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의외로 남망기가 며늘아기 임수애 별로 안 좋아하는 거 bgsd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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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3 00:27
조회수: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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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윤이가 마수산맥 용병단장인 임수애와 혼인하겠다고 운심부지처로 데려온 이후 운심부지처는 간만에 있는 경사로 화기애애한데 정작 선독이자 남사윤의 아버지인 남망기의 심기가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 거. 물론 아무도 눈치 못 채고 선독부인 위무선과 형장이신 남희신만 눈치채고 있었음.

"아주버님... 남잠이 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설마 수애가 며느릿감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요? 저는 아이가 선하고 건강하니 아주 마음에 드는데. 우리 남잠이 누구를 이유도 없이 싫어하거나 그럴 성정이 아닌데..."
"그러게나 말입니다. 선독부인께서 망기에게 직접 물어보시는 게 어떻습니까?"

그래서 무선이 둘만 있을 때 슬쩍 망기를 떠보겠지.

"남잠 남잠."
"응."
"저 있지... 나 뭐 궁금한 게 있는데..."
"응."
"혹시 말이야, 우리 새아가 될 수애가 남잠 마음에는 차지 않는 거야?"
"왜 그런 생각을 해?"
"아니 그게... 그렇잖아. 네가 여간해서 누굴 보고 어떤 느낌을 드러내는 일이 드문데 수애 그 아이를 보면서 조금 언짢아하는 것 같아서... 말해 봐. 응?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 눈은 못 속이는 거 알잖아."

망기가 쉽게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입을 다물자 가슴이 덜컹한 무선이겠지. 둘의 혼인 소식이 수선계에 파다해진 마당에 다른 사람도 아닌 시아버지가 될 남잠이 며느리가 될 아이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큰 문제였음. 지위고하를 따졌을 때 집안의 제일 어른인 선독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서 당사자인 사윤이나 시어머니인 무선이 마음에 든다고 혼인을 강행할 수가 없는 일이었음. 그리고 무선은 아무리 생각해도 꼭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수애한테서 쎄한 느낌을 받거나 흠을 찾을 수가 없었으니 남잠의 의중이 더 궁금해졌겠지. 굳이 세간의 통념대로 흠을 찾자면 수애가 다른 대륙에서 건너온 천애고아란 점 뿐인데 그것은 무선도 마찬가지였고, 무엇보다 남망기가 그런 것을 흠이라고 생각할 위인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위무선이었으니까.

"남잠... 정말로 그렇게까지 그 애가 탐탁치 않은 거야?"
"그런 거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네가 날 어떻게 속이겠어. 정말로... 정말로 수애가 네 마음에 차지 않는다면... 내가 아윤에게 얘기를 해 보겠지만... 그런데 이유가 뭐야? 나는 지금까지 남잠이 나랑 사람 보는 눈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는 그 애가 마음에 들어?"
"응. 난 그 애가 마음에 쏙 들어. 다들 그 애를 보고 작은 선독부인 같다고 해. 그치만 선독께서 사람 보는 눈이 틀리실 리가 없는데, 내가 나이를 먹고 총기를 잃은 걸까?"
"네가 좋으면 나도 좋아."
"그런 말 말고 네 진심을 말해줘. 다른 사람 일에 무심하신 선독께서 그 아이의 어떤 부분이 맘에 차지 않는지 난 정말로 궁금하단 말이야."
"...그 애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아니야."
"그게 아니면 왜 그러는데?"
"나는 그냥, 그 애가 너랑 닮아서... 그 애를 보면 자꾸 네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가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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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음. 망기는 무선의 어린 시절을 꼭 닮은 모습의 수애를 볼 때마다 모든 풍파를 겪고 마침내 도려의 연을 맺기 위해 운심부지처에 처음 들어왔던 시절의 무선을 떠올렸음. 수선계 전체를 공포에 떨게 만든 이릉노조의 악명은 관음묘 사건 이후 대부분 해명되었지만 여전히 위무선은 환영보다 배척에 익숙한 인물이었고, 자신의 강력한 비호와 함께 시작된 운심부지처 생활도 한동안 일상 같은 냉대 속에서 지내야만 했음. 위무선은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남가의 후배들을 가르쳤지만, 현 남씨 가문의 독자이자 선독의 후계인 남사윤을 낳고 나서야 점차 선독부인의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되었음. 그렇게 되기까지 거진 십 년 가까이 걸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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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윤의 도려가 될 수애는 외모도 배경도 무선과 닮았는데 운심부지처에 들어선 순간부터 모든 이의 환대를 받고 부족한 것 없이 행복하게 혼인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니, 그 당시에 설움받는 무선을 수애처럼 처음부터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어 수애를 보면 자꾸만 표정이 굳어졌던 것이었음. 물론 수애에게 악감정은 없고 하나뿐인 아들이 평생을 약조했다는 사람에게 자신도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무선보다 조금 더 건장한 체격에 무선을 꼭 닮은 얼굴을 한 수애를 보면 자꾸만 그 위에 당시의 무선이 겹쳐 보여서 괴로운 망기겠지. 수애는 천방지축 돼지인 사윤과 더불어 운심부지처를 여기저기 망아지처럼 누비고 다니는데, 그때의 무선은 갓 선독이 된 자신의 얼굴에 먹칠을 할까 두렵다며 본인의 본성조차 억누른 채 얌전히 지냈음. 운심부지처를 드나드는 사람들마다 수애를 보고는 아이도 순풍순풍 잘 낳을 풍채라면서 칭찬하고 예뻐하는데, 사윤을 수태할 당시의 무선은 몸이 약해 거의 반송장이 되어 힘겹게 조섭을 했었음. 가뜩이나 마른 몸은 바람에도 부러질 듯 야위어가고, 눈밑이 시커멓게 꺼진 채 힘겹게 부른 배를 안고 자리보전하던 무선을 생각하면 언제나 울컥하는 망기겠지.

"그런 거였어, 남잠? 에고, 나는 다 잊었는데 우리 선독께서는 아직도 이렇게 마음이 여려 어떻게 하나."
"위영."
"나를 그리 귀하게 여겨줘서 고마워, 남잠. 근데 나 솔직히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고되지는 않았거든. 나 진짜 행복했었어. 여기서 너와 아윤과 함께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만으로도 나는 정말 죽어도 여한이... 아니, 아니지, 이 말은 남잠이 엄청 싫어하지. 여튼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나한테는 행복의 연속이었다구."
"그 아이처럼 웃는 일만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해. 내내 마음에 걸렸어."
"우리 사이에 미안하다는 말은 반칙이라니까. 남잠. 그리고 내 행복의 전부는 너야. 네가 있는 곳에서 어떻게 불행할 수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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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잠, 내 남잠, 우리가 부부의 연을 맺은 지 십수 년이 넘어가는데 어쩜 아직도 이렇게 순백의 새신랑 같아? 무선은 시무룩해진 망기의 눈가에 쪽 입맞추며 웃었음.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뒤엉켜 입을 맞추겠지.




한편 혼인을 앞둔 사윤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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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시야 뭐 기분 좋은 일 있어? 왜 자꾸 웃어? 혼자 모친 부친 만나뵙고 오더니 나 몰래 무슨 귀한 거나 맛난 거라도 주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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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이 너무 멋있어서."
"뭐?"
"인간적으로 너무 멋있고 잘생기셨어. 문안인사 하루에 여덟 번 가고 싶어."
"그럼 나는?"
"내가 선택한 내 부군이니 당연히 잘생겼지. 근데 그거 선독, 아니 아버님 빼다박은 얼굴이잖아. 선독께서는 너랑 다르게 표정도 눈매도 약간... 얼음 깎아 만든 듯한 것이... 장인의 손길로 만든 조각상 같아. 아무튼 함광군은 너무 멋있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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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쒸익쒸익)(그전엔 소문으로만 듣던 이릉노조 너무 멋있다고 난리였었는데)(울엄마 광팬일 때가 더 나았던 것 같다)"


는 자기 보면 남망기 표정 냉담해지는 거 눈치도 못 챈 눈새 임수애... 그저 아버님 함광군 쿨시크미에 처돌이됨

 

 



망기무선 사윤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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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57013] - 2020/11/13 00:29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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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a0754] - 2020/11/13 00:30

망선 참사랑이다ㅜㅜㅜㅜㅜㅜㅜㅜ센세 사랑해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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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59ac6] - 2020/11/13 02:28

이거 너무 좋아ㅠㅠㅠㅠ 망기가 무선이 생각하는 것도 좋고 수애 아무것도 모르고 망기 멋있다고 하는 것도 좋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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