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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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와 영물이 사는 천계.이보 역시 천계에서 살고있던 신수 청룡이었다.이보는 다른 신수와 영물에게 귀감이 될 만큼 매우 모범적인 존재였다.괜히 신의 사랑을 받는게 아니었다.하지만 그런 이보가 천계에서 추방을 당한게 된건 천계가 발칵 뒤집어질 일이었다.

"너 정말 이렇게 떠날거야?"

"떠나는게 아니라 추방이다."

"빌어...다시는 인간 따위에게 연정을 품지 않겠다고 가서 빌으란 말이야!"

추방을 당해 떠나는 이보를 붙잡는 여자는 천계에서도 알아줄 만큼 이보를 열렬히 짝사랑을 했다.모든 신수와 영물의 귀감이 되고,신의 사랑을 받는 청룡이 고작 수명이 백년도 안될 인간 여인과 사랑에 빠진 금기를 어겼으니 이보를 열렬히 사랑한 여자는 이보를 추방당하게 만든 그 인간 여인을 용서 할 수 없었다.

거울로 통해 이보가 아무것도 모르는 인간 여인과 혼인을 하고 함께 살고있는걸 보고있는 여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들끓었다.감히 인간 여자 따위가...그 옆자리는 내것이야.오직 내것이어야만 한다고.여자는 이보를 다시 천계로 되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천계를 이탈해 인간계로 내려갔다.

"누구세요?"

"너때문이야..."

"네?"

"너같은 것 때문에!!!!"

여자는 아홉개의 꼬리를 드러내고,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위협을 가했다.인간 여인은 겁에 질리며 그대로 주저 앉았고,이보를 짝사랑 하는 여자 구미호는 나같은 하찮은 인간 따위가 감히 청룡을 추방 당하게 만들었다며 온갖 저주를 퍼부었다.구미호의 저주를 받은 인간 여인은 사랑하는 남편이 청룡이었다는 사실에 혼란에 빠져 저주에 시달리다가 결국엔 스스로 목을 매달아 자살을 했다.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이 구미호와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게된 이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천계로 올라가 천계를 뒤흔들었다.쑥대밭이 된 천계로 인해 신은 화를 참지 못하고 이보를 신수로써의 자격을 박탈시켜 또 다시 천계에서 추방을 했고,신수로써의 자격이 박탈 당한 이보는 두번다신 용이 될 수 없는 이무기로 변했다.

"여보세요..."

-야이년아!!!!!

"고모...어쩐일이세요..."

-너 우리 아부지 보험금 어디로 빼돌렸어!!!!

"할아버지 보험금을 왜 저한테 찾으세요..."

-이 썩을년이 어디서 오리발이야?너 당장 우리 아부지 보험금 안뱉으면 내가 네년 찢어 죽일 줄 알아!

이년저년 욕을 하며 전화를 끊으니 룬룬은 속이 막혀서 한숨을 내쉬었다.할아버지 보험금이라니...룬룬은 할아버지가 보험을 들었다는것도 금시 초문이었다.아마도 할아버지 재산을 정리하면서 보험금이 지급 된걸 알게된 모양인데 룬룬은 정말로 할아버지 보험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었다.

고모는 조카인 룬룬을 피말려 죽일 계획이라도 가진건지 한시간에 한번꼴로 전화를 해 계속해서 보험금을 내놓으라느니 애비애미도 없어 불쌍하게 여겼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느니 하며 저주같은 욕설을 퍼부었다.견디다 못한 룬룬은 아무래도 집에 가야할것 같아 이보의 서재를 찾아가게 됐다.

"이보씨."

"할말이 있으면 편하게 해."

"그러면 저 집에 잠시 다녀와도 될까요?"

"집?필요한게 있다면 집사나 메이드에게 말해."

"아니요...찾아야 할 물건이 있어서요."

"무슨 물건."

"아마도...통장?"

할아버지께서 사망보험을 들으신것 같은데 할아버지 사망신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보험금이 지급이 된것 같다고 그런데 고모가 할아버지 보험금을 토해내라고 하는데 자긴 할아버지 보험금은 갖고있지 않아서 집 어딘가에 할아버지 통장이 숨겨져 있을거라고 푸념을 했다.가만히 듣고 있자니 이보는 참으로 이해불가였다.어떻게 그 착한 녀석이 그런 못되먹은 딸을 낳은건지...이보는 자정 전에만 귀가 할것을 조건으로 외출을 허락했다.

"주인님께서 주셨습니다."

"저 돈 있는데..."

"거절 하시면 제가 야단 맞습니다."

"잘 쓰겠다고 전해주세요."

"반드시 자정 전에 들어 오셔야 해요.자정이 넘으면..."

"알아요.그럴바엔 귀가를 하지 않기로..."

룬룬은 메이드의 배웅을 받으며 대저택을 벗어났다.택시를 타고 할아버지 집으로 가니 조카를 바라보는 고모의 시선은 곱지가 않았다.고모는 룬룬을 보자마자 뺨을 때리며 머리끄덩일 잡고 흔들었다.네년이 찔리는게 있으니 이렇게 온거 아니겠냐고 당장 보험금이나 뱉으라며 쌍욕을 한 고모는 룬룬을 밀어냈다.

"고모...정말 너무하세요."

"너무해?너무하긴 뭐가 너무해!내가 내 아부지 보험금 돌려받겠다는데!"

"고모는 제 걱정도 하지 않으세요?제가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지도 않으시죠?"

"네년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게 뭐야?어디서 몸이나 굴려먹겠지."

"고모!"

"어디서 큰소리야!보험금이나 내놔!"

보험금을 토해낼때까진 집에서 한발도 못 나가게 할거라며 으름장을 낸 고모는 온김에 집안일이나 하라며 룬룬을 하녀처럼 부려먹었다.집 청소를 하고,빨래를 한 룬룬은 답답함에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작은 화단앞에 쪼그려 앉아 눈물을 훔치는데 화단에 심어져 있는 꽃 몇송이가 시들어져 있어 시든 꽃을 뽑으니 뿌리가 쉽게 뽑히는게 이상했다.

꽃삽으로 시든 꽃 자리를 파보니 비닐로 감싼 통장과 도장이 나왔다.통장을 열어보니 룬룬의 이름으로 되어 있었고,빈칸에 통장 비밀번호도 적혀 있었다.룬룬은 핸드폰을 꺼내 통장에 쓰여있는 은행의 번호를 눌러 계좌조회를 했고,그 계좌엔 2억이 들어 있었다.할아버지의 보험금이었다.몰래 가입한 사망보험금을 룬룬의 앞으로 수령하게끔 한 모양이었다.

"야이 썩을년아!거기서 뭐...너 그거 뭐야!"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오호라~네년이 아주 작정을 하고 보험금이 든 통장을 여기다 숨겼구나!"

"아니에요.정말 아니에요!"

"이 썅년!썩을년!"

"아악!"

고모는 네가 뭔데 내 아부지 보험금을 꿀꺽 하냐고 촌수로 따지면 내가 더 가깝다면서 룬룬을 바닥에 눕혀 발로 차고,때렸다.통장과 도장을 강제로 빼앗은 고모는 당장 은행 가자며 흙먼지로 엉망이 된 룬룬을 일으켜 질질 끌고갔다.은행에 오자마자 룬룬은 통장 정리를 했고,창구에서 고모가 보는 앞에서 고모의 계좌로 할아버지의 보험금을 이체했다.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는 룬룬은 한참을 울다가 저택으로 다시 돌아갔다.룬룬이 언제쯤이면 올까 기다리면서도 일을 한 이보는 아가씨께서 귀가를 하셨다는 집사의 말을 듣고 배웅을 하기위해 서재에서 나와 1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향해 가는데 엉망이 된 모습으로 돌아온 룬룬을 보자마자 피가 차갑게 식는것 같았다.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아무일도...아니에요."

"울었나?"

"아니요..."

"숨기지 말고 나에게 말해."

다정한 손길에 룬룬은 애써 추스렸던 마음이 다시금 울컥하게 해 이보의 품에 안기며 서럽게도 울었다.이보는 서럽게 우는 룬룬을 감싸 안으며 이를 갈았다.누가 됐든 내것을 울린 댓가는 반드시 치뤄주마.룬룬을 감싸 안은 팔을 푼 이보는 울지 말라며 룬룬의 턱을 살짝 잡아 입을 맞췄다.

 

 

 

이보등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