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룡이보 당신과 나 그리고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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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28 23:02
조회수: 856

가시방석에 앉아있는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엉덩이를 들썩들썩 거리는 이보는 가사 도우미가 물잔을 내려놓자 몸둘바를 모르며 넙죽 감사인사를 했음.마시라며 인자하게 웃으시는 위룡의 어머니에 이보는 두손으로 물잔을 잡아 물 한모금 마시고 내리는데 금주중인 알콜 중독자 마냥 손이 저절로 떨려 물잔을 놓다가 덜그럭 거리며 엎어졌음.

"죄,죄송합니다!"

"아니에요.강여사 닦을것좀 가져와요~"

가사 도우미가 닦을것을 가져오자 엉거주춤 하며 일어난 이보는 자기가 닦겠다고 했지만 가사 도우미는 묵묵하게 테이블 위를 닦아내고 빈 물잔도 수거해 갔음.소파에 다시 앉은 이보가 손을 쥐었다 피기를 반복하니 위룡은 이보의 손을 잡아주는데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해서 손수건을 꺼내 손바닥을 닦아줬음.드라마에서 재벌가에 입성하면 괜히 긴장하는게 아니었어...어욱...토할거 같아...

식사 준비 다 됐다는 가사 도우미의 부름에 위룡의 아버지는 식사 하자며 일어섰고,위룡의 어머니는 우리 여사님 음식솜씨가 좋다며 인자하게 웃으시는데 이보는 물을 마셨는데도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다 못해 쩍쩍 갈라지고 있었음.다이닝 룸에 들어가니 커다란 식탁에 가득 메운 갖가지 산해진미에 이보는 마른침을 꼴깍 삼켰음.역시 드라마 재벌가 식탁이랑 똑같아!넷이 먹는데 반찬 개많아!남으면 다 버리나?

"위룡이한테 대충 얘기는 들었어요.6년전에 만났었다고요?"

"네?넷!"

"우리 위룡이가 지금까지 여자도 안만나고 그랬던게 아가씨를 다시 만나려고 그랬나봐요~"

"하하...하하하..."

"지금 다니는 회사는 재밌어요?다닐만 한가?"

"예?아...넷!"

"결혼해도 계속 일 다닐겁니까?"

"에?넷!"

"아버지 어머니.질문은 나중에 하고 이보씨 식사좀 하게 두세요."

먹을라고 하면 자꾸 질문이 들어오는 바람에 뭘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이보는 차라리 아예 안먹는게 더 나을것만 같았음.가까이에 있는 반찬만 집어먹은 이보는 너무 긴장해서 음식물을 삼키기도 버거웠음.가까스로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탁 치우는걸 도와주려고 하는데 위룡의 어머니는 손님한테 일 시키는 그런 교양없는 집안 아니라며 이보를 거실로 이끌어 갔음.

가사 도우미가 뒷정리를 하는동안 실장이 과일과 커피를 가지고 왔음.실장이 아가씨가 사오신 과일이라고 하니 위룡의 부모님은 맛있게 잘 먹겠다며 예쁘게 깎은 과일을 포크로 찍어 먹었고,위룡도 먹으라며 포크로 과일 하나를 찍어 이보에게 줬음.앞접시로 받치며 과일을 먹은 이보는 위룡의 어머니 입에서 나온 아이 얘기에 사레가 걸렸음.하필이면 줘도 메론을 줘서 그런지 메론의 과즙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 얼굴 빨개져라 기침을 하다가 아직 입안에 남은 과즙과 과육이 입 밖으로 나오기까지 했음.

"이보씨 괜찮아요?"

"콜록콜록!괜찮,크흡!큽!괜찮아요."

눈물 나도록 기침을 한 이보는 어느정도 진정이 되자 아직 더 남은 잔기침을 억지로 참으며 커피 한모금으로 기침을 억눌렀음.열심히 등을 두드려준 위룡은 걱정이 가득한 얼굴과 시선으로 등을 쓰다듬어 줬고,이보는 할 수 만 있다면 당장 촛불이 되고 싶었음.이 집에서 당장 꺼지고 싶다...쪽팔려...집에 가고싶어...

"아빠 나 왔어..."

"우리 딸 얼굴이 왜이렇게 창백해?그 집에서 뭐라고 하든?"

"아니...나 긴장을 너무 했나봐...체한거 같아..."

"있어봐.소화제 있으니까 그거 먹고 들어가서 좀 쉬어."

"응."

시진이를 데리고 가려고 식당으로 온 이보는 아빠한테 소화제를 받아 휴식 공간으로 들어갔음.소화제를 먹고나서 자고있는 시진이 옆에 힘없이 몸을 뉘인 이보는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음.지금이야 아들 때문에 좋게 보이려고 하는게 분명해.드라마에서도 그러잖아?아들 앞에선 잘해주고 아들 뒤에선 시집살이 시키고!시진이가 아들의 아들이라는 걸 알면 거짓말 했다고 쫒아낼지도 몰라.

"여보세요?"

-이보씨 잘 갔어요?데려다 주고 싶었는데...

"네.지금 쉬고있어요."

-오늘 좀 불편했죠?

"시진이가 송위룡씨 아들인거 말씀 안드렸죠?"

-그건 왜요?

"설마 말 했어요?뭔 남자가 입이 그렇게 싸고 가벼워요?입술이 두꺼우면 뭐해!"

입술 두꺼운거랑 가벼운거랑 무슨 상관이냐는 위룡의 웃음소리에 이보는 웃음이 나오냐고 짜증을 팍팍 내자 위룡은 목을 큼큼 가다듬더니 말씀을 드리기도 전에 부모님이 먼저 눈치를 채셨다고 했음.짜증을 내던 이보는 유전자 검사를 한것도 아니고 닮은곳도 없는데 어떻게 눈치를 챈거냐고 당황해 하며 자고있는 시진이를 봤음.아니 물론 애비를 닮은 부분이 좀 있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날 더 닮았는데 대체 어떻게 알고?

왕이보씨가 누구시죠?하며 들어온 퀵배달에 이보는 주춤거리며 일어나 손을 살짝 들어올렸고,퀵배달은 왕이보씨 앞으로 보낸거라며 케이크와 꽃바구니를 주고 갔음.일하다 말고 이보의 주변으로 모여든 직원들은 연애라도 하는거냐며 케이크와 꽃다발을 구경했고,이보는 꽃바구니 사이에 끼어있는 카드를 꺼내 펼쳐보니 보낸사람이 위룡도 아니고 어머니도 아니고 무려 아버지였음.<일 열심히 하려무나.예비 시아버지>

"왕대리 우리 몰래 연애하고 있었어?"

"아...그게요...제가 말했던 친구의 지인 얘기가...사실은 제 얘기였거든요..."

"어머!그래?난 전혀 몰랐네?"

"그래서 좀 심란하기도 했는데 좋게 해결이 되서 정식으로 인사를 하러 갔거든요."

"그랬구나~"

"네.다행히 저를 좋게 봐주셨고요.케이크랑 꽃바구니도 그...아버님이 보내주신거에요."

동료는 아버님 너무 로맨틱 하시다며 나중에 남자친구 소개좀 해달라 했고,이보는 기회 봐서 자리를 한번 마련 해보겠다고 했음.퇴근시간이 되자 이보는 퇴근 준비를 했음.케이크는 바로 나눠서 먹어 없애버렸고,꽃바구니만 챙겨서 퇴근을 했음.회사 밖으로 나오니 위룡이가 기다리고 있었음.위룡이 이보에게 손을 흔들다가 이보의 손에 들려있는 꽃바구니에 기분이 언짢아 졌음.어떤놈이 남의 여자한테 꽃바구니를 줬어?

"연락도 없이 어쩐일이세요?"

"그거야 기사노릇을 하려고...그보다 그 꽃바구니 뭡니까?"

"아 이거요?로맨틱한 남자가 케이크랑 같이 보내주셨어요~"

"그깟 케이크랑 꽃다발 보낸게 뭐가 로맨틱 하다고...그정도는 나도 할 수 있습니다."

"질투해요?"

"하면 안됩니까?"

위룡이 툴툴 거리자 이보는 진실을 말해줄까 하다가 말았음.남자한테 이런거 받아보는거 처음이라고 위룡이 보란듯이 꽃향기를 맡자 위룡은 모르는 남자한테 받은게 별로지만 이보가 좋아하니까 기분 나빠도 꾹 참고 시진이나 데리러 가자고 차 문을 열어줬음.이보가 꽃바구니를 품에 안고 조수석에 타려고 하자 위룡은 꽃바구니를 빼앗아 뒷좌석에 그냥 성의없이 툭 던져버렸음.

동료들이랑 점심 식사를 하고 사무실에 들어오니 이보의 자리에 꽃바구니가 놓여져 있었음.누가 보낸건가 하고 꽃 사이에 끼워져 있는 카드를 꺼내 펼쳐보니 위룡이었음.<앞으로 당신이 받을 꽃은 내가 주는 꽃 뿐입니다.>으이구...댁네 아버지가 보낸거라는걸 알면 이불킥을 할 놈 같으니라고.이보는 은은한 집착이 섞인 질투가 싫지는 않은지 꽃바구니를 책상 아래에 잘 넣었음.

"야...딸년아."

"어."

"꽃집 차릴거냐?"

"좀...그렇지?"

"이럴거면 차라리 꽃값을 달라고 해!이게 뭔 꼴값이야!"

"엄마 라임이 오지고 지리네?"

여자의 질투만큼 남자의 질투도 무서운 법.위룡은 매일같이 이보의 회사로 꽃바구니,꽃다발을 하루도 빠짐없이 보냈고,위룡이가 보낸 꽃은 집에 쌓여가고 있었음.물론 꽃을 받으면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한거 아니냐고...이보의 엄마는 한번만 더 꽃 가져오면 꽃을 죄다 불살라 버리겠다 했고,엄마의 뜻과 동일한지 이보의 아빠도 몹시 매우 탐탁치 않아 했음.물론 꽃이 아니라 위룡이를 더 탐탁치 않지만.

 

 

 

위룡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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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code: [fead6] - 2023/07/28 23:08

끼요오오옷 센세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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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fead6] - 2023/07/28 23:17

위룡이 질투하는거 왜케 귀엽냐 ㅋㅋㅋㅋ이보가 위룡의 질투 은근 좋아하는건 더 ㄱㅇㅇ ㅋㅋㅋㅋㅋㅋㅋ위룡이 부모님 좋으신 분들이라 너무 다행이야ㅋㅋㅋ시진이에게 듬뿍 사랑주시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거 같아 눈물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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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9bc57] - 2023/07/28 23:13

촛불이 되고 싶었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위룡이 입술이 두껍다닠ㅋㅋㅋㅋㅋ이보얔ㅋㅋㅋㅋㅋㅋㅋ꼴값말고 꽃값ㅋㅋㅋㅋㅋㅋㅋ이보엄마도 넘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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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38c6] - 2023/07/28 23:31

센세!!!!!입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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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38c6] - 2023/07/28 23:40

아 ㅅㅂ 오늘 진짜 웃긴 포인트 ㅈㄴ 많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 하하하 로봇이 되어버린 이보가 위룡이 입술 뚜껍다고 해서 위룡둥절 만들고 어머!그래?난 전혀 몰랐네? ㅋㅋㅋㅋㅋㅋㅋㅋ 주변지인도 하나같이 웃김ㅋㅋㅋㅋㅋ엄마 욕 라임도 지리고 ㅋㅋㅋㅋㅋㅋ아빠 질투 볼때마다 눈물난다 진짜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늘도 엄청 웃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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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43ae8] - 2023/07/28 23:55

센세! 행복한 글이야>< 나 진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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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0e15f] - 2023/07/29 02:30

다들 유쾌하셔 ㅋㅋ 이제 이보만 좀 드라마 덜 보면 되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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