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보가 돌아왔다 십나더

https://sngall.com/articles/27906
2021/05/06 22:03
조회수: 996

 

<왕이보가 돌아왔다 구나더>

https://sngall.com/articles/27777랑 이어짐

 

 

 


이보는 제법 진지한 얼굴로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할머니


와.

저 홍삼맛 싫어여.

워매. 이거 안좋아혀?


네에. 우물쭈물하며 대답하는 이보는 나름대로 심각했기에 며칠을 고민했다. 주는걸 안먹을 순 없게 주시고 난 다음에 빤히 쳐다보셔서 받는 족족 입에 까서 넣었는데. 도저히 이 고전적인 향과 맛이 익숙해지질 않는다. 이보의 시무룩한 얼굴을 보신 할머니가 진작 말을 혀지, 하며 누룽지맛 사탕을 건네셨다. 이보는 헿, 웃으면서 사탕을 까서 입에 넣었다. 근데 이것도 제 취향은 아닌거 같았다. 히잉ㅠㅜ

 



 

 

 

 


*

 

 

 

 

 


형 오늘 무슨 날인지 알아요?


무슨 날이지. 뜬금없이 실실 쪼개면서 구멍가게로 쑤욱 들어오더니 허디가 대뜸 질문이라고 던진다. 평상에서 한창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에(좀 전에도 바둑판이 뒤집어지고 화투장이 날아다녔다) 유아 교육에 안좋을꺼 같은 이보가 아윤이를 데리고 가게로 피난와 있더랬다. 좋은것만 봐야지, 저런건 아직 너한테 일러. 눈을 가리고 홀랑 안고 들어와 제 무릎에 앉힌 아윤이 입에 ABC 초콜렛을 하나 까서 넣어주고 있던 중이었다. 아 나도 초콜렛 좋아하는데. 허디가 중얼거리면서 이보의 손에 있는걸 하나 뺏어서 입에 쏘옥 집어넣는다. 저게 미쳤나. 애기껄 뺏어 먹고. 이보가 뻑, 소리 나게 뒤통수를 갈겼다. 그러던가 말던가 이보 손에서 계속 쪼꼬를 뺏어서 제 입에 집어 넣는 허디였다. 


너 학교 안가냐.

오늘 개교기념일이거든요?

저번달에도 개교기념일이라매!

아 까비.


쓰읍, 한대 더 줘패려다가 오늘은 새나라의 꿈나무와 함께 있어서 참는 이보였다. 너 때문에 우리 위룡이 하루하루 낡아간다고. 어휴. 맨날 퉁을 주는데 기도 안죽고 맨날 이렇게 달라붙는다. 저리 좀 가라고 머리를 밀쳐내봐도 또 슬그머니 들이민다. 거머리냐. 이보가 짜증내도 꿋꿋하기만 하다. 저런게 청춘일까 싶다.


근데요 형.

왜.

형 인기 많죠.

응, 아니, 응

무슨 대답이 그래요?


이보는 잠깐 생각해봤다. 인기? 그런데 잘 모르겠다. 누가 저에게 다가오던지 말던지 관심도 없었고 쳐다도 보질 않아서. 이보는 저가 주변에서  왕싸가지 왕도도라고 불렸던것도 몰랐다. 원체 주변을 돌아볼 줄 모르는 성격이었다. 어렸을땐 제 잘난 줄 알아서 그랬고 그 이후엔 그럴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그랬다. 그래서, 정말로 영 모르겠다.


아 몰라몰라. 왜 그런거 물어봐.

형 인기 많을꺼 같아서요. 형 여친 이쁘죠?

나 여친 없는데.

헐. 거짓말.

진짠데.

앗싸!!


갑자기 주먹을 쥐고 붕붕 뛰면서 신나하는 허디 때문에 깜짝 놀란 이보가 조금 짜증을 냈다. 저게 드디어 미쳤나. 왜저래. 저런거 보지마 아윤아. 또 아윤이 눈을 가려준다.


네가 왜 앗싸야.

형 여친 없으면 제가 줄 서 볼라구요.

???나 애인은 있는데


그 말에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실망하는 표정이다. 이보는 이제 슬슬 어이가 없었다. 저게 진짜 돌았나. 발로 궁둥이를 밀면서 쫓아냈다. 당연히 쫓아내질리는 없었다.


뭐 괜찮아요. 골키퍼 있다고 골 안들어 가는거 아니니까.

너 또라이니? 골 넣는다고 골키퍼 바뀌는거 봤어?

아. 아 마상. 아 너무 아퍼. 나 손해배상 청구할꺼야. 이거 최소 전치 4주는 될 듯.


참나. 저 뻔뻔함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보가 피식 웃었다. 그 모습을 본 허디가 환하게 웃는다.


어, 웃었다. 웃었죠?

내가 언제(정색)

연하의 애인후보, 어때요. 끌리죠

싫은데

아 왜여! 산삼보다 고삼, 몰라여?

야 너 고삼이야? 너네 담임도 진짜 불쌍하다 ㅉㅉ(그게 송위룡임)

 

 

 

 

*

 

 

 

 

 


이거 다 의리 초콜렛이야...라고 말하는 위룡의 목소리는 신뢰를 잃은지 오래였다. 이보는 아예 벽을 보고 등을 돌려버린 상태였다. 작고 동그란 뒷통수부터 화가 그득그득했다. 위룡이 어쩔줄을 몰라하며 이보의 등을 툭툭 소심하게 건드리지만 이보는 놔, 건드리지마! 하고 뿌리칠 뿐이었다. 별 생각이 없었다. 매년 받는 양이 이만큼이었기에. 그냥 해마다 예의상 주는 거라서 거절하기도 뭐했다. 원래 단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위룡이라서 이보에게 줄 생각으로 올해는 좀 더 기쁘게 받았던 것 뿐이었는데. 이보는 쇼핑백 한가득 쌓인 초콜렛을 보자마자 입술을 꾹 깨물더니 계속 저 상태였다. 저녁도 안먹는다고 뻣대버려서 위룡은 등줄기로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다.

 


의리? 의리? 으리으리한 소리 하고 있네. 저  포장지, 저 브랜드! 백화점은 가야지 사는 거거든? 네가 뭘 알아!! 저게 의리면 난 친구 하나도 없!어!


알고 있었다. 송위룡한테는 저밖에 없단 것도. 저걸 받아온 위룡의 머릿속엔 아무 생각이 없었을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마음은 그렇게 되질 않았다. 못나게 질투하는 모습이 싫어 참아보려 하다가도 위룡의 일에선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았다. 저가 없는 동안 위룡의 곁에 좋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그것이 이성과 엮이는 순간에는 이렇게 뾰족하게 튀어나왔다. 둔한 너만 모르겠지. 그래서 나만 속터지겠지. 누가 너를 안 좋아했겠어. 너는 항상 누군가의 첫사랑이자 현재 진행형의 사랑이었을텐데. 이보는 울컥, 나오는 눈물을 위룡이 몰래 손등으로 재빨리 훔쳤다. 저 곰탱이 같은게. 앓느니 나만 죽지.

 


...졌다.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이보가 훌쩍, 손등으로 눈을 부비는 것까지 본 위룡은 한숨을 푹 내쉬고 쇼핑백을 들었다. 알겠어 버릴게. 그냥 다 버릴게. 하고 그대로 진짜 들고 나가려고 하자 이보가 고갤 돌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이, 버리라는 말은 아니고. 아깝게 그걸 다 버리면 어떡해...


위룡이 쇼핑백을 들고 아직 현관 문고리를 잡은체 그럼 어떻게 할까. 난 초콜렛 별로 안좋아하는데. 너라도 먹을래? 하고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달래본다. 이보는 그제서야 못이기는 척, 어쩔수 없지. 아까워서 내가 먹는거야...하면서 쇼핑백을 열고 예쁘고 커다란 리본이 정성스럽게 묶인 포장지를 뜯는다. 결국 먹을꺼면서. 위룡의 속을 열두번은 더 뒤집고 나서야지 저렇게 놔준다. 이보 모르게 속으로만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위룡이었다. 

 



너는 먹지마, 하나도 먹지마.


벌써 세번째 초콜렛을 까서 입에 우물거리면서 이보가 퉁명스레 말했다. 응응. 너 다 먹으세요. 밥 먹어야되니까 그것까지만 먹어. 하고 주방으로 나갔다. 오늘은 이보를 달래기위해 더 신경써서 저녁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위룡이었다. 위룡이 나가고 난 후, 이보는 눈치를 보다 주머니에서 ABC 초콜렛 하나를 꺼내 포장지를 깟다.  옆걸음으로 쭈삣쭈삣 저녁 준비하느라 바쁜 위룡에게 다가가 입을 향해 쑤욱 내밀어 들이밀었다. 너는 이거나 먹어, 흥. 입안에 퍼지는 달콤쌉싸름한 맛에 위룡이 고마워, 맛있네. 하고 오물오물 먹는다. 가끔은 괜찮네 초콜렛도. 네가 줘서 그런가? 이러고 조금 신나하는거 위룡을 보고 이보는 기분이 조금 풀려서 하나 더 까서 입에 넣어주었다. 얌전히 받아먹던 위룡이 오물거리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근데 왠 초콜렛이야 이건, 내가 받은거 아닌거 같은데. 네가 샀어?

아니! 아닌데! 이거 내가 그, 저기, 할머니! 그, 아윤이가 나 준건데!

어??

흥! 너도 질투나지?!

...응. 질투나네...


이보야 아윤이는 일곱살이잖아...^^;; 라는 말은 속으로만 하는 위룡이었다. 얼굴이 발개진 이보가 귀여워서 웃음이 터질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았다. 지금 웃으면 정말 이보는 오늘내로 화를 안 풀꺼란 걸 알았기에. 그러나 위룡은 결국 참지 못하고 이보의 작은 입술에 입을 맞췄다. 얽히는 혀에서 느껴지는 초콜렛보다 달달하고 사랑스러운 밤이었다.


 

 

 

 

*

 

대충 무순으로 오늘 발렌타인 데이라고 하자(..) 이유는 발렌타인 데이에 질투하는 입오, 진땀빼는 위룡, 개수작 부리는 허디가 보고 싶었음ㅠㅜ


송위룡 최소 의리 초콜렛이 뭔지 모름. 평생 이렇게만 받아와서 진심 초콜렛과의 차이를 모를 듯. 송위룡 학교에서 사춘기 여고생들 + 미혼기혼 여자쌤들 모두에게 기억조작 첫사랑st 재질이라서 거이 팬클럽 비스므리한게 있음. 송까살. 우리 공공재 송쌤 절대지켜^^ 이러고 드릉드릉 하고 있는데 저만 모름


왕허디 입오 한테 살짝 감겨서 개수작 부리고 있음. 지네 담임(송위룡) 애인인지도 모르고. 걸리면 사망각임.

 

(+)


첨에 10편 정도를 목표로 힘차게 시작했는데^^ 이게 왜 안끝나지;;


(오타는 흐린눈으로 봐주기)


위룡이보 용왕비 이보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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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5f5cf] - 2021/05/06 22:06

끼요오옷 내센세다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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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5f5cf] - 2021/05/06 22:14

우어어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꼬딩 담임이 위룡이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갈수록 ㅈㄴ흥미진진ㅋㅋㅋㅋㅋㅋㅋㅋㅋ과연 이 세가완(?)삼의 끝은?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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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3a87f] - 2021/05/06 22:06

오늘도 내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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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bbb14] - 2021/05/06 22:16

벽보며 초콜렛 한테 질투하는 이보 졸커ㅋㅋㅋㅋ진땀빼며 풀어주려는 위룡이 서윗ㅋㅋㅋㅋ둘 꽁냥꽁냥 존나 달달하고 커여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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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3e137] - 2021/05/06 22:18

ㅋㅋㅋㅋㅋ조꼬딩 너 담임한테 걸리면 큰일이다 이제 고만 맘 접어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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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3c288] - 2021/05/06 22:19

개수작 부리는 고삼꼬맹이 허디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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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955f] - 2021/05/06 22:29

누군가의 첫사랑이자 현재 진행형의 사랑인 위룡이를 남친으로 둔 이보 속이 말이 아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넘나 속상해서 눈물까지 흘렸어 오구오구 귀여워ㅋㅋㅋㅋㅋ삐지고 질투하다가도 달달한 키스로 마무리되는 하루 너무 좋다 달콤한 초콜릿 향이 진동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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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6681] - 2021/05/06 22:38

초콜릿 키스 개달달하다 ㅅㅂ ㅜㅠㅜㅠㅠㅠㅠㅜㅜㅜㅜㅜ 하.. ㅈㄴ 좋아 ㅋㅋㅋㅋㅋㅋ너는 먹지마, 하나도 먹지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왕이보 질투도 커엽게 하네 위룡이 속은 다 긁어놨지만 그래도 너무 좋은걸 어떡해 ㅜㅠㅜㅜㅜㅜㅜ마음이 너무 몽글몽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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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27ed8] - 2021/05/06 23:45

허디 위룡이네 반 학생이였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족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보 질투에 애간장 다 녹는 위룡이ㅠㅠㅠㅠ 얘네 초콜렛보다 더 달아 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우리 990325970805편까지 함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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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e37b] - 2021/05/08 04:12

이런 마스터피스를 열편으로 끝내려고 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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