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망국의 공주였다 삼십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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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1 01:08
조회수: 361

몸에는 좋으나 입에는 쓰기만 한 탕약 한사발을 벌컥벌컥 마신 룬룬은 탕약 그릇을 내려 놓자마자 달달한 정과를 한주먹 움켜잡아 입안에 욱여 넣었음.미옥은 탕약이 묻은 입가를 부드러운 천으로 톡톡 닦아줬고,룬룬은 정과를 꾸역꾸역 씹으며 말했음.미옥아 페라리 시동 걸어라~

"공주마마.복중에 아기씨가 계시는데 승마는 좀..."

"기분전환으로 드라이브좀 하겠다는데 애랑 뭔 상관?자고로 엄마가 기분 좋아야 애도 기분 좋아지는거야!"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올라가게 좀 잡아줘봐."

룬룬이 안장을 붙잡고 발을 걸치자 미옥은 말에 올라탈 수 있도록 도와줬음.안정적인 자세로 말에 올라 탄 룬룬이 렛츠 고!를 외치자 미옥은 고삐를 잡고 도화궁 문턱 밖으로 나왔음.룬룬이 말을 타고 궁을 누비며 돌아 다니자 돌아다니는 궁인들은 물론 다른 후궁들이 못볼걸 봤다는 표정을 지었음.

망국의 공주 따위가 황궁을 마치 제것인양 말을 타고 돌아다닌다는 속보를 듣고 이를 황제에게 알려 문책을 요구 하려고 이보가 정무를 보는 곳으로 간 황후는 정무를 보고있는 이보에게 놀아달라고 대자로 누워 시위를 벌이고 있는 룬룬을 보게됐음.

"지금 뭐하는 짓입니까!"

"황후?기별도 없이 어쩐일이오."

"폐하!폐하의 정무를 방해하는 저 여인을 어찌 가만히 두고만 계시는 겁니까!"

"나 방해했어요?"

"방해가 아니었으니 그냥 둔것이오."

이보가 편을 들어주자 룬룬은 황후를 향해 개얄미운 표정을 지으며 웃었고,황후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음.지금은 폐하의 의심을 받고있어 손을 쓸 수 없지만 내 기필코 네년을 찢어죽여주마.독이 바짝 오른 황후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며 룬룬을 향해 궁 내에서 말을 타고 다니는건 법도에 어긋난다며 이보에게 문책을 요구했으나 이보는 듣는척도 안했음.

"자기야.자기는 잠행 같은거 안해요?"

"궁 밖을 나가고 싶은게냐."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아이쇼핑도 하고,맛있는것도 사먹으면서 데이트좀 하자는거지~"

"알아듣게 말해라.그대가 하는 말은 정말 모르겠어."

"자기가 전에 그랬잖아요~나 건강해지면 놀러 나가자고...그게 바로 지금이야!롸잇나우!"

이보는 잠시 고민에 빠졌음.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지만...룬룬이 도국으로 온 이후로 단 한번도 궁 밖을 나가본적이 없으니 하루 정도면 괜찮겠거니 싶어 데트인지 뭔지 그거 하러 가자고 했음.룬룬은 금방 준비하고 올테니 기다리라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옥에게 페라리 시동 걸으라고 외치며 뛰쳐 나갔음.

곱게 치장을 하고 발걸음도 가볍게 나온 룬룬은 미복 차림을 하고 기다리고 있는 이보에게 총총총 뛰어가다가 발이 꼬여 앞으로 기우뚱 거렸음.이보와 미옥은 경악에 찬 얼굴로 서둘러 룬룬에게 갔고,다행히도 룬룬은 넘어지지 않았음.하마터면 애 떨어질뻔 했다며 휴우~하고 능청을 떠는 모습에 이보는 괘씸해서 이마 한대 콱 쥐어박고 싶었지만 참았음.

"9왕자님 오셨습니까?"

"누님은 안에 계시냐."

"공주마마께선 폐하와 잠시 궁 밖을 나가셨습니다."

"하아...난 도무지 누님의 의도를 모르겠구나.누구보다 도국 황제를 증오해야 할 분이..."

"공주마마께서도 다 뜻이 있으시겠죠."

"누님께서 그러시니 어찌 연국을 되찾을 수 있겠느냐."

9왕자는 누님께서 돌아 오시거든 자기가 뵙기를 청한다는 말을 전해달라며 돌아갔고,미옥은 돌아가는 9왕자를 보며 복잡미묘해졌음.이미 망해버린 나라를 되찾아 부흥을 한다해도 과연 예전같은 연국이 될 수 있을런지...그냥 지금 이대로 도국의 백성도 뭣도 아닌 상태로 황제의 총애를 받는 공주마마를 모시며 사는것도 썩 나쁘진 않을것 같았음.

말을 주차 시키고 저잣거리를 거닐고 있자니 룬룬은 마치 옛날시대 체험을 하러 온듯한 기분이 들었음.그 기분을 오늘 마음껏 만끽 하고자 룬룬은 이보에게 팔짱을 꼈고,이보는 움찔 거렸음.아무리 부부여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런걸 보이는건 법도가 아닌데...이보는 룬룬을 떼어내야 하는데 팔뚝에 닿는 가슴의 감촉에 떼어낼 수 없었음.

"자기야 나 이거 하나만 사주면 안돼?"

"마음에 드느냐."

"응응!"

"주인장."

"예 나으리!"

"여기있는거 전부 사겠다."

이보가 가게에 있는 각종 장신구와 노리개 가락지 등등을 다 사겠다며 돈주머니를 꺼내자 룬룬은 플랙스 지린다며 입틀막을 했음.여기부터 저기까지 전부 일시불을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서 들을 줄이야...이래서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는거야...금융치료 존좋.

"전하.도국에서 서신이 왔사옵니다."

"황후가 보낸것이냐."

"연국 공주가 보낸 서신이옵니다."

룬룬이 보낸 서신이라는 말에 진역국의 왕은 정무도 팽겨치고 서신을 뜯어 펼쳤음.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서신을 펼쳤건만 기대와는 달리 도국 황제의 아이를 가졌다는 내용에 진역국 왕은 충격을 받았음.설마 그 사이에 황제의 승은을 입고 후궁이 됐다는 건가?그렇다면 9왕자는 왜 그 사실을 내게 알리지 않은거지?내 도움은 필요없다는 건가?도국 황제에게 붙겠다는 뜻인가?어쩐지 배신감을 받은것 같았음.

이보와 궁 밖 데이트를 갔다온지 이틀이 지나고 룬룬은 후궁들의 다과회에 초대를 받고 갔음.존재감이 없는 후궁들이 아닌 그나마 집안 세력이 쎈 편이어서 이보에게 도움을 준다는 이유로 높은 첩지를 가진 후궁들이어서 룬룬은 어떻게 꾸미고 갈까 고민을 하다가 이보가 밖에서 사준 것들로 하고 갔더니 후궁들은 룬룬이 한 장신구를 보고 비웃었음.

"공주,어디서 그런걸 산겁니까?"

"그따위 싸구려를 돈 주고 사시다니..."

"폐하의 총애를 받는 분께서 그런 싸구려를 두르고 다니면 폐하의 안목만 떨어트릴 뿐입니다."

"그렇군요...알겠습니다.그럼 이 싸구려들은 폐하께 다시 돌려 드려야겠어요."

"폐하께 돌려 드리다니요?"

"폐하께서 사주신 것들이니 폐하께 돌려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룬룬이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호올짝 마셨고,작은 꼬투리를 잡아 어떻게든 깎아 내리려 했던 후궁들은 질투가 났음.우린 뭐 하나 받은적도 없는데 후궁도 뭣도 아닌 망국 공주한테만 주고...후궁들은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풍경을 보는 룬룬을 보다가 서로의 눈치를 살폈음.아무래도 황후쪽 보다는 망국 공주쪽으로 줄을 서는게 나을것 같은데...지금까지 후궁들끼리 암투를 해도 황제는 신경 하나 안썼는데 망국 공주를 건들었다가 죽어나간 후궁이 여럿 있으니 내명부의 판도가 크게 바뀔것 같았음.가령 황후가 바뀐다는...

"폐하.밤이 깊었사옵니다."

"이것만 하겠네."

"저...폐하."

"말하거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늦은 밤까지 상소문을 읽고있는 이보는 작은 숨을 내쉬었음.오늘은 황후와의 공식 합궁일이었음.황후마마를 더이상 기다리게 하시면 안된다는 내관의 재촉에 이보는 알겠다며 상소문을 덮고 일어났음.늦게나마 황후와의 합궁을 준비하고 황후전으로 간 이보는 살이 다 비치는 옷을 입고 기다리고 있는 황후를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내려다 봤음.

"폐하는 뭐하시려나..."

"듣자하니 오늘 황후마마와 합궁이라고 하던데요?"

"합궁?둘이 쇼윈도쀼 아니야?굴러서 봐도 쇼윈도쀼가 따로 없던데?"

"예?"

"아니야 됐어.그래 뭐 쇼윈도쀼여도 할건 해야지..."

부부니까 날 잡고 섹스 하는건 당연한거겠지...당연한건데...왜 짜증이 나려고 하지?뭘까...이 좆같은 기분은...꼭 내남자 뺏긴것 같고 그러네?설마 나 황제놈을 좋아...아니야!난 그냥 살기위해서!그래!살기 위해서 일부러 황제 꼬신것 뿐이야!다른 마음은 없다고!날 죽이려고 한 남자를 좋아할리가 없잖아?그래.난 황제놈 안좋아해.룬룬은 잠이나 자게 불 끄라며 침상에 벌러덩 누워 씨근덕 거렸음.씨...나쁜놈...

 

 

 

 

이보등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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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86539] - 2023/12/01 01:41

합궁 이벤트 놓칠수없짘ㅋㅋㅋㅋ질투하는거 커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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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bd69] - 2023/12/01 02:28

황후 존나 이갈고있네 환장 ㅠㅠㅋㅋㅋ 룬룬 짭동생 위험한거 아니냐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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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3d7e] - 2023/12/01 02:39

아오 저러다 동생 인질로 잡는거 아닌가몰아ㅠㅠ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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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fff2] - 2023/12/02 00:58

왐마야 저러다 황후 임신 한방에?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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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05b3] - 2023/12/03 02:44

진짜 존나 말괄량이임ㅋㅋㅋㅋㅋㅋ듣도보도 못한ㅋㅋㅋㅋ이보 찐사랑인거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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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a6710] - 2023/12/05 00:49

얼레벌레 넘어가긴 하는데 동생도 시한폭탄 황후도 미쳐날뛰어ㅠㅠ 룬룬 상황 심각한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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