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룬룬은 익숙하지 않은 현대 생활에 적응을 하기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하고있음.가령 집 근처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뭔가를 사온다거나,아니면 티비를 켜 리모컨을 작동 해보거나,냉장고를 열어 본다거나,빨래가 돌아가는 세탁기를 보거나...

"엄마 뭐해요?"

"서방님한테 서신을 보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저위가 도와줄래?"

"네..."

오늘은 수업이 없어 집에 있었던 저위는 손에 익숙치 않은 핸드폰을 붙잡고 고군분투를 하는 룬룬의 옆에 앉아 메세지를 보내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줬고,룬룬은 눈동자를 열심히 굴리며 검지손가락 하나로 톡톡 누르며 이보에게 메세지를 보냈고,회의를 하고있었던 이보는 룬룬이 보낸 메세지에 살풋 웃었음.서ㅓ반ㅇ니미 ㅂ보고시펑ㅛ.

한가로운 주말에 연소와 연한이 이보에게 엄마랑 같이 쇼핑 가자고 졸랐고,룬룬이랑 온종일 뒹굴고 싶었던 이보는 사랑스런 두 딸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하는 수 없이 외출을 결정했음.서봉이 왜 우린 빼놓고 가냐고 볼멘소리를 냈지만 여자들끼리 쇼핑좀 하겠다는데 남자가 어딜 꼽사리를 끼냐며 룬룬을 홀랑 데리고 나가니 이보는 아빤 남자도 아닌가 보다며 서봉에게 필요한거 있으면 전화 하라고 집을 나섰음.

"으응~엄마는 뭘 걸쳐놔도 잘 어울리네..."

"엄마 이런 파격적인 스타일은 어때?"

"그런건 너나 입어!"

"왜~엄마도 이런 섹시한 스타일도 입어보고 그래야지~"

연소와 연한이 룬룬을 붙잡고 옷을 골라주는 동안 이보는 잠시 다른 매장에서 신중하게 고르고 있었음.이보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 직원이 어떤 상품을 찾으시냐 물었고,이보는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가리켰음.흰 장갑을 낀 직원이 이보가 가리키는 족족 진열대 위에 꺼내놓으니 다른 손님들이 일제히 쳐다봤음.

"결혼 예물이신가봐요?"

"이걸로 전부..."

"네?저,전부요?"

"전부 일시불..."

이보가 시커먼 블랙 카드를 꺼내자 직원은 얼른 카드를 받았고,다른 직원이 잽싸게 포장을 했음.순식간에 몇억치 결혼 예물 몇세트를 구입한 이보가 유유히 매장에서 나가자 직원들은 누군지는 몰라도 부럽다는 생각을 했음.

"아빠 어디갔다와?"

"그건 뭐야?"

"엄마꺼..."

"아항~"

"옷은..."

"다 골랐어~계산 플리즈~"

이보가 계산을 하는동안 연소와 연한은 룬룬을 다른 매장으로 갔고,카드를 받은 이보는 집으로 보내라며 주소를 남기고 매장에서 나왔음.여자들의 쇼핑은 해도해도 끝이 나지 않았음.그렇지만 룬룬은 긴 쇼핑에 지쳐 잠시 이보와 앉아 가방을 고르는 두 딸을 보며 직원이 준 커피를 마시고 있었음.

"끽 해봐야 고등학생으로 보이는데 명품백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보나마나 부모님 등골 빼먹는거겠지...요즘 애들이 너도나도 명품 드니까 명품 가치가 떨어진다는거 모르나봐."

"명품에 대해 뭘 알겠어...그런데 이거 좀 비싸지 않아?"

"할부 해야지 뭐..."

엄마한테 어울리는 가방을 고르던 연소와 연한은 다른 손님의 대화에 빡이 쳤는지 연한이 앉아서 쉬고있는 이보에게 갔음.이보가 다 골랐냐고 하기에 연한은 카드를 달라고 손을 내밀었음.이보한테 카드를 받아낸 연한은 다시 연소한테 돌아갔고,직원을 불러 여기 있는거 싹 달라며 시커먼 카드를 뽐내며 내밀었고,직원은 카드를 받아 바로 준비 하겠다고 함.

"등골 빼먹는것도 다 재력이 있어야 가능 하단걸 모르나?"

"몇백짜리 가방 하나에 벌벌 떠는 사람들이 뭘 알겠어~"

작은포도들은 들으라는 식으로 아주 노골적으로 저격을 해서 말했고,작은포도들을 그저 부모님 등골 빼먹는 철없는 딸 취급을 하던 다른 손님은 얼이 빠졌음.

 

 

 

이보등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