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망국의 공주였다 이십사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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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1 01:05
조회수: 441

미옥이 뜨끈뜨근하게 구운 돌을 가져와 룬룬의 배 위에 올리자 룬룬은 묵직한 돌의 무게에 저절로 앓는 소리를 냈음.어억 존나 개무겁네.좀 효율적인거 없냐고...돌에서 나오는 뜨끈뜨끈한 열이 뱃속 깊은곳까지 침투를 하니 룬룬은 무겁지만 이제 좀 사는것 같았음.

"이 지긋지긋한 생리통."

"많이 아프시면 약이라도 지어 올까요?"

"아니 됐어.그 사약같은 약 먹고싶지 않아."

처음 개복치 공주의 몸뚱이로 생리통을 겪었을때 룬룬은 생리통으로 사람이 죽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런 생각을 할 정도였어서 진통제를 처방받아 먹었는데 뭘로 만든건지 쓰기는 오지게 써서 간신히 삼킨 탕약을 전부 다 게워내고 기절을 하는 바람에 룬룬은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지 몸을 부르르 떨었음.

생리통 때문에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었기에 룬룬은 미옥이 없이는 혼자 거동을 할 수 없었음.하...진통제 한알이면 이딴 통증따윈 가라앉을텐데...흑흑...단거 먹고싶어...초콜렛...기브미 초콜렛...미옥의 부축을 받으며 허리도 못 펴고 엉기적 엉기적 걷고있는 룬룬은 문득 어린시절이 떠올랐음.옆집살던 영철이가 고래 잡아서 걷는게 웃기다고 놀렸었는데...미안하다 옆집살던 영철아.내가 지금 딱 그렇게 걷고있어.밑 빠질거 같아.

"미옥아 이거 폐하한테 전달해줘."

"네.공주마마."

그렇게 아프면 좀 누워서 쉴것이지 허리 붙잡고 부들대며 서신을 썼으니 미옥은 그 노력이 참 가상하니 빨리 다녀오겠다며 재빠르게 침전에서 나갔고,룬룬은 의자에서 일어나 좀비처럼 으어어 소리를 내며 침상으로 어기적 대며 걸어가 허리 붙잡고 침상에 앉아 몸을 뉘였음.아...갔다 오면서 달달한것좀 갖고 오라고 할걸...

[자기야 나 아파욤.빨리 와서 폐하 손은 약손 해주면서 배 문질문질 해주세용.]미옥이 직접 전달한 서신을 확인한 이보는 공주의 상태가 어떻느냐고 물었고,미옥은 거동이 불편 하시다고 했음.아직 봐야 할 상소문이 산처럼 쌓여있지만...뭐 급한건 아니니까...이보는 상소문을 뒤로하고 도화궁으로 갔음.

"아오 불편해.이래서 현대문물이 좋은거야."

생리대랍시고 쓰는게 천쪼가리니 룬룬은 낑낑 거리며 새걸로 갈고있는데 폐하께서 오셨다며 문 열고 들어온 미옥으로 인해 룬룬은 차라리 그냥 죽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음.당황한 미옥과 그대로 굳은 이보는 인생에 미련이 없다는 공허한 얼굴로 탁자에 있는 천쪼가리를 집어들어 자신의 목에 두르고 양쪽으로 잡아당겨 목을 조르는 룬룬 때문에 정신 차리고 동시에 룬룬에게 달려들어 말렸음.

"......"

"......"

"공주...괜찮다..."

"...으흑..."

"괜찮다...짐은 그런 모습마저 사랑스러워..."

침상에 엎드려 누워있는 룬룬을 위로하는 이보는 아무리 좀 별난 여인이라고 해도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여 수치스러웠을테니 그 심정 충분히 이해를 하고있음.그러니 괜찮다고 이젠 얼굴을 좀 보여달라고 어깨를 토닥토닥 해줬고,한참을 엎드려있던 룬룬이 벌떡 일어났음.얼마나 울었는지 눈물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음.

"흐어어어엉~자기는 괜찮아도 내가 안괜찮아요!"

"괜찮대도?"

"쪽팔려어어어어~"

다시 철퍼덕 엎드려 엉엉 우니 이보는 수치심으로 우는게 안쓰러운데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해서 자기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고,뿌애앵 울다가도 웃음소리를 들은 룬룬은 왜 웃냐고 웃지 말라고 이보에게 냥냥펀치같은 주먹질을 했음.감히 황제의 옥체에 손을 대는건 국법으로 엄히 다스려야 할 문제이지만 이보는 눈물콧물 쏟아내는 룬룬의 얼굴에 아예 웃음보를 터트렸음.

한바탕 웃은사람은 한바탕 운 사람을 품에 끼고 둥가둥가 하며 입에 단것을 넣어주고 있음.이보의 품에 안겨 코를 훌쩍이며 달달한 간식을 받아먹고 있는 룬룬은 배도 문질러 달라 했고,이보는 룬룬의 아랫배를 살살 문지르며 또 원하는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말해보라고 했음.

"황후마마.도화궁의 그것을 그대로 두실겁니까?"

"폐하께서 후궁으로 들이지 않는 이상 어쩔 방도가 없습니다."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그러다 만약에 그것이 폐하의 용종이라도 품게 된다면..."

"어허!어느 안전이라고 감히 그런 망발을..."

"송구합니다 황후마마."

"아닙니다."

후궁들과 다과를 하고있는 황후는 자신에게 붙을지 아니면 후궁도 뭣도 아닌데 총애를 한몸에 받는 망국 공주에게 붙을지 간을 보고있는 후궁들의 속내를 모르는건 아니었음.적이 아군이 되고,아군이 적이 되는게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곳이 황궁이고 뜻이 같아 손을 잡는다 해도 등 뒤엔 칼을 쥐고 있는게 바로 황궁의 여인들이었음.어느쪽에 붙는다 해도 결국엔 배신을 하게 되있으니 황후도 후궁들을 믿고있지는 않고있음.

"폐하께선 계시는가.폐하와 석반을 청하고 싶네."

"송구합니다 황후마마.폐하께선 지금 도화궁에 계시옵니다."

"알겠네."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돌아선 황후는 그 길로 자신의 처소로 돌아가는데 잠시 걸음을 멈췄고,뒤를 따르던 궁녀들도 덩달아 걸음을 멈췄음.둘이...있는걸 이대로 둘 순 없지.황후는 걸음을 돌려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도화궁이었음.황후의 등장에 도화궁의 궁녀들과 호위병사들은 황후를 보자마자 상체를 숙였고,황후는 인사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갔음.

밥을 먹고있는데 황후가 왔다는 말에 이보는 들어오라 했고,문이 열리며 황후가 들어왔음.황후가 왔으니 룬룬이 일어 서려는데 이보가 그럴필요 없다는 듯이 룬룬의 손을 잡았음.황후는 자길 보고도 일어나지도 않는 룬룬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가 풀었음.

"황후가 도화궁엔 어쩐일이오."

"폐하를 뵈러 갔다가 이곳에 계시다기에 왔습니다.마침 석반을 들고 계셨군요.신첩도 함께 해도 될런지요."

"그건 짐이 아니라 공주에게 해야하지 않겠소?"

"공주.나도 여기서 함께 석반을 들어도 괜찮습니까?"

"예?아...뭐...안될건 없죠."

황후가 한자리 차지하자 룬룬은 불편한 밥상이 됐다고 깨작 거리는데 눈치가 없는건지 아니면 황후 엿 먹이려는건지 입맛이 없냐 맛이 없냐 하면서 반찬을 챙겨주는 이보 때문에 환장할것 같았음.이새끼야 본처 앞에서 첩도 아니고 정부한테 잘해주면 어쩌자는거야.지금 이 시대야 상관 없다지만 21세기였으면 막장도 이런 막장도 없어.

"공주."

"네?"

"아직도 폐하의 후궁이 되는것을 원치 않습니까?"

"네.저는 이대로가 좋습니다."

"어째서죠?그러다 덜컥 회임이라도 한다면 공주의 배를 빌어 태어난 아이는 황족으로 인정을 받지 못할텐데?"

"황후.황후가 신경을 쓸 문제가 아니오.그리고 공주가 짐의 아이를 낳는다 해도 황후의 자식으로 삼으면 되지 않겠소?"

"왜 내가 낳은 애를 황후의 자식으로 만들어요?내가 그렇게는 못하겠는데요?"

또 불경한 눈으로 본다며 알겠으니 밥이나 먹으라며 이보가 어르고 달래는꼴을 보고있자니 황후는 속이 뒤집혀질것 같았음.야단을 치고,벌을 내려도 모자를 판에 오히려 어린애 달래듯이 하고있으니 황제가 공주에게 빠져도 푹 빠졌음을 눈으로 직접 보니 실감이 났음.대체 이 공주의 어떤 모습을 보고 빠져있는건지...볼모로 잡혀온 공주를 봤을땐 그 어떤 위기의식도 없었는데 이제는 아니었음.

"오셨습니까 황후마마."

"네년의 저주가 제대로 먹히는 것이냐."

"저주가 통하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조금 더 쎈 저주가 필요한것 같으니 확실하게 해야 할것이야!"

황후가 돌아가자 무녀는 저주를 걸기위해 의식을 치렀음.무녀의 저주가 황궁의 도화궁까지 닿았으나 도화궁을 넘지 못하고 아스라히 사라졌음.사방을 복숭아 나무로 심었다 하여 붙여진 도화궁.도화궁은 아주 오래전 황제가 총애했던 여인을 위해 지었음.다른 후궁들의 시기질투로 인해 죽게 된 여인은 황제의 꿈속에 나타나 자신을 위해 궁을 하나 지어주시고,사방에 복숭아 나무를 심어달라 했고,황제는 그 꿈을 무시하지 않고 궁을 지어 복숭아 나무를 심었음.

도화궁은 대대로 황제의 총애를 받는 여인만이 주인이 될 수 있었고,도화궁의 주인이 곧 황제의 총애를 받는다는 뜻이었기에 황궁의 모든 여인들이 도화궁을 탐냈었음.그렇기에 어떻게든 총애를 받아 도화궁을 하사 받고싶었으나 언젠가부터 도화궁은 주인을 맞이하지 못했고,그건 이보가 황제가 됐을때도 만찬가지였지만 지금은 후궁도 아닌 망국의 공주가 도화궁의 주인이 됐으니 이를 가장 시기질투 하는 황후는 망국의 공주를 없애기 위해 저주를 걸었으나 저주는 도화궁을 들어오지 못하고 있음.

"미옥아."

"네?"

"복숭아 꽃이 피면 예쁘겠다."

"무릉도원 부럽지 않을걸요?"

"그런데 왜 많고많은 나무중에 복숭아 나무만 이렇게 심었을까?집착광공도 아니고..."

"음...아무래도 복숭아 나무가 액운을 막고,귀신을 쫒으니까요?"

"그거 하난 마음에 드네."

아직 꽃이 피지않은 복숭아 나무를 멍하니 보는데 고뿔마저 걸리면 폐하께서 저를 죽일지도 모른다며 창문을 닫았고,룬룬은 하품을 하며 일어나 침상으로 가 누웠음.그나저나 9왕자 새끼 오고있으려나?설마 연국을 부흥 할 생각은 아니겠지?그럼 나 또 사망플래그 꽂는거 아니야?그만 중얼거리고 주무시라며 이불을 덮어주는 미옥을 슬쩍 째려본 룬룬은 눈을 감고 잠들었음.

 

 

 

이보등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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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88e6d] - 2023/10/21 01:27

도화궁에 그런뜻이 ㄷㄷㄷ 미쳐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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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1c497] - 2023/10/21 02:19

허허 생히하니 끼발 임신인줄 ㅠ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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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1f63d] - 2023/10/21 02:56

아오 황후 존나 눈치가 뒤져부렀다 진짜 개답답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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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a7b2e] - 2023/10/22 01:11

와 생리통약이 없다니 끔찍 ㅠㅠㅠㅠㅠㅠ동생오면 어케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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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4046] - 2023/10/22 23:59

사망플래그인지 해피엔딩 플래그인지 가보자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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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d383b] - 2023/10/23 00:27

헐 대박이네 ㅋㅋㅋㅋ 저주가 다 튕겨나가는 이유가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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