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로 젊은 천자와 말단 후궁 망기 4

https://sngall.com/articles/61263
2022/09/21 11:59
조회수: 1030

 

노잼수준이 아니라 걍 시트콤되게 생김
근데 원래 걍 소소하게 알아서 잘 사는 말단 후궁 망기 보고 싶었음

 


궁인들 사이에서는 갑자기 승급한 그 남 미인에 관한 이야기가 시끄러웠는데, 일을 벌인 수용은 그날 밤 이상하게도 황후궁에서 '도난 당했던' 물건을 돌려 받게 됨. 임 수용이 멍청하지 않아서 가만 있게 되는거지. 그 짧은 시간동안 뭐가 사라졌는지 어떤 죄명이었는지 알려진 것도 모자라서 훔쳤다고 주장한 물건이 고스란이 돌아왔다는 건 주변이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니까. 황후가 보통 인물이 아님. 임 수용이 여기서 더 설쳤으면 단명했을텐데 머리가 있어서 그러지 않았음. 

망기는 새벽에 잠깐 깸. 여기가 어딘지 궁금해하기도 전에 목이 너무 말랐거든. 차향이 향긋하니까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자기가 침상 바깥 쪽에 있었단 말임. 비틀비틀 걸어가서 미적지근하게 식은 차 마시는데 너무 울어서 얼굴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눈도 아팠음. 멍하게 차 마시고 서있는데 뒤에서 맨발로 돌아다니지 말라는 소리 듣고 아 그렇네.. 맨발이네 하고 생각함.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는데 뭐 걸쳐주길래 어엉.. 하고 찻잔까지 받쳐줘서 꼴깍꼴깍 마시고 이끄는 손에 끌려서 부드러운 침구 위로 끌려 들어가고, 다시 잠듦. 


이래서 이때 위무선은 기가 차지. 기진해서 이러는 거 알겠는데, 동시에 어떻게 보면 망기 배포가 보통이 아닌 거니까. 엉덩이가 아픈지 바로 누우면 뒤척이다가 바로 옆으로 돌아 눕는데, 둘이 합쳐 입은 거 한벌도 안되니까 살이 자꾸 닿음. 그래서 황제는 잠 못 이루고 망기는 실컷 잘 잤음. 아침에 퉁퉁 부어서 일어난 얼굴 보고 놀라겠지. 귀여워서..ㅋㅋ 퉁퉁 부어서 흘러내리기 직전인 뺨이랑 통통하다 못해서 뚱뚱해진 입술 쳐다보다가 입 맞춤. 말랑하고 따듯했을듯. 깨는 거 보고 가려고 했는데 아주 늘어지게 자서 깨지도 않는게 기가참. 자는 척 하나 싶었는데 심장 박동도 일정하고 입술까지 삐죽거리는 걸로 봐선 진짜 자는 거임. 


그래서 약은 오르는데 웃으면서 먼저 나갔음. 
보통 잠자리에 오래 남아있는 사람이 서러운 법인데, 위황제 마음이 더 서운한 아침이었음. 뭐 그렇다곤 해도, 하루종일 따듯하고 말랑말랑한 감각 생각하면서 실없이 피식 웃긴함. 

아무도 모르긴 하지만 황제 요즘 힘듭니다... ㅇㅇ 혼자 저러고 중얼거릴 정도임. 아 사는거 힘듭니다 (중얼) 이럴 정도. 처음 망기랑 했을 때도 그냥 이성을 잃었던 게 아님. 한때 세상 유람하고 좋을대로 살았던 청년 장수가 궁에 갇혀 짐승에게 몸 뜯기듯 사는 기분임. 새가 하늘을 날고, 말이 초원을 달린다는 말이 무선의 마음을 긁을 수 밖에 없었음. 그 삶은 원래 위무선, 위영이 살았던 삶이고 어쩌다 잃어버렸던 거임. 망기가 후펴팔 생각이 있어서 파낸 상처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됨. 
그래 놓고도 품었으니 좋았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서 좋았음. 식사도, 혹은 피곤해서 차한잔 마시려고 해도 순번에 이해 관계 얽힌 후궁들 만나러 가야 하느라 요즘 정말 쉽지 않은데도, 다른 거 없이 그냥 그 생각하면서 웃음. 


품계만 송에서 따온거긴 한데 사실 비 정도 아니면 책봉례같은 건 안하긴 함. 달라진 건 거의 없고, 하사품 받고 뚱하게 앉아있는데, 간밤이 고되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 품계 이름이 싫은거임.

남 '미인'. 그냥 그 소리가 듣기 싫었음. 어렸을 땐 토실토실해서 예쁘다는 소리 들어본 적 없는데, 십대 초중반 부터 키 크고 늘씬해지면서 예쁘다는 소리 들었고 남망기 본인은 질색했음. 그때 어릴 땐 본인도 이내 자라서 어엿한 무관이 될 거라고 여겼기 때문이지. 어느 장수가 예쁘다는 말을 들음? 나중에 무관이 본인 적성이 아니라는 걸 알고도 그냥 싫어했음. 

단지 가문의 엄격하고 돈후한 풍격에 따라 장수가 될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춘기 시절에 생각이 바뀌고 나서는 세상에 시비하지 않고 되는대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았단 말임. 풍족하고 격 높은 가문의 적자로 태어나 좋은 것을 누리고 살았으니 이 정도 책임을 지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냥 마음이 그런 거고. 어쨌거나 남망기는 아직 어림. 

이러한 망기에게 황후궁에서 사람이 찾아옴. 당당하고 차가운 얼굴의 궁인이 남 미인은 궁례를 알지 못하고, 예법에 익숙하지 못해 황후궁에 문안하는 것도 잊었으니 이를 일깨우러 왔다는 거임. 

황제가 그냥 승급을 해주는 게 아니라 황제가 지의를 내리고 황후가 내궁의 주인으로서 명을 받들어야 하니까 사실 사은해야함. 물론 망기는 조금도 감사하지 않을뿐. 거기는 아직도 아파서 미간 찌푸리고 인사드리러 감. 왜냐면.. 예법은 지켜야지. 꼰대신이 망기를 막 조종함

 

 

황후궁으로 들어오는데, 호의는 없었지만 악의도 없었음. 궁인들은 이제 갓 진봉한 후궁에게도 조용히 예를 올렸고, 정도 받고 영광도 받는 황후가 괴롭히려면 방법이 많지만 별일 없었음. 괴롭히러면 아주 이른 시간이나 아주 더운 시간에 불러 밖에 서서 기다리게 만들거나, 혹은 차를 대접한다면서 벌레나 모래 같은 걸 넣는 저급한 수도 있었지만 그런 거 없었음. 침착하고 맑은 향기가 감도는 궁이라 망기는 걸어가면서 여기 어딘가 내원이 잘 꾸며져 있겠구나 하는 생각 정도만 함. 

미인이 멍청하면 삶이 쉽지 않단다. 

근데 첫마디가 너무 매워서 정신이 좀 들었음. 생각해보면 고작 임 수용도 본인을 크게 곤란하게 할 수 있었단 말임. 망기는 그냥 무릎 꿇고 앉아서 예를 올림. 그게 질문이 아니라서 대답할 수 없고, 내궁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았는데 함부로 입 열 수도 없는 노릇임. 미인은 중의적인 표현이지. 품계를 말하는 거 (애매한 위치), 동시에 남망기 얼굴 예쁘다는 거기도 하고. 

그래, 남 미인 얼굴 좀 보자. 

그런다고 또 고개 들고 있음. 살짝 고개 들어서 황후를 보는데, 입궁 전에 들은 말이 황후와 황제는 사이가 아주 좋기 때문에 둘 사이에 문제가 될 정도로 총애받은 후궁도 없다는 말이었음. 황후는 단아한 미인으로 약간 화려한 미인상인 무선과는 전혀 결이 다른거지. 망기가 무례할 정도로 빤히 보게 되는게.. 얇은 붓으로 거침없이 그린 것처럼 수려한 사람이라서 그럼. 

잠시간에 자네를 살펴보니 황상께서 홀린 이유를 알겠다. 
....
입술이 뚱뚱하구나. 

한참만에 놀리는 걸 알았음. 이때 남망기가 얼마나 놀랐냐면 허리 펴고 앉아있다가, 옆으로 살짝 비틀거릴 정도였음. 선녀도의 가장 인자하고 아름다운 선녀처럼 생긴 분이 이런 말을해? 통통한 입술이 살짝 씰룩이는 걸 보고 황후가 킥킥 웃음. 위영과는 어릴 적부터 친구로 격없이 지냈는데, 서로 나이가 들고 사정이 생기고 나니 오히려 공경하는 부부가 되어 이런 재미가 없었단 말임. 

망기는 황궁의 부부가 자기를 놀리는 것을 좋아하니 어쩐지 앞으로의 일들이 그렇게 즐겁지 않을 거 같았음. 하나는 울리고 희롱하며 하나는 입술이 뚱뚱하다고 함. 남망기가 별 생각이 없어서 모르지만 이날 망기 잘 먹고 잘 놀고 갔고, 대접한 음식이 죄다 고향에서 만드는 음식들이며 그것도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들 밖에 없다 = 황후는 그대에 대해서 다 알고 있다 이런 선전포고인데 전혀 모르고 와 맛있다 하고 안남기고 다 먹음. 성질 건드려본것도 사실 맞김함... 안 건드려져서 그렇지. 황후도 계속해서 내궁을 관리해야 하는 사람인데 황제가 급작스레 총애하게 된 후궁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어느정도는 기강을 잡아야 하니까 부른 거. 다만 남망기 캐릭터는 어쨌거나 일반적인 후궁캐가 아니었을 뿐 

이 일 이후 황후가 굳이 망기를 나쁘게 보진 않음. 간계가 없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생각이 없어보여서..... 근데 후궁은 노띵킹이 굿띵킹임

 

남망기의 고민은 저녁에 더 깊어지는데, 위무선이 애 놀린다고 입던 옷은 세탁하고 수선한다며 다 빼앗아가고 세상에서 가장 촌스럽고 화려한, 알록달록한 꽃무늬 옷만 보내준거임. 얼마나 지랄 맞냐면 완벽한 보색 대비를 이루는 형광에 가까운 보라색 비단에, 번쩍번쩍하는 금실로 징그러울 정도로 토실토실한 꽃무늬가 수 놓아져 있는, 거기다 잎사귀는 개구리가 토한 것처럼 지랄 맞은 연두색으로 수를 놓은 그런 거. 망기는 무채색 옷을 좋아함. 무채색 옷만 좋아함. 때문에 쳐다보다가 구역질 할 정도로 싫어해서 제일시녀가 옆에서 애 들어섰나 하고 놀랄 정도였음. 

위무선이 유치하게 구는 건 스트레스 풀 구석이 남망기 밖에 없어서 그럼. 솔직한 심정으론 속궁합이 끈적해서 매일 품고 안고 싶지만 지금은 그러지도 못하니까. 필사 시킨 것도 얼굴 보려던 건데, 파본 필사하는 것도 위황제가 시간이 나야 하는거지. 그래서 괜히 이런 일 꾸미고, 정말 괜히 애를 그냥 한번 부름. 얼마나 뾰로통한 표정으로 나타날까 궁금해 하면서. 

망기가 어떻게 했냐면 그 미친 꽃무늬 옷 안 입겠다고 중의만 입고 나온 거임. 여기는 황궁이고 남망기는 그래도 귀족가문의 자제인데 속옷만 입고 돌아다님. 살랑살랑 걸어다니니 얇디 얇은 중의에 가느다란 허리, 얇은 몸선이 살랑살랑 비침. 여기에 본인은 뻔뻔하기 그지 없는, 그 특유의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을 하고 있고. 
무선은 어이가 없음..

내가 일찍이 너만한 미친놈을 본 적이 없다. 

무선이 화딱지가 나서 그냥 가려다가, 자기 피풍을 벗어다가 덮어줌. 이때 망기가 못 참고 씰룩 하고 웃었는데 그걸 또 위무선이 봄. 이게 지금 자기가 이겼다고 생각하는거임. 망기는 진짜 이상할 정도로 늘 뚱한 표정만 하고 있고 웃질 않는데 지금 웃었잖음. 당황했지만 빡은 쳤으니까 

근데 뭐 보복은 밤에 하면됨 어떻게 하면 울리는지 이제 아니까 

 

 

망기텀 무선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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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dba60] - 2022/09/21 14:02

황후 앞에서 망기 실수해서 혼날까 걱정했는데 마음이 태평양급이네 황후 넘 매력적이다ㅜㅠ 입술 뚱뚱하대서 겁나 웃었어ㅋㅋㅋ 자신과 같은 단정한 미인이라고 할 줄 알았는데ㅋㅋ 위황제와 황후랑 망기 우당탕탕 황궁생활 넘 기대된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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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89999] - 2022/09/21 20:24

셋다 진짜 개웃겨ㅋㅋㅋㅋㅋㅋ 황후마마도 놀리는거 가세할듯ㅋㅋㅋㅋㅋ 망기 어떡할라고 그래ㅋㅋㅋㅋㅋ 눈치 계속 챙기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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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45a2] - 2022/09/22 09:13

둘이 웃기고 귀여워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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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e996] - 2022/09/30 22:11

센세..나만 3이 안보이는거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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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8b832] - 2022/11/11 17:3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남망기 애는 애다ㅋㅋㅋㅋㅋㅋ 노띵킹굿띵킹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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