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년 두 사람의 부모가 불러 일으킨 도미노 효과

https://sngall.com/articles/100314
2025/03/2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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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이용과 배문선의 파국은 아무리 정쟁의 요소가 있었다 해도 결국 두 사람의 결혼이 파탄난 것에서 비롯되었음. 만약 두 사람의 애정 관계가 건재했다면 서로간의 신뢰도 굳건했을 것이고, 소통도 긴밀했을 거임. 그랬으면 그 정도 난국은 헤쳐나갈 수 있었을 거임. 이번 생의 결혼이 그걸 증명함 

그런데 전생의 두 사람의 혼인 관계는 시작한지 불과 2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파탄나 버림. 이 파국의 근원에는 두 사람이 부모로부터 받아온 양육이 있다고 생각함

배문선의 부모로 말할 것 같으면, 배문선의 어머니는 부모는 커녕 한 성인으로서의 기능조차 못하는 회피적, 수동적인 인간이고, 아버지는 그런 아내를 딸처럼 대하는 관습적인 남편이었음.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은 배문선에게 정상적인 부부 관계의 선례를 제시하지 못함. 배문선의 어머니는 '믿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갈 수 있는 아내'의 모습을 자식에게 보여준 적이 없음. 그리고 배문선의 아버지는 아내가 정상적인 배우자로서 기능하기는 기대조차 하지 않고, 아내란 그저 남편이 알아서 보살피고 만족시켜줘야 하는 존재라고 배문선에게 가르쳤음. 이런 양육의 결과가 진진진 사태가 났을 때 배문선의 태도에서 고스란히 드러남. 배문선은 이용이 분개해서 어쩔 줄 모르는 걸 보고 적극적으로 해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용을 붙잡지도 않았음. 그저 아내가 분노해서 개방혼을 요구하니 당장 그 기분을 맞춰주는 것에 급급했음. 그리고 그 이후에도 수차례 자기 진심을 전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저 아내가 언짢아할까봐 묵묵히 뒤에서 잘해주며 속죄하는 길을 택함 

이용도 마찬가지임. 이용은 황가에서 성장했고 한 번도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부모를 가져본 적이 없음. 뿐만 아니라 모후와 부황의 사이도 안 좋았고, 두 사람은 심지어 상대방이 자기를 죽이거나 기만할까봐 언제나 서로를 의심하고 있기까지 했음. 이용은 '언제 네 어미/아비라는 사람이 날 죽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는 두 부모 사이에 끼어서 자란 거임. 그래서 사람을 못 믿고, 배신에 무척이나 민감함. 그런데 그런 이용이 신혼 시절에 마음을 열고 배문선을 사랑했으니 그건 본인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행위였음. 그런데 그 후에 그런 진진진 사태가 났으니, 게다가 심지어 그때 배문선의 반응이 그 지경이니 얼마나 충격이 크고 원망스러웠겠어? 그래서 보통 사람들 같았으면 배우자가 부인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라도 한 번이라도, '정말 그런 거 아니지?' 같은 질문을 던져 봤을 법도 하건만 이용은 야생에서 배신당한 맹수처럼 즉시 상처를 도려내려고 함. 배문선한테 분명한 해명을 요구했다가 애매한 대답만 돌아오자 상처받은 티조차 안 내고 바로 개방혼을 제안한 거임.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당장 돌아갈 다리를 싹 불태워버려서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 거임. 오히려 잘됐다면서, 자기도 이제 마음 속에 다른 사람을 품을 수 있겠다면서. 그러니 배문선처럼 자란 사람 입장에서는 아내가 저렇게 분노해서 강경히 나오니 들어주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이게 두 사람 파국의 시작이 됨  

지금까지 중드에서 이렇게까지 부모의 양육이 부부 관계와 인생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심도깊게 다룬 작품은 본 적이 없음. 매우 현실적이고 통찰력 있음. 특히나 처음에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는 단지 두 사람의 파탄난 관계만 보여줘서 시청자들이 그 답답함에 공감하게 했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두 사람의 성장 배경이 드러나면서 주인공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됨과 동시에 시청자들도 그들을 이해하게끔 안배된 흐름은 정말 감탄할 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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