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망기 위영함광 보고싶어서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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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4 21:44
조회수: 1014

무선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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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선이가 그때 그렇게 질색을 하고 도망갔던 건 혼인이지 남망기가 아니었던 거 같음. 내심 좋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왜냐면 이제 함광군 보고만 있어도 살짝 웃음남.. 잘생겼고 예쁜건 당연하고 이젠 귀여워보이기까지 하니까. 

자기가 생각하기에 몇번 만날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고 그땐 좀 나름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했단 말임. 제대로 된 애착 관계 형성을 안해봐서 겁났던 건데, 솔직히 무선이 마음이 진짜가 아니었으면 겁날 이유도 없었음. 

이제 와서 후회하는 거지만. 함광군이 그렇게 신의를 칼 같이 지키는 사람인데, 그때 정혼하고 정말 혼사를 진행 했다면 고소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자길 포기하지 않았을 사람인 거 아니까 미치겠음. 
무선이한테는 그게 진짜 중요하니까, 어떤일이 생기더라도 자기 손 놓지 않을 사람. 가족도 곁에 못 있어 줬으니까. 지금와서 보니까 함광군이 자기가 원하던 모든 걸 다 가졌다는 생각까지 들겠지. 

무선이는 그래서 자기가 망기한테 너무 상처를 심하게 줬고, 그래서 망기가 충동적으로 다른 양인을 만났다가 운 나쁘게 회임했을 가능성을 한 팔할 정도로 두고, 정말 자기 아이라는 가능성은 낮게 생각함. 무선이 생각에는 망기가 자기 애였으면 벌써 말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ㅇㅇ 그래서 그게 너무 아쉬운거지. 어이가 자기 아이기만 하다면, 함광군이 자길 얼마나 원망스럽게 여기건 떠나진 않을거라고 생각해서. 저 아이가 내 아이였다면.. 하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거.

이 부분은 무선이 생각이 맞긴 함.... 망기는 무선이가 안다고 생각해서 말을 안한거지. 

항상 철없이 굴었고 진지하게 군 적이 없으니까 망기가 더 믿지 못한다고 여겨서, 이번에 관계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된다면 아비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는 걸 증명해야겠다고 마음 먹음. 마음 먹은 김에 본인 감정도 더 표현하려고 작정해서 아예 옆에서 과감하게 들이대고 그러는거지. 아침에 치장은 하지 않더라도 깔끔하게 준비하고 나오면 무선이가 이미 기다리고 있다가 살짝 웃으면서 산책이라도 같이 하자고 따라오고, 식사 때도 꼭 망기 옆에 앉으려고 하고 그러는거. 어차피 넷 뿐이라 평상에 앉으면 거기서 거기인데. 무선이가 안 챙겨도 온정, 온녕 둘 다 망기 먹는 거 신경 많이 써주고 있어서 오히려 티내기가 쉽지 않을 듯. 

망기는 무선이가 동정 때문에 이러는 건지, 아니면 온씨 남매가 너무 잘 챙겨주니까 그거 보고 배워서 그러는 건지 확신도 못하고 마음만 복잡할 듯. 


31. 


원래 주술이나 부적 쓸때 중요한 건 정도임. 얼마나, 얼마나 더, 얼마나 덜 이런 거. 무선이는 연애에 소질이 없었지만 이 부분에 머리가 좋았음. 온씨 남매보다는 조금 더, 근데 망기가 부담스러워할 정도보다는 조금 덜 신경써야 간질간질하게 망기를 자극할 수 있을 거니까. 마음만 급해서 일 그르치면 안될 거 같아서 조심스럽게 굴겠지. 머리 좋은 위무선이 작정까지 하니 망기가 이기기 쉽지 않을 거임. 

하다 못해 평상 아래로 내려갈때, 예전처럼 뒷짐을 지지 못하니 배 받치고 천천히 내려가는데 무선이가 조심하세요 하고 살짝 손목 어귀에서 손 잡을락 말락 하면 자기도 모르게 그 손 쥐고 내려오거나 하는 거. 그렇게 되면 무선이는 망기가 꼭 저를 쳐다보고 손 아귀에 힘을 줘서 빼낼때까지 멈춰있었음. 

망기는 매번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마음 쓰이고, 무선이가 왜 이러나 싶고.. 혹시 관심이 생겼나 싶다가도 그런 고민을 하는 것도 너무 비참해서 조금은 우울했음. 그런데 완전히 우울해지기도 그런게 무선이가 계속 옆에 있으니까. 함광군, 전에는 제가 부족해서 공부도 미루어두고 그랬는데.. 산중에 있으니 심심합니다, 이런 핑계로 시문도 물어보고 고소 가계도도 물어보고 정말 전엔 하기 싫어하던 고리타분한 공부 계속 하는 거. 쓸데없는 생각에 빠질 틈이 없었음. 입으로 말해주긴 다 힘드니까 종종 손으로 써주는데 배가 많이 불러서 이제 앉아있기도 힘들단 말임.  자기도 모르게 뒤로 몸 빼고 있는데 무선이가 함광군, 괜찮으세요? 하고 살짝 부축해줌. 

감정 조절도 안되고 갑자기 울컥한 망기가 괜찮으니 이러실 것 없습니다 하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복통이 오는 거. 망기는 애초에 짝을 만나고 아이를 가질 생각 자체가 없어서 음인으로서 받았어야 할 회임에 대한 교육을 전혀 안 받았단말임. 하얗게 질려서 배.. 배가 아프다고 덜덜 떠는데 무선이가 침착하게 안아주면서 괜찮다고, 아무일 없을 거라고 다독임. 그리고 큰 소리로 온정 소리쳐서 부르는데 와중에 망기 놀랄까봐 귀 살짝 덮어주고 목소리 높이기까지함. 

부들부들 떠는 망기 끌어안고 떨어지지 않던 무선이는 온정이 진맥할때도 옆에 있어줬고, 망기가 진정하고 나서도 어깨 감싸고 있었음. 통증 자체는 별거 아니었지만 망기 아는게 너무 적어서 무서웠던거니까. 온정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망기도 납득함. 한참동안 주눅 들어있어서 신경 못쓰다가 무선이가 계속 다리 주물러주다가 이젠 발 조물조물 거리는 거 깨닫고 살짝 빼려고 하는데 안놔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무선이 손이 조금씩 올라오는 거. 귓가 새빨개져서 위공자. 하고 밀어내려는데 무선이가 살짝 올려다보면서 눈 웃음 치는거지. 

위무선은 자기 눈웃음 되게 예쁜 거 알고 있음.. 그래서 꼬리치는 거. 하려던말 못하고 입술 꼭 깨무는데 무선이가 함광군, 저는 이 아이가 함광군을 닮았을 것 같습니다. 하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처럼 말함. 왠지 부부같기도 하고, 그런 착각에 들뜨는 마음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망기는 대답 않고 고개만 살짝 숙였음.

32. 


무선이가 괜히 얼굴 더 보고 옆에 좀 더 있으려고 댄 핑계 중에 그나마 잘 통한 게 책빌리고 그러는 거. 무선이도 당연히 능력+노력충이지만 망기는 몰랐음. 노력하는 사람들 더 좋게 보는 성격이니까 망기한테 책 빌리고 모르는 거 물어보고 하면 자기도 모르게 좀 누그러 들어서 한마디라도 더 하고, 조금이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하겠지. 함광군 고소에서는 선생님급이니까 그런게 몸에 배어있기도 함. 

방안에 둘만 있기는 너무 숨막혀서, 갑갑하다는 핑계로 평상에 앉아서 이런 저런 대화 나누다가 저번에 무선이가 준 꽃이 책장에 끼어 있는 거. 

망기는 순간 너무 당황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무선이는 자기도 모르게 웃으면서 함광군, 가지고 계셨네요? 하고 자기도 모르게 살짝 망기 손등에 손 얹었음. 근데 망기가 너무너무 당황한거지. 그렇게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린 꽃 집어 던져버림. 건조하고 따듯한 방에서 잘 마른 꽃이라 그렇게 던지니까 조각조각 부서져 버리고 둘 다 진짜 너무 당황함. 무선인 살짝 기분 좋았다가 망기가 그렇게까지 정색하면서 던져버리니까 당연히 상처 받겠지. 간직한게 아니라 거기 뒀다가 잊어버렸던건가보다. 내가 오해할까봐.. 저렇게까지.. 

내심 망기가 무슨 말이라도 해주길 바랬는데 평소와 같이 냉랭한 표정임. 
하긴 꽃 줄때도 농담하지 말라고 딱 잘랐지. 

어색하게 일어나서 가는데 자기도 모르게 떨어진 꽃 밟고 지나감. 혹시 너무 늦은 내 감정도 이런 꼴인가 싶어서, 나무 위 아무데나 앉아서 한참 멍하게 있었음. 

아무것도 못하고 한참 앉아있던 망기가 창백한 얼굴로 꽃잎이라도 몇장 주워든 건 무선이가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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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2bd10] - 2023/08/05 00:39

아이고 무선아 왜 생각이 거기까지 갔어ㅜㅜ 얘네 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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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93b17] - 2023/08/05 07:01

아이고 무선아 가더라도 아래 좀 보고 피해 가지 그걸 밟고 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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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113bd] - 2023/08/05 09:38

망기 상처가 너무 심한 것 같아서 그저 안타깝기만 해ㅠㅠㅠ 상처 준 본인이 심한 정도를 깨달을 정도면 받은 사람은 어떻겠어ㅠㅠㅠㅠ 망기가 충동적으로 다른 양인을 만나 아이를 가졌다는 가정도 두는 걸 보면 여전히 함광군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거고ㅠㅠㅠㅠ 무선이가 한참 어리기는 하다만 여전히 지난 행동이 철부지로 치부하기엔 너무 무책임하고 비겁했어. 더 굴러라.... 근데 망기는 마음 아프지 말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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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dba9] - 2023/08/13 17:32

더더더 플러팅하고 더 잘해주고 팍팍 꼬셔야 합니다 무선아.. 망기는 쉬운 사람이 아니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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