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G

어으 피곤해...하는것도 없는데 왜이렇게 피곤하냐...나이트 가운을 벗은 자허는 그만 자자며 방의 불을 꺼 침대에 누웠고,망기는 자허에게 팔베개를 해주며 가슴을 만지는데 문이 벌컥 열리더니 룬룬이 들어왔음.

"야이것아!노크좀 해!"

"똑똑!"

"왜왔는데?"

"나 할마시랑 자려고..."

"나가."

"싫은데?할배 옆으로 좀 가봐..."

룬룬은 억지로 자허의 옆에 누웠고,망기가 옆으로 가면서 자리를 만들어 주니 룬룬은 아잉 조아 하면서 이불을 덮었음.저위는 어쩌고 왔냐고 하니 룬룬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해아한테 맡겼다고 함.

"할마시 나 내일 떠나..."

"알아."

"나 내일 결혼하는데 안섭섭해?"

"섭섭하긴...드디어 혹을 떼니까 만만세다."

"거짓말좀 하지마...내일 나 결혼하는거 보면 울을거면서?"

"왕서방이 안쓰러워서 울 순 있어..."

왕서방은 어쩌다 이런년한테 걸려가지고...자허가 혀를 쯧쯧 차자 룬룬은 괜히 왔다고 벌떡 일어섰지만 잠이나 자라고 자허가 머리카락을 잡고 당기는 바람에 도로 눕혀졌음.

아침 일찍부터 고소그룹 남회장댁은 정신이 사나워졌음.드디어 룬룬이 결혼을 하는 날을 맞이하게 됐음.준비를 하러 룬룬이 먼저 나서자 자허는 해아가 입을 옷을 골라주고,망기의 새 수트를 꺼내주고,마지막으로 저위도 깨워 씻겨 어린이 수트를 입혀줬음.

"룬룬씨 이거라도 먹어요.지금 아니면 먹을 시간 없을거에요."

"이거 사러 나갔다 온거에요?잘먹을게요."

이보는 룬룬에게 쿠키와 샌드위치를 줬고,웨딩헤어를 받고있는 룬룬은 이보가 급하게 사다준 쿠키와 샌드위치를 먹었음.준비를 할게 많은 룬룬보다 비교적 준비시간이 짧았기에 이보는 룬룬의 준비가 끝나면 바로 식장으로 들어가도 됐음.

웨딩헤어를 다 하고나서 본격적으로 신부화장을 하는 룬룬의 옆에서 이보는 핸드폰으로 룬룬의 사진을 찍었고,웨딩홀 직원들은 신부 화장할때 사진 찍는 신랑을 한두명 봐왔던게 아니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화장을 해주는데에만 집중했음.

"신부화장이라고 해서 막 두껍게 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네요?"

"다 트렌드 따라 달라지는거죠~그리고 요즘은 조명에도 크게 신경을 쓰니까 일부러 두껍게 안해도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와요."

"어...저 머리가 너무 가려운데..."

"어디쪽이요?"

"정수리쪽..."

화장을 해주던 직원이 꼬리빗으로 정수리 부분을 살살 긁어주자 룬룬은 시원해 했음.신부화장을 다 하고나서 룬룬은 드레스로 환복을 하러 갔고,이보는 룬룬이 먹다 남긴걸 치웠음.

"어윽!좀 작은거 같은데..."

"네?그럴리가 없는데...신부님 체형에 맞게 재봉 한건데..."

"아니 이건 내쪽 문제에요.임신중이라 좀 부었나봐요."

"입을 수 있으시겠어요?"

"참아봐야죠."

웨딩드레스를 다 입은 후에 머리에 쓸 면사포를 티아라와 실핀으로 고정을 했음.환한 조명아래에 거울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뭔가 기분이 묘했음.진짜로 결혼을 하는구나 내가...

"후우...담배말려..."

"결혼이 뭐 영화나 드라마처럼 순삭인줄 알았어?"

"억지로 웃으려니까 얼굴이 마비가 돼..."

신부대기실에서 신부를 보러 오는 하객들한테 웃는 얼굴로 축하를 받느라 룬룬은 죽을맛이었음.아는사람한테도 웃어야 하고,모르는 사람한테도 웃어야 하니 얼굴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음.친구들이랑 편하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보의 친구들이 들어오자 룬룬의 친구들은 안그런 척 하면서 전신을 스캔했음.

"아빠아!"

"저위야~"

이제 도착을 한건지 부모님이랑 하객들을 맞이하던 이보에게로 저위가 쪼르륵 달려왔고,이보는 저위를 안고서 누가 이렇게 멋진옷을 입혀줬냐고 꼬옥 끌어안았음.망기와 자허는 이보의 부모에게 늦어서 죄송하다 했고,이보의 부모는 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함.

"남룬룬!"

"지금왔어?"

"누나 맞아?아닌거 같은데?"

"왜?예쁘냐?"

"난 거짓말로도 예쁘다는 말을 못해..."

"죽을라고..."

"이따 석준이도 올거야."

"걘 됐고 내 아들 어디갔어?"

"형님이 데리고 있어.완전히 껌딱지야."

자허와 해아는 여기에 뭐 먹을만한거 없냐고 신부대기실 뒤져보는데 망기는 룬룬 옆에 앉아 조용히 손만 잡아줬음.망기가 손을 잡아주니 룬룬은 왠지 울컥해졌음.나 이런 사람 아닌데 안구에 습기가 차려고 하네...

잠시 혼자 신부대기실에 남은 룬룬은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이 돼 부케를 쥐고있는 손에 땀이 자꾸 났음.부케만 꾹 쥐고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이보가 들어왔음.룬룬의 옆에 앉은 이보는 잔뜩 긴장을 한 룬룬에게 짧게 입술을 붙였다 뗐음.

"룬룬씨한테 약속할게요."

"뭔데요?"

"룬룬씨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거요."

사랑해요.그 말을 듣자마자 룬룬은 이보를 냅다 눕혀 찐하게 키스를 했고,이보는 가끔씩 보여주는 룬룬의 거친행동이 참으로 짜릿했음.본식 시간이 다가오자 이보와 룬룬은 대기실에서 나갔고,룬룬은 망기의 손을 잡았음.굳게 닫혀진 문이 활짝 열리자 이보는 먼저가서 기다리겠다며 신랑입장에 안으로 들어갔음.

"야...우냐?"

"안울어..."

"그럼 눈에서 나오는건 눈물이 아니고 침이냐..."

"역시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은가봐..."

석준은 이보와 나란히 서있는 룬룬의 결혼식을 보며 기나 긴 첫사랑과 짝사랑을 끝맺음을 하기로 했음.그리고 해아는 그런 석준을 보며 쯧쯧 거렸음.좋아할게 없어서 어떻게 남룬룬을 좋아하냐...너도 이해못하지만 결혼까지 하는 형님이 더 이해 못해...저 마귀한테 속아도 단단히 속았지...

결혼식이 거의 마무리가 되고,이보의 친구들이 부르는 축가를 듣는데 긴장은 했어도 마냥 좋아서 들떴던 룬룬은 자허가 울고있으니 덩달아 눈물이 왈칵 나와서 이보가 조심조심 눈물을 닦아줬음.축가가 끝나고 양가 부모님께 결혼해서 잘 살겠다며 인사를 한 후에야 이보와 룬룬은 같이 버진로드를 걸었음.중간에 폭죽이 터져서 놀라가지고 욕이 나올뻔 했지만 간신히 참았음.

 

 

 

이보등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