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망국의 공주였다 이십삼나더
야심한 시각.황후전 소속의 궁녀가 서신을 갖고 도화궁에서 나오는 어린 궁녀를 붙잡아 은가락지 하나를 주고 서신을 빼앗았음.은가락지 하나에 서신을 넘긴 어린 궁녀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마저 가던길을 갔음.부랴부랴 밤이슬을 맞으며 간 곳은 황제전이었음.
"폐하.도화궁에서 서신이 왔나이다."
"공주가 보냈군."
서신을 펼쳐 본 이보는 풋!하고 웃음이 나왔음.[폐하.소녀는 먼저 잠을 잘 테니 꿈에서 만나용.엇갈리면 못 만날테니 폐하께서 제 꿈속으로 오셔용.기다리고 있을게용.]이보는 서신을 내려놓으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 궁녀에게 심부름값으로 은자 하나를 줬음.
서신을 전달하고 온 어린 궁녀의 입에 먹을것을 넣어주는 룬룬은 훼이크 서신을 빼앗기며 받았다는 은반지를 위로 던졌다 받았다를 했음.누군지는 몰라도 지금쯤이면 빡쳐서 부들부들 거리겠지?룬룬은 어린 궁녀의 손에 먹을걸 더 쥐어주며 얼른 가서 자라고 내보냈음.
"이게...무슨 뜻이지?"
"글쎄요...뭔가 암호 같기도 하고...연국의 언어 아닐까요?"
"뭔지는 몰라도 이걸 폐하께 드린다면 암호를 해독 할 수 있겠지.어쩌면 연국의 잔당에게 보내는 비밀문서일지도 모른다."
황후는 일단 밤이 늦었으니 내일 날이 밝는대로 폐하께 이 서신을 드려야겠다며 황후는 빼앗아온 서신을 잘 두고 잠자리에 들었음.다음날 아침이 오자 몸단장을 한 황후는 전날 밤에 빼앗은 서신을 가지고 황제전으로 향했음.집무실 앞에 선 황후는 턱을 살짝 올리며 고하라 했으나 상궁은 난감을 표하며 도화궁에 계신다고 했음.
늦잠좀 자려고 했더니만 꼭두 새벽부터 들이닥친 이보 때문에 늦잠도 못자고 일어난 룬룬은 입맛도 없는데 새벽밥이 웬말이야...원래 아점이 국룰 아니야?아휴 입맛없어.그러나 입맛이 없다는 사람 치곤 밥그릇은 바닥을 보이고 있었음.입맛 두번 없다간 그릇까지 먹을지도 모름.
"조식까지 먹었음에도 눈에 아직 잠이 가득하구나."
"그거야 폐하께서 제 꿈에 나와서 밤새 놀았으니까 그러죠.이건 다 폐하 때문이야.책임져!"
"어떻게 책임을 질까."
"예쁜거 주세요.블링블링한걸로."
"블링블링...블링블링?"
"반짝이는거요."
아직 잠이 부족한 룬룬을 침상에 눕히며 이불을 덮어준 이보는 원하면 금광석도 주겠다고 조금 더 푹 자고 일어나거든 기별을 보내라며 침전에서 나갔음.룬룬은 이불을 잡고서 어제 서신을 털어간게 누구일까 생각에 빠지다가 입 찢어지게 하품을 하고 잠에 빠져들었음.누군지는 몰라도 가만두지 않겠어.
"폐하.황후마마께서 드셨사옵니다."
"이번엔 또 무슨말로 내 속을 뒤집히려고..."
"오수 중이라 아뢰올까요."
"짐이 언제부터 오수를 했다고...믿지도 않을것이다.들라하라."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 황후는 이보의 앞으로 다가가 인사를 올렸고,이보는 고개를 들으라 했음.황후가 눈짓을 하자 황후를 따라온 궁녀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더니 옷춤에서 서신을 꺼내 상체를 숙이며 앞으로 몇걸음 나섰고,내관이 아래로 내려와 궁녀가 내민 서신을 받아 다시 위로 올라가 이보에게 건냈음.
"이게 무엇이오."
"간밤에 도화궁에서 나온 서신 이옵니다."
"도화궁에서 나온 서신을 왜 황후가 갖고 있는것이오."
"폐하께서도 알고 계시지요.연국의 왕자가 살아남아 신첩의 오라버니께 의탁 중인것을요.해서 신첩이 도화궁을 지켜봤습니다.신첩이 빼돌린 서신을 보니 해석을 할 수 없는것을 보아 연국의 언어 같습니다.이는 필히 연국의 잔당에게 보내는 비밀문서가 틀림 없사옵니다."
미심쩍은 얼굴로 서신을 펼친 이보는 단 세글자에 멈칫했음.스불재.스불재가 무슨 뜻인걸까...이런 뜻 모를 언어를 쓸 사람은 공주 뿐이고,서체도 공주의 서체이니 공주가 쓴건 확실했음.이보는 서신을 접어놓으며 암호를 해석 할테니 황후는 돌아 가라고 했음.
해가 중천에 떴을때야 일어난 룬룬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쭈욱 피다가 앉아서 책을 보고있는 이보를 보자마자 그대로 굳었음.아니 일어나면 기별 하라매...왜 여기에 있는건데...벌리고 있는 입을 다물고 위로 뻗어올린 팔도 내린 룬룬은 이불을 걷어내며 침상에서 내려왔음.
"잠은 잘 잤느냐."
"네.헌데 폐하께선 어찌...기별을 넣으시라 해놓고선...아 설마 못 참고 오신거에요?"
"공주."
"넹."
"지난밤 짐에게 보낸 서신 외에 다른 서신이 도화궁 문턱을 나갔느냐."
"서신 뺏어간거 폐하였어요?아 킹받네?"
그거 내가 파놓은 함정인데 왜 그걸 폐하가 뺏어갔냐고 씨근덕 거리자 이보는 피식 웃음이 나왔음.그럼 그렇지...비밀문서는 무슨...의자에서 일어난 이보는 스불재가 무슨뜻인지를 물었고,룬룬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고 알려주면서 최근에 누가 도화궁을 염탐 하는거 같다고 탁자에 있는 물 주전자를 집어들어 주전자 뚜껑을 열고 물을 벌컥벌컥 마셨음.
"폐하."
"왜그러느냐."
"식전이세요?"
"식후다."
"그럼 제 먹방 보세요."
뭔방?룬룬이 미옥을 불러 배고프니 밥 가져오라 했고,미옥은 옷이나 좀 입으시라며 잔소리를 했음.얼마나 험악하게 잤으면 침의가 다 흐트러진건지 여차하면 벗겨지기 직전이었음.옷을 다 입고 나서야 탁자 위에 밥이 차려졌고,이보는 차나 홀짝이며 밥먹는 룬룬을 구경했음.
도국에서 서신이 왔다는 진역국 궁녀에게 서신을 받은 9왕자는 누님의 이름에 반가워 얼른 봉투를 뜯어 서신을 꺼내 펼쳐보니 이게 과연 자신이 알던 그 누님이 맞나 싶을만큼 휴먼흘림체에 어리둥절해 하다가 내용물을 읽었음.[동생은 보아라.거기서 개뻘짓 하지 말고 당장 도국의 황궁으로 와라.보는 즉시 거기서 튀어 나와.]이거 보낸 사람...정말 내가 알던 그 누님이 맞아?
"도국으로 가는 것이냐."
"예.누님께서 저를 부르셨으니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그래.알겠다.하지만 그대와 공주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도와줄테니 연국을 되찾을 준비가 됐다면 지원을 요청 하거라."
"예.그동안 보살펴준 은혜,반드시 보답 드리겠습니다."
"나와 한 약조는 잊지 말도록."
진역국의 왕은 도국으로 떠나는 연국 왕자에게 말과 돈을 내어줬음.9왕자는 서신을 보낸 사람이 정말로 누님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었으나 그게 함정이든 아니든 어쨌거나 연국을 다시 일으키려면 누님을 만나야 하기에 9왕자는 진역국의 왕에게 훗날을 기약하며 말을 타고 도국으로 출발을 했음.
"공주마마.안색이 안좋으신데요?운동은 이쯤에서 그만 하셔요."
"내 안색 별로야?후졌어?"
"꼭 피죽도 못 얻어드신것마냥 창백하세요."
"그래?내가 운동을 너무 과하게 했나?"
입안도 바짝 마르는거 같고,눈앞이 좀 어질어질 한것이 몸 상태가 구린건 확실했음.발목에 찬 모래 주머니를 풀러두고 잠시 휴식을 갖는 룬룬은 미옥이가 준 물을 마시며 수분을 보충 하는데 갑자기 눈앞이 번쩍 거리더니 뒷골이 확 당겨지는것이 뒤로 까무러치며 쓰러졌고,룬룬의 혼절에 미옥은 물론 호위 병사들도 덩달아 놀라 당황을 하게됐음.
연국 공주가 갑자기 혼절을 해 도화궁이 발칵 뒤집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황후는 이제 드디어 저주의 효과가 나타난거냐고 날뛰듯 기뻐했음.독살이나 암살을 시도 해봤자 황제가 그 배후를 악착같이 찾아내니 그 방법은 소용 없었음.그래서 황후가 생각한건 명의도 알아내지 못하게끔 그저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만드는 저주를 거는 거였음.
"공주가 왜 이러는 것이냐."
"우리 공주마마 괜찮은거지요?그렇지요?"
"흐음...공주님께선..."
"어디가 아픈게야!"
"건강 하십니다.그저 과한 운동으로 인해 혈압이 급격히 올라 잠시 혼절을 하신걸로 아뢰옵니다. "
어의가 흠흠 거리며 당분간은 운동을 삼가 하셔야 한다며 왕진가방 챙겨서 나가자 미옥은 그러게 왜 무거운 모래 주머니는 달고 운동을 하시냐고 언젠가는 이런날이 올 줄 알았다며 아직 깨어나지 못한 룬룬의 팔다리를 연신 주물렀고,큰 병도 아니고 독에 중독된것도 아니라고 하니 안도를 한 이보는 룬룬이 발목에 채웠다던 모래 주머니 두개를 창밖으로 휙 던져버렀음.
이보등륜
댓글
저주는 무슨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황후가 이쯤되니 불쌍함 ㅅㅂ
ㅁㅊ 룬룬 기존쎄 ㅅㅂㅋㅋㅋㅋㅋ
몸뚱이가 허약하긴한데 그래도 저정도면 저주가 어느정도 먹히는거 아니냐고ㅠㅠㅋㅋ
시바 룬룬은 자기가 공주 아니란걸 숨길 의지가 없음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 ㅋㅋㅋ
먹방을 보세요 ㅅㅂ ㅈㄴ웃곀ㅋㅋㅋㅋㅋ미친ㅋㅋㅋㅋㅋ
아니 저런데도 이상하게 생각 안하는건 룬룬이 매력터져서 그런거임ㅋㅋ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