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긴 시간 마계를 통치하던 마왕이 어느 한 용사에게 토벌을 당한 이후로 왕이 사라진 마계는 그야말로 오합지졸에 난장판이 따로 없게됐음.파벌을 만들고,영토를 차지하며 같은 마족끼리 의미없는 전쟁만 한지도 수천년.나날이 황폐해지는 마계에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마력을 지닌 마족이 나타났으니 그 이름은 바로 룬룬 이었음.

"마왕님 어디계세요!!!!!"

"마왕님!!!!!"

의미없는 전쟁을 일으키기만 했던 마족을 힘으로 제압하고,황폐해지는 마계를 다시 번영시킨 마계의 새로운 통치자인 마왕 룬룬은 선대 마왕보다 더 한 흉악한 기질을 가졌기에 인간계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자신을 토벌하기 위해 용사 일행이 처들어 올때면 개미 죽이듯이 간단히 죽이곤 했음.한 백년 주기로 인간계를 한번씩 쓸었던 마왕 룬룬은 그 짓도 천년정도 하다보니 재미가 없어져 마계에 틀어박히게 됐음.

"마왕님?"

"마왕님 여기 안계세요?"

"여기도 없어.대체 또 어딜 간겁니까!!!!!!"

부하들이 마왕성을 들쑤시며 마왕을 찾는동안 마왕 룬룬은 인간계에서 인간인 척 하며 돌아다니고 있음.마왕이 된지도 이천이백년.마왕 룬룬은 마왕 노릇을 하는것도 이제는 실증나고,하루하루가 무료해져 이래도 흥,저래도 흥.세상 만사가 다 귀찮아졌음.일도 다 부하들한테 떠넘기고 빈둥대던 마왕 룬룬은 마계가 지루해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몰래 마계를 나오는 일이 빈번해짐.

"마왕이 마계에서 두문분출 하다는 소문이 파다해."

"그럼 마왕이 마계를 비운 틈에 마계를 공격 하는건 어떨까?"

"그건 좀 비겁하지 않을까요?"

"그런가?"

"그보다 용사는 대체 또 어딜 간거야?"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회의를 하기로 했는데 정작 마왕을 토벌하는데 가장 중요한 인물인 용사가 없으니 용사의 일행들은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했음.용사 이새끼 또 어디서 괜한 사람한테 시비 걸어서 죽도록 패고 힐 주기를 반복하고 있는거 아니야?용사의 일행들은 모범이 되고,정의를 가져야 할 용사가 인성이 더러워서 이대로 같이 다녀야 하는지 의문점이 들었음.

노릇노릇하게 구워 양념이 잘 스며든 고기 꼬치를 먹으며 인간계 마을을 돌아다니는 마왕 룬룬은 앗!하는 사이에 누군가와 부딪혔고,맛있게 잘 먹고있었던 고기 꼬치가 땅바닥으로 추락을 했음.내 꼬치...감히 내 꼬치를...룬룬은 죽일 기세로 노려보는데 정작 꼬치를 떨어트리게 만든 인간은 저 멀리 도망치고 있었음.

"심심한데...어디 한놈만 걸렸으면 딱인데..."

마왕 토벌 회의에 땡땡이를 친 용사 이보는 심심해서 갖고 놀 상대를 물색하며 돌아다니는데 골목에서 튀어나온 사람과 부딪히게 됐음.기분이 뭐 같아진 이보는 그래.오늘의 장난감은 너다.하고 자기와 부딪힌 사람을 골목으로 끌고 들어가 죽도록 패면서 힐을 줬음.한마디로 병주고 약주고였음.그래서 인성이 뒤진 용사 이보를 뒤에선 이렇게 부르고 있음.미친개.

"인간놈 어딨어!가만두지 않을테다!"

꼬치의 복수를 하기위해 눈에 불을 켜고 찾아 다니는데 무심코 골목으로 향한 룬룬은 꼬치를 떨어트리게 만든 인간놈이 용사 이보의 멱살을 잡고 있는것을 보게됐음.내 꼬치도 모자라 저런 잔가지 같은 인간을 때리려 해?이래서 인간들이란!룬룬은 냅다 달려가 인간놈을 발로 뻐엉 걷어차 멀리멀리 날려 보냈고,때리고 힐 주고 때리고 힐 주는걸로 불만을 표출한 사람이 멀리 날아가기에 이보는 룬룬을 쳐다봤음.

"괜찮은것이냐!"

"괜찮지...않은 듯..."

"마른 잔가지 같은 놈이 왜 위험하게 혼자 다니는 것이냐!"

인간의 기준으로는 용사 이보는 절대로 마른 잔가지가 아니지만 이천년 넘게 산 마왕 룬룬의 기준으로는 용사 이보는 하찮고 보잘것 없는 마른 잔가지 였음.이보는 룬룬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에 마족임을 눈치챘음.마력이 이정도면 고위급 마족인게 분명하니 잘만하면 이용가치가 있을것 같았음.룬룬은 어디 다친곳은 없느냐고 몸을 휙휙 돌리는데 이보는 뭔가 찌릿하고 황홀 했음.누가 날 걱정하는건 처음이야...나...마족한테 반했...나?

이보등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