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무선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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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무선이가 함광군에 대해 가지고 있던 감정은 호감인데, 호감이 전부였음. 더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었겠지. 

가끔 둘이 따로 야렵을 나가게 되는 것도 함광군이 본인의 수사로서의 능력을 중시한다고 생각해서 다른 생각은 안했음. 청렴하고 아정하다고 하니 아마 그런 쪽엔 욕심도 없겠지 생각했던 것도 있고. 

이러다 새벽께에나 나오는 요수 잡으러 둘이 또 떠났었음. 

망기가 좀 착각한게, 무선이는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몇번 만나면 친구라고 생각할 정도로 격의 없는 사람이니 함광군과도 좀 친해졌다고 생각한거. 망기는 이걸 자기에 대한 마음이라고 생각했었음. 어릴 땐 음인이 아니라 수사로서의 능력을 드러내고 싶어했기 때문에 사람들과 교류하지 않았고 이후에는 냉정하고 차갑다는 평을 얻어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틈을 주지 않았으니까, 사회성이 거의 없었단 말임. 

요수가 나타나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둘이 계속 허탕치다가 거의 나흘만에야 잡았을거임. 함광군이 그간 너무 보호해 준거 같아서, 이번엔 무선이가 앞아서 나서다가 좀 다쳤음. 망기는 이거 때문에 무선이 마음이 진심이라고 생각해버렸고 그래서 어느정도 회복될 때까지 근처 마을에서 보살펴줌. 무선이는 그냥 함광군이 미안한 마음에 잘해주는거라고 생각하지, 다른 마음이 있을거라고 여기지 않았음. 

망기는 위무선의 과감한 성격이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갈수록 놀랍기도 하고, 마음에 들기도 했음. 주변엔 저런 사람이 없었으니까. 거기다 외모도 너무 뛰어나서 자꾸 쳐다보게 되는 거. 물론 망기가 사람 볼때 담담하게 쳐다보니, 무선이도 딱히 마주 보면서 어색하거나 그런 건 또 아니었단 말임. 자길 쳐다보면 보는 거고. 

그거만 해도 망기 심장은 감당도 안될 정도로 쿵쿵 뛰었지만 죄많은 위무선은 아무것도 몰랐을 거임. 자기한테 호감이 있는 거는 알지만, 망기 반응이 워낙 정적이니까 그게 얼마나인지 전혀. 

9.

어쩌면 남망기의 감정이 자극되어서 였을지도 몰랐고, 오랫동안 지독하게 약재들로 본능을 눌러왔기 때문일지도 모름. 인근 객잔에서 위무선의 상처를 돌봐주고, 음식을 가져다 주며 챙겨주다 문득 온몸의 피부가 제것같지 않게 뜨겁다고 느꼈음. 

무선이가 아주 살짝 양인향 푼거임. 자기 딴에는 간본건데, 함광군이 정말 한번도 경험이 없었을거라고는 안 믿어서 그런거지. 싫으면 거부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 있을거라고 생각했음. 당연히 자기 몸도 제대로 안 만져본 함광군인지라 바로 흐늘흐늘 풀려서 위무선.. 하고 쳐다보는데 그 침착하던 함광군이 열에 달떠서 쳐다보는 표정이 너무 야하고 예뻤음. 

그대로 눕히면서 위영이라고 불러달라고 함. 무선이는 잠자리에서 위무선, 무선 이런 소리 듣는 거 별로 안 좋아해서 그렇겠지. 사저가 주로 아선 하고 다정하게 부르니까 오히려 색사할땐 위영이라고 부르는게 본인 기분에 나음. 그리고 망기는 당연히 이거 오해함.. 무선이 역시 진심이라고 생각해서 눈물 글썽함. 그래서 밤 보내게 됐는데, 위무선 당연히 너무 잘생겼고 인기도 많았고 본인이 그걸 또 즐겼으니 워낙 잘했단 말임. 망기 완전히 홀려서 흐늘흐늘 녹았을거임. 

함광군 이 나이 먹도록 이렇게까지 자길 설레게 한 사람도 없었고 이렇게 잘해준 사람도 없어서, 잠든 무선이 얼굴 오래오래 바라보고 있었음. 두근거리는 게 진정이 안됨. 초야였으니 몸도 힘들고 약간 어지러운데 무선이 보는게 너무 좋아서.. 새벽까지 옆에서 곤히 쳐다보다가 겨우겨우 잠들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