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음인인 망기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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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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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압ㅈㄴ주의

 

무선망기 주비사윤 

망기텀 사윤텀 + 홍의텀 (?

음인씹

 

     

 

 

 

 

운몽 사형들이랑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그런 말이 나옴. 왜 이제 남망기 구경 안 시켜주냐 이런 거. 근데 그중 한 명이 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나서더니, 상처도 내지 않고 잘 대할테니 아이 하나만 낳게 망기 빌려 달라고 하는 거지. 음인 취급하지 않고 문객으로 대하며 공경할거라고. 이 사형네 가문이 워낙 손이 귀함. 무선이 미안하지만 안 되겠다고 정색하는데 다른 사형이 당연히 안 되지. 쌍둥이가 양인인데 질 좋은 음인을 어미로 두었으니 연습 대상이 있어야지 어딜 또 빌려주냐고 말을 섞음.

 

위무선은 딱 짚어내서 뭐가 이상하다고 할 순 없는데 그냥 그 말들이 다 너무 거슬려서 됐다고 나 애들봐야 한다고 쫓아냄. 응접실에서 위무선이 사람들 만나는 동안, 안쪽에서 아이들 돌보고 있던 망기도 그 얘기 다 들었음. 무선이 요즘 망기 걱정하느라 아예 멀리 못나간거임. 착잡한 표정으로 창백한 망기 얼굴 보다가 왜 그러고 싶었는지 모르겠지만 물어봄. 그때 왜 나랑 잤냐고. 지금 아무리 고민해봐도 망기는 일반적인 음인들이랑 다름. 망기는 그런 걸 물어 볼 거라고 생각 못 했는지 좀 놀라다가 첫눈에 반했다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함. 부군께서 저를 좋아한다고 착각했다고 덧붙이겠지. 명치가 저릿해짐. 그때 위무선은 그냥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희롱한건데

그 장난질 때문에 남망기 삶이 이렇게 된 거 아닌가 싶음. 물론 음인은 이렇게 사는게 당연하다고 배웠으니까 여기까지 생각이 온거만 해도 위무선도 답 없는 양인이 아니라는 거임. 주비가 너무 좀 넘사로 사윤이를 챙겨서 자극받은 것도 있긴 하지만. 사윤이와 주비는 당분간 운심부지처는 아니지만 채의진 쪽에서 지낸다고 함. 왠지 기분 풀어주고 싶어서 사윤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 말하라고 하겠지. 망기는 입만 웃으면서 신혼인데 자꾸 찾아가는 것도 민망한 일이라고 거절하겠지만.

 

 

그리고 언젠가부터 망기가 그렇게 아끼고 좋아하던 쌍둥이에게서 거리 두는 걸 느끼기 시작함. 젖줄 땐 어쩔 수 없이 안고 있지만, 주변에서 염려하고 걱정하는 건 똑같으나 자꾸 만지려고 하지 않고 가끔은 두려운 듯이 보기까지 함. 애들이 아직 이름이 없이 조금 더 큰 쌍둥이를 첫째, 작은애를 둘째라고만 부르는데 그것도 위무선이 내심 똑똑하고 배운 거 많은 망기랑 이름 같이 짓고 싶어서 내버려 뒀던 거임. 애들 이름 얘기하니까 창백한 얼굴로 뭐.. 뭐든 다 좋다고 하는데 왜 갑자기 두려워하는지 왜 그렇게 아끼던 아이들을 품에 안는 것도 힘겨워하는지 모르겠는 거

위무선이 남망기를 남들에게 보이지도 않고 빌려주지도 않기 시작하니까 음인 수사 폐인됐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함. 완전히 폐물되어 제 구실을 못 하니 위무선이 그냥 가둬놓았다거나, 혹은 이미 죽었다고. 이게 틀린 말은 아님. 무선이가 뭘 시키면 하긴 하는데 그게 아니면 먹지도 않고 잠들지도 않고 인형처럼 멍하게 앉아만 있음. 누구에게 자길 보이는 거 자체를 공포스러워 하는 수준이라 하인들이 방에 들어오면 휘장 뒤에 숨어버리거나 숨소리도 안 들리게 기둥 뒤에 서있거나함. 원랜 음인이 이 지경이면 형벌로 옷 벗겨서 백주대낮에 모두에게 내 돌리거나 혹독하게 처벌 해야하는데 무선인 그저 달래주고, 사람들 안 보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원하는 대로 해줌.

 

그러다 사윤이 쪽에서 주비랑 야렵가려는데, 둘로는 힘들다고 도와달라는 서신이 옴. 무선이는 망기 상태가 이러니 거절할까 했지만 그래도 형제니까 뭔가 답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넌지시 얘기해봄. 숨만 붙어 있던 상태였던 망기가 표정 살아나서 가고 싶다고 하는 거 보고 그래. 같이 가자, 하니 바로 피진 쥐어 잡고 따라나섬. 채의진에서 만나는데, 이날 사윤이가 유달리 망기처럼 입었던 거임. 쌍둥이 가지기 전에 위무선이 한번 시중 들라고 보냈던 다른 가문의 사람이 반가운 척하고 가까이 가는데 주비 양인 향에 놀라서 뒷걸음질 침. 뒤에 세 사람 따라오니까 망기 아닌 거 알고 실수했다고 굽신거림. 주비가 인상 확 쓰고 턱 짓으로만 꺼지라고 하는데, 주비 명성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까 냅다 사라지겠지

위무선은 반사적으로 망기 당겨서 자기 품에 넣긴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게 사윤이가 아니라 망기였다면 저 사람이 저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았을 거 아님. 혼례날에도 붙잡힌게 망기가 아니라 사윤이었다면 아무리 온씨들이어도 아마 주비 때문에 무서워서 그러지 않았을거임. 남사윤은 겪지 않았고 앞으로도 겪을 일 없는 일들 망기는 다 겪었음. 사윤이는 음인의 의무라거나 그런건 알지도 못하고 앞으로도 몰라도 됨. 자유롭고 밝고 주비 옆에서 행복해하는 게 그래서 가능한 건데. 저쪽은 망기 시중 한 번 받고 나서 틈만 나면 다시 한 번만 망기 보내달라고 할 정도로 만족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날 망기 운몽으로 돌아와서 표정 안 좋았음. 평소보다 더 안 좋았고 되게 오랫동안 씻었음

망기 어깨 다정하게 쓸어주면서 저 사람 다신 안 봐도 된다고 다독이는데 창백해진 망기 표정이 그렇게 쉽게 풀리지 않겠지. 다만 천천히 고개만 끄덕였음.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저기 보내서 시중 들게하고 그중 몇 번은 자기 눈 앞에서 하게 만들었는데. 섭명결 정도면 함께 밤을 보냈다고 한들 자랑스러워 해야할 양인 중 하나이며 마지막에 이성을 잃은 것 빼고는 크게 뭐 나쁘다고 생각 안 했음. 근데 지금 보면, 계속해서 친하게 지냈고 섭씨 형제들 만나고 올 때마다 하얗다 못해 파랗던 망기 표정도 떠오름. 적봉존이 너무 험하게 다뤄서 그 뒤로는 한 번 더 달라고 해도 절대 안 줬긴 함

이번 야렵 사냥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공부하는데 망기가 월등히 아는 게 많아서 거의 작전 구상함. 사람이 더 필요했던 이유는 단순히 이 요수가 너무 커서였음. 물리적으로 정말 큼. 도륙 현무보다 더 커서. 덩치가 크니 한 번에 잡아먹는 동물이나 사람이 너무 많은 거임. 얘기 끝나고 식사하는데 사윤이가 주비 요리해 줄 거라고 설치더니 진짜 오리찜을 해옴. 무선이는 은근히 저 부부 별로 안 좋게 봤단 말임. 주비가 사윤이 규율에 안 맞게 너무 오냐오냐해서 형편없는 음인이라고 생각했고, 내심 망기가 더 낫다고 생각함. 망기와 자기가 더 전통적으로 괜찮은 내외에 속한다고 생각했음.

 

 

딱 봐도 손 많이 가는 오리 요리를 해서 가져오더니, 손으로 뼈까지 받아주면서 시중드는데 그 생각도 틀렸다는 거 인정하게 됨. 사윤이는 해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주비 너무 사랑해서 저러는 거니까. 사윤이가 주는 거면 뭘 가져다 줘도 잘 먹었을 주비인데 맛있는 거 해주고 싶다고 새벽부터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요리하고, 자기 양인이 음식 먹는데 옆에 꼭 붙어서 굳이 수발 들고 손으로 뼈 받아주고 반찬 집어주고 하는 거. 망기도 옆에서 자기 시중 들어주는데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으니 망기가 전혀 안 먹는 것도 몰랐음. 사윤이가 이거 내가 열심히 만들었는데 왜 무시하냐고 먹여주니까 맛있다고 살짝 웃음.

 

밤에 잠자리 들 때도 저쪽은 시중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서로 떨어지지 못하는 거니까. 시간 늦었다고 자러 가자고 하는데 누가 사윤이 얼굴 쳐다보고 있는 거 알고 주비가 고개 싹 돌리더니 웃음기 멎은 냉랭한 얼굴로 노려보는 거. 주비 정도 되는 양인이 죽자고 노려보고 화난 티를 내니 음인인게 분명한 사윤이, 망기 힐끗힐끗 보던 사람들이 그대로 다 도망쳐버림. 망기가 예전에 그 표정으로 주비 살짝 보다가 고개 숙임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위무선도 알게 됨. 망기가 부러워하는 거임. 갈망이라기 보다는 체념에 가까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도 알겠지. 부럽고 가지고 싶지만 자긴 그럴 수 없다는 걸 이미 아는 얼굴이었음.

 

 

남잠, 피곤할 텐데 들어가자하고 다정하게 부르는데도 손 모으고 따라 들어오는 거. 예의 바르고 순종적이지만 사윤이랑 주비 같은 느낌은 아니겠지. 아주 오래전 망기도 지금 사윤이가 하는 것처럼 자기를 봤다는 걸 기억해냄. 소매 아래로 살짝 보이는 고운 손끝만 붙잡고 당겨서 방으로 향하고, 내키지 않아 보이니 강요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자리에 누운 망기가 또 스스로 제어를 못하고 허리 뒤채면서 힘들어함. 조용히 몸 위에 타고 올라서 남잠, 하고 이름 부르면서 달래듯이 해줌. 오래오래 입 맞추고 허벅지 안 쪽, 엉덩이 쓰다듬으면서 다정하게 굼. 절정에 망기가 부군, 부군.. 하면서 매달리니까 뺨에 쪽쪽 거리면서 다 받아주고 예쁘다고, 잘한다고 어르고 달램. 몇 번 혼난 적 있으니까 이렇게 칭찬해주면 그냥 본능상 좀 더 안심하는 게 있음.

 

힘들지 않게 신경 써서 안아주고 끝나고 나서도 향 흘리면서 안정적일 수 있게 도와주겠지. 망기는 요즘 자기 제어 못 하는 부분에 있어서 창피하게 생각하고 괴로워 할거임. 그나마 요즘은 무선이가 항상 곁에 있어서 곤란한 상황은 겪지 않았음. 안은 채로 조심스럽게 허리 쓰다듬으면서 혹시 쌍둥이 이름 생각해본 거 있냐고 물어봄. 노곤하게 안겨 있다가 살짝 긴장하는 기색이 있었음. 아직 아명도 정하지 않았으니 천천히 생각해보자 하고 꽉 안아봄. 몸이 말라서 힘 더 주면 부서질 거 같다고 생각하겠지. 망기 향 달콤하고 살짝 차가운데 진하진 않음. 목덜미에 코 박고 있으면 살짝 삼키듯이 숨 쉴 때마다 나는 향기인데 요즘 이렇게 안고 있는 거 너무 좋겠지. 전엔 주비 이해 못 했지만 언젠가부터 망기 남의 손에 넘겨주기도 싫고, 사실 보여주고 싶지도 않음. 살짝 떨어뜨려서 눈 마주치려고 했는데 망기가 눈 내리깔고 있어서 그저 예쁜 얼굴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기만 했음. 쳐다보고 있기만 해도 좋음. 보들보들한 뺨이랑 눈가 한참동안 쓰다듬는데 망기 그러다 스르륵 잠들겠지.

 

산중으로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풍찬노숙 해야하는데 주비도 그렇고 무선이도 그렇고 사윤이랑 망기 엄청 끼고 돔. 둘도 쌍둥이라 성향이랑 그런 거 다 비슷하지만 사윤이는 추위를 많이 타고 망기는 안 탐. 같이 있으면 자꾸 자기 옷 벗어서 사윤이 입혀주려고 하는데 무선이가 못 그러게 막고, 결국 무선이 옷을 사윤이에게 주려고 하면 사윤이가 떫은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아 싫어요 함. 결론적으로 망기 옷은 사윤이가 입고, 무선이 옷을 망기가 입게 됨. 주비는 아무래도 몸이 작아서 옷을 벗어서 뭘 해주진 못함

산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다가 바로 거기서 자리 깔고 자는데, 위험해서 불도 못 피우는 거지. 사윤이 춥다고 망기가 안고 자겠다고 하니, 사윤이가 웃으면서 매달림. 음인들끼리 너무 가깝게 지내거나 혹은 통정하면 혹독하게 처벌하는게 수선계 관례인데 주비는 웃으면서 다 커서도 그렇게 사이가 좋냐고 넘어감. 위무선은 좀 기분 나쁠뻔 했다가 주비 하는 거 보고 기분 좀 이상해짐. 주비는 사윤이가 뭘해도 화를 안냄. 그리고 사윤이도 그런 주비를 신뢰하고 사랑하니까. 망기는 처음을 제외하고는 음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망기가 뭘 시켜도 절대 거절하지 않고 복종했는데.. 그게 좋은게 맞는지 모르겠음. 유순하고 아름다운 음인을 얻어 자랑스럽게 생각했던 적도 있긴 하지만.. 사윤이는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다 말하고 주비에게 숨기거나 감추는 거 하나도 없음. 감정을 솔직하게 다 드러냄. 거기다 부군이나 주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을 부르는데 친근하고 다정함. 대화할 때 둘이 항상 눈 마주보고 입가에 은은하게 미소가 걸려있으니까.

 

망기가 보이는 건 절대적인 복종이지 그런 종류가 아님. 그렇게 만든 것도 위무선임. 곰곰이 생각해보니 처음 시집와서 지낼 땐 지금처럼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던 거지. 정확히 그 처음에 처벌 이후 애가 달라진 거니까. 가까이 할 필요도 없었던 음인들의 서적이나 규율을 자기가 청해서 공부하고 몸가짐을 정돈했음. 그때 위무선과 다른 사형들에게 처벌받으며 눈 마주쳤던 거 떠올리면서 자기도 모르게 소름 끼쳤음. 음인들은 자신의 욕구를 다루는 법을 양인에게서 배워야 하므로 그렇게 처벌하는 건 온당했고, 사실 수선계 기준으로 봤을 때 위무선이 한 건 유한 축에 속했음. 운몽 수선자들 전부를 데려다가 범하게 했어도 심하다는 소리 안 나왔을 거니까. 하얗고 마른 다리가 일곱명 손에 붙잡혀서 아무렇게나 벌어졌던 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컥컥 거렸던 망기 얼굴이나 뽀얀 뺨이 억지로 올려놓은 체온에 붉어져 흐트러 졌던거나. 괴로워 보였지만 그땐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음 

사윤이랑 끌어안고 누워서 살짝 웃는 얼굴 보니까 마음이 더워짐. 처벌받고 나서는 얌전해졌고, 그 후에도 둘만 있을 땐 저렇게 웃었던 것도 같은데. 무선이는 망기 뒤에 누워서 살짝 허리만 안고 주비도 사윤이 뒤에 눕는데 사윤이가 바로 돌아누워서 주비 안음. 망기는 그래도 사윤이 안고 있어서 결국 넷이 어정쩡하게 가깝게 붙어서 자게 됨. 망기 귓가에 대고 남잠은 안 추워? 하니 고개 살짝 저음. 충동적으로 손목 끌어다가 깍지끼고 잠. 주비사윤네는 바로 안자고 둘이 뭐라고 속삭거리고 킥킥 웃고 그러다가 잠들었음.

 

무선이는 수사로서의 망기를 볼 일이 없었는데, 이번 야렵에서 처음보고 놀라겠지. 음인이 수사가 됐다는 거부터 보통이 아니라는 건 알았지만 천재로 이름난 자기보다 뛰어난 거 같기도 하고.. 거기다 자기 몸 다치는 거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음. 잠자리에서 덜덜 떨고 힘들어하는 모습만 보다가 수사로서의 면모를 보니 다른 사람 같다고 여겨지는 거.

 요수는 덩치가 크고 강했지만 주비랑 망기가 너무 손발이 잘 맞았음. 선녀처럼 곱고 아름다운 망기가 행대라고 생각은 못 했는 데, 둘이 양쪽에서 달려들어서 시원하게 요수 처단하는 거보고 자기도 모르게 박수칠 뻔 함. 일이 힘든 건 아니었고 그냥 산속에 너무 깊게 들어왔다가 나가는 거 때문에 시일이 걸리기나 하겠지. 내려다가 하루 정도는 또 산에서 자야 하는데, 이날은 불도 피워놓고 부부끼리 떨어져서 잠. 망기는 내심 아쉬운지 사윤이 쳐다보다가 시무룩한 표정 짓는데 이게 서운하면서도 귀여워서 위무선 조용히 웃었음.

 

다리 다쳐서 피 난 거 자기 옷 뜯어서 감싸주고, 심하게 다친 건 아니지만 피 본 거 신경 쓰여서 챙겨온 약도 좀 발라줌. 괜찮다고 자꾸 몸 빼는 거 발목 잡고 좀 가만히 있으라고 엄하게 말하니까 또 고분고분 앉아있음.

 

대강 정리하고 위무선은 나무에 기대고, 망기는 자기 다리 사이에 앉혀서 가슴팍에 기대게 한 상태로 꼭 껴안고 자겠지. 그 자세가 편하긴 한데 마음은 안 편해서 부군 불편하지 않냐고 바르작거리는데 허리 안은 상태로 위영이 남잠, 나 좀 쳐다봐봐. 하고 뺨에 입 맞추면서 물어봄. 한 뼘도 안 되는 거리에서 눈 마주보고 있으려니 민망한지 살짝 눈 내리까는데 아 왜에. 못생겼어? 하고 안 그러던 투정도 부림.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줄 수 있냐고 하는 거. 입으로 해달라는 건줄 알고 고개 끄덕끄덕하더니 대뜸 허리띠 풀으려 들어서 위무선 놀랄 듯. 아니 처남부부도 있는데.. 하다가 자기가 지금 하는 말이 이상하다는 거 깨닫겠지. 음인은 언제든 양인이 원하면 몸을 열어야 하는 존재고 그 주변에 누가 있건 그런 건 늘 고려 대상이 아니었음. 망기 하얀 손 꽉 붙잡고 품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면서 손가락에도 입맞춤.

 

이제 공대하지도 말고, 위영이라고 부르고 편하게 하라 했더니 그러지 못한다고 고개 젓는 거. 해달라고 몇 번 조르는데 망기가 바늘도 안 들어갈 거처럼 가차 없는 표정으로 거절하니 결국 부군 말인데 거역하냐고 살짝 강압하니까 곤란한 표정으로 알겠다고 겨우 수긍하는거지.

 

근데 새벽에 일생길 듯. 불 피우지 말았어야 했는데 처리했다고 생각해서 불 피웠더니 악귀 붙어서 사윤이랑 망기 홀렸을 듯. 양인 둘은 멀쩡하고 음인 둘만 홀린 거. 주비는 사윤이 바로 붙잡아서 묶어버리고 정신 차리라고 이름 부르고, 망기는 이미 어딘가로 가버린 상황이었음

주비는 사윤이 잡고 있어야 하니까 못 도와줌. 하얀 옷자락이 비틀비틀 어디로 가는 거 발견하고 따라가는데, 망기가 힐끗 보는데 망기 표정이 아님. 요요하게 씨익 입 비틀어 웃는 거 보니까 완전히 홀린 거지. 망기 웃어도 저렇게는 안 웃음. 절벽 쪽으로 가는 거 말리면서 남잠, 남잠.. 남잠. 제발 이리와. 이쪽으로와, 남잠.. 하고 부르는데 망기는 그냥 미친 거처럼 계속 뛰어감. 다행히 이때 다리 다친 거 묶어줬던 천조각이 나무에 걸려서 넘어지고 위무선이 거기 달려듦. 온몸으로 끌어안고 누르는데 죽게 놔둬, 죽고 싶어하잖아 죽게놔둬죽고싶어하잖아죽게놔둬하고 중얼중얼함. 이러니까 이 말은 망기가 하는 말이 아닌데 죽고 싶어 하는 대상은 망기가 맞음

힘으로 눌러서 들고 돌아오는데 망기도 힘이 보통이 아니란 말임.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결국 양인 향으로 누르는데 그러니까 덜덜덜 떨기 시작함. 결박하듯 안아주면서 남잠, 정신 차려. 집에 가자.. ? 남잠. 하면서 간절하게 부르는데 아무 반응이 없음. 무서워서 하얗게 질렸는데 무선이 쪽은 쳐다도 못 보는 거지. 다친 상처도 걱정되고 바들바들 떨면서도 눈 뒤집힌 것도 미치겠고 한데 정신 차린 사윤이가 찾으러 옴. , 둘째 형. 형하고 흔드니까 망기 진짜 금방 정신 차리는거임. 눈물 뚝뚝 흘리면서 아윤, 하고 꼭 안아주는데 사윤이 이미 진정했으면서 응 나 무서워.. 하면서 꽉 안고 있음.

 

무선이는 쳐다보고 있다가 망기 그대로 안아서 일단 내려가자고 함. 산길이 험한데 어검해서 잘 내려올 거 같음. 객잔에 방 빌려서 들어가자 마자 망기 상처 치료해주는데 무선이 화난 줄 알고 망기 되게 조용할거임 

망기가 살짝 아파하니까 아프냐고 올려다보는데 화난 게 아니라 눈가가 다 젖었을 듯. 아무 말도 못 하고 빤히 쳐다보니까 쌍둥이 아직 한 살도 안 먹었는데 모친도 없이 크게 하려고..? 하는데 망기가 그 말 듣자마자 표정이 더 안 좋아지는 거임. 그러더니 제가 없어도 괜찮지 않습니까.. 하고 고개 돌려버림. 음인이라면 누구도 상관없으니 차라리 제가 아닌 편이 낫다고. 망기가 늘 이런 태도니까 사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게 당연했음. 위무선이 망기 생각을 더 알고 싶어하고 더 살피고 하니 요즘은 좀 더 알게 되고, 지금 이 표정이 단지 무뚝뚝한게 아니라 극도로 슬프고 겁에 질린 거라는 것도 알게 됨 . 꼭 다물린 입술 쳐다보다가 저번에 사형들이랑 한 말 듣고 그러는 거 눈치챔. 그때부터 애들 불편해 했으니까. 망기 속이 얼마나 엉망인지 가늠도 안되지만 일단 눈앞에 닥친 거부터 정리하고 싶음. 양인 자식에게 음인을 물려 주는 게 수선계에서 있는 일이긴 하지만 위무선은 거기까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여겼음. 양인이기 전에 우리 아이들이니까 그런 거 안 시킬거라고, 앞으로도 네가 원하지 않은 건 아무것도 시키지 않을거라고 함

망기 눈에서도 눈물 뚝뚝 떨어짐. 죽고 싶은 건 사실이었음. 살고 싶지 않았는데 그걸 악귀건, 혹은 홀린 거건 다 드러냈다는 절망감에 푹 빠짐. 그렇게 속을 다 드러내고 싶은 생각 같은 건 전혀 없었는데. 망기를 정말 잃을 뻔 했다는 게, 언제고 사라질 수 있다는 게 위무선을 돌아버리게 만드는 거지. 몰랐음. 그냥 망기가 얼마나 힘든지 몰랐고 사실 힘든지 조차 몰랐음. 그게 당연한 세상에서 살아서, 자기가 하는 일들이 망기에게 어떻게 닿는지 몰랐음. 여전히 속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망기는 고작 눈물만 떨어뜨림. 망기가 잘못한 거라면 위무선에게 첫눈에 반한 거 밖에 없었음. 끌어안는다고 해서 위로가 될까 모르겠음

소중하게 품에 꼭 끌어안고 다독이겠지. 지금도 위무선은 이해하는 것보다 이해 못 하는 게 많지만, 여기까진 남망기가 위무선에게 다 맞춰줬으니까 자기도 그거 할 수 있다고 다짐함.

 

이제부터.. 네가 원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내가 약속할게. 네가 원하면, 뭐든 해줄게. 남잠. ?

 

가만히 듣고 있던 망기가 품에 거의 묻힌 채로 작게 물어봄. 그럼 죽게 해줄 수도 있냐고. .. 그냥 놔두지 않았냐고 낮게 물어봄. 가두는 것처럼 품에 안은 채라 숨쉬기도 힘들다고 생각함. 솔직히 말하면 망기는 위무선이 자길 싫어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또 없을 거 같음. 감정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무선이가 처벌한 것도 수위 자체는 낮았고, 시중 들라고 보낸 것도 남들은 창기만도 못하게 술자리나 혹은 하다못해 길거리에서도 범하게 내주기도 하는데 그러진 않았으니까. 둘이 있을 땐 나름 다정했고.. 그냥 위무선이 자기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 뿐이었음

안은 채로, 조금만 떨어져 나와서 눈 마주하면서 그러는 거.

 

남잠, 네가 뭘 원하는지 알아. 나도 그녀가 하는 거 다 해줄 수 있어. 다시 시작하자 남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나쁜 기억 하나도 없이 나 또한 너를 그렇게 대할게.

 

뺨도 함부로 만질 수 없다는 듯이 조심스럽게 굴면서, 살짝살짝 쓰다듬으면서 아끼고 귀하게 여김. 앞으로도 이렇게만 대해주겠다는 듯이, 그거 약속한다는 듯이 간절하게 바라보는데 눈물만 떨어뜨리던 망기가 실소를 터뜨림. 차갑기도 하고, 처절하기도 했음.

 

이제와서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누군가 만지지 않은 곳이 없는데, 이젠 몇 명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라고..

 

위무선은 주인된 양인의 명령으로 그렇게 했으니 부정한 것이 아니라고 하려다가 애초에 그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는 거 생각함. 망기는 음인의 삶을 원하지 않아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면서까지 수사가 되었음. 그리고 그 어려운 결정을 단박에 뒤집을 이유가 본인 하나였던 거임. 남사윤도 같은 선택을 했지만 결과는 달랐지. 주비 앞에서 웃던 사윤이, 그러니까 그렇게 행복해하는 얼굴의 망기는 위무선이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거임. 자기 손으로 망가뜨려서 이제 더이상은 없음 

그래도 위무선이 놓아주지 않고, 망기는 갈 곳이 없음. 한참 울고 그대로 안은 채로 잠들겠지. 깼을 때도 무선이 품 안이었는데, 눈이 빨개졌으면서도 살짝 웃으면서 아까 사윤이 주고 갔다고, 자기가 만든 거니까 둘째 형한테 꼭 먹으라고 했다면서 아직 따듯한 죽 그릇 내밀겠지. 사윤이가 만들었다고 하니 또 성의 거절 못 한 망기가 고개 끄덕이면서 받아들겠지. 먹여주겠다는데 그럼 불편해서 못 먹는다고 고개 젓길래 일단 품에서는 놔줌.

 

남잠, 토란죽 좋아해?

.

..아니, 내가 부탁한 거 있잖아.

.. .. 좋아해..

운몽은 질 좋은 토란이 많이 나. 미리 말하지 그랬어.

 

곁에 붙어서 소맷자락 만지작거리는 손이 너무 좋아서 애가 탄다는 느낌이었음. 사윤이가 망기 옷 지저분해진거 보고 마음 아파했다고, 맞는 옷으로 하나 사오라고 돈 쥐어주고 보냈다고 하겠지. 사윤이 취향 잘 알고 있는 망기가 살짝 인상 쓰면서 보는데 사람 같은 표정이라 무선이는 빈축 사고도 반색함

작은 입 오물거리면서 먹는 게 너무 예뻐서 넋 놓고 보다가 부담스러워서 머뭇거리는 거 알고 살짝 고개 돌리고 괜히 자기 손톱이나 쳐다보고 있을 듯

망기 잠들고도 한참 안고 있었고, 졸았다가 사윤이 오자마자 깼는데 사윤이 앞에서도 품에 안고 안 놔줬음. 사윤이도 별말 안 했고 위무선도 아무 말 안 했지만 사윤이 여차하면 망기 데리고 도망칠 각 재고 있었음. 위무선이 체면도 생각하지 않고 망기를 안고 놓아주지 않으니, 사윤은 생각이 읽힌 걸 알고 씁쓸하게 돌아설 수 밖에 없었음.

그렇게 오랫동안 안고 있다보니 그때 망기가 했던 말이 뭐였는지 느닷없이, 그냥 예고도 없이 갑자기 알게 됐음. 혼례식에 입고 갈 옷을 사던날 망기 혼자 중얼거리던 거.

 

더러워.

 

그 모든 일을 겪게 한 위무선보다, 그리고 그 수많은 양인들보다 망기가 견디기 힘들어하는 건 그 자신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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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1f193] - 2022/10/26 17:16

아.. 사윤이가 망기 데리고 주비랑 셋이 떠났으면 좀 행복해졌을까ㅠㅠㅠ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는 사라지지 않을 테지만 셋이 야렵 다니면서 망기가 수사에 대한 긍지를 가지면 그 혐오가 좀 작아지지 않을까 아쉽다ㅠㅠ 죽고 싶어하는 망기가 넘 안쓰럽다ㅠ 부군의 온전한 아내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대로된 어미도 될 수 없는 음인의 삶이 넘 찌통이야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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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d75a] - 2022/10/27 00:11

망기 슬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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