룬룬의 인생은 한방이야 이십칠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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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풍의에 토끼털 모자까지 쓴 룬룬은 소복하게 쌓인 눈을 주먹만큼 뭉쳤음.두손으로 꼭꼭 뭉친 눈뭉치는 눈밭 위로 돌돌돌 굴려 크기를 점점 키워나갔음.소싯적에 눈밭에서 뒹굴던 때의 기억을 되살려본 룬룬은 추위에 코가 빨개지고,양 뺨이 빨갛게 트고,콧물이 훌쩍훌쩍 나와도 아랑곳 하지않고 눈사람 만들기에만 여념이 없었음.
"비궁마마~이제 그만 하셔요~"
"그러다 고뿔이라도 걸리시면 소인들이 경을 치게 됩니다~"
"아따 이정도로 고뿔 안걸린당께?"
"마마아~~"
행여라도 태자비 마마,고뿔에 걸리지는 않으실까 혹여라도 복중 황손께서 잘못되지 않으실까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못하던 궁녀들은 자기들이 말린다고 말려질 웃전이 아니셨기에 궁녀들의 걱정도 모르고 저리 천진난만하게 시간을 보내시는 웃전을 말려줄 분은 지금 한창 공부 중이시니 어떻게든 눈놀이를 그만 하게 만들어 안으로 뫼셔야만 했음.
커다란 눈덩이 두개를 만든 룬룬은 이 추운날에도 땀이 났는지 숨을 한시름 돌리며 이마에 맺힌 땀을 쓰윽 닦아내곤 커다란 눈덩이를 들어 올리려고 하자 발 동동 구르던 궁녀들이 사색이 되어 동시에 룬룬에게 매달렸음.비궁마마 제발 고정하시옵소서!이런것은 소인들이 하겠나이다!
"후우...지치는군."
"훌륭한 성군이 되시려면 학문에 게을리 하시면 안되죠."
"네 일 아니라고 쉽게도 말하는 구나."
"그럴리가요.마마께 가시겠습니까?"
"그거 좋지."
공부 때문에 날이 선 웃전을 달래는건 웃전의 정비 뿐이니 호위는 눈치껏 이보를 모시고 태자비궁으로 향했음.눈 하나 깔리지 않은 길 위를 걸어 태자비궁에 막 들어서니 다른곳은 전부 눈이 왔나 했을만큼 깨끗한테 태자비궁은 새하얀 눈으로 가득하니 꼭 태자비궁만 겨울인것 같았음.뽀득뽀득 눈 밟는 소리를 내며 안으로 더 들어가니 룬룬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었음.
"부인.눈놀이를 하고 계시는 것이오?"
"태자전하!마침 잘 왔구먼!이것좀 굴려보드라고?"
"푸흡."
이보는 룬룬이랑 같이 눈덩이를 굴리고 굴려 이미 완성한 눈사람 옆에 눈덩이 두개를 겹쳐 올렸음.나란히 서있는 눈사람을 두고 이거는 태자전하고 이건 나라며 룬룬이 히죽 웃으니 이보는 심쿵!곧 애를 볼 어미되는 여인이 고작 눈사람 가지고 이리도 순수하게 웃으니 이보는 지구뿌셔 우주뿌셔 집뿌셔!저 하늘의 태양이 산산조각이 나더라도 세상은 어둡지 않겠구나.부인의 환한 미소야 말로 태양이고,세상의 빛이거늘!
낼모레면 자식을 볼 태자와 태자비가 체통도 없이 꺄르륵 꺄르륵 태자비궁 앞마당에서 눈싸움을 하며 놀고있으니 발 동동 구르던 궁녀들 마저도 덩달아 끼어서 놀다가 상궁한테 그 꼬라지를 보이는 바람에 눈싸움은 자연스럽게 해산이 됐고,이보와 룬룬은 상궁한테 잔소리를 들어야만 했음.
"비궁마마.고뿔에 걸릴수도 있으니 지금 바로 목욕물을 받아놓겠사옵니다."
"아따 고까짓거 좀 놀았다고 고뿔은 걸리지도 않는당께?"
"마마."
"나가 한번도 고뿔에 걸려본적이 없응께 걱정을 하덜말어!나 암시렁토 않혀~"
눈밭에서 좀 놀았다고 고뿔이 걸리겠냐고 아주 호언장담을 했던 룬룬은 그날 저녁부터 기침이 나오더니 밤 부터는 춥다며 바들바들 떨었고,새벽엔 고열에 시달리게 됐음.아닌디...이럴리가 없는디...살면서 고뿔 한번 걸린적이 없었는디...아따 죽겄네...그렇게 룬룬은 고열에 시달리다 결국엔 죽...지는 않고 숨쉰채 궁녀에게 발견되어 어의에게 고뿔 진단을 받았음.
"비궁마마 괜찮으셔요?"
"목마르지 않으세요?"
"엄니...나 엄미 보고잡퍼...엄니좀 불러와..."
아프면 제일 서러운게 바로 곁에 투정을 부릴 엄마가 없는거였음.살면서 아파본적이 없다가 처음으로 아프니 세상 서러워진 룬룬은 엄마도 보고싶고,열도 겹쳐서 눈물을 찔찔 짰고,룬룬이 친정 어미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황후는 홀몸도 아닌데 눈밭에서 놀다가 고뿔 걸린게 솔직히 좀 한심해서 잔소리를 하고싶은데 그래도 아파서 서러운 며느리 더 서러워질까봐 잔소리는 일단 킵 해두고 궁녀를 시켜 며느리 친정어머니를 뫼셔오라 시켰음.
룬룬이 고뿔에 걸렸다며 입궁을 하시라는 황후가 보낸 궁녀의 전언에 룬룬의 엄마는 물론 아부지는 우리 비궁마마가 아프시다고요?에이~우리 비궁마마는 여태껏 아픈적이 없는디요?안믿었음.궁녀가 못믿으시겟지만 사실이라며 서둘러 입궁 채비를 하시라고 하니 룬룬의 엄마는 진짜로 아픈건가 싶어 일단은 룬룬이 좋아하는 음식 싸들고 궁녀랑 같이 입궁을 했음.
"오메!!!"
"어,엄니..."
"오메 시상에!아따 우리 비궁마마 와이리 반쪽이 됐으까?"
"히잉...엄니 나 아퍼...나가 고뿔에 걸렸당께요?"
"아따 시상이 두쪽나도 고뿔한번 걸린적이 없었는디..."
룬룬의 엄마는 아플수록 뱃속을 더 단단히 채워야 한다며 바리바리 싸들고 온 음식 보따리를 풀었고,좀전까지만 해도 아파서 식욕이 없었는데 엄마가 해온걸 보니 식욕이 확 도는지 룬룬은 벌떡 일어나 궁녀에게 밥을 가져오라 했고,궁녀는 앗!드디어 비궁마마께서 드신다!얼른 뛰어나가 평소 먹던 밥그릇에 평소 먹던 고봉밥을 퍼왔음.
장모님이 급히 입궁을 하셨단 소식을 들은 이보는 핑계거리로 삼아 공부시간을 파 하고 태자비궁으로 서둘러 찾아갔음.건강을 빼면 시체라며 자부를 하던 부인이 고뿔에 단단히 걸려서 괜히 같이 놀았나...같이 놀았는데 혼자만 멀쩡해서 괜히 부인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지않아 있던 이보는 그나마 장모님께서 와주셨으니 부인도 곧 기운을 차리겠지 하며 태자비궁으로 들어섰음.
"비궁마마.태자전하께서 드셨나이다."
"들라하게~"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 이보는 룬룬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던 장모님이 일어나시려 하자 그냥 앉아 계시라며 손사레를 쳤음.아파서 물 한모금도 못 마신다고 들었는데 기운 차려서 식사도 하고 있으니 이보로썬 천만 다행이었음.룬룬이 다 나을때까지 궁에 머물렀던 룬룬의 엄마는 룬룬이 다 나은걸 보고 나서야 아부지 기다리다 목 빠졌을지도 모른다며 집으로 돌아갔음.
"내가 그깟 천한 계집때문에 이꼴이라니..."
"그 천한 비궁이 글쎄 태자전하와 눈 놀이를 하시다가 고뿔에 단단히 걸렸다고 합니다 마마."
"하!그 천한년이 태자를 천치로 만드는 구나!태자도 어처구니가 없지.그런 천한년 어디가 좋다고 싸고 도는건지..."
근신중인 숙비는 자기가 한 짓은 생각하지 않고 근신 처분을 받은것을 전부 룬룬 탓으로 돌리며 이를 갈고 있었음.천한것이 입궁을 한지 얼마나 됐다고 황제는 물론 황후마저 휘어잡고 있으니 천한것이 난년은 난년이라며 그 천한것이 대체 무슨짓을 했기에 황제도 황후도 태자도 천한 비궁을 총애하는건지 이해가 잘 안된다고 구시렁 거렸음.
"마마...혹시 비궁은 둔갑한 요괴가 아닐까요?"
"요괴?"
"예.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천한 신분으로 태자비가 될 수 있겠어요?분명히 사람으로 둔갑한 요괴인게 분명해요!"
"그래...그 말도 일리가 있구나...그렇다면 비궁에 대해 소문을 퍼트려야겠어."
농노의 딸이 태자비가 된것은 태자비가 사람으로 둔갑한 여우요괴이며 태자는 물론 황제와 황후가 여우요괴에게 홀렸으니 태자비는 물론 태자비에 눈이 먼 태자 또한 폐위를 시켜야 한다는 벽서가 돌기 시작했음.벽서는 곧 황궁까지 들어가게 됐고,벽서를 본 황제는 근거도 없는 허무맹랑한 소문이라며 소문의 근원지를 은밀히 알아오라고 그림자 무사에게 지시를 내렸음.
"부인이 여우요괴라니..."
"은밀히 조사를 해볼까요?"
"왜...너도 내 부인이 여우요괴라 의심하나?"
"예?"
"내 앞에서 감히 내 부인을 은밀하게 조사한다는 말을 지껄여?"
"태자전하 신은 그저 이 소문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은밀히 조사를 하겠다는 의미로다가..."
매섭기 짝이없는 시선에 호위는 말을 더이상 잇지 않았음.하여튼 비궁마마 관련된 일은 예민하게 구신다니까...호위는 꾸벅 인사를 한 뒤에 나갔고,이보는 궁 밖에서 퍼지고 있던 벽서를 잔뜩 구겨 화로에 던져놨음.부인이 여우요괴?그렇게 사랑스러운 여우요괴 있으면 나와보라지!이보는 룬룬이 찐으로 여우요괴여도 상관없을 사람이었음.
룬룬이 여우요괴여서 황궁을 전부 홀려놨으니 폐위를 해야 한다는 벽서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하기위했던 궁녀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룬룬의 귀에도 그 벽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게 됐음.궁 밖에서 돌아다니는 벽서를 겨우 구해서 보게 된 룬룬은 벽서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음.
"나가 여우요괴면 진짜베기 여우요괴들이 나를 죽이러 올것이여.너같은게 무신 여우요괴냐 하면서."
"비궁마마 너무 신경쓰지 마셔요.무지몽매한 것들의 터무니도 없는 모함일 뿐입니다."
"아마도 비궁마마의 신분을 탐탁치 않은 세력이 만들어 낸 헛소문일거에요."
"그래.내 신분이 거시기 한것은 이해해.그럴수 있다 쳐도 태자전하는 왜 건드는건디?"
룬룬은 가만히 있는 남의 서방은 왜 건드는 거냐며 탁자를 팡팡 내려치다가 손바닥만 아파서 입으로 후후 불었음.의자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배를 내밀며 두손으로 허리를 받친 룬룬은 잰걸음으로 왔다갔다 하다가 설마 내가 여우요괴라고 믿는 궁인들이 있는거냐고 물었고,두명의 궁녀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음.
"태자.비궁은 어떻느냐."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태자비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이 어디서 시작됐는지 알아보는 중이니 태자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거라."
"예 아바마마."
"헌데 왜 그런 소문이 난것인지...비궁이 여우요괴라...뭐 틀린말은 아니구나."
황제는 좋은 의미를 담았고,이보 역시 소자가 부인 하난 정말 잘 들인거 같다며 따뜻한 차를 호록 마셨음.분위기는 온화했으나 황제와 태자는 소문의 배후자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를 내뿜었음.차를 다 마신 이보는 아바마마만 믿겠다며 물러났고,황제는 의심가는 이가 있지만 아니기를 바랐음.
이보등륜
댓글
아니 왜 룬룬를 괴롭히고 지랄이여 뒤질라고잉
룬룬 넘모 커여워 ㅠㅠㅠㅠㅠㅠㅠ저러니 궁궐 사랑둥이 된듯 ㅠㅠㅠㅠㅠ
ㅋㅋㅋ룬룬 엄마 아프다는거 안믿는거 개웃김 ㅅㅂㅋㅋㅋㅋㅋ
존나 귀엽다 진짜 ㅋㅋㅋ 눈사람 귀엽자나ㅠㅠ
아니 숙비는 왜 룬룬을 괴롭히는거야 이해가 안가네
룬까살!!! 룬룬까면 사살임!!! ㅅㅂ 귀엽고 아직 애기인데요
황제랑 이보 존나 든든하다 ㅋㅋㅋㅋ 숙비 좆됬으요 ㅋㅋㅋㅋ
소문도 무슨 안믿을것 같은 개헛소리로 내냐 진짜 여러모로 레전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