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기무선으로 삼생삼세 같은 거 bgsd 1

https://sngall.com/articles/648
2020/11/12 19:58
조회수: 1859
christmas wreath

전에 ㅎ에 올린 적있음

 

 

기산 온씨들이 연화오를 습격했다. 연화오를 무너뜨리고 그곳에 감찰소를 세우기 위해 그들은 저항하는 운몽 강씨 수사들에게 칼을 빼들었다. 평화롭기 그지 없던 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한 건 순식간이었다. 곳곳에 시체들이 널부러져있고 피 비린내가 진동했다. 애초에 머릿수가 맞지 않는 싸움이었으니 연화오는 처절하게 짓밟혔다. 불타오르는 연화오에서 위무선이 구해낸 사람은 그의 사제 강징 뿐이었다. 강 종주와 우 부인은 온가 수사들과 맞서다 운명을 달리하였고 강염리는 위무선을 구하려다 그를 찌르려던 칼에 심장을 관통 당해 숨을 거두었다. 목숨은 건졌으나 내상을 심하게 입은 강징은 금단을 잃고 말았다. 자신이 유일하게 지켜낸 가족, 제 친아우나 다름없는 강징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위무선은 그에게 자신의 금단을 내어주었다. 강징이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할 수 있게 도운 위무선은 자신 또한 몸을 피하려 했으나 온씨 일가에 잡혀 난장강에 버려졌다. 그곳에서 궤도를 익혀 귀신을 부릴 수 있게 된 위무선은 석 달 뒤 아무도 살아서 돌아온 적 없다는 난장강에서 돌아와 기산 온씨의 이릉 감찰소를 산지옥으로 만들었다. 수 백의 수사들을 전부 다른 방식으로 죽인 위무선은 종국엔 자신의 힘을 통제하지 못하고 폭주하고 말았다. 온조와 왕영교의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수만 조각으로 찢어발겨 복수를 마친 위무선은 통제할 수 없는 제 힘이 다른 이들을 다치게 할까봐 다시 난장강으로 돌아갔다. 자신이 불러들인 귀기를 감당하지 못한 위무선은 무의식중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기억과 힘을 봉인한 채로 잠들었고 사일지정이 끝날 무렵에야 긴 잠에서 깨어났다.

 

“망기 네가 이릉 감찰소의 일을 조사해줬으면 좋겠구나. 수 백의 사람들이 그렇게 한 번에 떼죽음을 당한 것도 의심스럽고 그들을 죽인 방식마저 종잡을 수 없으니 말이다. 게다가 요즘 난장강 주변에 흉시들이 자주 나타난다니 그 일과 연관이 있는지 한 번 알아보거라.”

“예, 형장.”

 

택무군의 명을 받들어 감찰소 사건과 난장강 주변을 조사하기 위해 이릉을 찾은 남망기는 폐허가 된 감찰소에 남은 흔적들을 꼼꼼하게 살폈다. 여기저기 붙어있는 부적은 흔히 볼 수 있는 귀신을 쫓는 부적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 모양이 미묘하게 달랐다. 귀신을 쫓는 부적이 아니라 귀신을 불러들이는 부적, 그것도 원념이 강한 악귀들을 불러들이는 부적이었다. 남망기는 누군가 사술을 이용해 수사들을 죽였을 것이라 짐작은 했지만 대체 어떤 이가 어떤 술법을 이용해 이런 일을 꾸민 것인지 추측하기 어려웠다. 온가의 수사들만 죽임을 당한 것을 보면 기산 온씨에게 큰 원한을 가진 인물일 테지만 선문 백가엔 온가와 원수를 진 이들이 넘쳐났다. 좀처럼 특정인을 지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망기는 조사를 위해 사람들이 모두 꺼리는 난장강에 제 발로 걸어들어갔다. 남희신의 말대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난장강은 지나치게 흉시들이 많았다. 흉시 수 십까지는 남망기 혼자서 상대할 수 있다 해도 수 백은 사정이 달랐다. 마치 세상의 모든 흉시들이 모여있는 것처럼 끝도 없이 몰려드는 흉시들로 인해 남망기는 난장강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더 깊숙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아무리 상대해도 흉시의 수가 줄어들지 않자 남망기도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남망기는 남은 제 영력의 대부분을 금에 실어 수 백의 흉시들을 단 한 번의 공격으로 모두 소멸시켰다. 잠시 시간을 벌 수 있는 방법이긴 했으나 남망기 또한 타격이 컸기에 그는 기력을 전부 소진하여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정신이 좀 들어요?”

 

낯선 목소리에 눈을 뜬 남망기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피진을 검집에서 꺼내들었다. 목덜미에 갑자기 칼날이 들어오자 놀란 사내는 손에 들고 있던 물 잔을 그대로 떨어뜨리고 잔이 깨지는 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목숨을 구해준 사람한테 너무한 거 아니에요? 다짜고짜 검부터 들이대다니…. 마실 물을 가져왔는데 그쪽 때문에 다시 떠와야 하잖아요. 여기 난장강은 귀기가 강해서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한 물 구하기도 힘들어요. 다시 가져올 테니 얌전히 있어요.”

 

남망기에게 화를 내고 모습을 감춘 사내는 잔에 물을 채워 돌아왔다. 그에게 물 잔을 건네주고 사내는 곁에 앉아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여긴 어디지?”

“난장강 숲속 깊숙한 곳이요. 무슨 일 있었는지 기억 안 나요? 바깥이 소란스러워서 나와봤더니 그쪽이 흉시들한테 쫓기고 있었어요. 흉시가 어찌나 많던지… 여기에 살면서 흉시는 지긋지긋하게 봤지만 그리 많이 몰려가는 건 처음봤어요. 걱정되는 마음에 따라갔더니 그쪽이 한 번에 그 많은 흉시들을 퇴치하고 쓰러졌어요. 그냥 두고 볼 순 없어서 여기로 데려왔어요. 걱정하지 말아요. 여긴 흉시들이 들어오지 못하니까요.”

“정체를 밝혀라.”

“보시다시피 흉시는 아니고요. 정체는 딱히 밝힐 게 없네요. 어느 날 눈을 떴더니 여기에 버려진 신세라서요. 내가 어디서 뭘 하던 누군지는 아무것도 기억 안 나요. 그러니까 그쪽한테 밝힐 정체 같은 것도 없다고요.”

“난장강은 사람이 살지 못한다.”

“그렇게 말하면 여기서 살고 있는 나는 뭐가 돼요? 사람들이 아무도 찾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난 여기서 벌써 두 달째 살고 있어요.”

“왜 여기에 사는 거지?”

“말했잖아요. 여기 버려졌다고. 눈을 떴을 때부터 난 혼자였어요. 나를 버리고 간 사람이 누군지 몰라도 사람 사는 꼴은 갖춰놓고 떠나줘서 고마울 따름이죠.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가족이 어디 있겠어요. 집도 절도 없는 신세라 갈 곳도 없고 먹고 살 길도 막막하니까 여기서 지내는 거예요. 여긴 술법이 걸려 있어서 흉시들이 접근하지 못해요. 난 동굴 앞 작은 텃밭에서 작물을 길러 시장에 나가 그걸 판 돈으로 먹을 걸 사서 돌아와요. 흉시들이 많이 보이는 날엔 나갈 엄두조차 못 내지만요…. 다행히 며칠 전에 시장에 다녀와서 그쪽을 굶기는 일은 없겠네요. 이젠 내가 물어볼게요. 흉시를 잡으러 다니는 걸 보면 수사인 거죠? 내가 그쪽을 뭐라 불러야 할까요?”

“함광군.”

“좋아요. 함광군, 여긴 안전하니까 며칠 쉬었다 가요. 기력을 회복해야 난장강을 빠져나가죠.”

“나를 도와주는 이유가 뭐지?”

“사람을 도와주는데 이유가 굳이 필요해요? 당신은 다쳤고 난장강에 사는 사람이라곤 나뿐이에요. 모른체하고 버려둘 순 없잖아요.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돕는 거예요. 그리고… 이렇게 얼굴을 마주보면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게 좋을 따름이에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일단 먹을 걸 가져다 줄게요. 잘 먹어야 빨리 낫는 법이에요.”

 

죽이라도 만들어주겠다며 사내가 자리를 비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동굴 안은 연기로 가득 찼다.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싶어 사내가 사라진 곳으로 향한 남망기는 그곳에서 불도 제대로 지피지 못해 연기 때문에 눈물까지 흘려가며 기침을 하는 그를 발견했다.

 

“미안해요. 아픈 사람을 귀찮게 만들고. 조금만 기다려요. 다시 불을 지필 거니까.”

“내가 하지.”

“네? 하지만 당신은 환자라고요. 아픈 사람을 부려먹을 순 없어요.”

“환자가 둘로 늘어나게 둘 순 없다.”

 

남망기가 진지하게 하는 얘기에 웃음이 터진 사내는 어디 한번 해보라면서 그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그가 능숙하게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솥에 물을 부어 씻은 쌀을 넣고 끓이자 순식간에 밥이 완성되었다. 텃밭에서 캐 놓은 감자를 채 썰어 볶고 사내가 시장에서 사온 계란을 풀어 국을 끓이자 그럴싸한 상이 차려졌다.

 

“여기서 눈을 뜬 이래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건 처음이에요.”

“그전엔 뭘 먹고살았지?”

“요리는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과일로 배를 채우거나 감자나 물고기를 구워 먹었어요. 시장에 가도 돈이 있어야 밥을 사 먹죠. 고마워요. 덕분에 밥다운 밥을 먹어보네요.”

 

난장강에서 머무는 동안 남망기는 하는 수없이 음식을 도맡아야 했다. 사내가 손을 대면 동굴 안에 연기가 가득 차게 만들거나 솥을 태우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남망기는 대부분의 시간을 명상을 통해 영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했고 사내는 그가 명상을 하는 동안엔 방해하지 않기 위해 밖으로 나가 텃밭을 일구거나 깨끗한 물을 구해와 물독을 채워놓았다.

 

“사저… 사저…. 사저!”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일으키자 그 기척에 덩달아 잠에서 깬 남망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미안해요, 나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난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고 자요.”

“마셔라.”

“고마워요…. 함광군은 무뚝뚝한 줄로만 알았더니 제법 다정한 면도 있네요.”

“악몽을 꾼 건가?”

“가끔… 꿈에 어떤 낭자가 나와요. 주변이 온통 불길에 휩싸여 있는 곳에서 그녀는 매번 나를 구하려다 칼에 맞고 쓰러지고 나는 그녀를 붙잡고 울고 있어요. 내가 기억 못 하는 과거일지도 몰라요. 얼굴도 선명하지 않은데 그녀가 나를 아선이라 부른 것만은 확실하게 기억해요.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내게 아선이라고 했어요.”

“네 애칭인가 보군.”

“애칭….”

“선선.”

“네?”

“그녀가 널 아선이라 불렀다면 네 이름이나 자에 ‘선’ 자가 들어간다는 거다. 내가 널 부를 이름이 없으니까….”

“내 이름 지어준 거예요?”

“음.”

“그렇다는 거예요? 아니란 거예요?”

“마음에 드나?”

“이름이 생겨서 기뻐요. 고마워요. 함광군. 그런데 함광군은 이름이 뭐예요?”

“남잠.”

“예쁜 이름이잖아요. 남잠. 잘 어울려요.”

“이름은 함부로 부르면 안 된다.”

 

남망기는 그가 수선계 사람이 아니라서 선문세가의 사람들은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에게선 영력도 느껴지지 않았고 방금 전 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맥을 짚었을 때 그의 몸에 금단이 없다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죄송해요. 하지만 함광군은 날 선선이라 불러도 돼요. 함광군이 지어준 이름이잖아요.”

 

남들이 제 몸에 닿는 걸 싫어할뿐더러 필요 이상의 말 섞는 것도 싫어하는 남망기지만 혼자 난장강에서 외롭게 지냈을 선선의 사정을 생각해 남망기는 선선이 혼자 떠들 때마다 중간중간 대답을 해주며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었다. 스스럼없이 제게 다가오는 선선을 남망기는 굳이 밀어내지 않았고 선선은 제게 이름을 지어주고 말동무가 되어준 남망기에게 거리낌 없이 애정을 표현했다. 난장강에 사람이라곤 둘뿐이니 붙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다.

 

“함광군, 먹을 게 다 떨어져서 시장에 가봐야 할 거 같아요. 금방 다녀올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요.”

 

선선이 혼자 시장에 다녀오겠다는 말에 남망기는 그를 붙잡았다.

 

“흉시를 만날 수도 있다.”

“함광군이 여기에 왔을 때가 특이한 경우였지 보통은 한두 녀석 정도만 돌아다녀요. 마주치면 난장강 밖이나 여기로 도망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같이 가지.”

“하지만 함광군은 아직 다 낫지 않았잖아요.”

“도망치면 된다.”

“뭐라고요? 하하. 함광군은 정말 재미있는 거 알아요? 말 수도 별로 없으면서 가끔씩 웃긴 얘길 한다니까. 정말 같이 갈 거면 따라와요. 해지기 전에 다녀와야 해요.”

 

자신에게 웃기다는 소리를 하는 선선을 보며 남망기는 그가 평소에 사람들을 자주 보지 못해 웃기다는 게 뭔지 모르는 모양이라 생각했다. 그는 세상에 자신만큼 조용한고 고루한 사람은 없다 여겼으니 말이다. 선선을 따라 이릉의 시장에 나온 남망기는 그가 감자와 무를 팔아 다른 채소와 과일을 사는 모습을 곁에서 조용히 지켜보았다.

 

“함광군이 따라나오니 여인들이 가던 발걸음도 멈추고 감자를 사 가는 거 봤어요? 덕분에 한동안은 배곯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거 같아요. 오늘은 돈을 많이 벌었으니 내가 밥을 살게요. 이리 와요.”

 

남망기를 끌고 식당으로 들어간 선선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이 떠드는 이야기를 주워들었다. 난장강에서 살다 보니 그는 시장에 나올 때가 아니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사일지정이 끝나고 강 종주가 연화오를 재건하는 데 전력을 가하고 있다지.”

“온 씨 놈들 손에 가족을 모두 잃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요즘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사일지정과 그 일에 엮인 세가 공자들의 이야기였으니 자연스레 운몽 강씨와 연화오의 얘기도 흘러나왔다.

 

“함광군, 연화오가 어디에요?”

“운몽 강씨들이 사는 곳.”

“함광군은 가본 적 있어요?”

“아니.”

“참변이 있었나 봐요. 가족을 다 잃었다니…. 딱하네요.”

 

그게 자신의 얘기인 줄도 모르는 선선은 남망기의 밥그릇 위에 고기를 얹어주며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다른 사람이라면 입을 열기도 전에 남망기에게 식불언 소리를 들었겠지만 선선이 말이 고픈 사람이라는 걸 아는 남망기는 그가 밥상 앞에서 재잘대도 나무라지 않았다.

 

“함광군.”

 

식사를 마치고 다시 난장강으로 돌아가기 위해 남망기가 채소와 과일이 담긴 바구니를 집어 들자 선선은 그의 손에 들린 걸 뺏어들었다.

 

“같이 가는 건 여기까지예요.”

“무슨 뜻이지?”

“돌아가야죠. 가족들이 기다릴 텐데.”

“선선.”

“난장강에서 시장까지 나올 수 있는 걸 보면 이제 다 나았잖아요. 함광군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걱정할 거예요. 늦기 전에 돌아가요. 함광군에게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밥 한 끼 대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부디 무사히 돌아가길 바랄게요.”

“선선, 너는….”

“난장강이 내 집이에요. 혹시 모르잖아요. 나를 버린 사람이 찾으러 올지도 모르니까 난 여길 떠날 수 없어요.”

 

남망기는 제가 왜 선선을 붙잡고 있는지 알 수 없었으나 이대로 헤어질 순 없어 선선의 손목을 세게 쥐었다. 선선 또한 오랜 외로움 끝에 만난 사람이었기에 남망기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하면 어린애처럼 제 고집만 부릴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름도 지어주고 맛있는 밥도 해주고 내 얘길 들어줘서. 인연이 있다면 또 만나겠죠. 함광군이 가지 않는다면 내가 먼저 갈게요. 잘 지내요.”

 

남망기에게 붙잡힌 손목을 겨우 빼낸 선선은 미련이 남을까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기 시작했다. 우두커니 서서 멀어지는 선선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남망기는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걸음을 돌려 운심부지처로 향했다. 그에겐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남아있었고 제 사명을 미루고 선선을 따라갈 만큼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었다. 운심부지처에 돌아온 남망기는 남계인과 남희신에게 그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이릉 감찰소 사건에 대해선 조사가 더 필요함을 고했다.

 

 

운심부지처로 돌아온 지 한 달 만에 감찰소 사건 조사를 위해 남희신과 이릉을 다시 찾은 남망기는 남희신에게 허락을 받아 잠시 시간을 내 난장강으로 향했다. 기억을 더듬어 선선이 사는 동굴을 찾아 헤매던 남망기는 갑작스레 비명이 들려와 그곳으로 재빠르게 뛰어갔다. 흉시 서넛이 선선을 쫓는 걸 발견한 남망기는 현살술로 단숨에 그들을 제압하고 도망치려다 넘어져서 다친 선선을 일으켜 세웠다.

 

“상태가 좋지 않군. 걸을 순 있겠어?”

“괜찮아요.”

 

전과 달리 자신을 냉랭하게 대하는 선선의 태도에 남망기는 잠시 당황했지만 제 착각일 거라 여기며 그를 부축했다. 하지만 선선은 남망기를 밀어내고 다친 다리를 질질 끌며 그에게서 멀어지려 애를 썼다.

 

“선선!”

“따라오지 말아요.”

“그 다리로 어떻게 돌아가겠다는 거지?”

“함광군이 신경 쓸 일은 아니잖아요.”

“네가 왜 갑자기 화를 내는지 모르겠군.”

 

자신의 손을 뿌리치는 선선을 기어이 붙잡아 등에 업은 남망기는 선선이 내려달라 반항을 하는데도 꿋꿋히 그를 업고 동굴로 향했다. 침상에 선선을 내려놓은 남망기는 그의 부은 발목을 살폈다.

 

“한동안은 걷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이만 가봐요.”

“선선, 내가 뭘 잘못 한 건가?”

 

남망기의 물음에 입술을 꽉 깨물고 답을 않던 선선은 결국엔 울음을 터트렸다.

 

“많이 아픈가?”

“왜 다시 돌아왔어요?”

“반가워할 줄 알았는데.”

“이번엔 얼마나 있다가 떠날 건데요? 한 시진? 하루? 곁에 있어줄 게 아니라면 찾아오지 말아요. 함광군은 잠시 머물다 떠나면 그만이지만 나는… 나는 내내 그리워해야 해요. 언제 올지도 모르는 사람을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선선은 남망기를 떠나보내고 외로움으로 인해 크게 앓기까지 했었다. 그게 흔히들 말하는 상사병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선선은 그가 제 곁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것 또한 깨달아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접어야 했다. 그가 이렇게 찾아와 잠시 머물렀다 떠나면 자신은 또 한참을 앓게 될 걸 아는 선선은 막무가내로 남망기를 밀어내려 들었다.

 

“선선, 내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지?”

“떠나요. 그리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아요.”

 

더 이상 말도 섞기 싫다는 듯 고갤 돌려버리는 선선의 행동에 남망기는 하는 수없이 걸음을 돌렸다. 난장강을 빠져나오는 내내 선선의 다친 다리가 신경 쓰인 남망기는 그냥 떠나질 못하고 시장에서 선선의 다친 다리에 쓸 약과 과일을 사 그가 사는 동굴 입구에 두고 제 일행에게 돌아갔다. 어딜 다녀온 거냐는 남희신의 물음에 남망기는 감찰소 일로 알아볼 게 있어서 다녀왔다고만 답할 뿐이었다.

 

 

왕샤오 망기무선 망선


code: [68c6e]
목록 Gift

댓글

code: [36fc5] - 2020/11/12 19:59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6f855] - 2020/11/12 19:59

허미,,,,,내센세 오심ㅠㅠㅠㅠㅜㅠㅜㅜㅜㅜㅠ아ㅠㅜㅜㅠㅠ센세ㅠㅜㅜㅠㅠㅠ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f50b7] - 2020/11/12 19:59

선생님!! 센세 진짜 센세야??? 삭제 되서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시발 와줘서 진짜 그랜절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9013c] - 2020/11/12 20:03

ㅠㅠㅠㅠ센세 ㅜㅜㅠㅠㅜ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c04f7] - 2020/11/12 20:09

그저 개추밖에 줄게 없다ㅠㅠ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0f3e3] - 2020/11/12 20:24

센세..? 이즈댓유? 엉엉 센세 날 가져 ㅜㅜ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78970] - 2020/11/12 20:28

하 센세ㅜㅜㅜㅜㅜㅜㅜ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776b1] - 2020/11/12 20:48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eaa7a] - 2020/11/12 21:02

헉 ㅠㅠㅠㅠ이걸다시보다니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998b5] - 2020/11/12 21:34

세상에 내센세 세상에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505b9] - 2020/11/13 22:51

센세ㅠㅠ 내 센세!! ㅇㄱ땜에 언제 다시 볼수있을까 했는데ㅠ 샢 덕분에 센세를 다시 만났어ㅠㅠㅠㅠㅠ 이거시 전화위복인건가ㅠㅠㅠ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4eedb] - 2020/11/15 22:59

정주행중인데 선선이 삐첬어 ㅋㅋㅋㅋ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df023] - 2020/11/22 21:09

선선아ㅜㅜㅜㅜㅜ가지말라고 해ㅜㅜㅜㅜㅜㅜ옆에 있어달라고해ㅜㅠㅜ

-
- perma_link - 삭제 - gift
code: [fa150] - 2020/12/02 21:53
-
- perma_link - 삭제 - gift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