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룡이보 당신과 나 그리고 27
시진이 데리고 아빠가 동네 목욕탕을 간 사이에 이보는 엄마랑 백화점에 왔음.평생을 개처럼 벌어도 못 살 반지를 두개나 받았으니 입 싹 닫고 있기엔 너무 비양심이라 위룡에게 줄 결혼예물을 사려고 백화점 시계 매장을 방문했음.물론 다이아 반지급은 못주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성의는 보이고 싶었음.
"어서오세요~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예비신랑한테 줄 예물용 시계를 보러 왔어요?"
"결혼 축하드립니다 손님.예비신랑분은 어떤 타입이신가요?"
"시계랑 사람 외모가 관련이 있어요?"
"그럼요~어떤 시계를 착용 하시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걸요?"
"그냥 요즘 예물로 잘 나가는걸로 골라줘봐요~우리 사위가 워낙 인물이 출중해서 오천원짜리 시계도 명품으로 만들 사람이거든요~"
매장 직원은 그럼 베스트로 보여 드리겠다며 시계 다섯종을 꺼냈고,하나하나 다 멋있어서 가격을 물었더니 제일 싼게 거의 육백만원 이었고 대부분 천만원이 훌쩍 넘었음.물론 그보다 더 몇배는 더 비싼 시계도 있겠지만 제일 싼 시계도 솔직히 덜컥 사기엔 부담이 컸음.살짝 갈등을 하던 이보는 문득 이 다섯개의 시계를 손목에 찬 위룡을 상상 하자니 그게 또 그림이어서 신중하게 시계를 고르고 골라 천만원대의 시계를 예약했음.
점심시간대를 틈 타 잠깐 외출을 한 이보가 점심밥도 마다하고 온 곳은 은행이었음.점심시간인대도 은행엔 대기손님이 몇명 있었음.대기표를 뽑고 기다리기를 이십여분이 지나고 순번이 된 이보는 창구로 가 통장과 도장 그리고 신분증을 은행 직원에게 넘겨주며 적금을 해약 하러 왔다고 의자에 앉았음.
"정말 해약 하시려고요?만기 되려면 3개월 남으셨는데..."
"급하게 쓸 일이 있어서요."
"어디에 쓰시려고요?혹시 보이스피싱?"
"결혼을 하는데 예비신랑한테 결혼예물 해주려고요."
"아 그러시구나~결혼 축하드려요~그런데 정말 후회하지 않으시겠어요?이자율이 되게 좋으신데..."
"어쩔 수 없죠..."
이보는 열심히 붓고있는 적금을 만기 앞두고 해약 하는게 좀 아깝기는 해도 적금은 또 다시 하면 되는거니까 아까울지언정 후회는 없었음.적금을 깨고 다른 계좌에 입금을 한 이보는 가벼운 마음으로 엄마랑 갔던 백화점의 시계 매장을 방문해 예약을 걸었던 시계를 샀음.전액 일시불.선물을 할거니까 예쁘게 선물 포장까지 된 시계를 소중히 품에 안고 회사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너무 배고파서 편의점에 들러 컵라면에 삼각김밥 두개를 뿌셨음.
먼저 퇴근합니다~책상을 정리하고 일어난 이보는 퇴근 인사를 하며 사무실을 나섰음.사원증을 찍고 회사 밖으로 나오니 어김없이 이보의 기사노릇을 하는 용왕그룹 송사장이 기다리고 있었음.이보는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위룡에게 갔고,차에 기대고 있던 위룡은 자세를 바르게 하더니 조수석 문을 열어줬음.이보가 차에 타고 조수석 문을 닫은 위룡이 앞으로 돌아가 운전석에 타자 이보에게 손이 잡혀 손목에 차고있는 시계를 강탈 당했음.
"이보씨?"
"가만히 있어봐요."
빼놓은 시계는 한눈에 봐도 비싸 보이니 위룡에게 순순히 넘겨주곤 핸드백에서 포장된 케이스를 꺼내 위룡에게 스윽 건냈음.위룡은 이게 뭐냐면서 포장을 뜯어 고급진 케이스를 열었음.브랜드 로고가 작게 새겨진 손목 시계에 웬 시계냐는 듯이 바라보니 이보는 영롱하게 빛나는 시계를 케이스에서 꺼내 손수 위룡의 손목에 채워줬음.여윽시...내 눈과 상상력은 틀리지 않아.존나 탁월해.시계 하나만 찼을 뿐인데 손이 섹시한건 무엇?
"이건 내가 주는 예물이에요."
"비쌌을텐데..."
"적금깨서 산거니까 마음에 안들어도 그냥 받아요.."
"마음에 안 들을리가요...마음에 쏙 듭니다.앞으로 계속 이 시계만 하겠습니다."
위룡이 시계에 뽀뽀를 하자 이보는 괜히 부끄러워서 빨리 시진이나 데리러 가자했고,위룡은 출발 하기전에 이보에게 짧지만 찐하게 딥키스 한번 하고 출발을 했음.유치원 앞에서 내린 이보는 유치원 출입문으로 가 호출벨을 눌러 시진이 엄마라 했고,선생님이 안에서 문을 열어줬음.선생님이 시진이를 부르러 간지 5분도 안지나 시진이가 우다다다 뛰어 나왔음.
"헷취!"
"어?왕자님 왜 재채기 해?"
"몰라~아까부터 자꼬 나와써!"
"감기 걸린거 아닙니까?시진아 콧물은?콧물도 나와?"
"쪼꼼 나와써여!"
"감기인거 같은데..."
"이를 어쩐다..."
"시지니 갱차나!안아파!"
시진은 이보가 자기 때문에 일에 지장이 생길까봐 괜찮다고 안아프다고 미리 선수를 쳐버렸고,이보는 그런 시진이의 속깊은 배려심에 오히려 미안할 뿐이었음.그동안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곤 해도 시진이가 아플때면 부모님도 가게를 보랴 시진이를 보랴 정신이 두배는 없었고,이보도 회사 눈치를 봐가며 반차를 쓰거나 연차나 월차를 써야만 했음.그걸 시진이가 모를리 없었기에 시진은 자기가 아플때면 처음엔 숨기려고만 했음.
저녁밥을 먹으면서도 위룡과 이보는 시진을 유심히 관찰했음.아직은 재채기와 콧물 조금 흘리는 정도지만 아이는 원래 밤에 본격적으로 아플 확률이 높기에 지금 상태를 자세히 확인을 해야만 했음.확실히 몸 상태가 별로인건지 평소보다 먹는 속도도 느려졌고,먹는것도 영 시원찮았음.재채기를 하며 코를 훌쩍훌쩍 거리더니 집으로 가는길엔 기침까지 했음.
"시진이 상태 안좋아지면 바로 전화해요."
"네."
"시진아 아빠 갈게?"
"녜에~"
시진이를 업고서 들어가는 이보를 배웅한 위룡은 계속 시진이가 걱정이 돼 신호 대기중에 틈틈히 아이가 아플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검색 해보기도 했음.집에 들어온 위룡은 이보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시진이가 어떤지 물었고,이보는 아직까진 큰 이상은 없다면서 상황 봐서 다시 연락 주겠다고 했음.샤워를 하고,서재에서 잠깐 일을 하면서도 시진이 때문에 신경이 쓰였음.
자기 전에 약간 미열이 있어 해열제를 먹이고 이마에 패치까지 붙여서 재운 이보는 틈틈히 시진이를 보다가 깜빡 잠들었다가 끙끙 거리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났음.침대 머리맡에 달아놓은 수면등을 켜보니 해열제를 먹였음에도 열이 올랐는지 온몸에서 뜨거운 열기를 뿜는 시진이가 식은땀을 뻘뻘 거리며 끙끙 대며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음.바로 체온계로 열을 재보니 39도였음.그동안 아픈적은 많았어도 이렇게까지 열이 오른적이 없었기에 이보는 옷만 대충 갈아입고 시진을 안고서 나왔음.
"이보씨 시진이는요?"
"왔어요?"
"시진이 괜찮습니까?"
"해열제를 맞았는데 열이 안잡히면 입원을 해야한다고 그러네요."
"그럼 일단 지켜보죠.이보씨도 많이 놀라셨죠?"
"이렇게 아픈적은 처음이라...애가 막 열경기까지 하는데 내탓 같기도 하고..."
자그마한 손등에 꽂힌 링거 바늘이 더욱이 죄책감을 들어 이보는 울다 지쳐서 잠든 시진에게 눈을 떼지 못했음.위룡은 곧 괜찮아 질거라며 이보의 등을 쓰다듬었음.한시간쯤 지나서야 간호사가 열을 체크하러 왔고,간호사가 간 후에 시진을 진료했던 의사가 왔음.의사는 일단은 귀가를 한 후에 아침에 다시 소아과 외래진료를 하시는게 어떻겠냐고 했음.
소아과 외래진료 예약을 하고나서 응급실에서 나왔고,이보는 당장 오늘 시진이를 봐줄 여건이 안됐기에 욕을 먹더라도 출근 시간을 늦춰야 하나 고민을 하는데 위룡이 그런 이보의 마음을 아는건지 자긴 사장이라 회사 안나가도 회사 잘 돌아간다며 시진이를 맡아 주겠다고 함.이보를 집에 데려다 준 위룡은 시진이를 데리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왔음.시진이를 침대에 눕힌 위룡은 잠도 안 자고 시진이를 지켜보면서 잠을 자면서도 기침을 하다가 토하면 깨끗하게 뒷처리도 하고,아파서 끙끙거리며 칭얼거리면 품에 안고 토닥토닥 거렸음.
"엄마...?엄마...엄마아...으아아앙~"
열 때문에 몽롱한 상황에 낯선 환경으로 느껴진 시진이가 울자 잠깐 거실에 나와있던 위룡이 방으로 들어왔고,엄마를 찾으며 울다가도 헛구역질을 할 만큼 기침을 하는 시진을 얼른 품에 안고서 등을 토닥였음.등을 토닥이자 시진은 위룡의 어깨에 그대로 토했고,위룡은 침착하게 시진이 등만 토닥이며 달랬음.가까스로 시진을 달랜 위룡은 엄마 없어서 놀랐냐면서 아빠랑 같이 병원에 가자고 병원 갈 준비를 했음.
소아과 외래 진료를 본 후에 위룡은 시진이 걱정으로 전전긍긍 할 이보에게 전화를 걸어 열이 다시 올라서 입원 하기로 했다고 알렸음.시진의 입원 결정에 이보가 울먹이자 위룡은 걱정말라고 자기가 옆에 계속 있을거니까 아무걱정 하지 말라고 엄마가 약해지면 시진이도 약해진다며 안심을 시키지만 위룡이도 속상한건 마찬가지였음.통화를 마치고 입원 절차를 하던 위룡은 애를 먹어야만 했음.생부는 맞지만 법적으로는 친부가 아니었기에 시진의 법적 보호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입원 절차를 진행 할 수 없어 결국엔 이보가 상사 눈치를 보고 잠깐 나와 시진의 입원 절차를 해야만 했음.
위룡이보
댓글
끼요오오옷 내센세다ㅠㅠㅠㅠㅠㅠㅠ
자기가 아플때면 숨기려고 하는 시진이 너무 안스럽고 아이가 아플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검색 하는 초보아빠 위룡이 너무 애틋하고ㅠㅠㅠㅠㅠ우리 시진이 빨리 나아서 사랑하는 엄빠랑 재밌는데 놀러도 가고 맛난거 많이 먹자ㅠㅠ
빨리 생부 친부 다하자!!!
내센세입갤개르ㅜㅜㅜ
시진이 왜 아픈거야ㅜㅜㅜㅜㅜㅜㅜ속상하게ㅜㅜㅜㅜ저 어린것이 아플데가 어딨다고ㅜㅜㅜㅜㅜㅜ
보이스피싱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의식의 흐름 ㅁㅊㄷ 근데 우리 시진이 아빠 어깨에 토해도 위룡이 침착하게 달래는거 ㅜㅠㅠㅠ보는데 왤케 좋을까 빨리 혼인신고부터 해야겠다
혼인신고 빨리빨리를 시진이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