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대표와 룬모님으로 백삼십일나더
유난히도 길게 느껴졌던 장마가 끝이나고 저위가 여름방학을 하게됐음.방학식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 앞으로 마중을 간 룬룬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은 차안에서 기다렸다가 가방이 들썩들썩 거리도록 뛰어오는 저위를 한눈에 찾아내 차에서 내렸음.신나게 달려온 저위는 데리러 온 사람이 밥해주는 할머니가 아니라 엄마여서 입이 함지박처럼 벌어져서 왔음.
"엄마 추워~"
"추워?"
"그리고 배고파!"
"아빠한테 가서 맛있는거 사달라고 할까?"
"응응!"
카시트가 아닌 어린이 전용 안전벨트를 채워준 룬룬은 아빠한테 가자며 뒷문을 닫고 운전석에 타 에어컨을 줄이고 출발을 했음.얌전히 앉아있던 저위가 가방에서 핸드폰을 주섬주섬 꺼내더니 이보에게 전화를 걸었고,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 간지러운 이보의 목소리가 들렸음.저위는 엄마랑 가고있다며 맛있는거 사달라 했고,이보는 알겠다며 기다리고 있겠다고 함.
회사 출입구 앞에 차를 세운 룬룬은 일찍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이보가 조수석에 타자마자 바로 회사 앞을 벗어났음.이보는 안전벨트를 채우며 방학식은 잘 했냐고 저위에게 물었고,저위는 잘 했다며 신나게 떠들었음.운전을 하는 룬룬이 뭐 먹을거냐고 하니 이보는 저위가 게 좋아하니까 킹크랩 예약 했다면서 네비에 주소를 찍어줬음.
"우아아~큰게다 큰게!"
"아빠가 살 발라줄게~"
"네네!"
"저위는 좋겠네~게 살 발라주는 아빠도 있어서..."
"엄마도 할아버지한테 해달라고 해~"
"할아버지는 할머니한테만 해주는 야박한 분이야~"
룬룬이 툴툴 거리자 이보는 게 살 발라주는 남편이 좋지 않냐며 잘 발라낸 살을 저위와 룬룬의 앞접시에 올려놨음.이보가 발라준 킹크랩 살을 먹으며 룬룬은 아무리 생각해도 성격 참 이상한 할마시한테 아직도 꼼짝 못하는 할배가 이해 안됐음.대체 어떤 모습에 반해서 맞선 본 첫날에 사고를 친건지...
"저위 이제 방학인데 뭐 하고싶어?"
"음~물놀이도 하고싶고,놀이공원도 가고싶고,여행도 하고싶어요!"
"그래?그럼 아빠가 힘내서 저위랑 물놀이도 가고,놀이공원도 가고,여행도 갈게."
"네에~!"
킹크랩으로 배불리 먹은 저위는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이보에게 아빠랑 더 있고싶다 했고,룬룬은 아빠 일하러 가야 한다며 말리는데 이보는 괜찮다며 저위랑 있겠다고 함.회사 앞에까지 데려다 준 룬룬은 이보랑 같이 내린 저위에게 아빠 일하는데 방해하지 않고 얌전히 있어야 한다며 볼을 톡톡 쳤고,저위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보랑 같이 들어갔음.
집에 온 룬룬은 형아를 부르며 달려나오는 쌍둥이 형제에게 형아는 아빠랑 있어서 같이 안왔다고 하니 형아를 목 빠지게 기다린 쌍둥이 형제는 그 충격과 배신에 발라당 누워 형아 가져오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더니 간식 먹고 잠들었음.아주머니와 시터는 간식먹고 잠든 쌍둥이 형제를 보며 형을 참 좋아한다며 웃었음.
"아드님 결혼준비 수월해요?"
"네.집 문제도 애기엄마 덕분에 해결되서 결혼준비는 별 탈이 없어요."
"내가 이모였으면 그런 집안에 아들 장가 안보냈어.진짜 뻔뻔해도 너무 뻔뻔해."
"그런데 그 아가씨 집안에서 집 하나만 받고 입 다물진 않을거 같은데...혹시 알아요?언니 아들 통해서 청탁 같은거 할지?"
"그런일이 있더라도 아들이 알아서 선 그을거에요."
"아드님 통해서 청탁 하면 괜히 속 끓지 말고 나한테 바로 말해요.내가 아주 아작을 내줄테니까."
룬룬이 과자를 반으로 똑 부러트리자 아주머니와 시터는 꺄르륵 웃었음.아이들이 낮잠을 자는동안 티타임을 하고나서 시터는 낮잠 자고 일어난 쌍둥이 딸 기저귀를 확인하고,아주머니는 장을 보러 나가고,룬룬은 쌍둥이 아들이랑 나무로 만든 블럭으로 쌓기 놀이를 했음.장을 보고 온 아주머니는 저녁엔 시원하게 콩국수 해드리냐 했고,룬룬은 그거 참 좋다며 무너진 블럭을 모았음.
저녁이 되자 이보가 저위랑 같이 왔음.집에 오자마자 저위는 아빠 일하는거 엄청 멋있었다고 나중에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되고싶다고 재잘재잘 거렸음.아주머니가 콩국수 바로 해드리냐고 하자 이보는 드시고 가시라며 저위를 안고서 방으로 들어갔음.룬룬은 방으로 들어가 저위의 옷과 이보의 옷을 꺼내놓고 다시 거실로 나와 주방으로 들어갔음.
"오이 썰면 되요?"
"아유 그냥 둬요~그러다 손 다칠라."
"그정도는 할 수 있어요~"
"언니 콩국 어디서 샀어요?이집 제대로 됐는데?"
"시장에 두붓집이 있는데 거기서 직접 콩 갈아서 만든거야~"
"보면 알아요?"
"우리가 주부 경력이 있는데 딱 보면 알죠~"
시터가 한번 먹어보라며 숟가락으로 콩국을 한술 떠 룬룬의 입에 갖다 대주자 콩국을 한숟가락 먹은 룬룬은 고소한 맛에 어멋!진짜 꼬숩다!하며 한숟가락 더 먹었음.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나온 이보와 저위는 식사 다 됐다는 룬룬의 외침에 식탁 앞에 앉았음.쌍둥이들은 일찍 저녁밥을 먹었기에 식탁엔 저위와 어른 넷이 앉았음.저위는 자신의 몫으로 나온 콩국수를 낯설어 했고,달달한 맛으로 먹을 수 있게 설탕을 넣은 룬룬은 콩국수 한가닥을 저위에게 먹였음.
"어때?먹을 수 있어?"
"맛있어!달아!"
"대표님 콩국수 어떠세요?"
"맛있는데요?진짜 고소해요."
"콩 잘못 삶으면 비린내가 난다고 하는데 이모가 사온 가게는 비린내가 하나도 없네요?"
"그 집이 직접 두부도 만들고 그러거든요.다음엔 두부도 사올게요."
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콩국수로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아주머니가 설거지를 하려고 하자 이보는 설거지는 안하셔도 된다며 아주머니와 시터를 퇴근 시키고 설거지를 했음.설거지를 다 하고 거실로 나온 이보는 저위의 책가방을 열어 방학 숙제가 있는지 확인을 했음.옛날엔 방학숙제가 있었는데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지 가장 기본인 방학일기도 없었음.숙제가 없다니...룬룬은 왠지 좀 억울했음.
"숙제가 없네요...나 어릴땐 숙제 있었는데..."
"저도요.특히 일기 쓰는게 제일 곤혹이었어요."
"왠지 이보씨는 매일매일 썼을거 같아요.난 팽팽 놀다가 막판에 몰아서 쓴다고 발등에 불똥 떨어졌는데."
"의외네요?난 룬룬씨 방학숙제 안했을거라 생각 했는데..."
"안 할 환경이 아니었어요.숙제에 대해선 할ㅂ...아니 아빠가 냉정하셔서..."
룬룬은 저위의 책가방을 마저 정리를 하고나서 이젠 방학이라고 걱정없이 쌍둥이 형제랑 놀고있는 저위에게 심심하면 할머니네서 며칠 놀다 오라했고,저위는 좋다고 내일 당장 가고싶다며 아직은 잘 사용하지 않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할머니네에서 쓸 물건을 침대에 옮겨놨음.
자허는 며칠 잘 부탁 한다며 저위와 쌍둥이 형제를 던지고 가는 룬룬을 보며 벌써부터 십년은 늙는 기분이 들었음.물론 손자들이야 예쁘지만...오자마자 우당탕 하는 쌍둥이 형제로 인해 자허는 눈물을 삼켰음.친정집에 애 셋을 던지고 온 룬룬은 집에 들어와 아주 오랜만에 여유를 갖게 됐음.쌍둥이 자매는 시터가 전부 케어를 해주고 있으니 며칠은 활동성이 많은 삼형제로부터 해방된 기분을 만끽 하기로 했음.
"연소야 연한아~오빠들 없으니까 조용하고 좋지~?"
"꺄앙~"
"바뿌아!빠!"
"아이구~그렇게 좋아용~?"
보행기에 앉아있는 연소와 연한은 손장난을 하며 꺄아꺄아 웃었고,룬룬은 과일 퓨레를 한입씩 먹여주며 부드러운 손수건으로 닦아줬음.쌍둥이 형제 때문에 자매에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으니 며칠만이라도 그동안은 자매에게만 신경을 쏟기로 했음.
퇴근을 한 망기와 해아는 몸통 박치기를 하며 격하게 마중 나온 쌍둥이 형제와 그 뒤로 총총총 뛰어오는 저위에 룬룬이 온건가 했는데 넋부렁자가 된 자허와 실장의 모습을 보게됐음.무슨일인고 하고 물어보니 룬룬 그 기집애가 저위랑 쌍둥이 며칠 부탁한다며 던지고 갔다며 낡아진 자허가 힘없이 말했고,해아는 2층으로 홀랑 도망갔음.
"저위야~뭐해~?"
-할아버지가 책 읽어주고 있어~
"그래?"
-웅!
-아아아아앍~!!!!!!!!
"저위야 느이 삼촌 왜그래?"
-서오가 삼촌 깨물었어!
"아 그래?서오한테 지지 먹는거 아니라고 해~"
-어~
해아가 조카한테 물리든 말든 신경도 안쓰이는 룬룬은 그저 저위에게 일찍 자고 할머니랑 할아버지 말씀 잘 들으라 했고,저위는 엄마는 나 못믿냐고 꺄르륵 웃었음.연한에게 내복을 입혀주며 저위와 통화를 한 룬룬은 이보가 다 씻긴 연소를 데리고 나오자 내일 또 잔화 하겠다며 끊고나서 연소의 몸을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주고,로션도 꼼꼼히 발라 옷을 입혔음.아들 세명 없다고 집은 참 고요했음.
이보등륜
댓글
이 센세에게 콩국수 광고비를 줘야한다...개존맛으로 보여 ㅅㅂㅋㅋㅋㅋ
ㅅㅂ 저위 졸라커여워 하ㅠㅠ
시바 섬유유연제향 날것 같은 가족이다 ㅠㅠ 룬룬 거친입만 빼면ㅋㅋㅋㅋㅋㅋㅋ
아들셋이니까 진짜 장난 아니긴 할듯ㅋㅋㅋㅌㅋ
캬 룬룬 진찌 현명한 엄마야
저위는 진짜 존나 선샤인이야ㅠㅠㅠㅠㅠ
애기들 졸라커여움ㅋㅋㅋ 케어는 개어려워 보이기는 한댘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