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룬의 인생은 한방이야 이십육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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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8 00:33
조회수: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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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으로 시집을 와서 황족이 됐다지만 룬룬은 농부의 딸이기에 태생부터가 부지런한 성격이었음.태자비가 되기 전엔 새벽부터 일어나 해가 질때까지 농사일을 거들었으니 가만히 앉아서 얌전이나 떨고있는건 체질에 맞지가 않았음.하는일도 없이 주전부리나 먹으며 살이나 피둥피둥 찌우고 있는 룬룬은 침상에서 벌떡 일어섰음.

"아무래도 안되겠어."

"예?"

"답답해 디져불겠당께?산책이라도 쪼까 해야겄는디?"

"예?!아,안돼요!"

"왐마?워째 안된다고 허냐?"

"위험하니까 그러죠!"

궁녀는 절대로 안된다고 결사반대를 했지만 그렇다고 잉.그려.하고 가만히 있을 룬룬이 아니었기에 잠깐이라도 콧구녕에 찬바람좀 넣겠다고 발을 쿵쿵 구르며 침전에서 나가려고 했음.궁녀는 몸을 던져 룬룬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절대로 안된다고 말렸고,룬룬은 궁녀를 내려다 보며 궁녀가 옴팡지게 움켜잡은 치맛자락을 빼내기 위해 잡아 당겼음.아따 이 가시내 힘이 장산디?

궁녀가 하도 사정사정을 하는 바람에 못나가게 된 룬룬은 화로에 숯을 더 추가하는 궁녀의 뒷태를 보다가 침상에서 일어나 창문 쪽으로 갔음.룬룬이 창문을 활딱 열자 궁녀는 흐린눈으로 룬룬을 봤음.비궁마마...이러면 온기가 다 빠져나가잖아요...활짝 열린 창문 앞에 서서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보고있자니 룬룬은 눈밭을 구르며 놀던 시절이 그리워졌음.

"눈이 오면 뒷산에서 썰매도 타고,눈싸움도 하고 그랬는데..."

"비궁마마는 어엿한 황가의 여인이니 그런 놀이를 하시면 안돼요."

"이놈의 집구석은 되는것보다 안되는게 더 많아.이런 니미럴..."

"헙!비궁마마 복중 아기씨께서 듣고 계셔요!"

"내가 못할말 한것도 아니고..."

찬바람에 이젠 추운지 룬룬은 창문을 닫아 화로 앞에서 불을 쬐다가 남은 고구마좀 가져오라고 시켰음.궁녀가 남은 고구마를 가져오자 룬룬은 숯을 뒤적거려 고구마를 넣고 숯으로 다시 덮어놨음.얼마 지나지 않아 침전 안에 군고구마 냄새가 솔솔 나자 룬룬과 궁녀는 나란히 앉아 고구마가 빨리 익기를 기다렸음.

"비궁마마.숙비마마께서 드셨사옵니다."

"이런 씨...왜 하필 이럴때 처 오고 지랄이래?"

"그러게요?제가 비궁마마 오수 중이라고 할까요?"

"아니 괜찮아.들라하게."

문이 열리고 황후보다 더 화려하게 치장을 한 숙비가 들어오자 룬룬은 황제의 후궁도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여서 궁녀의 부축을 받으며 인사를 올렸음.숙비는 코끝을 스치는 군고구마 냄새에 미간을 찌푸리며 손가락으로 코 밑을 막았음.

"비궁.이게 무슨냄새 입니까?"

"고구마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냄새입니다."

"비궁.지금 제정신입니까?"

"화로에 고구마를 구워먹으면 안된다는 법도는 없는걸로 알고있습니다."

"이래서 사람은 신분에 맞게 살아야 하는겁니다.밭떼기나 하던 평민 따위가 궁에 들어와 물을 흐리고 있으니 황궁 체면이 비궁 때문에 말이 아닙니다."

"숙비마마.숙비마마께서 아무리 아바마마의 후궁이라고 해도 저는 엄연히 어마마마의 며느리 입니다.제게 시어머니 노릇을 하시고 싶으시다면 어마마마께 허락을 구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숙비는 룬룬의 말에 부들부들 거리더니 뺨을 쳤고,궁녀가 입틀막을 하며 놀랐음.숙비는 할줄 아는게 농사 뿐이어서 어른에 대한 공경과 예의도 없는거냐 어디서 따박따박 말대꾸를 하는거냐 태자가 아니었으면 너따윈 감히 날 쳐다보지도 못했을 잡년이라며 폭언을 퍼부었음.숙비의 폭언에 보통의 여인이라면 마음에 상처를 받았겠지만 룬룬은 아니었음.어릴때부터 애기씨와 동무가 된 이후부터 줄곳 신분이 어쩌고 저쩌고 까내리는 말을 들으며 자랐기에 숙비의 폭언따윈 대수롭지도 않았음.

"지금 감히 태자비에게 무슨 무례입니까."

"태,태자..."

"태자?말이 짧습니다."

"......"

"부인.괜찮소?"

"괜찮아요."

치맛자락을 움켜 잡고있는 숙비는 몸이 저절로 떨렸음.이보에게서 풍겨지는 위압감에 몸이 떨리고,심장마저 빠르게 뛰었음.황제 다음이 태자였기에 아무리 황제의 후궁이라고 해도 예를 갖춰야 하고,함부로 얼굴을 보는것도 안됐으며 내명부 수장 다음가는 태자비에게도 고개를 숙여야만 했음.이보는 뒤늦게서야 예를 갖추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숙비에게 그리 신분을 따지길 좋아하시는 분이시니 태자비에게 손찌검을 한것도 모자라 폭언을 하는 하극상을 벌인 죗값을 받으라며 밖에서 기다리라고 함.

숙비에게 맞아 붉게 부어오른 뺨에 이보는 속이 상한 모양인지 미간을 찌푸리며 룬룬의 뺨에 살며시 손을 감쌌음.차가운 이보의 손에 뺨의 열이 식어가는지 룬룬은 자긴 괜찮다고 이보의 손을 잡아 내리며 마침 고구마를 구웠다면서 같이 먹자고 궁녀에게 고구마 꺼내라고 시켰음.경합을 마치고 처소로 가는길에 출출해서 룬룬도 볼겸 요깃거리나 하려고 가는길에 숙비가 앞서 가기에 걸음을 바삐 했더니 후궁 따위가 훗날의 국모에게 그런 하극상을 할줄은 상상조차 못했음.

"뜨거우니까 입천장 데이지 않게 조심히 드세요."

"부인도 조심이 드시오."

"태자전하."

"네.부인."

"제가 태자비가 된게 궁의 체면을 깎아내리는 걸까요?"

"그런 말은 하지 마시오.그대 덕분에 궁의 분위기가 얼마나 화사해졌는지 모르겠소?"

상처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무덤덤한건 아니었음.농민의 딸로 태어났으니 신분이 낮은것에 대해서는 딱히 세상을 비관하고자 하는건 아니었음.그렇지만 신분이 낮았던걸로 비아냥과 조롱을 받는건 부당하다고 생각했음.그깟 신분제가 대체 뭐기에 신분이 낮다고 하여 무작정 아랫것 취급을 받아야 하는건지...운 좋게 태자와 혼인을 해서 태자비가 됐으니 부러움을 사겠지만 평생을 자유롭게 살았던 룬룬으로썬 궁의 생활은 답답하기만 했음.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답답하게 살고자 텃밭도 가꾸고 그런것 뿐이었는데 그게 신분 운운까지 들으며 폭언을 들어야 하는건지 알 수 없었음.

"태자전하.숙비마마의 말씀대로 제가 궁의 물을 흐리고 있다면 저는 무얼 해야 하는거죠?"

"부인..."

"다른 내명부의 여인들처럼 그저 얌전하게 자수나 놓고,몸이나 치장하며 살아야 하는건가요?"

"그럴필요가 없소.부인은 늘 하던대로 해도 되오.봄이 오면 텃밭을 다시 일궈 씨를 뿌리고,작물을 키우면 되오."

"태자비 다운게 뭔지 모르겠어요."

"그런건 없소.그러니 부인은 지금 이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며 살아도 되오.누군가가 부인에게 손가락질을 하면 그 손가락을 자를것이고,욕을 하면 세치혀를 뽑을것이고,부정한 시선을 보낸다면 눈을 도려낼것이오."

다소 과격한 위로였지만 위로가 되긴 되는지 룬룬은 이보의 어깨에 머리를 폭 기대어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고구마를 한입 베어먹었고,이보는 고구마가 참 달고 맛있게 익었다며 한입 크게 먹었음.군고구마 하나를 먹고나서 밖으로 나온 이보는 눈밭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숙비에게 서늘하게 내려다 본 이보는 두시진 동안 무릎을 꿇고 앉아있으라 하곤 자신의 호위에게 한시진이 지나면 처소로 뫼시라는 말을 남기고 갔음.

숙비가 태자의 명을 받아 태자비 처소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황제는 멈칫 하다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넘어갔음.보나마나 괜히 트집을 잡다가 태자에게 들켰을테지...황제는 태자를 부르라 했음.이보가 들어오자 황제는 화가 난듯한 이보의 얼굴에 실소가 나왔음.아직 어린것이 그래도 부인을 끔찍이도 귀애해서 황제인 자신의 후궁에게 벌을 줬으니 이를 잘했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야단을 쳐야 하는건지...

"숙비에게 벌을 줬다지?"

"예.아바마마."

"그래.태자도 괜히 벌을 준것이 아닐테지.허나 벌을 준 이유라도 듣고 싶구나."

"부인에게 손찌검을 한것도 모자라 폭언을 했습니다.소자가 참았어야 했습니까."

"참을 이유가 없지.잘했다.비궁은 어떻느냐."

"부인이 호방한 성격이라고 해도 알고보면 속은 여립니다.소자의 부인이 태자비 답지 않고,여인 답지가 않아 부정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면 소자는 차라리 부인과 궁 밖에서 자유롭게 살것입니다."

허튼 소리로 하는게 아닌것을 알기에 황제는 숙비에겐 따로 적절한 처벌을 내릴테니 비궁을 잘 보듬어 주라는 말을 하고 보냈음.내관을 부른 황제는 숙비가 벌을 다 받으면 데려오라 했고,내관은 알겠다고 대답을 했음.수북히 쌓인 눈밭에서 한시진을 추위에 떨어가며 무릎을 꿇었던 숙비는 이보의 호위에게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처소로 가는길에 황제가 찾으신다는 부름을 받고 처소로 가지 못하고 황제에게 불려가야만 했음.

숙비가 태자비에게 손찌검을 한것도 모자라 폭언을 퍼붓는것을 태자가 듣는 바람에 태자비 처소 앞에서 한시진동안 무릎을 꿇어 앉은 벌을 받았는데 그 사실을 알게된 황제가 숙비에게 한달간 외출을 금지하고 자숙 하라는 벌을 내렸다는 소문이 궁 내에 파다하게 퍼지자 황제의 다른 후궁들은 숙비가 처벌 받은게 그렇게도 통쾌한지 후궁들은 황제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려고 룬룬을 찾아가 숙비를 씹고 뜯었고,룬룬은 유사 시어머니들의 들이닥침이 지쳤음.

 

 

이보등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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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c50ce] - 2023/07/08 00:45

어렵다 어려워 황궁생활 시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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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905be] - 2023/07/08 01:14

뺨을??? 미친 냉궁행 아니냐고 시발 도랏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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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f03fc] - 2023/07/08 01:46

아니 완전 미췽련이자나 졸라어이없네 왜때려 시발 ㅠㅠ 때릴때가 어딨다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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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de77] - 2023/07/08 01:46

사람이 착하면 되는거지 신분가지고 지랄이네 진짜 다 망치로 패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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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56bb6] - 2023/07/08 02:03

황손 임신중인데 때리면 사형아니냐고!!!!!! 아 너무 빡치고요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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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fd7a] - 2023/07/08 02:20

이보가 봐서 존나 다행임 ㅠㅠㅠㅠㅠ진짜 왜그러세요 딸뻘인데요 시벌탱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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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f1c97] - 2023/07/09 00:54

룬룬 멀쩡한척 해도 상처받은듯 ㅠㅠ시발 개롭히지마라 개빡쳐 출궁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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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c4cbf] - 2023/07/09 23:42

그래도 황실 힘있는 사람들이 룬룬편이라 다행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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