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이룬네로 싸늘한집안 오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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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16:30
조회수: 159


5. 서봉

빙상경기에 치열한 몸싸움, 꽤나 과격한 몸싸움이 있는 하키는 언제나 부상의 위험이 있는 스포츠였지. 
보호구야 어디까지나 다칠 확률을 줄여주는 도구일뿐 백퍼센트 안전함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였어.
동생 둘의 벽을 느낀 서봉이는 뭘 어떻게 해보기도 전에 시즌 마지막 경기일정으로 인해 합숙훈련에 들어갔어.
집중해야하는 것은 알지만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인해 온전히 집중을 하지 못한 서봉은 결국 훈련때 한 번 다치고 경기에서
그 부상을 완전히 심화시켰어.

가벼운 뇌진탕에 근육파열과 넘어지면서 상대선수의 스케이트 날에 긁혀 꿰맨 상처까지.
부상 종합세트를 선물로 받은 서봉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코치와 동료들에 의해 병원 응급실을 갔고
절대 안정 조치를 받았어.

이럴때 연락이 가능한 사람은 서오하나뿐이였어. 다른 가족이야 부상이라 말하면 큰일이 난 줄 알지만
스포츠 선수에게는 부상은 늘 달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였지. 그래서 부상을 당했을때 호들갑 떨지 않고 와줄 수 있는 사람은
같은 스포츠를 하는 서오뿐이였어. 다리가 

-나 좀 데리러 와줘 
-알았어. 많이 심해?
-그냥 저냥
-주소찍어줘



짐은 후배들이 다 싸줬고 이제 서오만 오면 되는 일이라 병원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서봉은 읏챠-하고 몸을 일으켰어.
몸이 다쳐서 통증이 없는건 아니지만, 지금 머리속에는 다른 일들이 더 문제였어.
다들 이런저런 일들로 막내 둘이랑 사이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어덯게 화해라도 해보려고 짧게 여행이라도 갈까 했는데
부상으로 다 물건너 간 일이였지.

넘어져서 다친 머리보다 고민으로 인한 편두통이 더 심해서 서봉이는 답지않게 한숨을 푹푹 쉬었어.
사실 훈련하면서 어린 후배들한테도 동료들한테도 물어보긴 했어.
너네 훈련 끝나고 집 가면은 동생들하고 뭐하고 놀아주냐고, 근데 자신의 생각보다 더 많이 놀아주고 친밀하게 지내는 모양이였어.
그간 휴가라고 집에 널부러지고 술먹으러 돌아다니던 자신의 삶을 반성하게 되었지.

그렇게 맹렬하게 머리를 굴리고 있다보니 서오가 도착했어.

-뭐야, 왜이렇게 많이 다쳤어.
-그냥 꼬맨거랑 근육파열
-어디 근육
-다리

한숨을 푹 쉰 서오는 가볍게 한 팔로 서봉이를 부축하고, 서봉의 짐가방을 들고 나섰어. 속도를 즐기는 서오답게 자동차도 속도를 즐길 수 있는 스포츠카였어. 무광블랙의 콜벳c7 에 올라탄 두 형제는 말없이 집으로 향했어.


-애들 집에 없지?
-아루랑 세한이 둘 다 학교갔어.
-감기는 다 나았고?
-응, 아루도 크게 안아팠어. 그러는 너는 얼마나 걸린대.
-나? 뭐 1주는 집에 붙어있어야지. 2주정도 얌전히 살아야하고.
-찢어진건 어디가 찢어진건데
-넘어지면서 박은 머리랑 팔
-몇 바늘
-3바늘, 12바늘

서오는 입을 다물었어. 찹쌀떡 같이 흰 애한테 12바늘이라니, 흉질 걸 생각하니 좀 속상했어.
다치는거야 늘상 있는 일이지만 이렇게 다칠 애가 아닌데 다쳐와서 좀 걱정되었어. 그리고 집중 못한 이유도 대충 짐작이 갔지.


-이번 휴가는 집에만 있게 생겼어.

으그극 하는 소리를 내면서 서봉이 기지개를 폈어.

-흉 안지게 관리 조심해. 어차피 나도 이제 시즌 끝나가니까.
-듣던중 다행이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집에 도착한 서봉이는 2층에 위치한 제 방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어.
부모님방이 있는 1층에서 시달리느니 차라리 2층을 아픈 다리로 올라가는게 나았어.







아픈 몸을 숨기는건 평소에도 부상을 잘 숨겨왔기때문에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
원래 각각 생기던 부상이 사지에 여기저기 생겨있으니 관리는 더 까다롭긴 했지만 그냥 그럭저럭이였지.
그렇지만 언제나 일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다고 아루랑 세한이한테 들키는 건 금방이였어.

서봉은 다쳐도 안다친척 집안일도 하고, 걷기도 잘 걸었어. 대부분 방에 있는 시간이 기니까 들킬 일도 잘 없었고.
소독을 하거나 붕대를 갈아주는 일은 서오가 서봉의 방에 와서 도와주었어.

유독 움직이 느려진 서봉을 보고 세한이랑 아루도 아, 서봉이 형 다리쪽 염좌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움직임이 둔하니까 신경을 쓰고는 있었어.
서오형이 서봉이형 방안에 들락거리는 것도 알 고 있었지.



저녁을 먹고 누워있다가 까무룩 잠이 든 서봉은 몸이 좋지않아 눈을 떴어.
상처가 나으면서 염증이 생긴건지 꿰맨 팔이 욱신거리면서 몸에 열이 올라 약을 먹으려고 했는데 마침 방 안에 둔 
물통은 비어있었지.
혀를 차며 휘청거리는 몸을 겨우 가누어서 1층으로 내려가는데도 근육파열된 다리도 아프고 팔도 아프고
눈앞도 핑핑 돌았어.

인상을 쓰면서 겨우 부엌으로 내려가 약을 입에 털어넣고 식탁에 기대려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주르륵 주저앉았어.
그런 서봉의 등 뒤로 
-형!!!!!!!!
하고 세한이랑 아루가 달려나왔어.

머리가 도는 와중에도 어이쿠 일났다 싶은 서봉이가 팔을 들어 휘적휘적 애들을 물리려했지만
커버린 동생들은 그런 형은 싹 무시했지.

-세상에, 아니 이렇게 상태안좋았으면 말을 해야지.
-형아 미련하게 이게 뭐야!!



밤에 쿵쿵거리며 복도가 울리고 계단쪽에도 불규칙한 소리가 들리길래 걱정이 되서 따라나온 세한이랑 아루가 2층에서 본 것은 식탁근처에서 쓰러지는 서봉의 모습이였어. 다친 것은 알았지만 형이 저렇게 힘들어하는 것은 처음 본 막내 둘이 놀래서 뛰어내려왔어.

휘적휘적 내저은 팔을 잡고 일으켜주려고 하자 인상을 쓰길래 팔을 확인해 보니
길게 찢어져 검은 실밥이 보이는 팔에 한숨을 푹 쉰 세한이 반대쪽 팔을 잡고 부축해서 소파에 서봉이를 눕혔어.
아마 상처가 덧나면서 염증이 생겨서 열이 오른 모양이였어.

아루는 그 사이에 서봉의 방에 가서 서봉의 약을 확인했어.
진통제, 소염제, 근이완제등등 조그만 약봉투에 가득 담긴 약을 그동안 아팠던 짬바로 확인한 아루가 한숨을 푹 쉬었어.
해열제는 들어있지 않으니 해열제를 먹여야 할 것 같았어.


소독약이랑 연고, 거즈, 반창고를 챙겨 거실로 내려온 아루가 세한이한테 말했어.
-상처 다시 소독하고 해열제 먹여야해.

옷소매를 걷어내는 아루의 모습에 서봉이 입을 열었어.

-잠깐 열오르는거고 그거 자고 일어나면 내가 할게. 밤 늦었는데 얼른 들어가서 자
-형 지금 그걸 말이라고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서봉의 모습에 아루가 열이 받았어. 날카롭게 대답하면서도 소독약을 적신 솜을 상처에 갖다대는 손길은
조심스러웠어. 엄마를 닮아 유독 피부가 흰 형의 팔에 길게 상처가 남아 검은 봉합사가 묶여있는게 속상했어.
그리고 이렇게 다쳤으면서 죽도록 숨긴 형도 이해가 가지 않았어. 약봉투에 써진 설명을 보면 크게 다친게 틀림없었고
이 몸으로 집안일도 하고, 목욕도 혼자 하려면 분명 힘들었을거고 계단 올라가는 것도 힘들었을거였어.

-형, 약먹어.

해열제를 찾아온 세한이 약을 까서 입에 넣어주고 물컵을 입에 대줬어.
열에 달뜬 머리로도 동생들이 새삼스레 컸다는 생각을 하며 서봉은 속으로 웃었어.

-다쳤으면 말을 해야지 그걸 왜 혼자 버티고 있는거야.
-서오는 알고있었어.
-서오 형만 알면 다야?
-서오 말고 알면 다들 걱정하잖아, 별거 아닌데.
-이게 별거 아니야? 걷지도 못하고 열 몇바늘 꼬맨게? 
-운동하다보면 별거 아니야.
-그니까 별거 아닌걸 왜 이지경까지 두는거야. 진작 말해줬으면 도와줬을거 아냐.
-막내 다 컸네, 형한테 이런 얘기도 하고. 형 진짜 괜찮아. 이것도 그냥 날에 베인거고, 다리는 크게 다친거 아니고 팔이랑 같이 다녀서 그래.
그렇게 걱정안해도 된다. 약먹으면 금방 일어날거야. 지금은 좀 열올라서 그래.
-내일 학교가야하잖아. 지금 안자면 내일 힘들다, 세한이도 아루도. 너네 둘다 감기 나은지 얼마 안됀거 다 알아, 아루는 그러다 또 아프면 어떡해. 세한이도 이제 시험 아니야? 의대 간다며, 시험공부하느라 너 또 늦게잘텐데 괜히 생활 사이클 미루지마, 들어가서 자.

연고를 발라 거즈를 덮어 반창고를 붙여준 샐쭉한 표정의 아루와 나지막하게 화를 내는 세한이의 얼굴을 보면서
푸스스 웃은 서봉의 얼굴에 세한이도 멈췄다가 이내 우다다 쏟아지는 잔소리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어.

-크게 다치고 작게 다치고간에 문제 있으면 말을 해줘 형. 이렇게 걱정시키 말란 말이야.

입을 삐죽이는 아루의 말에 서봉이 손을 들어 아루의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서봉이는 이내 약기운에 잠이 들었어. 뜬 눈으로 밤을 새운 세한이랑 아루는 서봉을 혼자 집에 놔두고 가는게 걸렸지만
어쩔 수 없었어.



묘하게 신경이 날카로운 세한이의 곁에 아루 친구인 해아가 물어봤어.
-왕세한이랑 아루형 왜이렇게 기분이 별로야?
-우리 형 다쳐왔는데 1주일이 지나도록 몰랐어.
-배우 형, 하키 형, 오토바이 형 누구?
-하키하는 형
-많이 다치셨어? 
-꿰맨 상처도 있고 다리도 다쳤나봐. 근데 아무 소리 안하고 밥하고 빨래하고 2층까지 걸어다니고.
어제 밤에 열나서 나온거 아니였으면 말도 안했을건가봐. 서오형한테만 얘기한 것 같아.
-어이가 없지 않아? 그걸 왜 혼자 미련하게 참고 있냐고.
-열받냐?
-그걸 말이라고 하냐?
-남해아 맞고싶냐?
-너희랑 똑같네
-뭐라고?
-너도 일 생기면 가족한테 얘기 안했잖아. 형님도 똑같은거 아니야? 스포츠면 크고작게 다칠 일 자주 있을거 뻔하고
그거 다 알면 걱정하고 그러니까 일부러 얘기 안하신것 같은데. 서오 형님한테만 얘기하셨다며?
-........

예상치 못하게 정곡을 찌르는 해아의 말에 세한이랑 아루의 입이 다물어졌어.
해아는 세한이랑 오랜 친구였고 세한이가 느끼는 외로움과 소외감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있는 친구였어.
그렇지만 세한이랑 아루형이 어디를 놓치고 있는지는 알고있었어.
가족이 유별난만큼 일반적인 가족들과 주고받는 애정과는 다르다는 점을 놓치고 있었지. 제3자인 해아의 눈에는 그게 보였어.
그 가족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제 친구랑 바로 손윗 형을 챙겨준다는걸.
뭐 서운한 점이야 각기 있겠지만 애정이 결핍되게 주느냐를 보냐면 객관적으로 절대아님이였다는 거.


세한이는 해아가 말한 포인트를 아주 빠르게 알아들었어.
지금 집에 잘 걷지도 못하는 환자를 두고 와서 아주 걱정되서 예민한데 생각해보니 가족들이라고 그 감정이 없는건 아니였을거였지.
자신은 지금까지 다들 개인 일에만 신경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였어.

가족들은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한거였어.
생각해보면 운동하는 서오형이나 서봉형이 아예 안다칠리가 없었어. 자신의 체육시간만해도 다쳐서 보건실에 가는 애들이 수두룩했는데.
그리고 저위형, 연소누나 연한이 누나도 이런저런 상처받고 다치기도 하고 그랬을텐데 아무말도 없었어.
생각해보니 가족들 중에 그 누구도 가쉽이나 그런거에 신경쓰지도 않았고 부상같은 것도 없이 집에 모이면
아무일도 없던듯이 화목하게 지냈거든.

요며칠 형이랑 누나들과 진심을 볼 기회를 갖고나니 그제서야 자신들이 놓친 부분이 보였어.
어떻게 가족이 아프고 힘든데 걱정이 안될 수가 있겠어. 자신들의 오산이였어.
그제서야 뒤늦게 가족들의 상처받은 표정을 이해할 수가 있었어.
왜? 어차피 못오면서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들이 얼마나 치기어린지. 그게 얼마나 상처로 다가왔을지 생각조차 못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나랑 형들은 먼저 손을 내밀어줬어. 자신들이 부족한거라면서, 미안하다면서.

세봉형도 그랬어. 전지훈련 갔다왔으면서도 저희들의 사소한것도 다 알고있었어.
감기몸살 걸렸던거, 의대 가고싶은거, 시험인거, 시험때면 밤늦게 깨어있는거.
평소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들었을 말이 이제는 신경이 쓰였어.
형은 언제 알았을까? 누나들은? 엄마아빠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가족들이 자신들이 최대한 지금의 삶을 찾을 수 있게 배려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나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시선을 받는 엄마아빠, 누나들, 형들은 한번도 자신들의 앞에서 티내지 않았어.
그저 피곤한 얼굴로 혼자 있을뿐.
이제는 알아, 그게 자신들을 위해 힘든 일을 최대한 감춘 모습이라는 걸.
걱정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다는게 이렇게 속상한 일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못했어.


멍해진 세한이랑 아루를 보던 해아가 빨리도 깨달았네라는 말을 삼켰어.

-그렇게 멍할 필요는 없어. 그냥 다들 한번쯤은 갖는 생각이잖아. 돈많고 불행한 사람이 돈없고 행복한 사람보고 아, 나도 저렇게 행복했으면 하고 그 반대로는 아, 나도 돈이 많았으면하고 생각하는 류. 그게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는거지. 보통 자기한테 없는걸 로망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누가 잘못했고 맞고가 아니라 그냥 다른 부류라고 생각해. 너네의 잘못도 가족의 잘못도 아니란 얘기지.


해아는 덤덤한 얼굴로 충격에 빠져있는 세한이와 아루를 건져냈어.

그렇지만 충격은 충격이였어. 자신들이 사랑해주지않는다고, 우리는 신경 안쓴다고, 어차피 말해봤자 못올텐데 안해줄텐데라고 생각하는 동안에
형누나들은 각각 자신들이 못해준 것만 말했고, 그 누구도 내가 너희를 이렇게 신경썼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라고 말하지않았어.
차근차근 내가 너희를 아끼는 방법을 보여주고 사랑을 보여줬지.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자신들은 아직 어렸어.
결국에는 여전히 제일 사랑받는 막내였던거야.




학교가 어떻게 끝나는지도 모른채 터덜터덜 집에 왔을때는 서봉형이랑 서오형이 소파에 앉아있었어.
다녀왔어?라고 미소지어주는 얼굴에 괜히 울컥해져서 무덤덤하게 응, 이라고 대답하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방에 올라갔어.
씻고 나오자 배는 안고프냐며 연한이가 간식 사뒀어, 연소 촬영장에서 동료가 돌린건데 맛있다더라는 말을 하는 형 둘을 보고있자니 더 심란해졌어.
저 말 한마디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들어가있는지.
연소 누나가 먹고 맛있어서 얘기를 했을거고, 그걸 들은 연한이 누나가 사오고, 형 둘이 우리를 챙겨주고.
결국은 가족이 생각나서 챙겼다는 소리였거든.


-막내 둘 왜이렇게 표정이 안좋아?
-무슨 일 있었어?

서오가 세한이를, 서봉이가 아루를 끌어 안았어.
우리 막내가 왜그럴까라고 말하며 토닥이는 손길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똑같아서 더 눈물이 날것 같았어.

-그냥 새삼스레 우리가 너무 어린거 같아서
-뭐야, 누가 어리다고 놀렸어?
-뭐 어때, 막내인데. 원래 막내는 사랑받고 크는거지, 내리사랑
-놀린건 아닌데, 어린짓인지 몰랐는데 깨닫고 보니 어린짓이여서 그게 좀 셀프충격이었지.
-원래 다 그러면서 크는거지. 중2병 시절을 이불발차기하는 시기가 오는것 처럼.

대수롭지 않게 말해주는 서봉형 덕분에 그냥 탁 풀어지는 느낌이였어.

-몸은 괜찮아?
-엉, 원래 크게 앓아눕는 체질도 아니고, 너네가 어제 놀랐겠지.
-알면 다치질 말란말이야.
-야 그건 내 의지가 아니거든? 그치 서오형?

서봉이 세한이의 부루퉁한 말에 허-하는 얼굴로 서오를 바라보았어.
서오는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려 웃으면서 그렇지 라고 대답해줬어.

그때까지 아무말 없던 아루가 입을 열었어.
-적어도 다치면 말은 해줘, 아무것도 모르다가 우리만 바보되는것 같잖아. 아픈지도 모르고, 말했으면 신경 써줬을텐데.
그것도 못해주게 하지마.
-아루 다컸네, 아루 입에서 이런 말도 나오고.

서오랑 서봉이는 막내 둘이 왜 부루퉁한지 어렴풋이 눈치를 챘어.
아마 학교갔다가 뭔 일이 있었던거였어.

-다친거를 아예 모르는거랑, 큰 부상 아닌데 크게 걱정하는거랑은 다르니까.
이번에는 생각도 못했던거고 부상이 겹쳐서 그런거니까 삐져있지말고.

-다음에는 제때제때 말해줄테니까 형들도 일 있으면 바로 말해. 
-맞아, 이제 애도 아니고 도와줄 수 있는건 도와줄 수 있으니까.

뒤도 안돌아보고 서봉이랑 서오품에서 웅얼웅얼 말을 하는 동생 둘은 말이 끝나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자기들 방으로 향했어.
한 명의 귀 끝이 발개지고, 목덜미가 붉어진 채로 호닥닥 방안에 들어가는 어린 동생 둘을 보고
서오랑 서봉이 흐뭇한 얼굴로 웃고있었어.


-다 컸네.
-그러게, 언제 저렇게 컸지.
-와, 나만 대가가 너무 크다.
-몸으로 얻은 사람 너밖에 없다.
-알았으니까 놀리지마
 

 

 

 

이보등륜 이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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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17abd] - 2020/11/12 17:28
센세는 진짜 사랑이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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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5eb0] - 2020/11/12 17:43
센세 the love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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