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위룡이보
봄 햇볕이 쏟아지는 창가 자리에서 일어난 이보가 길게 기지개를 켰다.
마감이 코 앞인데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며 땅을 파던 이보는 일하러 갈 채비를 하는 애인 위룡의 발 아래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벌떡 일어나더니 빛의 속도로 노트북을 챙겨서는 위룡을 따라나섰던 참이었다.
아직 바람은 차가워도 햇볕이 포근해진 탓인지 옷차림 마저 가벼워진 이들이 카페로 몰려들었다. 창가 자리에서 노트북과 눈싸움만 벌이고 있던 이보가 위룡을 도우러 일어섰다. 잘생긴 바리스타 사장과 잘생기고 말랑꽁떡한 알바생 덕분에 카페는 빈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전쟁같은 점심시간이 지나자 빈자리가 하나둘 생겼다. 위룡이 눈치를 주자 이보는 알바를 접고 자리로 돌아갔다. 커서의 깜박임은 끝없이 이보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보의 머릿속엔 신박한 텍스트 대신에 카페 정원에 뿅뿅 피어난 매화처럼 꽃밭만이 가득이었다.
어느새 카페엔 위룡과 이보만 남겨졌다. 이보가 자리에서 일어나 길게 기지개를 펴며 한숨과 함께 내뱉었다.
“세상 사람들은 너무 바쁜데, 나만 게을러, 너무 게을러,”
위룡이 카페 문 앞에 ‘쉬는 시간’ 팻말을 걸었다. 이보의 눈이 동그래졌다.
“나도 좀 게을러지려고,”
위룡의 말에 이보가 못하는 윙크를 몇 번이나 깜박였다. 진짜 귀여워서 당장 호로록 하고 싶은데 아직 창밖이 훤한 카페라는 게 아쉽다.
햇볕이 가득한 텅 빈 카페는 졸기에 딱이었다. 한 시간의 휴식은 달다. 위룡은 편안하게 눈을 감은 채 자신이 내린 커피를 음미했다. 맞은 편에 앉은 이보가 턱을 괴고 빤히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잠들려는 사자를 건들면 곤란해, 하고 농담을 건네려는데 이내 이보의 타이핑 소리가 울렸다. 열심히 타이핑을 했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한다. 조금은 분주하고 조금은 느릿느릿하게. 이보가 작품에서 풀어야할 갈등은 복잡하지만 위룡과 이보 사이의 갈등은 단순하다. 오늘 밤 ㅅㅅ를 할 수 있을까? 한 번? 두 번? 세 번은 힘들겠지? 위룡의 미간이 구겨진다. 이보는 위룡의 심각한 표정을 유심히 관찰한다. 이보의 머릿속은 여전히 꽃밭이 활짝이다.
이번 마감 무사히 끝내면 잘생긴 내 애인한테 꼭 청혼해야지.
이보의 입꼬리에 봄날이 깃든다.
위룡이보 용왕비
댓글
크.. 글에서 봄냄새나 🌸ㅜㅠㅜㅜㅜ 너모 설레 얘넨 왜이렇게 걍 존재 자체가 일케 사랑스럽고 그러취? ㅠㅠㅠㅜ이보가 위룡이한테 어떻게 청혼 할지 궁금하네 아니 당장 오늘밤에 위룡이가 이보 몇번 잡아먹을지도 알거싶고 ㅋㅋㅋㅋㅋ ㅠㅠ 센세 당장 압-해😭😭😭
아 너무 좋아 분위기 뭐야ㅠㅠㅠㅠㅠ달달하고 설레고ㅠ얼어붙은 내 마음이 녹아버릴거같다ㅠㅠㅠ센세 억나더
봄날의 위룡이보 두 사람 머릿속 생각 넘나 다른거ㅋㅋㅋㅋㅋㅋ존잼이야 서로 쳐다보는 눈에서 꿀 떨어지는거 영상 보는거 처럼 훤하게 보인다 너무 예쁜 글이야 센세 어나더어나더
둘의 일상 잔잔하고 평화롭고 달콤하다 매일매일 보고싶다 진짜 힐링이야ㅜㅜㅜㅜㅜ
짤글일치 쩐다 마감 무사히 끝내서 잘생긴 애인한테 청혼하는 행복한 이보 십만자로 보고싶다 센세ㅠㅠㅜㅜㅜㅜㅜㅜㅜ
센세 필력 어나더레벨ㅠㅠㅠ잔잔하고 예쁜 영상 보고 있는 느낌..위룡이보땜에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위룡의 발 아래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다가 벌떡 일어나 빛의 속도로 노트북을 챙겨서는 위룡을 따라나서는 좆냥이보ㅜㅜㅜㅜㅜㅜ하으으응 애깅이들 달달하고 행복이 가득한 일상 읽으니 나까지 행복해지네ㅜㅜㅜㅜㅜ
그래서 이 카페는 어디있나요ㅠㅠㅠㅠㅠㅠ당장 이사 간다
하으응 분위기 따숩달달하다 위룡아 세번도 할 수 있을거야 붕키가 응원할게
여기가 경칩이네🐸 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