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샤오잔 이사 애첩 이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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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17:49
조회수: 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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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없는 전개ㅈㅇ




예상치 못하게 아이를 계속 책임지게 되었지만, 샤오잔은 애초에 이보를 빼내온 걸 후회하지는 않았음. 형 노릇을 해 본 적은 없어도 귀여운 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은 오히려 괜찮았음. 일단 이보를 머물게 하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샤오잔은 의욕충만해졌음. 기왕에 결심한 거니까 완벽한 후원자가 될 생각이었음. 명색이 이릉 그룹 손자를 후원자로 두었는데 그에 걸맞는 특권을 누려야 한다는 것이 샤오잔의 굳은 결심이었지.

가장 먼저 이보에게 평범한 아이의 생활을 돌려주고 싶었음. 그러자면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부터 다녀야 했지. 비서가 가져 온 학교 목록 중 샤오잔은 가장 유명한 고급 사립 학교를 손으로 짚었음. 거기서부터 '평범'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졌지만 어쨌든 샤오잔 기준으론 평범했음. 

곧 학교에 다니게 될 거라는 말을 들은 이보는 처음엔 놀랐다가 다음에는 설레어 했음. 말해 준 날짜를 손으로 꼽아가며 기다리는 이보를 보고, 샤오잔은 첫 단추를 잘 꿰었다고 생각해 뿌듯했음. 그런데..... 이상하게 하루하루 지날수록 묘하게 아이가 가라앉는 것만 같았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뭐든지 맛있게 잘 먹어 마다하는 법이 없는 아이가, 오늘은 저녁까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음. 식사 시간에 이보를 지켜보는 것이 커다란 즐거움이었던 샤오잔은, 요 며칠 평소와 다른 이보의 상태에 이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음. 그는 이보가 오후 간식도 먹지 않았다는 말을 이미 전해 들은 참이었음.


- 밥이 별로 맛이 없어? 다른 거 해달라고 할까?


짐짓 음식 탓을 하는 샤오잔의 말에 이보가 화들짝 놀라 얼른 아니라고 제 앞의 그릇을 끌어당겼음. 아무리 생각해도 원인이 될 만한 일은 하나 밖에 없었음. 이번 주말이 지나면 첫 등교날이라는 거. 
하지만 이보의 등교 준비를 도운 양비서는, 교복 치수를 재거나 학교에서 알려 준 준비물을 사러 나갔을 때 아이가 내내 밝았다고 보고했었음. 그런데 갑자기 왜? 단순히 긴장해서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보는 표정까지 어두웠음.

혹시..... 학교에 가라고 하니까, 샤오잔이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내키지 않는데도 좋아하는 척 한 걸까?

그럴 수도 있었음. 이보는 그의 말이라면 덮어놓고 고개부터 끄덕이는 아이였음.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해주는 게 형은 더 기쁘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지만 잘 고쳐지지 않았음. 정말로 좋아서 그래요, 진짜예요. 라고 말하는 아이의 눈은 언제나 애정이 가득했음.
지금도 이보는 밥이 맛없냐는 한 마디에 얼른 입 안 가득 음식을 집어넣는 중이었음. 


- 이보야.


조용한 부름에 이보가 멈칫, 입으로 가져가던 젓가락을 내려놓고 샤오잔을 바라보았음. 지금껏 안 다녔던 곳에 뒤늦게 들어가야 하면 겁이 날 만도 하지. 샤오잔은 자기 욕심 때문에 굳이 아이가 싫어하는 걸 강요하고 싶지는 않았음. 


- 학교 다니기 싫어? 다니지 말까?


이보의 눈이 조금 커졌음. 음식으로 볼록해진 볼이 귀여워서 샤오잔은 저도 모르게 미소지었음. 그래, 뭐.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지내는 것도 괜찮지.
학교에 가야만 교육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안은 얼마든지 있었음.


- 공부는 지금 안 해도 돼. 아니면 그냥 집에서 할 수도 있어. 그럴까?
- 아니요!


예상과 다르게 이보는 샤오잔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둘러 외쳤음. 그 어느 때보다 급하고 크게 나온 대답으로 보아 일단 억지로 그러는 건 아닌 듯 했지만, 여전히 석연치는 않았음.


- 학교 가기 싫은 거 아니야? 
- 안 싫어요. 갈래요. 가고 싶어요.
- 정말? 그럼 왜 이렇게 기분이 안 좋아?


음식을 제대로 삼키기도 전에 열성적으로 가고 싶다고 대답하더니 이보는 금세 또 풀이 죽어버렸음. 가만히 아이의 입이 열리길 기다리자, 이보는 한참 만에야 머뭇머뭇 속엣말을 털어놓았음.


- 나는 공부를 한 번도 안 해 봐서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요....


이보가 불안하게 손가락을 꼼지락거렸음. 술집에 오는 손님들 중에는 불쌍하다고 동정하는 것만큼이나 짓궂게 구는 사람들도 많았었음. 그들은 술자리의 유희 삼아, 아이를 붙잡고 이것저것 문제를 내곤 했음. 답을 맞히면 맛있는 걸 사주겠다거나 선물을 주겠다고 하고는, 아무도 가르쳐준 적 없는 기호들이나 글자에 아이가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하면 재밌다고 저들끼리 낄낄대었지. 그 앞에서 모른다고 대답해야 하는 아이의 자존감은 언제나 저도 모르는 새 조금씩 깎여 나갔었음.


- 근데.... 학교에 갔는데도..... 내가 너무 바보라서 배워도 잘 모르고.... 형 창피하게 만들면 어떡해요?


샤오잔은 이보가 다른 무엇보다도 저를 실망시키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음. 이전에 아이를 다루거나 가까이 지내 본 경험이 전무한 샤오잔으로서는 뭐라고 해야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을 지 모르겠어서 당황했겠지. 심지어 그는 부모님과도 이렇게 정서적으로 친밀한 시간을 가지면서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었음. 떠오르는 말은 한 가지 밖에 없었음.


- 괜찮아. 계속 몰라도 돼. 그래도 형은 안 창피해. 
- 왜요?
- 내가 우리 이보를 너무 이뻐하니까?
- ........정말로요?
- 정말로.


비로소 이보의 얼굴이 밝아지며 온 몸에서 긴장이 풀려나갔음. 그러고도 잠시 우물쭈물하다, 그래도... 잘하고 싶어요. 라고 작게 덧붙인 말에 샤오잔은 손을 뻗어 아이의 손등을 토닥였음.


- 그럼 잘할 수 있을 거야.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이보가 뭐든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이해력도 좋고 영리하다는 걸 파악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었음. 부담을 줄까 봐 입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이보가 하려고 들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음. 



월요일에 첫 등교를 하면서 이보는 바짝 긴장한 채 옆에 앉은 샤오잔의 손을 내내 꽉 붙잡고 있었음. 형이랑 같은 차를 타고 와서 다행이었음. 안 그랬으면 차 안에서 아침 먹은 걸 모조리 토했을 지도 모름. 샤오잔이 교무실과 교실까지 와줬다면 좋았겠지만 형도 학교에 가야 했기 때문에, 선생님은 양비서 아저씨와 함께 만났음. 네가 이보구나. 친절하게 맞아주는 선생님을 보고 약간 마음이 놓였지만 떨리는 마음은 여전했음. 이보는 자꾸만 땀이 나는 손바닥을 옷에 문질렀음.

불안하고 긴장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워서 가슴 뛰었던 하루였음. 샤오잔은 평소보다 조금 더 들뜬 모습으로 저의 귀가를 반기는 이보에게, 오늘 어땠어? 물어보았고 이보는 할 말이 아주 많았음.

제일 기억에 선명한 건 처음 교실에 들어가던 순간이었음. 줄을 맞춘 책상에 똑같이 앉아 있던 아이들이, 교실문이 열리자 일제히 저를 바라보는 모습에 얼마나 떨렸는지 모름.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제게 집중하는 얼굴들 때문에 애써 외웠던 인사말조차 모조리 까먹고 말았었음. 안녕하세요, 왕이보입니다. 라는 말만 간신히 했다고 의기소침한 이보를 샤오잔이 달래주었음. 그래도 나쁘지 않은 첫날을 보낸 듯해서 다행이었음.












- 아이를 하나 데려왔다고?
- 네


조부 샤오회장의 물음에 샤오잔은 짧고 건조하게 대답했음. 그의 부모님과 고모 내외, 고종 사촌들까지 모두 모인 본가 식사 자리에 불려온 참이었음.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샤오회장은 이렇게 가끔 자손들을 불러모아 그들이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비위를 맞추고, 서로를 깎아내리며 기를 쓰고 경쟁하는 걸 관망하곤 했음.


- 왜?
- 예뻐서요.
- 뭐?
- 이쁘더라구요, 꽤


툭 던져진 대답에 조부는 눈썹을 치켜 올렸고 부친과 모친은 긴장해서 샤오잔을 일별했으며 고모는 피식 비웃음을 흘렸음.

이미 언제, 어디서, 누구를, 얼마의 몸값을 치르고 데려왔는지까지 보고되었을 거임. 그런 곳에 그냥 두기에는 아이가 너무 어렸고 불쌍했고, 하는 이유를 대봤자 별 의미도 없었음. 자칫 조부가 이용 가치가 있겠다는 판단이라도 한다면, [한 아이의 삶을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구해 낸 재벌 3세] 따위의 제목을 달아 기사가 뿌려지고 기업 이미지 마케팅에나 써 먹게 되겠지. 그럼 애꿎은 아이는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수십 개의 카메라 앞에 서야 할 테고, 순식간에 짧은 삶이 낱낱이 까발려져 여기저기 홍보 수단으로 내돌려지기만 할 터였음. 그냥 개인적인 관심이라고 하는 게 간섭받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컸음.

이보를 마주친 장면과 이후의 일은 알지 못하지만, 샤오잔을 그 술집에 끌고 갔었던 두 사촌들이 묘한 표정으로 샤오잔을 보며 실실 웃음을 흘렸음. 속을 알 수 없는 조부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지만 샤오잔을 공격할 좋은 기회라고 여긴 이들은 그 화제를 그냥 넘길 생각이 없었음.


- 열두 살이라며?
- 응. 
- 혹시 너 어린애 쪽이 취향이었어? 그래도 열두 살은 좀.... 너무 어리지 않나?


사촌 중 하나가 모두에게 들리도록 이죽거렸음. 악의가 다분한 말에도 샤오잔은 그닥 동요하지 않았음. 


- 그러게. 네가 날 속이면서까지 거기에 억지로 데려가지 않았으면 몰랐을 텐데. 덕분에 알게 됐네. 고마워.


샤오회장의 날카로운 시선이 그에게 가 닿았고, 이전에도 수차례 유흥업소에 들락거리며 사고를 친 전적이 있어 당분간은 그쪽으로 눈길도 돌리지 않겠다 각서까지 썼던 사촌은 버벅거리며 변명을 하기 바빴음. 제가 억지로 데려간 것이 아니라 붕거가...! 내가 언제! 니가 먼저 쟌쟌을 데려가자고 했잖아. 형도 그러자고 했잖아! 

손위 두 사촌이 서로에게 책임전가 하기에 바쁜 고성들이 날아다니는 소란 속에서 샤오잔은 맛있을 게 분명한 샐러드를 기계적으로 씹었음. 입맛이 없어서 그런지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음. 적대감이 가득한 고모와 고모부의 시선이 고스란히 쏟아지는 것이 새삼 불편하지는 않았으나, 그냥 제 집에 가고 싶었음. 작은 입 안 가득 행복하게 음식을 넣고 오물오물 열심히도 움직이는 통통한 입술과 볼록해지는 말랑한 볼을 보면서 기분좋게 밥을 먹고 싶었음. 

스트레스만 가득했던 기나긴 식사와 디저트 타임까지 끝나고 드디어 돌아가도 되는 시간이 되었을 때 드물게도 샤오잔을 따라나온 부친은, 적당히 데리고 놀다 뒤탈만 없게 하라는 반갑지 않은 조언을 건넸음. 특히 모친이 그런 남편과 아들을 혐오에 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자리를 피해버리자, 안 그래도 저조했던 기분은 바닥을 쳤음.

드디어 돌아온 집에는 언제나처럼 현관 앞에서 저를 맞이하는 밝은 얼굴이 있었음. 웃으며 반기는 표정을 바라보다, 샤오잔은 충동적으로 아이를 품에 꼭 끌어안았음. 영문도 모르고 힘껏 안긴 이보는 놀라거나 꺼려하지도 않고 샤오잔의 등에 팔을 둘러 마주 안으며 몸을 맡겨왔음. 숨김없는 아이의 애정 표현에 푸스스 웃으며 샤오잔은 끌어안은 팔은 그대로 둔 채 머리와 어깨만 조금 떼어내어 이보를 내려다 보았음.


- 저녁 먹었어?
- 네
- 맛있게 많이 먹었어?
- 네. 맛있었어요. 도련... 아니... 형도 저녁 맛있게 먹었어요?
- 나는 별로 맛 없었어.
- 왜요?


이보가 걱정스럽게 물었음. 가족 식사가 있어 늦을 거라던 샤오잔이 맛있는 것을 먹고 올 줄 알았는데 맛없는 밥을 먹었다니 걱정이 된 모양이었음.


- 이보가 없어서.
- 네?
- 이보랑 같이 먹고 싶었는데, 네가 없어서 별로 맛이 없었어.


샤오잔의 말을 들은 이보가 입술을 꼭 다물더니 시선을 내리깔았음. 발갛게 물드는 귓불이 귀여워서 샤오잔은 그저 다시 웃었음. 불편했던 자리 때문에 얹힌 것처럼 답답했던 속이 풀리는 기분이었음.










가기 싫어하는 건가 의심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이보는 학교를 좋아했음. 학교라는 곳에 막연한 동경 비슷한 걸 품고 자라온 터라 더 그랬고, 무언가를 계속 배운다는 것도 좋았음. 수업 시간을 지루해하는 많은 아이들과 달리, 이보는 결코 한 눈 팔지 않는 소수 중 한 명이었음. 이전 단계 학습 경험이 없어 수업 내용을 알아듣지 못할 때조차 이보는 선생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음. 

그리고 샤오잔은 정규 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이보를 위해, 공부를 기초부터 가르쳐 줄 과외 교사들을 따로 고용했음. 

과거에 손님들이 제게 들이밀던 숫자 사이의 기호들이 곱셈 나눗셈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그것들이 쓰인 식의 답을 맞힌 날, 이보는 너무 기뻐서 샤오잔에게 자기가 하루종일 푼 문제들을 보여주고 이거 다 맞았다고 엄청 자랑했었음. 잘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좋아서 한동안 이보는 수학 문제들만 엄청 풀었음. 마찬가지로, 너 이거 읽을 수 있어? 라는 질문에 빠짐없이 나오던 이상한 글자들이 영어 알파벳이었단 것도 이제는 앎.

이름 깨나 날리는 교육 전문가들 덕분에 ㅡ성실한 본인 노력이 더 컸지만ㅡ 이보는 차근차근, 하지만 빠르게 다른 아이들의 5년 간의 학습 과정을 따라잡았고 수업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다음부터는 공부를 더 재미있어 했음. (물론,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체육 시간을 가장 좋아하기는 했음.)

그렇게 이보는 공부와 학교 생활에 꽤나 잘 적응해 나갔지만 안되는 것이 하나 있었음. 친구 사귀기. 

샤오잔은 이보가 친구들을 많이 사귀고 학교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방과 후에도 또래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기를 원했지만, 이보는 시간이 지나도 그것이 가장 어려웠음. 이보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을 이렇게 한꺼번에 많이 만나게 된 것도 처음이고 그들을 매일매일 만나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게 된 것도 처음이라,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몰랐고 어떻게 어울려야 하는 지도 알 수가 없었음.

사실 아이들은 ㅡ같은 반 뿐만 아니라 다른 반 아이들까지ㅡ 이보가 가만히 있어도 호감을 갖고 곧잘 먼저 다가오곤 했음. 이보는 몰랐지만, 하얗고 작은 얼굴에 무척이나 잘생긴 소년은 처음 등장하던 순간부터 모두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었음. 그러나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낯을 가리는 이보는 다른 아이들이 다가오는 것처럼 당장에 친근하게 반응하는 것이 잘 안 되었음. 

그래도 그 중 적극적인 아이들이 어색해 하는 이보를 끌어당기며 종종 저희들 무리에 끼워주었음. 이보도 어울려 보려고 나름 노력해봤지만, 그들이 즐겨하는 흔한 놀이들은 이보에게 생소했고 친구들이 종종 입에 올리는 신조어나 줄임말들은 무슨 뜻인지 알아듣기가 힘들었음.
무엇보다.... 가끔 친구들이 어릴 때 이야기를 하거나 가족들과 어디어디를 다녀왔고 무엇무엇을 했었다는 추억, 지난 주말의 이야기를 너도나도 자랑삼아 꺼내 놓을 때면 이보는 꿀먹은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음. 제가 어디에서 자랐고 어떤 걸 보고 들으며 살았는지, 이 아이들에게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쯤은 누가 말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었음. 그럴 때면 마음이 한 걸음 더 물러서게 되곤 했음.

친구들은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이보에게 차츰 흥미를 잃었음. 그래도 잘생긴 아이에게 갖는 기본적인 호감은 달라지지 않아서 학년이 올라가고 중학교로 진학한 다음에도 큰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음. 특별한 단짝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유달리 척을 지는 아이도 없었음.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인사하면서 이보는 무난한 학교 생활을 해 나갔음.



조금씩. 아이는 성장했고 새로운 삶에 익숙해지며 안정을 찾아갔음. 샤오잔에게 하는 말과 행동도 편해졌지만 애정은 변함없었음.







샤오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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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5bf50] - 2020/11/12 17:50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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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센세!!!!!!!!ㅠ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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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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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헉헉 센세 사랑해 ㅠㅠㅠ센세와 함께하게돼서 행복해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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