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무선이 연화오에서 위꾸냥으로 자라는데 그 이유가 우부인이 시켜서였음. 강풍면이 언젠가 아들 강징이 아니라 무선일 종주로 만들까봐서였지. 그게 아니라도 우자연은 강풍면이 제 자식이 아닌 하인의 자식인 무선일 애지중지하는게 마음에 안들었음. 그리고 무선이 무공실력도 강징보다 뛰어난게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어 그래서 앞으로 남은 생 여인으로 살아가라고 했지. 그게 싫으면 연화오를 나가라 했을거야. 강풍면은 당연히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며 화를 냈지. 무선인 그 말을 듣고 처음엔 멍하게 있다가 둘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옆에 있던 강징이 눈물을 참고 있는 모습에 알겠다고 이제부터 평생 여인으로 살아가겠다고 싸우는 둘을 말렸지. 그때부터 무선인 여인의 몸짓과 말투 걸음걸이를 배워나갔어. 그래도 검은 내려놓지 않았어. 가끔 여인으로 살때가 힘들면 남들 시선을 피해 원래의 모습으로 한밤중에 밖에 나가서 놀거나 아님 요마나 요괴를 퇴치하고 아침 일찍 돌아오곤 했지. 그것도 얼마 안가 우자연에게 걸려서 허락 없이는 밖에 나갈 수도 없게 되어버렸음. 하루종일 방에 같혀지내니 그나마 있던 근육은 다 빠지고 선도 가늘어져 더 여인으로 보였음. 그걸 보고있는 염리나 강징은 힘들면 그만둬도 된다고 자기가 어머니한테 말해보겠다며 점점 야위어가는 무선이에게 말했지. 그에 무선인 아니라며 웃었어. 힘들어도 이곳에 남고 싶었으니까.



그렇게 지내다 무선이 열다섯이 돼서 고소 수학에 가게됐음. 물론 처음엔 허락을 해주지않아서 단념하고 있었는데 강징이 무선이 안가면 자기도 안가고 여기있겠다고 하니 우자연도 어쩔 수 없이 허락을 한거였지. 어찌저찌해서 고소에 도착하자 무선인 엄청 신이났어. 우부인의 눈치 안봐도 되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염리랑 같이 당과도 나눠먹고 사람들도 구경하니 기분이 더 좋아졌지. 그리고 어느덧 운심부지처에 가야될 시간이 다가왔어. 조금 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놀고싶은 마음이 컷던지라 마지막으로 당과 하나만 사오겠다며 혼자 당과 가게로 달려갔어. 무선인 당과를 사기 전까지 몰랐어 곧 자신이 커다란 들개 무리에게 쫓기게 될 줄은 말이야. 기분 좋게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토끼 모양의 당과를 손에 쥐고 룰루랄라 다시 사저 일행이 기다리는 곳으로 가려는데 왕왕 짓는 들개 무리의 짖음에 무선이 들고 있던 당과를 떨어트렸어. 그리고 잽싸게 걸음아 나 살려라 미친듯이 앞으로 내달렸지. ‘사저! 사저!!’ 그렇게 외치며 달리다 골목을 돌자 둔탁한 것에 머리를 콩 박고 뒤로 넘어가려는 무선의 가녀린 팔을 잡은 커다란 손 덕분에 넘어지진 않았지만 계속해서 들리는 들개들의 짖는소리에 이성이고 뭐고 무작정 다시 도망가려는데 커다란 손이 무선일 잡아세우며 품에 얼굴을 묻게한 뒤 달려오는 들개들을 항해 눈살을 찌푸린 백색의 수사가 피진을 들어보이자 들개들은 깨갱 소리를 내며 왔던 길을 되돌아갔어. 피진을 내린 망기가 아직도 제 품에서 떨고있는 낭자를 잡고있던 팔에서도 손을 땠어. 그리고 한발짝 뒤로 물러나자 무선의 얼굴이 더 잘 보였지. 잠시 멍하게 있던 망기가 괜찮냐 물어보려 입술을 들썩이자 금방 안정을 찾은 무선이 하늘에 떠 있는 해를 보더니 ‘늦었다!’ 라고 놀라 소리치고는 망기를 지나쳐 달려갔어. 어찌나 빠르던지 그 사이 사라진 무선일 찾아 망기가 이리저리 고개를 돌렸어. 그러더니 아직 가슴언저리에 남아있는 무선의 온기에 손을 올렸지.





망기무선 망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