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룡이보 당신과 나 그리고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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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7 23:07
조회수: 570

오늘도 또 꽃배달이 오자 처음 며칠은 부럽다느니 좋겠다느니 하던 여직원들은 이젠 감흥이 없어졌음.감흥이 없어진건 꽃을 받은 이보 역시 마찬가지였음.그만 보내라고!질투 두번 더 했다간 아주 꽃이 아니라 꽃집을 사주겠네!이보는 출장을 갔어도 꽃을 보내주는 위룡에게 톡을 하나 보냈음.꽃 작작 보내세요.

위룡에게 받은 꽃.어차피 놔두면 말라 비틀어져서 쓰레기통에 처박히게 될 운명이니 이보는 욕조에서 목욕을 하며 놀고있는 시진에게 꽃잎만 뜯어 욕조에 뿌려줬음.우리 왕자님 우아하게 엄마랑 꽃잎목욕 하자~꽃대가리만 똑 떨어진 꽃바구니를 구석탱이에 던져놓고 옷을 벗어 욕조에 몸을 퐁당 담갔음.

"아들아."

"웅?"

"웅이 뭐야.네 어머니 라고 해야지."

"녜 엄머니."

"있잖아~만약에 엄마가 아저씨랑 결혼하면 어떨거 같아?"

"아저찌?우움~압빠가 셥셥해 하묜?"

아무것도 모르는 시진이는 그저 아빠가 하늘나라에 있다고 믿고있어서 그런지 얼굴 한번 본적없는 아빠가 섭섭해 할까봐 안해도 될 걱정을 하고있으니 이보는 지금이라도 사실은 느그 애비 하늘나라에 없다고 말을 해야할까 싶었음.그렇지만 아빠가 살아있고,그 아빠가 위룡이라는걸 알면 아무리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여도 알건 다 알고 감정이라는걸 알고있어서 혹여라도 상처를 받지 않을까 우려가 됐음.

"시진이는 아저씨 싫어?"

"시른건 아닌뎅...아저찌는 가짜압빠자나...시지니 안에뽀하면 어떠케?"

"아저씨가 우리 시진이를 얼마나 예뻐하는데~만약에 아저씨가 시진이 안예뻐하면 엄마도 아저씨 안예뻐할게!"

"우웅."

목욕을 다 하고나서 뽀송뽀송하게 옷을 갈아입은 시진은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내 낙서에 가까운 그림을 그리며 놀고,이보는 이번달 생일인 시진이 친구에게 보낼 생일선물을 포장해 시진이 가방에 넣고나서 시진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잡다한 것을 꺼냈음.쓰레기에 가까운 것이지만 시진이가 작은손으로 가위질을 하고,색칠을 하고,만든거라서 가급적이면 버리지 않고 모아두는 편이었음.

"주말인데 송서방 안만나?"

"미국으로 출장갔어."

"그래?그래서 씻지도 않고 이렇게 푹 퍼져있는거냐?"

"아빠!엄마가 자꾸 뭐라고 해~!"

"왜 예쁜 우리딸한테 그래?안씻어도 예쁘기만 한데."

이보의 아빠는 위룡이가 다른나라에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음.놈팽이가 외국에 나가있으니 이보가 차려입을 필요도 없고,나갈일도 없으니 이 얼마나 오랜만에 가져보는 가족만의 시간이던가...이왕 간 미국,좀더 오래오래 있다오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아빠의 소원은 과연 이루어 질것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기지개부터 쭈욱 편 위룡은 1등석을 타고 왔음에도 장기간 비행은 피곤한 일이었음.비행기에서 잠을 잤어도 피로하고,당장 집에가서 씻고 침대에 눕고싶지만 그럴 순 없었음.공항에서 나와 곧장 집으로 간 위룡은 샤워를 하고,옷을 다른것으로 갈아입은 후에 집을 나섰음.

"강실장.내가 준비하라고 한건 준비 했습니까?"

-예.바로 픽업 하시면 됩니다.

"네.수고했어요."

백화점에 들른 위룡은 몇 매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픽업했음.피곤해 죽겠는데도 운전을 하면서 흥얼흥얼 콧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위룡은 어느 아파트에 출입했음.한편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 이보의 엄마는 애는 안보고 소파에서 잠이나 퍼질러 자는 하나뿐인 딸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는 발로 툭 찼음.방에 들어가서 자빠져 자 이년아!엄마의 잔소리에 이보는 잠에 취해 좀비마냥 방으로 들어갔고,시진이랑 놀아주고 있는 아빠는 애 잠좀 자게 냅두지 왜 깨우냐고 싱글벙글 이었음.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린 위룡은 트렁크를 열어 쇼핑백 몇개를 꺼냈음.트렁크를 닫아 차 문을 잠그고 나서 지하 주차장에서 호수 번호를 눌렀음.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타고 올라가면서도 위룡은 흥얼흥얼 거렸음.원하는 층에서 내려 오른쪽에 있는 현관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르니 문을 열어주는 사람은 좀전까지만 해도 싱글벙글 했던 이보의 아빠였음.

"안녕하십니까 장인어...른?"

아니 저기...장인어른?문좀...열어주세요...이보의 아빠는 위룡을 보자마자 문을 닫아버렸음.안에서 부부의 옥신각신이 작게 들렸고,문이 다시 열리면서 위룡을 반기는건 옥신각신에서 이긴 이보의 엄마였음.어서 오라며 옆으로 비켜선 이보의 엄마는 출장 갔다고 들었는데 언제 온거냐며 오늘 온다는 얘기 못들었다고 하니 위룡은 출장갔다가 두시간 전에 왔다면서 손에 들려있는 몇개의 쇼핑백을 내밀었음.

"어머나~뭐하러 이런걸 다 사왔어~비쌀텐데~"

"아닙니다."

"부담스러우면 돌려주지 그래?"

"누가 부담스럽댔나?아참!송서방 밥은 먹었어?"

"아니요 아직입니다.혹시 밥좀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미리 온다고 했으면 준비 했을텐데~"

"그럼 다음에 정식으로 인사올때 맛있는거 해주세요.오늘은 갑자기 온거니까 라면도 좋습니다."

이보의 엄마는 어쩜 말도 참 예쁘게 하냐고 오홍홍 웃으며 주방으로 들어갔고,시진은 아저찌~하며 달려와 위룡에게 폭 안겼음.시진이를 안아주며 엄마 말도 잘 듣고 어린이집도 잘 다녔냐며 애틋한 마음으로 안아주던 위룡은 자신을 떨떠름하게 쳐다보는 예비 장인어른의 가시돋힌 시선에 시진이를.품에서 놓아준 위룡은 아직 주지않은 선물을 전했음.

"장인어른 이거 별건 아니지만 받으세요."

"난 지네한테 받을것이 없네만..."

"그래도 받으세요.제가 드리는 작고 약소한 선물입니다."

떨떠름해 하며 선물을 받은 이보의 아빠는 안의 내용물을 보더니 눈이 휘둥글 해졌음.아,아니...이것은!위룡이가 준비한 작고 약소한 선물은 다름아닌 양주로 한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터무니도 없이 비싸서 꿈도 못꾼 그 양주였음.죽기전엔 반드시 마셔보고 말리라 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이보의 아빠는 쪼금.아주 쪼오금 위룡이를 좋게 봤음.

방에서 늘어지게 자고 일어난 이보는 배를 벅벅 긁으며 방에서 나와 물 마시러 주방에 들어가는데 거실에 사람이 한명 더 늘어있는거 같아 걸음을 멈추고 거실을 보니 저남자가 왜 우리집에 있어?놀라서 그대로 굳어있는 이보와는 달리 위룡은 잘 잤냐며 아주 상쾌하게 웃었음.정신을 차린 이보는 거지꼴이 따로없는 자신의 몰골에 엄빠가 계시는데도 아오썅!하며 방으로 도망쳤음.

"송서방...결혼전에 저 꼬라지를 봤다고 결혼 무르는거 아니지?"

"저런 모습도 예쁜데요 뭘."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였으니 내 걱정은 없겠네.부디 그 콩깍지 오래오래 씌우고 있어야해."

"네 장모님.걱정마세요.벗겨질 일도 없어요."

"아저찌 징쨔로 우리 엄마랑 결홍해요?"

"응.결혼해.시진이는 아저씨가 아빠 되는거 싫어?"

"구건 아니지망...아저찌가 시지니 압빠가 되도 징쨔압빠는 아니자나여..."

진짜 아빠를 눈앞에 두고도 모르고 있으니 위룡이도 이보네 엄빠도 속이 까맣게 타는건 어쩔 수 없었음.지금은 이해를 하기엔 아직은 어리니 나중에 때가 되면 다 말을 할거지만 그때도 이해를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었음.차라리 한살이라도 어릴때 말을 해야하는건지 아니면 원망을 듣더라도 어느정도 자랐을때 해야 하는건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음.어느쪽이든 시진이가 상처받을건 똑같았음.

"나와 이년아."

"갔어?"

"밖에서 기다린다고 천천히 준비하고 나오래."

"아 엄마!왔으면 왔다고 깨워주지!"

"뭐 이쁘다고 깨워?"

"아...쪽팔려..."

빨리 나갈 준비나 하라며 등짝을 후려치자 이보는 등짝에 빵꾸나면 엄마가 범인이라며 등을 문지르며 방에서 나온 이보는 화장실로 들어가 씻었음.씻고 나오니 엄마는 거실에서 위룡이가 사온것을 자세히 구경하고 있었음.명품백,명품 구두,명품 옷에 다이아 목걸이까지...엄마는 꽃다발 사왔으면 꽃으로 후려 팰을지도 모른다며 선물을 요리조리 살펴봤음.

옷 갈아입고 나오니 시진이는 이미 외출준비 완료상태로 현관문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음.이보는 갔다오겠다며 구두를 꺼내 신고,시진이에게도 운동화를 신겨서 같이 집에서 나왔음.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내려 밖으로 나오니 위룡이가 뒷문을 열었음.언제 또 설치를 한건지 유아용 안전벨트가 있었음.시진이를 유아용 안전벨트로 채워준 위룡은 이번엔 조수석을 열었고,이보는 조수석에 탔음.

"어디 가길래 시진이까지 같이 가요?"

"음...시진이가 놀이동산 가자고 했거든요."

"안피곤해요?"

"피곤하다니요?내 피로회복제가 이보씨랑 시진인데?시진아 출발할까?"

"츌바알~"

위룡의 차가 천천히 움직이자 이보는 그때서야 안전벨트를 채웠음.놀이공원으로 가는내내 멋드러진 위룡의 외제차 안에선 시진이만을 위한 동요 메들리가 끊임없이 나왔음.놀이공원 주차장에 겨우겨우 빈자리 하나를 찾아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니 오후인데도 사람이 너무 많아 과연 저 인파를 뚫고 시진이를 안전히 지킬 수 있을까 미아방지 가방이라도 어디서 구해와야 하나 할때쯤 위룡이는 시진이를 번쩍 들어 무등에 태우고 이보의 손을 잡았음.입장을 하는 세사람의 모습은 이미 가족이었음.

 

 

 

위룡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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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5fc3d] - 2023/08/07 23:10

끼요오오옷 내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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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5fc3d] - 2023/08/07 23:16

세사람 너무 보기 좋고 행복해 보여서 눈물난다ㅜㅜㅜ위룡이가 징짜아빠라는거 알았을때 울 시진이 충격 받지 말았으면 좋겠다ㅜㅜ시진이 이렇게 행복하고 매일매일 웃음 넘치는 나날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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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25ec6] - 2023/08/07 23:28

내센세입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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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25ec6] - 2023/08/07 23:33

히히 송서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다좋아ㅋㅋㅋ이보의 아빠는 쫌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ㅋㅋㅋ콩깍지 단단히 씌인 위룡이 ㄱㅇㅇ 빨리 결혼해서 한 집에서 북적북적 우당탕탕 사는거 보고싶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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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b85b] - 2023/08/07 23:39

내센세 왔다 ㅜㅠㅜㅠㅠㅠㅠ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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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6b85b] - 2023/08/07 23:42

이보도 아빠 앞에서는 완전 애기네 ㅋㅋㅋ 그냥 이보네 집 보면 너무 행복해보이고 사랑받고 큰거 티나 시진이도 마찬가지고.. 언젠가는 위룡이가 진짜 아빠란걸 알게 되겠지만 몰라도 이미 가족인걸 🥺 ㅜㅜㅠㅠㅠㅠㅠㅠ 진짜 힐링 그 자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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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71024] - 2023/08/08 01:06

똬쒸ㅠㅜ 우리 아가가 부디 위룡이를 잘 받아들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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