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에 남들이 훈수 두며 얼레리꼴레리 하는 묘사가 싫다

https://sngall.com/articles/97571
2024/12/27 04:24
조회수: 906

많은 중드는 성인들의 연애를 표현할 때조차 두 사람이 성숙하고 자연스럽게 하는 행위로 표현하지 않음. 주변에서 두 사람의 연애를 알고 난리를 치면서 얼레리 꼴레리 놀리거나, 같이 이벤트 해주거나, 등 떠미는 양상으로 표현될 때가 대부분임

나는 이런 걸 볼 때마다 당최 남들이 자기 연애를 놀리고 등 떠미는 게 어떤 면에서 그렇게까지 로망을 자극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음 

나는 이런 묘사가 아래의 이유로 불쾌함 

 

1. 성애의 기형적 퇴폐화

나는 애초에 성애라는 것이 왜 그렇게 남들이 얼레리 꼴레리 할 일인지 자체를 이해를 못하겠음. 성애를 그렇게 퇴폐적인 것으로 보는 인식은 올드할 뿐 아니라 심지어 불건전하다고 생각함

성인의 합의된 연애를 떳떳하지 못하고 그렇게 쉬쉬해야 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에서 성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보임. 성애를 왜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보지 못하고 그렇게 부끄러워서 사력을 다해 숨기는 척하다가 남들이 등을 떠밀어주면 그제야 비로소 못 이기는 척 인정할 당위성이 생기는 것처럼 묘사하는지 이해를 못하겠음

연애 욕구가 있으면 그냥 성인답게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게 좋은 건데, 꼭 주인공은 절대 안 그러려고 했는데 남들이 등 떠밀어서 표현하게 됐다는 식으로, 마치 그게 더 긍정적이고 귀엽기라도 한 것처럼 묘사하는 게 중세식으로 왜곡된 남녀관을 보는 기분임  


2. 처절한 연애 과시 욕구

저런 식으로 표현하는 제작진은 로맨스에 있어서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음. 연애한다는 사실을 남들한테 보여주고 거기에 그 사람들이 반응을 해줘야만 연애의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것 같음. 연애의 중점을 자기들이 좋은 것보다도 '나 연애하고 있다!' 하며 다중의 관심을 받는 것에 두는 듯한 정서가 보임

그것도 차라리 주인공들이 '나는 연애를 자랑하고 싶어 미치겠어!!! 동네 사람들! 우리 커플 좀 보소!!!'라고 대놓고 말한다면 그나마 누군가한테는 저런 욕구가 있겠지 하고 이해를 하겠는데, 꼭 '나는 절대 그런 관심을 바라지 않았고 사양하려고 했는데 굳이! 굳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관심을 보여주니 과시를 할 수밖에 없네, 나 참, 훗' 이런 감성으로 표현하잖아. 하지 말라고 하면서도 은근 뿌듯해 하고, 남들이 그렇게 말해줘서, 남들의 관심을 받아서 은근 좋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 그 정서가 너무 비정상적으로 보임

그리고 주인공의 주변인이 연애에 무례하게 훈수 두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임. 흔히 주인공의 주변인이 주인공의 애인한테 '너 내 언니/누나/동생/형/오빠한테 눈물 나게 하면 가만 안 둔다!' 하는 게 긍정적으로 묘사되잖아. 거기에는 내 주변에는 이렇게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애인한테 보여주는 데에서 뿌듯함을 느끼는 정서가 담겨 있는 듯함. 그리고 저러면 꼭 애인이 그렇게 말한 주변인한테 굽히고 들어가면서 절대 그럴 일 없을 거라고 약속하는 걸로 나오는데, 거기에는 또 내 애인이 날 위해서 내 주변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굽힌다는 데에서 으쓱함을 느끼는 정서가 들어 있음. 그런데 엄밀히 주변인은 연애에 있어서 제3자 아니야? 그런 사람이 주인공 연애에 끼어들어서 그렇게 훈수를 두는데, 그게 주인공과 연인에 대한 무례함으로 여겨지기는 커녕 오히려 과시욕이 충족되는 기회처럼 표현되는 게 너무 기형적으로 보임


3. 유치하고 부적절한 사생활 침해

다 큰 성인들이 연애하는데 성인인 주변인들이 그렇게 후훗 하면서 얼레리 꼴레리 하듯이 보는 게 정상적인 일이야? 다들 정신 연령이 몇 살인지 모르겠음. 연애가 그럴 일이야?

그리고 타인의 연애에 그렇게까지 스토킹 수준의 관심을 갖고, 또 상대방이 제발 자길 떠밀지 말아달라고 (표면적으로나마) 부탁을 하는데 그걸 전혀 존중하지 않고 그렇게 둘 사이를 성사시키려고 사생활을 침범하는 건 그냥 부적절한 일임. 근데 그걸 '은근 좋으면서~ 내가 오히려 도와주는 거야~' 식으로 긍정적으로 묘사하는 걸 보고 있자니 답답하고 불쾌함.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지 않는 게 그렇게 좋아 보여?

두 사람의 연애가 왜 두 사람의 관계가 아니라 전시용 공공재가 돼버리는 거야?

 

저 세 가지 이유를 종합해서 말하면 이거임. 작품의 전반에 좋은 걸 좋다고 말하지 못하고 거절해야 된다는 중세식 퇴폐적 성 인식이 깔려 있고, 그로 인해 주변인들도 '주인공들도 사실은 좋으면서 저러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마음껏 주인공들의 사생활과 바운더리를 침해하는 전개로 이어진다는 것

안타깝게도 중드에는 옛스럽고 유치하게 왜곡된 연애관이 만연함. 깊고 성숙한 연애 감정이란 건 알지도 못하고 표현할 능력도 없는 제작진이 많은 것 같음. 밀도 높고 깊이 있는 연애로 로맨틱함을 표현하기가 어려우니까 저렇게 주변에서 유치하게 난리를 떠는 걸로 달달함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듯함

관계의 다른 부분에서는 비교적 성숙한 면을 보여주는 작품조차도 연애에 대한 이 근본적인 인식만큼은 영락없이 유치하고 왜곡돼 있기도 하니 그게 참 안타까움. 종종 주인공들이 연애만 시작하면 갑자기 드라마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는데, 그게 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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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0559c] - 2024/12/27 08:45

근데 나오는 작품은 죄다 연애하는 얘기임 요즘이 어느시대인데 연애안하면 죽는것처럼 생각함ㅋㅋ 때깔만 좋지 내용은 세기말 감성보다 후짐ㅋㅋㅋㅋㅋㅋ 차라리 수사물이나 정치물같은거 많이 찍었으면 좋겠는데 핑핑이가 그런거 하지 말라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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