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룡이보 당신과 나 그리고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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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8 23:27
조회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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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을 제외하고 특별한 날이 아니면 식당 문을 닫지않는 이보네 부모님.한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토요일에도 오후 두시까지 점심 장사를 하시는데도 오늘은 토요일 점심 장사도 마다하고 문을 닫았음.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그 특별한 날 이었기 때문이었음.

"입을 옷이 없어."

"임자.옷장에 걸려있는 건 옷이 아니라 천 쪼가린가?"

"당신이 뭘 알아?"

"이 원피스 이쁘네."

"원피스는 예쁘지...그런데 원피스만 예쁘면 뭐해?이 원피스에 어울리는 구두와 가방이 없는데!"

식당을 하게되면서 쇼핑과는 담을 쌓은지 오래라 옷장엔 유행이 한참 지난 옷들 뿐이었고,그동안 살면서 체중에도 변화가 있었던지라 맞지 않는 옷이 대부분이었음.입을 옷이 없어!꿀리고 싶지 않다고!이보의 아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아직 시간이 많이 있으니 지금이라도 백화점에 가자며 데리고 나갔음.

엄빠가 나가는것도 모르고 아직 자고있는 이보는 시진이가 잠결에 발꿈치로 허벅지를 퍼억 하고 내리치는 바람에 악 소리를 내며 벌떡 일어나게 됐음.잠이 덜 깨서 몽롱한 이보는 목덜미를 벅벅 긁다가 역동적인 자세로 자고있는 시진에게 이불만 휙 덮어주고 침대에서 내려와 기지개를 쭈욱 펴고나서 거실로 나왔음.

"여보셔요."

-일어났습니까?

"네.방금요."

-오늘 잊지 않았죠?

"오늘...아...안잊었어요."

사실은 잊고 있었음.오늘이 무슨 날인지...이보는 그럼 이따 거기서 보자며 전화를 끊고나서 시계를 본 후에 얼른 시진이를 깨웠음.아들아!엄마랑 목욕탕 갔다오자!잠에서 깨지 못하는 시진이를 업고서 집 근처 목욕탕으로 가 때빼고 광내고 시원한 뚱바나나 우유를 마시며 집에 오니 쇼핑 갔던 이보네 엄빠가 집에 와있었음.

"어디 갔다왔어?"

"쇼핑."

"쇼핑?"

"이거 봐봐라~내 남편이 이거 사줬다~?부럽쥐~?넌 이런거 사줄 남편 없어서 샘나쥐~?"

"허나도 안부러운데 약올리는게 킹받아!"

이보는 짜증이 난 얼굴로 열심히 장사해서 번 돈 플렉스 한거냐고 사온걸 들여다 보고나서 방으로 들어가 시진이 먼저 옷을 갈아입혔음.시진은 오늘 놀러가냐고 멀뚱멀뚱 서있었고,이보는 맛난거 먹으러 갈거라며 붕붕 뜬 머리를 빗으로 샥샥 빗어줬음.시진이가 거실로 나가고 나서 흰 블라우스에 베이지 색 바지를 입은 이보는 고데기로 끝에만 컬을 넣고,화장도 했음.

"준비 다 했..."

"엄마 어때?"

"어...졸부같아."

"졸부인게 어디야?졸부도 부자는 부자인데.이만하면 그집 엄마한테 안꿀리겠지?"

"엄마 배고파아~"

"배고파?목욕탕에서 맥반석을 일곱개나 먹었으면서?"

"그거능 간식!"

이보의 아빠도 슬슬 배고프다며 늦기전에 얼른 가자고 하자 이보의 엄마는 시간에 딱 맞춰서 가면 얕본다고 시간보다 조금 늦게 가도 된다며 흥얼흥얼 거리며 시진이랑 먼저 집에서 나갔고,이보는 아빠에게 물었음.엄마 오늘 어디 전쟁터라도 나가?

외관부터 범상치 않은 건물 앞에 세워진 초라한 국산차 한대.주차요원에게 내밀기도 누추한 차키를 건내고 안으로 들어가니 화려한 조명에 반사되는 반딱반딱 거리는 바닥에 눈이 다 부실 지경이었음.로비에서 쭈뼛 거리는데 번듯한 차림세를 한 남자가 오더니 송사장님 손님이시냐며 기다리고 계시니 저를 따라오라며 안내를 했음.

"여깁니다."

"고마워요."

"그럼 좋은시간 보내십시오."

안내를 해준 남자가 정중히 인사를 하고 가자 이보는 문을 두번 두드리고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갔고,먼저와서 기다리던 위룡이와 위룡의 부모님이 벌떡 일어나 이보의 가족을 맞이했음.오늘은 특별한 날.바로 위룡이와 이보의 상견례 날이었음.그래도 한번 봤다고 시진이가 두손을 모아 꾸벅 인사를 하자 위룡의 부모님은 저절로 할비할미 미소를 지었음.

"첫 만남인데 늦어서 죄송합니다.일찍 출발했는데 차가 막히더라고요~"

"아유 아닙니다~저희도 좀전에 왔어요~"

"일단 앉읍시다.앉으세요."

마주보며 앉은 후에 웨이터를 불렀고,룸으로 들어온 웨이터는 메뉴판을 한사람씩 건냈음.메뉴판을 펼쳐보기가 무섭게 손떨리는 가격에 이보는 물론 이보의 엄빠를 기겁하게 만들었음.뭔 가격이 이렇게 사악해?주문을 하기엔 엄두가 나질 않자 메뉴판을 덮은 위룡이 여긴 송아지 스테이크가 일품이라고 했고,송아지라는 말에 시진이가 울먹였음.송아지를 왜 머거요?아직 아가잉데?왜 머거요?그래서 일푼이라던 송아지 스테이크는 주문하지 못하고 해산물 코스로 시켜야만 했음.

"음식이 맛있네요."

"셰프를 어렵게 모셔온 보람이 있네요."

"위룡이한테 듣기론 식당을 하신다고 하는데 어떤 식당을 하세요?"

"그냥 작게 국밥집을 하고 있어요."

"위룡이가 그러는데 맛있다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다음에 한번 찾아뵐게요."

초면이니 첫인상을 좋게 심기위한 빈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말인거 같아 이보의 엄마는 남의 딸 데려다가 시집살이로 고생시킬 위인으로 보이지 않아 조금은 안심을 했음.시집살이 시킬 위인이었으면 이보를 예뻐 죽겠다는 눈으로 보진 않았을테니까.인상은 드라마에 나오는 못된 재벌집 사모님 같은데 드라마는 드라마고 현실은 현실인가...

"그나저나 얘기 듣고 놀라지 않으셨어요?"

"놀랐죠.놀라서 기절초풍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그럼 예단이나 혼수는..."

"예단비니 혼수니 너무 부담가질거 없어요.저희도 거창한걸 바라는것도 아니고 그저 애들 잘 사는거면 충분해요."

속이 꼬인 사람이라면 분명히 자기네를 무시한다고 받아들이겠지만 원체 뒷끝이 없이 꼬이지 않은 이보의 엄마는 위룡의 어머니가 사람을 무시하는걸로 받아들이지 않았음.그렇지만 하나뿐인 딸이 결혼을 한다는데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해주고 보낼 수 없었음.

"적금을...깨야하나?"

"깨고싶으면 깨야지."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춰서 보내야 내가 마음이 편할거 같아.그럼 적어도 내 딸 무시는 안받겠지."

"가게 담보 잡아서 대출이라도 알아볼까?"

"에휴...사위가 재벌이면 뭐해...구색 맞추려다가 가랑이 찢어지게 생겼는데.예단비는 또 얼마를 줘야하나..."

이보의 엄마는 침대위에 통장 몇개를 놓아두고 고민이 깊어졌음.보통 집안 수준이 비슷하면 서로 비슷하게 얼추 맞출 순 있다지만 이건 뭐 집안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이니 적당한게 어느정도인지를 가늠조차 할 수 없었음.지인들은 딸이 재벌가로 시집 간다고 팔자 폈다고 부러워 하는데 마냥 부러워 할게 아니었음.

"오늘 상견례 하니까 우리가 진짜 결혼 한다는게 실감이 납니다."

"상경레가 모에여?"

"상견례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가족들이 만나서 인사를 하는거야."

"그러며언~시지니도 결홍해여?잉사 해쓰니까?"

"시진이는 결혼 하려면 아직 멀었지~"

"엄마 결홍하면 시지니는?시지니도 가치 살아?"

"엄마랑 안살거야?"

엄마가 새아빠랑 결혼하면 엄마는 시진이 두고 갈거라고 친구들이 그랬다는 말에 이보는 시진이의 양쪽 귀를 막고 욕을 했음.이 썅년들이 집구석에서 애새끼 교육을 개같이 가르쳤나...손을 뗀 이보는 결혼을 안하면 안했지 엄마가 널 두고 가는일은 없다며 입술에 뽀뽀를 쭈압쭈압 했고,위룡 또한 시진이를 두고 오라고 하는일은 절대로 없다며 시진이를 안심 시켰음.

"어제 상견례 잘했어?"

"네.잘 했어요.분위기도 좋았고요."

"이제 결혼 준비만 하면 되겠네?"

"앞으로 전쟁이죠 뭐."

"결혼준비 그거 진짜 두번은 못할짓이야~내가 경험해본 사람으로써 조언을 해준다면 이것저것 따질거 없어.가전은 그냥 성능만 보고,가구도 그냥 인기 많은걸로 해.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싸움만 하거든."

이보의 옆자리 동료는 결혼을 준비 하면서 내내 싸움만 하다가 파혼 직전까지 갔다가 극적으로 화해해서 결혼을 했음.경험자의 조언이니 이보는 잘 새겨 듣겠다며 고개를 끄덕였음.점심시간에 밥을 포기하고 외출을 한 이보는 위룡을 만나 호텔 웨딩홀을 보러갔음.예식 비용을 설명 하는데 이보가 비용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게 보이자 위룡은 여기 호텔 우리집안꺼라 거의 무료로 하는거니 부담 가지지 말라고 함.

 

 

 

위룡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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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faf48] - 2023/09/18 23:30

내센세입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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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faf48] - 2023/09/18 23:45

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지니땜에 일품요리 송아지 스테이크는 주문도 못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견례도 우당탕탕 시트콤같은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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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920be] - 2023/09/18 23:34

끼요오옷 센세!!! 제목보고 헐레벌떡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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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920be] - 2023/09/18 23:39

일 착착 진행되는거 너무 사이다고 신난당ㅋㅋㅋㅋㅋㅋㅋㅋ내 비타민같은 시진이와 위룡이보 움쪽쪽 혐요일 한줄기 빛같은 센세 싸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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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e866b] - 2023/09/19 00:19

허미 내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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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e866b] - 2023/09/19 00:26

이보 털털하고 시원시원한거 여전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질문많은 시진이도 너무 귀엽고 ㅋㅋㅋㅋ 드뎌 결혼식을 보게 되는구나 ㄷㄱㄷㄱㄷㄱ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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