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음인인 망기 2/12

https://sngall.com/articles/63995
2022/10/25 22:00
조회수: 1230

첨에 뭘 쓰려고 했는지도 이제 모를;;

 

 

 

무선망기 주비사윤 

망기텀 사윤텀 + 홍의텀 (?

음인씹

 

  

 

 

 

 

 

주면 주던대로 고분고분 그게 뭐건 약 받아먹던 망기

 

 

 

난산이라 낳으며 크게 고생한 망기가 몸을 추스르는 동안 무선이는 여전히 다정했음. 그 음인 수사가 아이를 둘이나 낳았냐고, 아래가 멀쩡한지 구경 좀 하자는 사람들에게 몸이 상해서 안 된다며 웃으며 쳐냈지만 다 나으면, 이라는 단서가 붙었음.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망기 표정은 미묘했지만 무선이는 거기까진 신경을 못 씀.

 이 시기에 주비와 사윤이가 다시 수선계로 돌아옴. 아무 부탁도 하지 않던 망기가, 사윤이가 보고 싶다고 하니 위무선은 당연히 허락함. 애를 둘이나 낳아줬는데 형제 보고 싶다는 게 뭐 별거라고.

그날 저녁 주비와 사윤이가 망기를 보러 오는데 위무선이 활달하고 성격이 밝은 사윤이를 신기하게 보는 거. 쌍둥이 안아보면서 좋아하는 사윤이를 보다가, 옆에서 살짝 웃으며 앉아있던 주비에게 오늘 저녁 사윤이를 방에 들여도 되냐고 물어봄. 대신 망기를 보내주겠다고. 이 말에 처음으로 망기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놀라고, 사윤이는 대놓고 불쾌해했음. 여태까지 다른 음인들에게 대접 받을 때 망기가 저런 얼굴 한적이 없는데..? 해서 놀라는데 주비가 피식 웃음.

 

 

사윤이에게 듣기로 수선계 질서가 그 모양이라고 하니 한번은 봐드리지만, 한 번만 더 사윤이를 물건 취급하면 위공은 죽습니다.

 

무선이는 그렇게 불쾌하게 여기지는 않음. 속세의 질서는 수선계와 다르다고 하니 그렇게 받아들인 거. 이때 망기가 주비 얼굴 빤히 보고 있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을 듯.

 

속인이 자기를 죽일 수 있기나 한가 싶어서 더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도 있겠지. 다만 며칠 뒤 사윤이와 주비 혼인 소식과 더불어 주비가 내단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놀람. 주비는 속인으로서도 말도 안 되게 강한 무인에 거의 뭐 역사에 남을 정도로 강한 양인인데 단지 사윤이를 위해서 내단까지 만들어버림. 수선인 아니라고 혼인 허락 안 해준건데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해버렸으니 결국 남계인도 두 손 두 발 다 들고 허혼한거지.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당황했는데 옆에서 망기는 혼서 만지작거리고 있었음. 대사형들이랑 이때 주비처럼 뛰어난 양인이 일부일처 하겠다니 놀랍다는 말 주고받음. 단순히 첩을 들이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주비는 아예 다른 음인을 손대지도 않고 사윤이를 남에게 돌리지도 않음. 망기가 워낙 자질이 뛰어난 음인이니 당연히 사윤이도 그럴 텐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사윤이한테 손대려고 했던 양인 하나가 손목이 잘리고 그 후에 몸이 조각조각 잘려서 죽었다고 함.

 

주인 된 양인이 허락하지 않으면 함부로 음인을 취하지 못하는 게 맞지만, 사실 빻은 수선계에서는 이것도 정숙하지 못한 음인 탓을 한단 말임. 근데 주비는 사윤이는 한결같이 소중하게 대해주고 접근하는 이를 깍둑썰기했으니 와 그런 일이 있었냐며 여러사람 입에 오르내릴 말이 되긴 함.

 

쌍둥이 안고 젖 먹이던 망기 보면서 무선이는 뭔가 좀 속이 불편함. 혼인한 지 한해도 되지 않아 아이를 낳아줬고, 그것도 쌍둥이에 양인이니 그게 너무 고마운 것도 사실임. 양인이 가지고 있는 필사적인 종족번식 본능을 충족 시켜준 것 이상의 감정이 있지만 그 감정 근간에 대해서 전부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망기를 보면 단순한 욕정이나 반려자에게 느끼는 친근감 이상의 것이 있는데, 처음부터 가볍게 시작했던 마음이고 명확히 형태를 규정해본 적도 그럴 필요도 느끼지 않아서 여전히 모름.

 

하지만 토실토실하고 뽀얀 양인 쌍둥이는 정말로 수선계 내에서 위무선의 입지가 달라질 정도의 호재였음. 단 번에 양인 쌍둥이를 낳았다는 말에, 나중에 위무선에게 잘 보여서 남망기를 한 번 빌려야 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음. 단순히 성욕 해소에 뛰어난 음인인 것보다 좋은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음인이라면 얘기가 달라지니까. 이런저런 이해 관계 속에서 무선이의 입지는 더 올라갔고, 이걸 명확히 알고 있는 위무선은 진심으로 망기에게 고마워함. 반강제로 했던 혼사에 대한 뒤끝은 당연히 이제 없음. 고집 피워서 혼인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래서 정말 잘해줬겠지. 망기 머리칼 살짝 만지다가 오늘 잠깐 같이 나가자고 함. 입술 달싹이면서 뭐라고 말 할 것 같이 굴었는데 고개만 끄덕이고. 나가서 그냥 정처 없이 걸음. 사람들 많고 소란스러운데 머릿속에 제대로 드는 생각은 없고.

 

그러다가 전에 망기 처벌 받을 때 참관했던 대사형 마주침. 이쪽도 이제 혼인해서 자기 음인이랑 같이 나왔는데, 같이 식사하다가 망기 몸 풀었다고 들었다고, 오늘 시중 받으면 안 되냐고 함. 망기 만큼은 아니어도 자기 음인도 곱기로 이름 좀 날렸다고 씩 웃으면서. 근데 위무선이 좀 곤란한 표정으로 난산이라 힘들었다고 아직은 그렇다면서 다음을 기약하자는 거. 거의 새모이만큼 겨우 먹은 망기 데리고 나와서 또 아무 말 없이 걷다가, 음식이 입에 안 맞았냐고 뜬금없이 물어보니 망기가 고개 끄덕끄덕함. 작게 만든 만두 같은 게 눈에 띄어서 말없이 그거 사서 먹으라고 주는데 쳐다만 보는 거. 왜 그러냐고 했더니 음인은 노상에서 이렇게 함부로 뭐 먹으면 안 된다고 함. 그런 말이 있는 거 알고는 있어서, 왜냐고 물어보니 현숙하지 못하게 배고픔도 참지 못하고 어디 함부로.. 하고 중얼거리는데 주비가 저번에 멸시하는 시선으로 보면서 했던 말이 떠오르는 거지. 사윤이 물건 취급하면 죽는다는 말. 음인을 사람취급 하지 않는 곳에서 나고 자라서 오히려 주비의 말을 이해 못 했었음. 지금 생각하니 주비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함. 주변의 평인들은 오히려 자유롭게 오가고, 수선계가 음인들에게 강요하는 규칙없이 자유롭게 사는 거 같기도 하고.

 

살짝 골목 쪽으로 움직여서 부군이 있는데 누가 뭐라 하냐며 손으로 먹여줌. 가만히 쳐다보다가 침착하게 받아먹는데 귀여워서 웃을 듯. 위아래로 하얀 옷 입은 거 보다가 생각해보니 망기 너는 흰옷 뿐인데 그래도 차려입고 가야지 하고 옷 사러 가기로 함

 

왠지 자기 사람인 거 드러내고 싶어서 무선이가 평소 입는 청회색에 붉은색이 더해진 옷으로 고름. 망기는 워낙 아름다워서 뭘 입혀도 다 예쁘겠지. 웃으면서 쳐다보니까 마주보질 못하고 살짝 고개 숙임. 문득 왜 자기랑 혼인하고 싶어했을까 생각하는데, 지금 마주보지도 못하고 귀가 빨개져 있는 거보니까 궁금해하던 답이 그대로 있는거임. 나 좋아하는 구나. 그당연한 걸 왜 이제 생각하는지 모를 일임. 수선계의 음인은 대접이 좋지 않으니 되는대로 괜찮은 양인을 만나서 혼인하는 거에 급급했음. 망기 역시도 급하게 무선을 붙잡아서 혼인했으니, 자기도 모르게 같은 취급을 했지만 사실 망기는 혼인하지 않아도 상관없었잖음.

 

뭔가 좀 이상한 기분 들어서 머리 장식 골라오겠다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바깥에서 숨 좀 고르다가 들어감. 전신 거울 앞에서 서서 모양새를 확인하던 망기가 뭐라 중얼거리는데 목소리가 작아서 입술 달싹거리는 모양새만 봤음.

 

고소의 머리 장식은 이제 안 하니까, 품질 좋은 비녀 몇 개 보여주면서 고르라고 하니 뭐든 부군이 좋다는 걸로 하겠다고 함. 조용하고 얌전한 목소리가 그냥 예뻐서 뒤에서 살짝 허리 감으면서 네 부군 이름은 아냐? 위영이다. 위영. 하면서 웃음. 반투명한 옥대에 청보라색, 붉은색으로 보석이 상감 된 비녀로 하나 고를거임. 이거 어떻냐고 하니 망기는 좋다고 하고, 위무선은 계속해서 망기 허리 안은 채로 계산함. 돌아가면서 망기 손 붙잡고 걷는데 보통은 양인-음인 부부는 상하관계라 이렇게 안 한단 말임. 한 손엔 오늘 산거랑, 다른 손엔 망기 손 붙잡고 집에 돌아감.

 

 

이미 망기 몸 괜찮아진 상황이라, 돌아가서 살짝 뺨에 입 맞춰보겠지. 망기 진짜 깜짝 놀라는 데 그게 너무 귀여운 거. 동그랗게 커진 눈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제 잘해줄게. 하고 중얼거림. 전에 들었던 거 같아. 당신 규명이 남잠이었지? 하고 조심스럽게 안아봄. 정말 오랜만에 하는 건데 배운 대로 또 자기가 알아서 하려는 망기 손목 잡아서 자기 목덜미 끌어안게 만듦. 착해서 좋긴 하지만 오늘은 가만히 받고만 있으면 된다고 눈 마주치면서 웃음. 처음 잤을 때, 망기 어찌나 서툴렀는지 하다가 위무선이 소리내서 웃을 정도였겠지. 겹쳐 앉아서 하면서 계속 얼굴 살피고 표정 봄. 계속 자극해서 기계적인 흥분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망기 얼굴 계속 보고 싶어서. 말라서 예전만큼 말랑하진 않지만 보드라운 볼에 자꾸 뽀뽀하게 됨. 남잠. 참 곱다. 내가 봤던 누구보다도 제일 아름답다고 밤새 계속 예쁘다, 아름답다 귀엽다 하면서 이름 불러댐. 별거 안 했는데 울먹거리다가 나중엔 안겨서 거의 서럽게 울어댔지만 화내지도 않고 힘들었냐면서 달래서 재워줌.

 

아침에 일어났더니 옆에 없어서 인상 쓰고 찾으러 나갔는데 쌍둥이 돌보고 있음. 생각해보니까 쌍둥이가 보채고 그래서 무선이 자다 깬 적이 한 번도 없을거임. 잠투정하는 첫째 안아서 품에 안고 망기 뺨 감싸고 조물거리겠지. 여태까지 혹시 나 잘 때 계속 이러고 있었냐고. 해산한지 얼마 안 되었고, 난산이라 애가 얼굴이 상한 게 아니라 무선이 깰까봐 무리해서 그런 거 이제야 알았음. 어제 많이 울어서 피곤할텐데.. 하인들 불러서 애들 돌보라고 하고 손수 아침 챙겨 먹이겠지.

 

부드럽게 웃으면서 허리 당기고, 품에 기대게 하면서 다정하지만 조금 음산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할거임. 아이들 잘 볼보니 훌륭하지만, 부인 노릇도 똑바로 해야 하니 앞으로는 함부로 허락 없이 침상에서 벗어나지 말라고 함. 조금 겁먹은 망기가 고개 숙이고 끄덕끄덕하겠지. 마음은 아프지만 피곤하니까 쉬어 이렇게 말하면 말 안 들을 거 정도는 알고 있음. 의무에 대해서는 칼같이 수행하는 망기니까.

 

어쨌거나, 둘이 이렇게 지내도 남망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 임신 전에도 한 두 달 운몽에서 두문분출 하더니 쌍둥이 가지고는 조심한다고 아예 밖에 안 나갔고, 몸 풀고도 밖에 내놓지 않아서 그 음인 수사 남망기에 대해서 다들 약간 전설적으로만 알고 있을 듯. 당시 대사형 여덟 명이 직접 해보고 뛰어나다고 평가했고, 섭명결도 남망기 대단한 음인이라도 여기저기 칭찬하고 다녔으니까 한번 먹어보고 싶어한 사람들 되게 많았음. 거기다가 한해가 되기도 전에 수태하여 덜컥 양인 쌍둥이를 낳았으니 온갖 집안에서 망기 빌려 달라는 말 많이 함. 사윤이는 쌍둥이니까 사윤이 쪽에도 이런 부탁한 사람들 있긴 한데, 작게는 좀 맞았고 실제로 건드리려고 했던 사람들은 주비 손에 다 죽어서 사윤이 쪽으로는 이제 아무도 감히 들이대지 못함. 사윤이는 별로라더라, 음인인데 의무도 모르고 훈련도 적절히 되지 않아 양인을 받지 못한다더라 하는 신포도 류의 소문만 가득함.

 

사윤이 혼인 선물 사러 위무선이 외출한 날이었음. 원작 만큼은 아니어도 영향력이 큰 온씨 가문에서, 온욱이 남망기를 한번 써보고 싶다고 온거임. 따지고보면 위무선은 운몽 강씨도 아니고, 거기다 망기가 이제 쌍둥이를 낳아준 음인인지라 아무리 음인이어도 막 내줄 순 없으니까 거부하는데, 막무가내로 어차피 한두명 받은 것도 아닌 음인 한번 품는 게 뭐가 문제냐고 난동부린 거. 억지로 양인향 풍기면서 남망기 어떻게 해보려고 하는데, 그 향이 역겨워서 망기가 토한거지. 양인을 거절하는 것도 음인에게는 죄인데 역겨워서 토악질까지 했으니 이건 처벌을 받아야 하는 일이 되어버림. 위무선이 없으니 성적으로 벌하지는 못하고 하인들 손에 잡혀서 매맞을 듯. 옷은 벗기지 못하니 찢을 요량으로 엉덩이와 허벅지만 계속해서 때리라고 하는 거. 강씨 집안에서는 굳이 이러고 싶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망기를 위해서 나서줄 의리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결국 피투성이가 되었을 때 위무선이 돌아왔고, 매질 당하는 꼴을 보고 일단 구해줌. 품에 안은 채로 자초지종을 듣더니 그래도 양인을 거부하는 건 죄라고 한마디 함. 이 말이 망기에게는 너무 충격이라 여기서부턴 거의 정신 놨는데 무선이가 몰랐음.

 

그렇다고 해도 부군이 있고, 각인도 되어있고 하다못해 아이까지 둘이나 낳아준 음인을 이렇게 대할 순 없는 거라고 조목조목 따짐. 온욱이 단순히 패악을 부린 게 아니라 양인들에게도 질서라는 게 있으니까 그걸 어겼다는 점을 분명히 짚으면서 할 말 없게 만드는 거. 한명의 음인을 원한 건 문제가 아니지만 양인이 스스로의 욕구를 제어하지 못하고 질서를 어지럽힌 건 양인 사회에서 문제임 ㅇㅇ 축출 당하고 싶은 거 아니면 자중하고 꺼져야 하는 상황 됨. 상황 정리하고 망기 안고 들어가는데 언제부터 정신 잃었는지를 모르겠음.

 

말 잘 듣고 온순하게 굴었는데 오늘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어서 애틋한 거지. 잘 챙겨주고 간호해줬는데 문제는 망기가 하루 꼬박 의식이 없어서 전혀 몰랐음. 깼을 땐 망기가 울음소리 듣고 그 몸으로 또 애들 보러 나올까봐 쌍둥이 돌보고 있느라 옆에 없었거든.. 캄캄한 침실에서 홀로 깨서 멍하게 허공을 몇시간이나 바라보고 있었던 거.

 

들어가서, 괜히 속 시끄러운 얘기 안 하고 사윤이 혼인 선물이라고 옥으로 깎아 만든 원앙 한쌍 사온 거 보여줌. 마음에 드냐니까 살짝 웃으면서 아윤은 늘 원앙을 좋아했어요.. 하고 작게 말함. 망기 웃는 거 진짜 오랜만에 보고 거의 얼떨떨해짐. 혼례식에는 건강하게 가야 하니까, 약 주는 대로 잘 먹고 아기들도 자기한테 맡겨 두라고 함. 망기는 자기도 내단이 있는 수선자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겠지. 그래도 무선이 말 거스르지 않고 고분고분 따르긴 함.

 

혼례식 가는 날 쌍둥이는 안 데려갈 듯. 강징도 연화오에 일이 있어서 못 가는 바람에 강징이 돌보는데, 친조카도 아니지만 목숨처럼 아끼는 애들이라 믿을 수 있을 듯.

 

망기가 이렇게까지 기뻐하는 걸 본적이 없어서 얼떨떨할 거 같음. 아침에 꾸며주는 대로 가만히 앉아있다가, 고소로 돌아가는 길에 소매 살짝 붙잡더니 자기 머리 만지면서 여기 삐뚤어진 거 같은데 괜찮냐고 물어봄. 오늘 눈이 반짝거리고 살아있는 사람 같아서 순간적으로 그간 망기가 죽은거나 다름없는 몰골이었다는 걸 느지막하게 깨닫는 거. 머리칼 살짝 쓸어내리면서, . 예뻐. 하고 품에 끌어당겨서 안아줌. 안은 채로 어검해서 고소로 돌아가니 떠들썩하겠지.

 

사윤이 보자마자 망기가 눈물 그렁그렁해서 쳐다보고, 사윤이는 뛰어와서 안아줌. 음인들이 이렇게 감정 내보이는 것도 수선계에서는 흠으로 보는데 주비가 흐뭇하게 봐주고 있으니 뭐라하지도 못함. 무선이는 아까부터 자기가 알던 망기가 아닌 거 같아서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음. 혼례 준비한다고 주비랑 사윤이 고소에 몆주간 머물렀는데, 주비가 수선계 수준에서는 말도 안 될 정도로 사윤이를 끼고 돌았고 근데 하필 주비는 너무 강하고 해서 다들 사윤이가 뭘 해도 다 가만히 있음.

 

망기가 마냥 기뻐하지만은 못한 게, 온욱이 세가의 대표로 참석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망기를 찾아다닌 거. 혼례식 하기 전에 망기를 먼저 찾아와 오늘은 네 주인에게 허락을 받겠다고 하는데 망기는 발끝만 보며 대답을 안 했음.

 

둘이 혼례 올리는데 음인은 단지 욕정의 도구이고 번식의 매개체인지라 혼례식에서도 장난감처럼 대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단 말임. 당연히 주비가 그꼴 볼 리가 없음. 축하주도 다 마셔주고 음인의 자질을 확인한답시고 아래에 비단천을 끼우고 젖게 하거나, 양인들이 일부러 향을 풀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게 하는 모든 걸 다 용인하지 않음. 사윤이는 내내 웃으면서 즐거워했고 그거 다 주비가 그렇게 해준거겠지.

 

사윤이 얼굴 자체는 망기랑 똑같으니까, 무선이가 알게 될 수 밖에 없음. 자기 앞에서 남망기가 저만큼 행복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음. 부부맞절하고 그 차가운 주비가 환하게 웃으며 사윤이를 맞이함. 아까 식 올리기 전에 이미 1차로 한 주량 하는 수선계 사람들 다 조져놨을 듯. 얼마 안 남은 사람들도 딱히 그렇게 인간 구실할 상태는 아니지만 좀 놀아주고 들어가겠다고 사윤이 먼저 신방에 보냄.

 

사윤이가 마지막으로 망기 얼굴 볼거라고 해서 망기가 먼저 신방에 들어가는데, 무선이한테 허락받고 들어가는 거. 아윤이 마지막으로 얼굴 보고 싶다고 해서.. 하고 머뭇거리는 거 보고 혼인 선물도 아직 못 줬으니 인사하는 김에 가져다 주라고 손에 쥐어줌. 나가려던 망기가 오늘 섭동생 시중 들면 안 되냐고 먼저 물어보는 거지. 섭회상이 저번에 못했으니까 물어보긴 했거든. 약간 이유도 없이 욱하다가 망기가 괜히 이럴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성질 올라오는 거 누르고 침착하게 불어보니까 온가의 그 사람이.. 요구하는 게 싫어서.. 섭동생에게 먼저 시중다고 하면 그도 어쩌지 못하니까.. 하고 말끝을 흐림. 망기가 늘 순종했지만 남들 밤시중 드는 거 기꺼워 하지 않는 건 알고 있었지. 차악을 선택했다는 걸 알고 입안이 너무 써지는 거임. 행복해하던 사윤이 얼굴과 너무 다른 망기 얼굴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리기도 함.

 

아까 행복해보이던 사윤이 표정, 그리고 혼례 후 계속 운몽에서 지내던 망기 표정이랑 겹쳐지면서 생각이 많아짐. 그래도 얼마간 남망기가 자기 앞에서 웃는 얼굴을 보이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쌍둥이 낳고도 애들한테 집중하고 성의를 다해 돌보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음.

 

잘 정리된 머리칼 다시 만져주면서 네가 가면 내 시중은 누가 들어? 하고 웃어줌. 안심하라는 듯이. 남잠 네가 오늘 시중들 사람은 네 부군인 나라고 하니 망기가 오랜만에 정말 조그맣게 미소 지었음.

 

사윤이에게 선물 건네주고, 잘 지내라고 하고 신방 빠져나온 걸 하필 붙잡아서 네 주인에게 허락도 받았다며 강제로 끌고 가던 차였음. 혼자도 아니었고 열명 정도의 온씨 문하생들 양인들이 버글버글 몰려들었던 거. 어차피 주인 허락도 없이 더럽혀지고 나면 버려질 거, 자기가 취할 계획이었음. 무선이가 달려갔을 때 옷은 반 정도 벗겨져서 하얀 어깨와 가슴팍이 드러난 채 머리채가 쥐어 잡혀 있었고, 바닥에 끌려다니느라 곱게 입혀준 옷은 전부 더러워져 있었겠지. 무선이는 잠시 이때 귀에 이명이 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빤히 쳐다보고 움직이지도, 소리치지도 않았음. 그래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위무선이 더러워진 자신의 음인을 버리려고 한다고 생각함. 당한 것도 아니지만 얼굴과 몸이 드러난데다 양인향에 때문에 몸을 제대로 못 가누기 시작한 티가 나니까. 심하면 얼굴 내놓았다고 버리기도 하는 음인씹 수선계에서는 이대로 공창되는거 흔한 일임.

 

이건 홍색 혼례복을 입은 주비가 처리했는데, 원래도 사윤이의 형제니까 도와주려고 했음. 사윤이가 자기가 망기를 불러서 이렇게 된거라고 자책하는 말 한마디 듣고 얼굴색을 바꾸더니 양인향을 풀어버리는 거. 그 가운데 휩쓸려 있던 망기도 같이 영향을 받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함. 온욱과 이 문하생들은 주비 상대가 안 되는데, 양기에서도 밀려서 주비가 향 풀어내니 발정난 개처럼 떨면서 바닥을 기게 됨. 양인이 다른 양인에게 감응해서 기어다니는 건 진짜 말도 못 할 정도로 수치스러운 일이란 말임. 당연히 망기도 견디지 못하고 괴로워하는데 위무선이 차가운 주비 시선 마주하자마자 바늘에 찔린 듯 정신 차려서 망기 안고 나옴. 위무선도 주비한테 휘둘리지 않을 정도는 됨.

 

망기가 끙끙 앓으면서 힘들어하면서도 온순하게 구는 거 보고 일단 얼굴에 상처 난 거 닦아주려는데 잘못했다고 하는 거. 그가, 주인께서, 허락, .. 하셨다고.. 했어요.. 하면서 덜덜덜 떨면서도 어떻게든 말을 이어가려고 애씀. 목소리 다 갈라지고 흥분해서 젖은 게 아니라 극도로 두려워서 젖어든 상태라 아예 동공 다 풀려서 고통스러워함. 몸이 자기 말을 안 듣는 수준을 넘어서 손가락 하나도 제대로 컨트롤을 못하는 지경임.

 

어쨌거나 사윤이는 주비가 망기를 구해준거 봤으니까 안심하고 신방에 들었고, 무선이는 정신 못차리는 망기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니까 결국 품었음. 사윤이는 밤새 사랑받느라 행복했고 무선이는 울며 빌고 정신 못 차리는 망기 진정 시키려고 반 강제적으로 함.

 

이날 밤 이후 망기는 천하고 자격 없는 몸이라고 스스로 근신하겠다며 죄를 청함. 하룻밤 사이 온몸에 상처가 늘어난 데다 아이 낳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다수의 양인들에게 노출되고, 이어서 같은 양인도 잡아 먹는 주비 향에 노출되고 하느라 몸이 만신창이임. 아무 때나 흥분해서 숨 몰아쉬고 다리사이 젖어들어가면 정말 죽고 싶어하는 표정인 거지. 위무선이 몇 번 괜찮다고 말로도 몸으로도 달랬는데 망기가 매번 잘못했다고 깍듯하게 빔. 관계하고 나서 분명히 안고 잠들었는데 깨면 꿇어 앉아있고 그런 식임.

 

한순간에 수선계에서 손가락질 받고 음인보다 못한 양인들 취급을 받게 된 이 온가의 사람들은 집안에 의해서 살해 당하거나 자살했음. 온욱은 세도 가문의 아들이니 더 심각하게 손가락질 받았고, 이걸 만회하려고 자기 수준에서 너무 높은 요수를 상대하려다가 갈갈이 찢겨 죽었음. 일이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된 사이 위무선은 자긴 아무것도 안 했다는 생각이 드는 거. 망기는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덜너덜해서 아예 방 밖으로 나가지도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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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6bbf1] - 2022/10/26 01:19

망기야ㅠㅠㅠ같은 쌍둥이가 다른 환경에 놓여져 다른 취급을 받는게 극명하게 보이는게 장난아니다 진짜ㅠㅠㅠ사윤이의 사랑에 감동해서 자신도 찾아나섰는데 그게 사랑이 아니고 제 삶 찢어놓는 거였다는게ㅠㅠ맴찢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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