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젊은 천자와 말단 후궁 망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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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9 09:49
조회수: 1044

노잼주의

캐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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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는 기분이 좀 이상했음. 분명히 황제도 기분 좋아보였고 그렇게 잘못한 거 없는데 쫓겨나서 그럼. 입 맞추고 다정히 쳐다보는 듯 하고, 또 뭐라 말 할것처럼 쳐다보다가 기력 차렸으면 옷 입고 돌아가거라 하는 말에 놀람. 주섬주섬 옷 꿰어 입는게 뭔가 기분이 되게.. 비참했음. 그 이상한 책들은 망기 손에 쥐어 준 것도 아니고 옆에 있던 시녀 손에 들려줌. 황제의 침실 호위 세명이 망기를 다시 데려다 놓는데 이 과정이 너무 빠르고 간결해서 기분이 이상한 거. 아직도 몸엔 여운이 남았고 다리사이는 이상하게 미끌거리는데. 그렇게 못했나 내가.. 이게 망기가 내놓을 수 있는 제일 진실에 가까운 고민이었음. 

다음날엔 황후께서 말씀하신대로 책 베껴쓰고 졸리면 그대로 엎드려서 자고 있었음. 그러다 얼굴에 글씨 자국 나서 얼마전에 황제궁에서 보내준 새로운 시녀가 얼굴 닦아줬음. 소주, 체면이 귀한겁니다 하면서 잔소리 하는데 망기는 이 일 잘하고 손이 빠른 시녀를 벌써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음. 원래 남망기 궁 거의 절간이었음. 일할 줄 아는 사람도 없고 의지도 별로 없어서 그저 사람 사는 흉내만 내고 사는.. 시녀 두 명이랑 황궁 시위 넷 보냈는데 시위는 눈에 잘 안띔. 혹시 황제가 와서 무슨 말이라도 할까 싶었는데 그러지도 않았음. 

딱히 설명은 못하겠는데 마음이 안 좋음. 그렇게 보내놓고 며칠 동안 아무 기별도 없었고. 마음이 싸하게 식는 기분 느끼면서 며칠 힘들게 보냄. 그리고 그 감정의 뿌리를 모르겠다는 것 또한 문제였음. 하루종일 너무 고요하고 할일도 없었지. 그나마 그 외설적인 책들 몇번 훑어보다가 도저히 못 읽겠어서 질색하면서 끙끙 앓았던게 그나마 큰 반응이었던거지.

그리고 그 중의만 입고 돌아다닌 벌, 나흘 뒤에 백번 다 써서 황후궁 감. 망기 본인도 설명 잘 못하지만 황후궁 가는 거 나쁘지 않음. 연적처럼 대하지도 않고 이상하게 자기한테 잘해주는 느낌이라. 황후도 망기가 내심 저 보는 걸 반가워 하는 거 눈치 챘겠지. 애가 좀 골때리는 타입이라 물론 이유는 모름.

..자네, 필체가..

망기는 진짜 식은땀 흘렸음. 망기 서체가 문제가 크게 있다기 보다는 왼쪽으로 흘려써서 글씨가 다 인사하는 것처럼 생겼고, 글씨를 작게 쓰질 못해서 남들이 그냥 쓰는 글씨의 두 배 정도로 컸음.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할까봐 걱정한거임. 이런식으로 반항한다고 여길까봐서. 황후 표정이 굳어있다가 그냥 피식 웃음. 

용맹한 필체로고.

처음에 황후를 뵈었을 땐 인사드리러 온거였고 두번째는 혼나러 온거여서 내실엔 처음 들어왔을 거임. 망기가 입술만 씹고 있으니까 서체가 원래 이렇게 생겼냐고 묻는데 너무 다정함. 망기가 고개 끄덕이면서 어릴 때부터 글공부를 혼자 해서.. 하면서 웅얼거리는데 황후가 웃는거임. 아이 셋이 아직 어리지만 양육은 유모가 하고, 황제께서는 매일이 바쁘지. 너만 나쁘지 않다면 황후궁에 와서 서체를 배우는 것도 좋겠다 하는데 망기는 좋다고함. 할 일이 하나도 없고 그냥 궁에 앉아서 황제 생각하는 거 좀 힘들었음. 

황제에 대해서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본인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하는데, 그냥 와서 툭툭 건드리고 약올리는 것도 자꾸 생각남. 가만히 있다가 언제고 오실 거 같지만 안오고. 황궁에서의 삶이 쉬울거라고 생각 하지 않았지만 이상한 방향으로 힘들었음. 그리고 무선이 음사를 하는 와중에도 자꾸 부드럽게 입 맞췄던 게 뇌리에 콕 박혀있어서.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입술이 간질간질함. 

황후가 잠시 아무말도 없이 망기 글씨 보고 있는데, 예고도 없이 황상께서 오신다함. 급하게 일어서서 예를 차리니 허리를 펴는 순간에 이미 무선이 거기 있었음. 뭐라고 말하고 싶은데 여기서 망기가 가장 아랫사람이라 허락없이 입을 열 수도 없는 거. 황후도 예를 올렸는데, 아무 말 없이 뒤적거리다가 한참 만에 보니, 신첩은 이 아이 글 구경을 조금 하고 그 김에 차수방에 일러 작은 요기거리라도 가져 와야겠군요. 하고 웃는 거. 무선이 황후께서 이렇게 다정하다고 웃는데 뭔가 어색하게 연기하는 거 같았음. 황후가 일어서고 궁인들이 자리를 비켜주는데 망기는 ?? 하는 상황. 주변을 다 물리고 나서 무선이 망기 쳐다보다가 뺨에 뽀뽀함. 

며칠간 위무선은 정말 바빴음. 국사로도 바빴고, 후궁 전의 일로도 바빴음. 망기는 맹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평화롭게 지냈지만 어제 사람 하나가 죽어나갔겠지. 흔한 후궁 간계에 암투에. 형제 네명이 나란히 벼슬을 한 집안의 후궁 하나가 자존심이 세고 후사를 잇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서 약을 씀. 그리고 그건 황후가 밝힘. 망기 앞에서야 온후하고 현숙하지만 일 있을 땐 무서운분이니까. 

이래저래 난리인 그런 상황에 남망기가 보고 싶다고 해서 달려올 순 없는 거니까. 망기가 정말 저 좋을대로 사는 사람이긴 하지만 놀라서 황후.. 황후궁에서.. 하고 버벅 거림. 망기 말이 맞는게 황후 궁에서 후궁을 희롱하고 있으니 당연히 잘못된 거지. 손목 잡고 확 끌어 당겨서 안아보는데 뭐라하기도 전에 어깨에 대고 한숨 푹 쉬는 거. 

안아보니 알겠음. 너무 보고 싶었다는 거. 황제 침전에 불렀다가 급하게 돌려보낸 그날도 원래 안되는 건데 몰래 그랬던거니까. 어느정도 소문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밤새 데리고 있다가 돌려보내는 거 보다 적어도 밤을 보냈다는 기록이라도 없는 게 나음. 훈계하려고 불렀다는 핑계라도 대게. 물론 비신사적인 방법이었으나 평소 망기 성격을 겪어보니 아마 신경 안쓰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음. 

이 황제의 어려운 사정과 순정을 모르겠지만, 무선이 지금 관심 가지는 후궁은 정말 망기 하나일거임. 더 얘기하고 싶고 하루종일 같이 있고 싶어서 안달난 상황임. 여기서 예상 외로 망기가 황후께 누가 된다고 이건 예에도 안 맞고 하고 당황하는데 위무선도 바로 깨달음. 이유는 모르겠지만 망기는 황후를 꽤 좋게 보고 있고 나쁘게 보여서는 안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는 거임. 가까이 앉혀놓고 손 안놔주는데 보니까 좋은 거. 그 생각이 필터없이 새어나옴. 봐서 좋다는 생각은 안 드느냐? 하고 쳐다보고 묻는데 망기가 눈 똑바로 마주치고 빤히 봄. 오래지 않아 정말 내가 보고 싶었었나 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고 기운이 빠짐. 뭘바라겠음......ㅋㅋ

황후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신다. 
..거짓말이잖아요. 첩질하는 걸 즐거워하는 본처가 어딨습니까. 

또다시 버르장머리의 출처도 없는 말투가 새어 나오는 걸 듣고 잠깐 위황제 넋이 빠짐. 아니 그게 맞는 도리이긴 하나, 그렇게 말하면 또 안되는거지 이게 무슨. 황후보고 본처라고 하질 않나 황제한테 첩질이라고 하질 않나 그러나 그게 재밌는 것도 사실이고. 
아예 망기 쪽으로 돌아 앉은 무선이, 망기 손 당겨서 손가락 만지작 거리면서 한숨 쉼. 황후와는 공경하고 이해하는 사이지 은애하는 사이가 아니란다. 

황후는 원래 선황제의 여관 출신이었음. 여관으로 들어오면 직무 끝내기 전엔 혼인도 못하는 거임 ㅇㅇ 무선이네 형은 즉위를 끝내지 못해서 사후 시호를 받은 거라 엄연히 말하면 선황제가 맞긴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건 무선이네 아버지 말하는 거. 황후는 좋은 집안의 사람이었지만 정말 똑똑해서, 의례로 입궁해 원래는 열다섯 여섯에 출궁해서 미래를 도모할 계획이었다가 거의 말년 병장처럼 눌러앉게 된거임. 태후도 사랑했고, 선황제부터 황후를 그렇게 아꼈음. 워낙 똑똑하고 황궁의 일에도 훤했단 말임. 그리고 무선이네 형이랑 사랑하는 사이였음. 아무 어려움 없이 혼인할 사이였지. 선황제가 급히 돌아가신 바람에 혼인의 의무를 하기가 어려워 우선은 잠저에 두고 출산 후 황후가 되기로 했었던 거. 세상이 뒤집힐 줄 모르고 백년가약을 맺은 연인은 그렇게 헤어졌음. 무선은 다 알고도 황후를 들였음. 위무선은 단지 얼마간 황제의 자리에 머물고 온당한 황손에게 이 자리를 물려주고 떠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거지. 그래서 달리 미련도 없고, 황후가 권력을 행사하건 말건 상관 안함. 둘은 어릴적부터 주먹질하고 자란 친구라서 지금도 약간 그렇겠지. 
황후도 마냥 그렇게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망기에 있어서는 잔혹할 이유가 없음.

오늘도 망기 보고 싶어서 속앓이하는 무선이 마음 편하게 얼굴 보라고 자리 마련해준거임. 아직도 머뭇거리는 망기 보는데 그냥 속이 타고 몸은 더 달아서 막무가내로 끌어 당겨서 입 맞추는데 망기가 바둥거려서 옷이 다 흐트러진 거. 벗기는 게 더 마음에는 맞겠지만 천천히 옷 매무새 다시 만져주는거지. 그렇게 싫으냐? 하고 쳐다보는데 백주대낮에.. 이게 무슨..하고 새빨개진 얼굴로 봄. 무선이는 별생각 안했는데 그때 하다 말고 문 열어 젖힌거 망기는 정말 싫었음. 물론 이유가 있었지만 그걸 망기가 어떻게 알아 

위무선은 속이 타서 죽겠는거. 물론 여기서 일을 벌일 건 아닌데 그래도.. 얼굴만 봐도 좋았지만 얼굴 봤더니 그냥 보고 있기만 할수가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에효 그래 네게 맞춰주어야지 내가. 하고 일으켜서 기둥 뒤에 숨듯이 바로 섬. 황궁 기둥이라는게 사람 네다섯 합친거만큼 두꺼우니까, 둘이 쏙 숨을 수 있잖음. 아무도 없지만 망기가 쑥스럽다고 하니까 어떡함. 해달라는대로 해드려야지. 이제 좀 괜찮냐고 어둑한 구석에서 눈 마주치니까 입술 꼬물거리면서 눈치봄. 

이 황궁이 전부 내것인데 너 때문에 눈치까지 보는 이 정성을 좀 봐줘야지. 

그러니까 망기가 가만히 고민하더니 고개 들어서 먼저 입 맞추는 거. 망기 마음은 전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점점 더 모르겠음. 그래도 껴안고 입술 섞는데 뭔가 간질간질함. 몰래 숨어서 나쁜 짓하는기분. 위무선 젊은 시절엔 당연히 말 안듣기로 유명했음.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지냈고 훈계도 당연히 안 들었지. 그때 기분.

갑자기 망기가 살짝 밀어내더니 물어볼게 있다는 거. 여운이 안가져서 망기 목덜미에 입맞추고 살짝 빨아 당기면서 뭐가 묻고 싶은데? 하고 간지럽게 구는거지. 자기도 모르게 위무선 팔목을 꽉 쥐고 있다가 놓으면서 당황하겠지. 무선이 물어 보니까, 일전에 인연이 많았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러는 거. 뭐 나쁘게 말하자면 붙어먹은 사람이 많았다는 건데. 위무선은 그게 부끄럽진 않았음. 

얼굴이 이렇게 생겼다면 이치에 맞게 다양한 인연을 맺어야 하느니라. 

망기가 이때 인상을 팍쓰고 위아래로 훑어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진짜 작게 끄덕이는 거. 이거 지금 인정한거임 ㅋㅋㅋ 품평 당해놓고 뿌듯해진 무선이 세상에 너같은 부인이 있느냐? 하고 다시 입 맞추는데 잘 맞아줌. 중간에 뭐가 쎄해서 보니까 눈 가늘게 뜨고 보고 있어서 다리 힘 풀릴 뻔함. 아무래 생각해도 망기는 그럴 의도가 있어보이지 않는데. 입을 좀 오물거리더니 황상께서 바쁘셔도 괜찮습니다. 망기는 어디도 갈 곳이 없으니까요. 하고 자기 딴엔 과감하게 허리 안아줌. 근데 위황제 듣기엔 그말이 정말 자기 처지랑 꼭 맞는 것 같을 거 아님. 어디도 가지 못하고 여기 매여있는게. 그래서 더 좋고, 더 간절해지겠지. 

약간 둘이 오늘부터 1일임 

 

 

 

무선망기 망기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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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7e996] - 2022/09/30 22:40

아 너무 귀엽다 ㅎㅎ 샤오왕 황실 AU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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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89eb] - 2022/10/01 00:03

황후 너무 좋아ㅠㅠㅠ필체가 용맹하대ㅋㅋㅋ 그러면서 슬쩍 가르쳐준다고 하는거 넘 다정해ㅠㅠㅠ황후궁에서 망기 부를때마다 걱정으로 ㄷㄱㄷㄱ 거리지 않고 어떤 다정함과 우아함으로 망기 잘 대해줄까 ㄷㄱㄷㄱ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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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80858] - 2022/10/03 21:31

아 근데 같이 설레게 ㅎㅎㅎ 위무선 애타는거 보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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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bc547] - 2022/10/17 16:44

센세 외전 써줘ㅠㅠㅠㅠㅠ망기 자각은 못해도 마음 가고있는 티 나서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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