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등륜 나의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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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3 01:39
조회수: 375

D그룹 계열 병원 VVIP 입원실엔 어느 노인이 거의 죽어가고 있었다.D그룹의 총수인 노인은 죽음을 앞두고 있음에도 마음 편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회장님.기운 차리셔야 합니다.정신 놓으시면 안되요."

"이보야..."

"네 회장님."

"아직...소식은 없는게냐..."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입니다.그러니 견뎌야 합니다."

이보는 주름진 노인의 손을 잡으며 반드시 찾아서 꼭 회장님 앞에 보여드리겠다고 했다.죽음을 앞두고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손녀 때문이었다.노인에겐 딸이 한명 있었다.노인의 딸은 성실함 빼곤 가진게 하나도 없는 남자와 사랑에 빠져 가출을 했고,노인은 그런 딸을 외면했었다.

하나뿐인 딸과 의절을 하고 산지 6년이 됐을 무렵 딸이 돌아왔다.그것도 어린 딸을 데리고...성실함 빼곤 가진게 없던 남자가 죽었다고 했다.노인의 딸은 손녀라도 받아달라 부탁을 했고,노인은 손녀만 집으로 들였다.그리고 얼마 후에 딸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내 잘못이다...내 죄가 커..."

"아닙니다.회장님께선 아무런 잘못도,죄도 없으십니다."

"내가 손녀를...그 아이를 제대로 지켰어야 하는데..."

딸의 죽음에 대한 화살을 어린 손녀에게 쐈다.손녀를 방치한 노인은 손녀가 사라진줄도 몰랐었다.사라진 손녀를 찾기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지만 땅으로 꺼진건지 하늘로 솟은건지 찾을 수 없었고,손녀를 찾기위해 보호시설을 다니다가 한 보호시설에서 만난 이보를 데려와 손자처럼 키웠다.그렇게 2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도련님!"

"쉿.조용히 해.회장님 겨우 잠드셨다."

"죄송합니다."

"무슨일이야."

"아가씨를...찾은것 같습니다."

손녀를 찾은것 같다는 말에 이보는 확인을 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그동안 손녀를 찾기위해 공개적으로 광고를 했었고,그럴때마다 자신이 손녀라고 주장하는 여자들이 많았지만 막상 확인을 하면 전부 아니였다.손녀라고 주장 해놓고 가짜인게 확인이 되면 기대를 한 만큼 실망도 컸지만 그럼에도 이보는 확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노인의 손녀로 추정되는 여자의 집을 직접 찾아 나선 이보는 양손에 쓰레기 봉지를 들고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여자를 보게됐다.주방에서 일을 하는건지 조리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쓰레기를 버린고 허리를 통통 두드리며 스트레칭 하는걸 보며 어릴때의 사진과 비교를 해본다.

"그동안 손녀라고 주장했던 여자들보다 더 흡사하게 닮은거 같기도 하고..."

비교를 할 수 있는게 어릴때의 사진 뿐이라 이보는 사진 만으로는 맞다 아니다 확신을 할 수 없었기에 일단 차에서 내려 여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스트레칭을 하고나서 앞치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담배를 꺼내 한개피를 막 입에 물고 불을 붙이려고 라이터를 찾으려 뒤적거리는데 팅~소리와 함께 불 붙은 지포 라이터가 불쑥 내밀어졌다.

"뭐,뭐에요?"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아니 뭐...괜찮아요."

담배에 불을 붙이고 깊이 빨았다가 연기를 내뱉은 여자는 이제야 좀 살것 같은지 한번 더 깊이 빨았고,이보는 여기 레스토랑에서 일 하시냐고 물었다.여자는 주방에서 보조 하고있다며 주머니에서 휴대용 물티슈를 꺼내 한장 뽑아 재를 툭툭 털었다.

"룬룬!담배 끄고 빨리 들어와!"

"네엡!"

몇모금 하지도 않은 담배를 물티슈의 수분으로 불씨를 꺼트리고 잘 감싸서 방금 버렸던 쓰레기 봉지에 욱여 넣은 룬룬은 레스토랑으로 뛰어 들어갔다.룬룬...회장님의 손녀를 증명하는 애칭.이보는 그것만으로는 확신을 할 수 없어서 좀더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다음날 회장님을 뵈러 가기전에 다시한번 레스토랑에 들린 이보는 레스토랑의 사장에게 주방보조 룬룬의 이력서를 요청했고,레스토랑 사장은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이력서를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저기..."

"뭐죠?"

"왜 그 보조의 이력서를 요청 하신건지..."

"궁금해 하지 마십시오."

룬룬의 이력서를 보고있는 이보는 최종 학려이 2년제 전문대가 끝인 변변찮은 학벌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만약 회장님의 손녀가 맞다면 유학은 기본에 제대로 된 교육과정을 거쳐 사람을 빌 밑에 두고 있을텐데...이보는 지금 바로 주방 보조를 불러달라 했고,사장은 룬룬을 불렀다.

"어?어제 맞죠?"

"앉으세요."

"네?네...그런데 무슨 용무로 저를 부르셨는지..."

"가족관계가 어떻게 됩니까."

"가족은 없어요.어릴때 부모님 돌아가셔서...아!외할아버지랑 잠깐 살았던 기억은 어렴풋이 나요."

"혹시...이 사진 기억 합니까?"

이보는 사진 한장을 꺼내 보여줬고,룬룬은 사진을 유심히 보더니 이 목걸이 갖고 있다며 유니폼 안으로 손을 넣어 목걸이를 꺼냈다.이보는 순간 눈이 번뜩였다.그동안 사진을 보여줄때마다 손녀라고 주장했던 여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맞다고 했지만 목걸이 얘기를 꺼낸 여자는 한명도 없었다.사진 속 소녀가 한 목걸이와 똑같은 목걸이를 갖고 있으니 이보는 확신했다.이 여자가 D그룹의 진정한 아가씨라고.

이보를 따라 입원실에 들어온 룬룬은 겨우겨우 연명치료를 받으며 버티고 있는 노인을 보게됐다.기억이 가물가물해 잘은 모르겠지만 룬룬은 노인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바닥에 무릎을 꿇은 룬룬은 노인의 손을 살며시 잡았고,노인은 눈을 떠 룬룬을 바라봤다.노인의 눈에 비친 룬룬의 모습은 마지막으로 본 어린 손녀로 보였다.

"룬룬..."

"네 할아버지."

"이 할애비가...너에게...다른 이름을...지어줬었지..."

"그건 기억나요.베이베이."

본래 아명의 주인은 노인의 딸이었다.딸의 어릴적 아명을 손녀에게 붙여준 노인은 자신의 손녀라고 주장했던 여자들과는 달리 그 이름을 정확하게 말하는 룬룬을 손녀로 받아 들였다.유전자 검사를 할 필요도 없었다.23년만에 나타난 손녀는 놀라울 만큼 죽은 딸과 빼닮았기 때문이었다.

"엄마..."

"기억 하십니까?"

"네.당연히 기억나죠."

노인의 집에 오게 된 룬룬은 결혼전 모습인 노인의 딸이자 자신의 엄마의 독사진을 한참동안이나 봤다.어릴때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지만 이렇게 보니 엄마가 결혼전엔 부잣집 아가씨 였다는게 확 와닿았다.이보는 집 구경은 천천히 하고 방으로 안내 해드리겠다며 걸음을 뗐고,룬룬은 카펫이 깔린 긴 복도를 걸었다.

화려하기 짝이없는 문 앞에 선 룬룬은 이보가 문을 열어주며 옆으로 비켜서자 동화 속 공주님이 쓸것같은 방 분위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이보는 막상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 거리는 룬룬에게 들어가시라며 먼저 안으로 들어갔고,룬룬은 어정쩡하게 들어갔다.

"임시로 사용 할 방입니다."

"네?임시요?"

"급하게 준비 한거라 생활 하시는데 불편 하실겁니다.방이 준비가 되는 즉시 옮길거니 당분간만 참으시면 됩니다."

"아,아뇨!전 여기도 과분한데요..."

"과분하다니요...앞으로 아가씨께선 많은것을 누릴텐데 고작 이정도로 과분하다 하시면 안됩니다."

"......"

"그리고 앞으로는 제게 말씀을 놓으셔야 합니다."

이보는 피곤하실테니 푹 쉬시고,필요한게 있으시다면 여기에 있는 버튼을 누르시면 된다며 방에서 나갔고,룬룬은 휘황찬란한 방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구경을 하다가 살포시 침대에 앉았다.역시 비싼침대는 뭐가 다르긴 다르구나...침대에 앉아있다가 뒤로 발라당 누운 룬룬은 D그룹 회장의 손녀인게 아직도 얼떨떨 했다.그런데 신기한건 이 집도 낯설지가 않는거였다.룬룬은 하루가 고단했는지 잠깐 눕는다는게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이보등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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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b5809] - 2023/11/13 01:54

개띵작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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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da0ea] - 2023/11/13 02:28

ㅅㅂ 미쳐따 로맨스 제대로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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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d9b5f] - 2023/11/14 01:11

ㅁㅊㄷㅁㅊㄷ 이것은 대서사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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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25496] - 2023/11/14 01:43

헐 ㅠㅠ 관계성 벌써부터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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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15a6d] - 2023/11/14 01:43

음 개맛도리 스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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