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한테 인정받는 연애를 하고 싶은 욕구에 공감이 안 돼

https://sngall.com/articles/99692
2025/03/09 04:11
조회수: 435

연인의 부모님께 예쁨 받으면서 '연인보다 그 부모님과 더 사이 좋은 나 자신'에 으쓱해하고, 연인이 내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 굴욕까지도 참는 걸 보면서 내가 이 정도로 연인한테 귀하게 대접 받는다는 사실에 우쭐해하고, 주위 어르신들께서 흡족해 하시게 조신하게 연애하고, 이런 중드에 만연한 감성... 전혀 공감을 못하겠음

하다 못해 성애적 관계까지도 자신만의 주체적 결정으로 보기보다 부모의 인정을 받아야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동아시아의 기형적 문화가 그대로 반영된 것 같음. 보기만 해도 천년의 성욕이 떨어지고 브리더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교배당하는 품종견 느낌임ㅋㅋㅋㅋ

고장극일 때는 그나마 저런 게 현실적인 묘사라는 건 이해하는데, 그래도 그걸 굳이 부각시켜서 묘사하는 의도가 저 감성인 게 느껴질 때 거부감이 듦. 나는 연인 관계에 있어서 부모는 완전 제3자라서 아예 간섭하는 게 주제넘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저 부분이 거슬림

그리고 특히 여주가 남주 부모한테 예쁨 받는 걸로 뿌듯함 채우는 묘사를 볼 때면 진짜 어마어마한 개념녀 감성이라고 느낌. 남친 집에 가서 손 하나 까딱 안 하고 오직 예쁨만 받다 온다고 해도 남주 부모한테 인정받는 것에 그렇게 목멘다는 것 자체가 개념녀 감성임. 사실 이런 경우에는 더 최악인 게, 제작진이 너무 그 감성에 심취해 있다 보니 스스로 그게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개념녀 감성인지 느끼지조차 못하고 나름 여주가 예쁨만 받았으니 페미니즘적 전개라고 뿌듯해하는 것 같은 생색까지 느껴진다는 거임

연애물은 원래 보면서 공감가거나 부러운 마음이 들어야 되는데 저런 건 볼수록 '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이 생각만 듦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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