ㅃ 자식 잃은 부모는 너무 슬퍼서 일컫는 말도 없다는 거 꿈보다 해몽 같음

https://sngall.com/articles/99746
2025/03/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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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 사회를 지나치게 낭만화 하는 해석 같음

예전의 영아 사망률을 보면 오히려 자식 안 잃은 부모라는 단어를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전 국민의 대부분이 자식 잃은 부모였음. 낳아놓으면 말 그대로 반타작을 하던 시절이라 모든 사람이 다 해당됐는데 무슨 따로 이름이 있겠어ㅋㅋㅋ

그리고 전근대인들이 자식 죽은 걸 안타깝게 받아들이긴 했어도 기록을 보면 그때는 계층과 사람마다 훨씬 편차가 컸던 거 같고 그 슬픔도 요즘 같은 그런 의미는 아니었던 걸로 보임

낳아 놓으면 곧 사망할 확률이 무려 절반 정도라는 걸 알면서도 자기를 부양시키고 노동시키기 위해, 그리고 성욕 해소를 위해서 낳았던 게 그 시절 사람들이고, 근대화가 진행됐던 19세기 유럽에서조차 서민들은 매년 늘어가는 자식들을 3세부터 공장에 출근시켜 중노동하다 죽게 하기도 했음. 그 정도로 자식 목숨을 도구화하는 게 지극히 일반적이던 시대가 불과 인류사에서 얼마 지나지도 않았음. 간혹 '옛날에 공주를 잃은 황후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몇 년을 애도하다 건강이 쇠하여 본인도 죽었다' 이런 기록들을 보게 되는데, 그건 대개 자식을 아껴도 자기한테 실질적인 불편이 안 생겼던 상류층, 지식층의 이야기임. 그게 아니면 이미 커서 잘나가고 자기를 부양해주던 자식, 혹은 자기 입지에 도움이 되는 자식을 잃었을 때 주로 저렇게 슬퍼함. 자기가 엄청난 불편을 감수해 가면서까지 그렇게 애도하고 사랑한 게 아니라는 거임. 자기가 희생해 가면서까지 자식을 사랑해야 된다는 인식은 현대에 보편화된 거고, 그래서 당대 서민들의 정서는 사뭇 달랐음. 그런데 아무래도 서민들의 이야기보다는 상류층의 이야기가 후대로 전해지다 보니까 그게 마치 당대의 일반적인 정서였던 것처럼 오해를 받는 것 뿐임. 상류층은 원래 시대를 앞서는 행보를 많이 보임. 귀족, 양반 중 자기 개나 고양이를 너무 아껴서 그림으로 남겨놓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처럼. 하지만 그걸 보고 전근대 사회에서 개가 지극히 사랑받는 존재였다고 일반화 할 순 없잖아. 당대 대부분 개의 처지는 몽둥이로 맞고 잡아먹히는 거였지

그리고 어쩌다 정말 요즘 같은 개념으로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도 그건 개인적인 차원에 가깝지 그런 고사가 언어의 형성에 영향을 끼친 사회상을 반영했다고 보긴 어려워 보임. 그건 흡사 동악비를 너무 사랑해서 그 뒤를 이어 죽은 순치제의 고사를 보고 '황제들은 역시 비빈을 다 진심으로 사랑했구나, 비빈들의 정치 참여가 금지된 건 다 편히 살라는 뜻으로 애정을 담아 정한 법일 거야' 하는 수준의 비약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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