 묻는 거. 둘은 수선계가 음인을 대하는 방식이 이 사단의 원흉이라고 여기는 거임. 사윤이는 그냥 망기 데리고 도망치고 싶은데 와중에 망기한테 쌍둥이가 너무 소중하니까 놓고 갈 수는 없음. 그렇다고 해서 또 쌍둥이까지 데리고 도망칠 수도 없을뿐더러 쟤들도 결국 양인이라..

위무선은 그저 절망임.

망기 속이 어떤지도 모르고 혼자 꽃밭이었던거나 마찬가지니까. 안아주고, 입 맞추고 밤을 보내면 조용히 눈 마주치면서 웃어주던 망기 내면이 이렇게까지 망가져있는 줄 전혀 눈치도 못챈거임. 망기가 다른 양인들에게서 자기를 지키는 방법이 위무선이 곁에 있던 거 밖에 없어서 이 상황에도 무선이가 주변에 없으면 극도로 불안해하니 어디 멀리 가지도 못함.

 

갈수록 나빠져서 나중엔 악몽 꾸다 깸. 망기가 울고 발버둥치면 무선이가 안아서 깨워주고, 무슨 꿈인지 묻지도 않고 다독임. 익숙한 양인 향기 맡으면 진정하긴 하지만 일시적인거라 거의 매일 반복되겠지. 자다깨서 혼이 나간 상태로 덜덜 떨면 무선이가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잘못한 거 없다고 달래주고 양인향 풀어서 반강제로 진정 시켜야 겨우 잔단 말임. 사윤이가 옆에 붙어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그런 꼴 보이는 거 자체를 너무 괴로워해서 도움이 안 됐음. 거기다 망기 사고 체계에서 위무선이 아니라 다른 양인이라는 점이 각인 되어있으니까 옆에 다른 사람 있는 거 정말 도움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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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72841] - 2022/10/27 12:53

수선계를 뒤집어 엎어버리든지 해야지 진짜 ㅠㅠ 망기야 다 갈아업고 음인 위주의 세상 만들어서 역지사지 만들어주고는 깨달은것들한테 석고대죄 받고 선독해서 평화로운 수선계 만들어버리자 ㅠㅠ 자기애들도 양인이라 두려워 하는거 불쌍해 죽겠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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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91d1] - 2022/10/27 13:08

ㅠㅠ크흡흡 망기야ㅠㅠㅠ 오랜만에 세 쌍둥이 만나서 즐겁고 행복할 줄 알았는데ㅠㅠㅠ망기가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 진짜 칼처럼 가슴에 꽂힌다ㅠㅠ 햐 내 센세 찌통 장인이야ㅠㅠ 찌통성애자는 요즘 너무 행복하면서 슬퍼ㅠ 제목 옆에 숫자 늘어가는게 너무 좋은데 끝이 다가온다는 걸 아니까 진짜 너무 슬퍼ㅠㅠ 그래도 조금이라도 해감되고 있는줄 알았는데.. 또 보니까 해감이 될 수가 없네ㅠㅜ 그게 맞네ㅠㅠ 무선이 사랑이 망기한테는 독이 될 수밖에 없어ㅠ 자길 사랑하는데 다른 양인한테 보내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싫어하니까 남의 손에 보내서 더럽혔겠지, 근데 이제와서 사랑한다고 하면 그동안 망기가 겪은 일들은 정말 다 뭐가 될까. 그 관행이라는 것도 양인의 시점으로 만들어진 것일테니, 관행 운운하며 그걸 이해하는건 결국 양인뿐이고, 음인은 자신들의 처지때문에 관행을 따르는 거지 그게 이해가 되지 않겠지. 이해할 수가 없지ㅠㅠ 무선이가 망기의 바람을 이뤄주고 싶어해서 스스로 변화하고 있고, 그 관행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결국 그뿐인거지.. 문제를 인지하기만 할뿐 그걸 감당하는 음인의 심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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